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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4


12월 19일. 앞으로 세달 정도 남았을까.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누굴 뽑아야 될지 모르겠다. 현재 상황으로는 L후보가 유력하다지만 사람일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지난번 대선에서도 R후보의 승리가 거의 확실시 되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킹메이커에 들어간 언론들은 또 특정후보를 밀어주고 있다. 부러 그런 것은 아니겠으나 신정아 게이트가 터지면서 정치판은 또 개판이 되었고 여기부터는 얘기가 좀 식상해진다. 창녀가 국회의원이 된다는 얘기가 들어있는 시나리오를 읽으며 이번 대선에도 깜짝 놀랄 무슨 일이 좀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뻔한 건 지루하니까 말이다.


S#40. 홀 (낮)

TV속의 세영이 보도 연습을 하고(S#8) 은비는 소파에 누워 물끄러미 세영을 쳐다보고 있다. 앵두는 한쪽에서 거울을 보며 정성스레 머리를 빗고 있다. 만지고 쓰다듬고 아주 정성껏.... 은비, 그런 앵두 보며 흐뭇하게 웃는다.

세영(TV) : (아나운서 톤으로)후보자 등록 등, 공식적인 선거활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불법 타락으로 치닫는 사전선거운동이 극성을 피고 있습니다. 출판기념회, 전시회등 각종 행사는 물론, 부녀회의에까지 참석한 후보 예상자들은 의례적인 행동일 뿐이라고 강변하지만, 사전선거운동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는 여전합니다.

은비 : (TV속 세영을 향해) 야 강세영. 저런 것도 나가려면 돈 내야 된다며..?

앵두 : (은비 뒤로 앉아 은비 머리를 빗겨주기 시작한다)

세영(TV) : (역시 뉴스하듯이) 그렇습니다. 25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 중 2천만원의 공탁금을 선관위에 내면 누구나 국회의원에 입후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은비 : 그래? 그런 것이야? 25세 이상이라.... 이 바닥에선 송장 취급받는 나인데. 돈도 쌨다.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데 나가면서 2천만원이라....

앵두 : (은비 머리를 작은 방울 같은 걸로 묶어준다.)

세영(TV) : 그러나 개표 결과 3% 이상의 지지를 얻으면 공탁금은 돌려주게 되있습니다. 개나소나 입후보 하는 것을 막는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고개도 돌리고 말투를 확 바꿔서) 요즘 뭐 이천이 돈이니?

은비 : 그럼 일단 돈만 있음 국회의원에 나가볼 순 있는 거네.

세영(TV) : (다시 아나운서로)천만의 말씀입니다! 만만의 콩떡입니다. 공탁금과 함께 추천인 서명이 필요한데, 삼백에서 오백명입니다.

은비 : 아.....

세영(TV) : 이상 국회의원 선거에 너무나 무지한 대한민국의 한 국민 앞에서 강...세영입니다.

은비 : 그래 너 똑똑하다. 그렇게 잘 알면 국회의원이나 한 번 해봐라!

세영 : 시켜만 줘. 대통령인들 못 하겠니?

앵두, 양쪽으로 묶은 은비의 머리를 보며 잘 된듯 생긋 웃는다. 은비는 어색한 듯 방울들을 만져보지만 앵두 하는 짓이 이쁘다. 같이 웃어준다.


처음부터 고은비(예지원 분)가 국회의원이 되려고 했던건 아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정치판에 뛰어든다는 높으신 분들의 고매한 정신 같은 건 없었다. 동네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친구 때문에 열을 받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지팡이라는 경찰도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는 국회의원도 외면해버리는 그녀들을 도와줄 사람은 없었다. 스스로의 권익을 대변해야만 했던 그녀들은 여의도로 입성할 것을 결심한다. 고은비를 도와주는 것은 뉴스를 녹화해서 볼정도로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세영과 귀여운 앵두와 나름대로 양심있는 매니저라 자청하는 포주. 그녀의 적대자는 재수 없는 오만봉 후보와 안하무인인 최강자 경찰서장이다.

