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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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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그러니까 1980년대 초반, 신한은행이 반포에 첫 영업점을 개설했을 때의 일인데, 이 지점 은행원들이 어찌나 친절했던지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세상일이 다 그렇듯 과유불급이라, 이 친절함이 문제에 봉착했다는 얘기다. 국내 유수의 여성단체 회장이 이 지점에 처음 방문해서 본 광경, 즉 손님이 들어올 때 마다 전 행원이 일어나 머리를 90도로 조아리면서 “어서 오세요”를 외치는 모습은 낯설음을 넘어 거부감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소위 유명인사라는 나 같은 사람도 과도한 친절에 적은 돈은 감히 예금할 엄두가 나질 않는데, 서민들이야 오죽하겠느냐”고 적당한 친절을 은행장에게 주문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뜬금없이 은행이야기를 꺼낸 것은 서비스업의 과잉친절이 때론 부담스럽다 못해 짜증까지 유발할 경우가 많음을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극장에 관한 이야기다.

얼마 전 꼭 봐야 할 영화가 있어 멀티플렉스를 찾았던 적이 있다. 길이 막혀 상영시간에 임박해서 허겁지겁 도착하고 말았는데, 문제는 매표창구에서 벌어졌다. 다름 아닌 매표직원이 표를 쥐고는 갖은 설명을 해대는 바람에 하마터면 영화의 시작을 놓칠 뻔 했다는 것이다. (물론 일찌감치 도착하지 못한 나의 책임도 크지만) 촉박한 시간을 감안해 조금 빨리 처리했더라면 상영관까지 달리기를 하지는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멀티플렉스가 이 땅에 들어 온지 10여 년이 되었다. 강남의 대기업 극장체인을 중심으로 시작된 것이 이제는 유서 깊은 강북의 극장들까지 옷을 갈아입는 지경에 이르렀다. 멀티플렉스가 보여준 이전 시대 극장들과의 확연한 차이점은 복합문화공간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있다. 단관 개봉시절, 매표소 직원을 비롯한 극장 종사자들은 친절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멀티플렉스 직원들은 조직적으로 훈련된 서비스정신을 바탕으로 웃음을 얼굴에서 지우지 않는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가장 큰 덕목은 친절일 테니까 말이다. 비단 서비스업 뿐 아니라 모든 상행위 종사자가 친절해야 함은 당연한 일일 터. 다만 도가 지나쳐서 서비스 받는 이들에게 거부감을 안겨줄 정도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옥외 매표소가 있는 강북의 몇 군데 극장을 제외하고 멀티플렉스 매표직원의 친절함은 도가 지나칠 정도이니 인터넷으로 예매하여 자동발매기를 이용하지 않는 바에는 누구라도 다음과 같은 상황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식이다.

관람할 영화와 시간을 선택한 후 매표소 앞에 서는 순간, 당신은 꼼짝없는 매표소 직원의 서비스 대상으로 포획 된다. 이제 그녀는 당신에게 원하는 좌석위치를 물어보고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확인 한 후 발매할 것이다.

“OO카드나 OO포인트 카드, OO멤버십 카드, 저희 극장회원카드 갖고 계신 거 있으신가요?” (꼭 대답해야 다음 이야기가 이어진다.) “<비스티 보이즈> 오늘 1회 11시 30분 영화 맞으신가요?” (대답하자. 바로!) “보시는 화면에서 황색 표시된 곳이 가능한 좌석인데, 이쪽 어떠십니까?” (난 맨 뒤에서 보고 싶다. 무례한 녀석들의 발길질로부터 안전하고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핸드폰 소리와 잡담에서도 비교적 평온한 자리, 맨 뒷자리를 달라)

이제 영화표가 발매기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영화표는 아직 그녀의 손에 있질 않은가. 그러므로 이어지는 그녀의 목소리.

