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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만약 영화를 보기 전이라면 <굿 럭 척>은 제시카 알바의 팬들의 경우 군침을 삼키기에 충분한 영화다. 섹시한 몸매로 눈길을 사로잡거나 다소 무거운 영화에 출연하던 알바가 ‘머피의 법칙’ 때문에 고생하는 엉뚱녀로 분해 싱그러운 매력을 발산해 주시니 말이다. 게다가 스타로 발돋움한 뒤 로맨틱 코미디 첫 출연 아니던가. 미국에서는 작년 9월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니 늑대들의 기대는 태평양을 건너도 유효한가 보다. 그러나 아쉽게도 <굿 럭 척>은 제시카 알바의 남성팬을 제외한다면 공감을 표하기에 쉽지 않은, 꽤나 어중간한 로맨틱 코미디다. 왜냐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플롯에 B급 섹스 코미디의 농담들을 섞은 놓은 모양새가 가히 유쾌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출발은 경쾌하다. 초등학교 시절, 찰리 로건(데인 쿡)은 기괴한 취향을 가진 소녀의 사랑 고백을 거절한 댓가로 저주를 받는다. 그 내용인 즉, 그가 만나는 모든 여자들은 바로 다음 짝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것. 정리하자면 찰리가 섹스 혹은 사랑을 한 여자는 바로 결혼에 골인하게 된다는 말씀되겠다. 이후 치과 의사가 된 로건은 옛 애인의 결혼식에 참석, 펭귄 조련사 캠(제시카 알바)을 만나게 되고 호감을 느낀다. 하지만 다음날, 찰리의 신비로운 능력(?)이 인터넷 데이트사이트에 까발려 지면서 찰리를 원하는 여자들이 줄을 잇게 된다. “봉사하는 마음”을 가져 보라는 가슴성형의이자 불알친구 스튜(댄 포글러)의 말만 믿고 섹스 자원봉사자(?)의 임무를 다하는 찰리. 평등하게도 모든 여자들에게 신의 축복(?)이 내리는 걸 확인한 찰리는 이제 사랑하는 캠을 지키기 위해 눈물어린 노력을 기울인다. 그 결과는 물론 좌충우돌 소동과 갈등, 그리고 재회를 적절히 믹스한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 그대로다. 


사실 모든 섹스 코미디는 로맨틱 코미디의 이란성 쌍둥이이자 성인 취향으로의 탈색이기 마련이다. 어눌한 혹은 세속적인 남자 주인공이 우여곡절을 거쳐 진정한 사랑을 만나거나 정신적 사랑의 진실을 깨닫게 되다는 궤적을 그려나가는 공식이 대부분이니까. <굿 럭 척>의 재미(?)이자 차별점은 찰리의 저주에서 출발한다. 섹스해달라고 애원하는 여성들이야말로 성애 포르노적(?) 판타지 아니던가. 19세 관람가인 <굿 럭 척>은 찰리의 노력봉사를 짧게나마, 다양한 체위를 모자이크 방식으로 처리하는 용기(?)를 발휘한다. <러시 아워> 시리즈와 <엑스맨3>를 연출한 브랫 래트너의 편집 파트너였다는 신인 마크 헬프리치 감독의 재간이 기상천외한 쪽으로 발휘되는, 그러나 굉장히 불유쾌하고 어색한 영화적 경험이다. 실제로 옛 애인중 5명이 결혼에 골인했다는 한 스티브 글렌의 원안에 섹스를 첨가, 과도하게 부풀렸다고나 할까.


이래든저랬든 제시카 알바만 예쁘면 되는거 아니냐고? 그녀야말로 이 모호한 영화의 진정한 희생자다. 캠은 순수하고 진심어린 사랑의 신봉자이지만 찰리를 주인공으로 한 내러티브의 중심에서 소외되어 있다. 이건 할리우드가 섹시 스타를 활용하는 일반적인 공식이지만 이 정도는 <허니>보다도 수준미달이다. “제시카 알바는 이 영화에 출연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시카고 선타임즈’ 로저 에버트의 비판을 들어도 싸 보인다. 시각적으로 즐거우면 무엇하나, 캐릭터도 자체가 ‘안습’인 것을. 이에 비하면 제시카 알바의 매력을 짧지만 강렬하게 각인시켜줬던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씬 시티>는 걸작이었다.


물론 한 암컷에게 평생을 약속하는 펭귄을 주요한 소재로 활용한 <굿 럭 척>은 후반부 저주가 풀리고 난 뒤 진심으로 변화하는 찰리를 보여준다. 그러나 아무리 저주를 핑계로 댄다고 하더라 여기저기 자신의 씨를 뿌렸던 찰리는 일부다처제에 대한 남성들의 판타지를 120% 대리만족시키는 기괴한 캐릭터로 활용됐을 뿐이다. 애교스럽고 표정 연기에 재능이 있는 데인 쿡이 자연스럽게 소화한 찰리를 믿고 사랑하기에는 그의 과거가 너무 화려(?)하다. 상대방이 아무리 제시카 알바라도 말이다.


정리해 보자. <굿 럭 척>은 밥콘을 먹으며 함께 킬킬대고 싶은 커플들에게 강추하는 데이트 무비다. 19금 농담과 로맨스를 절반씩 섞어 놓은. 단, 극장을 나서며 여친에게 들을 ‘남자들은 다 그래?’라는 핀잔은 도무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관람가

우리 알바 양을 스크린에서 만나기 쉽지 않잖아.

<색즉시공 시즌2>은 조금 아쉽지 않았어?

오랜만에 19금 영화보며 극장에서 킬킬대고 싶은 당신.


관람불가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자평하는 남자여자, 모두!

백치미를 자랑하는 알바는 보고 싶지 않다고!

감미로운 로맨스 영화라고 우겨 볼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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