상대편 후보의 표를 깎아 먹기 위해서 오만봉후보가 몰래 고은비를 돕는다. 좋은 방법이다. 이이제이. 오랑캐로 오랑캐를 무찌른다.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겠으나 도덕성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L후보는 신정아 게이트덕에 요즘 잠자리가 좀 편해졌을듯 싶다. 신정아씨의 단독 인터뷰가 실렸다고 해서 <시사 IN>이란 잡지의 창간호를 사서봤다가 재미있는 기사를 발견했다. ‘추석 정치토론에서 이기는 법’이란 제목아래에 그 비법이라고 소개된 것이 ‘대선주자들의 아픈 곳을 공략하라’였다. 그중에서 네 명의 질문만 소개해보겠다. ‘이명박: 한방에 간다더라. 대통령 관상 아니다. 이회창 대세론은 두 차례나 무너졌다. 기독교 공화국을 만든다더라. / 손학규: 제 2의 이인제 아닌가. 한나라당 3등이 이명박을 이길 수 있나. 독자적 지지 기반이 불분명한 것 아닌가. / 정동영: 콘텐츠가 없다. 참여정부 황태자가 배신자로 변했다. 참여정부 실패 책임져야하는 것 아닌가. / 이해찬: 인상이 비호감이라 대중적이지 못하다. 노무현 대통령이 밀어준다. 유시민 후부에게도 밀린다’


S#75. 동 스튜디오

난상토론 중이다.

오만봉: 갈수록 골이 깊어지는 지역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앞으로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해결방법이 도출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은비 : 그게 뭔데요?

오만봉 : 실현가능하고 지속적인 방법이어야 하죠.

은비 : 그 게 뭐냐구요?

오만봉 : 앞으로 연구해야할 문제지요.

은비 : 결국 아저씨도 모른단 얘기네요

오만봉 : (버럭) 아저씨?

은비 : (명패를 힐긋 보고) 오만봉씨!

사회자 : (수습) 고은비 후보께서는 복안이 있습니까?

...(중략)...

생각만큼 탁 까놓고 국회의원들을 조롱해주지는 못했지만 이 장면 좀 속시원하다. 토론하는 걸 지켜보면 꼭 저렇게 순환의 오류를 몸소 보여주는 분들이 있다. 실현가능하고 지속적인 방법이어야 한다라는 무책임한 말을 하는 후보자들. 이제 구체적으로 정책안을 내놨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대운하를 만든다는 식은 곤란하다.

이 영화는 15년. 자그만치 15년동안 충무로에 떠돌아 다니던 얘기라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 누가 생각한 건지도 모른다고 한다. 나는 아직도 이야기에는 스스로 뻗어가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좋은 얘기, 진솔한 얘기, 잊을 수 없는 얘기들은 끝내 살아남아서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정치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염원이 되고 그 염원이 모이면 언젠가는 그걸 실현해줄 이가 나타난다고 말이다. 세가 작거나 크거나 나는 각 후보들이 더 분발해 주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한 씬만 더 읽고 두서없는 얘기는 마치겠다.


S#127. 동 유세장

은비 : 제가 국회의원에 한발 다가가면 갈수록 제 동료들이 모욕당하고 고통을 받는 겁니다.가족이 없는 전 생각지 못했던 일이죠.

세영 : 쟤 정말 이상해.

미자 : 그러게

세영 : !?...........막아야 돼!

세영과 미자, 연단 쪽으로 뛰어간다. 이젠 정면을 향해 몸을 돌리고 유세를 듣는 키메라.
화가 잔뜩 난 표정이다.

키메라 : (혼잣말) 이런 등신..!!!

세영과 미자, 전경들과 선관위 직원들에 의해
저지당하고......... CA, 키메라가 있었던 곳을 비추보면 키메라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은비 : 이제껏 살아오면서 한 번도 다른 사람을 위해 뭔가를 결정해 본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저는 그런 결정을 하려고 합니다.

세영과 미자, 저지하는 선관위 직원과 몸싸움을 벌인다.

세영 : 은비야, 안돼!

그사이 누군가 빠르게 스피커 장비 쪽으로 다가가고......
스피커 줄이 큼지막하게 보인다. (다가가는 누군가의 시선)

은비 : (울먹인다) 저는 국회의원 후보로서...

좋아 죽을 지경인 오만봉, 회심의 미소를 짓는 전문가.
그 순간 힘껏 스피커 연결선을 잡아빼는 누군가의 손.
...(중략)...

키메라 : (노려보며) 놔! 난.....좆이든 뭐든 꽂을 땐.... 내가 꽂아.

선관위 직원 : (움찔)...????

키메라, 은비와 눈을 한번 마주치고 자신이 직접 스피커 코드를 다시 연결한다. 진행하라는 사인을 보내는 선관위 직원.

은비 : (고개를 숙이고 울먹인다) ...저 고은비는 여기서 국회의원 후보를....

긴장된 순간, 스피커 옆의 키메라, 이를 악물며 은비를 노려보며.....

키메라 : (혼잣말) 이년아...은비 이년아.....

그 순간...
어디선가 “고은비! 고은비”를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은비, 말을 멈추고 고개를 들면, 운동장을 가로질러오는 한 무리의 여성들이 손에 손에 피켓과 풍선을 들고
“고은비”를 연호한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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