“구매하신 좌석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4관 1회 11시 30분 영화 <비스티 보이즈>구요. 좌석은 R열의 왼쪽에서 세 번째 줄입니다. 또 다른 궁금한 점 있으십니까? 즐거운 영화관람 되십시오.” (네! 라고 반드시 대답하자)

그렇다고 이것으로 끝인가? 아직 더 남아 있다. 극장마다 차이는 있겠으나 팔락팔락 손가락을 흔든 후 색연필로 입장권에 하트 무늬를 그리는 퍼포먼스가 끝나야 비로소 자유로운 몸이 된다. 그제야 상영관으로 향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서비스를 끝내면 아쉬울 터. 상영관 입구에서 다시 한 번 유사한 절차를 거치고서야 나의 좌석을 찾아 들어갈 수 있게 된다.

물론 고마운 일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이토록 친절하다니, 아무리 서비스업이라지만 고마운 건 고마운 거 아니냐고 말이다. 하지만 서비스에 익숙지 못한 탓인지 몰라도 억지스러운 미소와 몸놀림으로 과잉친절을 베푸는 매표소 직원이 부담스럽다고 느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고개를 아래로 떨군 채 장광설을 견뎌야 하는 시간은 왜 그리도 길게 느껴지는지. 게다가 상영 5분전이나 상영시간 임박해 겨우 도착해서 숨 가쁘게 표를 끊는 경우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앞서 내가 경험한 사례도 이와 비슷하다. 던져도 좋고 날려도 좋으니 표를 빨리 건네줬으면 좋으련만, 세상에! 저 긴 멘트를 다 듣고서야 겨우 표를 받을 수 있다니. 융통성이란 이럴 때 사용하라고 만들어진 단어일 것이다. 친절도 원칙도 복무규정도 결국은 관객을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닐까? 그러므로 간절하게 바라는 나의 주문, 조금 덜 친절해도 좋으니 입장만이라도 빨리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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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역지사지  수정/삭제  댓글쓰기

    본인은 늦게 도착한 사정을 배려해달라는 글을 쓰면서, 하루종일 서서 웃는 얼굴로 서비스를 하는 영화관 직원들의 사정을 배려하지는 않는군요. 이런글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 상처받아요. 왜 이글이 메인에 있는지 모르겠군요. 그리고 영화 시작할때, 광고시간있으니 조금 늦어도 줄거리에 큰 지장 없지 않나요? 서비스에 대해 과유불급이라는 말을 하는 것은 그 자체가 과유불급이네요. 극장들, 이렇게 친절해도 되구요~ 그렇게 삐딱한 사고로는 그런 친절 받을 자격 조차 없는 사람이란 소리 밖에 못 들어요.

    2008.05.08 17:02
  3. 홀리데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 극장이 적당히 친절했으면 합니다. 친절하되 절차를 간편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2008.05.08 18:50
  4. 모래성  수정/삭제  댓글쓰기

    몇개월 극장에서 일했었는데요.. 글쓴님처럼 시간이 촉박해도 할건 다 해야해요. 사람을 대하는 곳이다보니 변수가 많은 곳이거든요. 어떤 손님이 어떤사유로 클레임을 걸지 몰라요. 그러니까 정해진대로 빠뜨리지 않고 모두 알려드려야해요. 글쓴님.. 과잉친절 받고 싶지 않으시다면 극장에서 설치해놓은 무인발권기를 이용하시거나, 인터넷예매를 해서 휴대폰으로 다운받아 상영관으로 들어가세요. 아.. 그리고 부득이하게 직원에게 예매할경우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발권하세요.

    2008.05.08 22:19
  5. Favicon of http://blog.daum.net/polelate BlogIcon Arti  수정/삭제  댓글쓰기

    친절하게 대하는것에 대한 불만이 아니군요. 표 받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에 대한 불만이군요.
    극장 직원도 그러고 싶어서 그러겠습니까? 다 교육받은대로 하는것이겠죠.
    윗글의 모래성님 말씀처럼 하나라도 빠뜨렸을 경우 밀려오는 고객 클레임에 대한 사전조치이겠지요.
    CGV는 시간을 단축시킨다는 이유로 색연필 코스를 삭제한다고 하던데요.
    글쓰신 분은 작은 규모의 영화관이나 무인발권기를 이용하셔야겠네요.

    2008.05.08 23:09
  6. 하이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접도 받을 사람이 따로 있다는거지요.

    일찍가서 여유있게 서비스를 즐겨보삼. 그러면 서비스 다 듣고
    "고맙습니다" 라고 호의도 베푸는 매너도 배우게 됩니다.

    시민의식이 부족한 사람이 바로 글쓴이 당신입니다.

    2008.05.08 23:28
  7.  수정/삭제  댓글쓰기

    윗분들 말씀대로 친절이 아닌....... 클레임을 줄이기위해 고객의 확인을 받는것입니다.

    2008.05.09 00:55
  8. ㅁㄴㅇ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예근성이구만..

    뭐 일기에 적을만큼 잡스러운 얘기는 아니지만 공감가지는않네


    노예근성에 빨리빨리..

    립서비스받는시간 1-2분더 일찍입장한다고 영화더 빨리시작하는것도 아니고


    윗사람이 쓴글처럼 감사합니다.. 라고

    가식적인 친절이지만 .. 아휴 쓰기귀찮아..

    2008.05.09 02:37
  9. 서비스직종 안 해보셨군요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비스직종에 한번이라도 종사해본사람이라면 저걸 당연히 해야하는거 공감할겁니다.
    친절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라 윗분 말마따나 클레임이 없게 하기 위해섭니다.
    표 빨리 달라고 해서 직언이 표를 휙 던져주면 기분 좋으세요?
    멤버쉽카드 있냐고 안 물어봤는데 계산 다 끝나고 카드 꺼낸다면 직원은 어찌해야합니까?
    그리고 촉박하게 온건 당연히 손님 잘못인데 표 빨리 안준다고 짜증내면 그 직원은 참 기분 좋겠네요.
    이 글이 왜 메인에 떴는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2008.05.09 03:01
  10. 허허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옹졸한듯...
    확인 안하고 보냈다가 착오라도 생겨서 클레임 들어오면 책임은 누가 지죠?
    시간이라 해봐야 당신에겐 1분이지만
    그 사람에겐 직장이 걸린 문제일 수도 있지요.
    조금만 넉넉한 마음 가져보면 어떨까요?

    2008.05.09 03:49
  11. 글 보다가 열받아서 한글 적습니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휴대폰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입니다..
    보다보니 참 답답해서 리플같은거 안달지만 꼭 남겨야 겠네요..
    아시겠지만 요새 우리나라 사람들 클레임을 굉장히 좋아하죠.. 휴대폰 서비스 같은경우에도 월정액/일할계산/적용시점.. 등등 여쭤보았을시 기본적으로 안내해줄 사항이라는게 있습니다. 물론 휴대폰이 아닌 다른 서비스업 모두 마찬가지겠죠.
    저희도 이런 안내를 해주면 좀 길다고 불편해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기본안내를 다 해줘도 난 그런 안내를 받은적이 없다며 요금을 환불해 달라는 식이나 다른 민원은 제기하시는 분들도 있구요, 혹시라도 기본적인 안내를 빼먹었다가 민원제기를 하면 그건 무조건 환불처리를 해야하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거죠..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 진상인 분들 참 많이 계십니다.. 오죽하면 이런걸 노리는 사람들도 있을정도라니 참...
    저도 극장을 이용해 보지만 극장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더구나 극장의 안내는 정말 기본적이며 전혀 길다고 느껴지지 않을정도 인것 같구요...
    위에 다른분이 말씀하신것처럼 인터넷 예매도 더 편리하며 저렴하니 인터넷으로 이용을 하셔야 될꺼 같으시네요.

    2008.05.09 04:09
  12. 일기는 일기장에.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기는 일기장에.

    2008.05.09 08:34
  13. 과연...  수정/삭제  댓글쓰기

    빨리빨리정신에 시간안지키는 코리안타임,
    거기다 자기에게만 필요없는 절차라고 무시하는 마인드
    자기는 뒤에 앉고 싶은데 그냥 매표직원이 아무자리나 줘버리면 그것가지고 뭐라 했겠지
    극장들,이렇게 친절해도 되는걸까?
    이렇게 친절해야 되는거다.

    2008.05.09 08:38
  14. 일기는 일기장에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 글이라고 볼수도 없고, 왜 여기 올라온거지?

    하여튼 일기는 일기장에

    2008.05.09 09:34
  15. name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이 많으신 분들이나 부모님 뻘되시는 분들은 영화관을 자주 안가시니 이런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거죠~
    젊은 사람들 위주로 생각하시면 곤란한듯.

    2008.05.09 09:37
  16. 한숨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론 나름 깊게 생각하고 몇번이나 고쳐가며 쓴글일거라 믿습니다..

    하지만 한숨만 나오는군요..

    당신은 무슨 일을 하시는지 모르겠으나 내가 당신의 고객이라면 난 다른곳을 찾겠습니다..

    2008.05.09 09:37
  17. 후앙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건뭐;;; 친절해도 불만이시네요 ;;

    2008.05.09 09:50
  18.  수정/삭제  댓글쓰기

    손님들 시간만 잡아먹는 서비스는 지양해야 합니다. 서버스업이라면서 숙련된 경력자보다 싸고 젊고 경험없는 초짜들만 항상 서비스하니까 느리고 굼뜨고 융통성이 없습니다. ARS기계같은 친절은 진짜 친절이 아닙니다. 손님입장에서 빠른시간내에 처리해주는게 진짜 서비스죠. 기계같고 지루한 서비스로 꼴랑 손님 5명있는데 10여분이나 잡아먹어서 상영시간을 놓친적 있습니다. 1분이 지나갔기때문에 컴퓨터에 매표가 안뜬다고 몇시간후에 보라고 하던데, 옛날같았으면 방금 시작했으니까 보실려면 보시라고 표줬겠죠.
    차타고 기껏왔는데 느려터지고 멍청한 직원때문에 시간 놓친거 생각하면 극장업의 서비스는 삼류라고 생각함. 진짜 서비스가 아니라 책잡히지 않을려는 방어적인 서비스는 진정한 서비스가 아님.

    2008.05.09 11:08
  19.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고로 저는 서비스업종인 호텔에서 일해봤던 사람입니다. 여러분도 아마 SBS에서 하는 생활의 달인같은거 본 적이 있을겁니다. 그 프로그램에서 달인이 초짜보다 적게는 2배에서 10배이상의 일을 해내는것을 본적이 있을겁니다.
    그런데 그 달인들이 그만큼의 성과를 얻기 위해서 1년이상의 경력자라는겁니다.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박봉이라서 1년도 되기전에 사라지는 작업이라 그런 경력자가 상당히 드물다는겁니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일잘하는 만큼 돈을 더주지 않는다는거 그게 바로 현대 한국사회의 문제인겁니다.
    서비스업도 마찬가지라서 경력자가 일을 처리하면 몇배나 빨리 처리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극장직원들 보면 임금이 싼 알바생들만 내세우니 빠른 일처리가 불가능하죠.
    진정한 서비스는 겉으로 보이는 인사가 전부가 아닙니다. 손님이 원하는것을 처리해주는게 진짜 서비스입니다. 현재처럼 싼맛에 비정규직만 고용하는 형태로는 진정한 서비스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참고로 저는 호텔 데스크에서 3년이상 일한 경험자입니다. 어중이 떠중이 단순히 몇개월 알바정도 한게 아닙니다. 서비스업도 최소한 1년이상 해봐야 경험치가 팍팍 늡니다.

    2008.05.09 11:20
  20. 아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쁘면 매표소서 서 있지말고 자동발급기로 뽑으쇼
    초딩이 썼나?

    2008.05.09 11:28
  21. 호루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중요한건 소비자 입장이겠지만, 간과하기 쉬운건 서비스 제공자인 영화관 종사자들입니다.

    아마 이러한 과잉 친절은 그들도 힘들겁니다. 자본에 의해 강제하는 서비스, 서비스를 받는자가 불편함을 느끼는 서비스, 개선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이마트 종사자들에게 의자를! 운동이 얼마전에 있었지요? 같은 맥락이라 봅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나 제공받는 자나 다 똑같은 사람입니다. 돈에 의해 강제되는 친절이 아닌 사람으로서 느끼는 친절이 중요할듯 합니다.

    2008.05.0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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