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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의 흥행몰이가 장난이 아니다. 가히 메가톤급이다. 전국이 전 '용'판이다. 1000만 관객동원이 현실화될 조짐까지 보인다. 근데, 불편하다. <디워>를 비판한 입장이기에 배 아파 하는 소리가 아니다. <디워> 옹호론자들이 흥행이 잘 돼 ‘용용 죽겠지’ 놀려서도 아니다. 영화를 둘러싼 과열된 현상들이 정말이지 가관이라 그러하다.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일삼는 고약한 행동 좀 자제하자는 거다. 심형래 감독과 그의 야심작인 <디워>를 좋아하고 지지하는 거!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누가 뭐라 안 그런다. 한 영화와 한 영화인을 쌍수 들고 환영하는 건 개인의 자유다. 그 반대의 의견도 그럼 마찬가지다. 근데,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심형래 감독이나 <디워>를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였다가는 무슨 반국가행위를 저지른 듯 빨간 딱지를 붙여 집단적 폭력이 가해지는 꼴이다. 그러한 일사불란한 태세로 이미 초토화된 블로그와 사이트가 한 둘이 아니다. 언제 누가 <디워> 열성팬을 찬양고무죄로 억압하며 곤욕을 치르게 했던가? 과격한 비유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디워>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광팬들의 극단적 행태는 아무리 생각해도 수긍하기 힘들고 부당하다. 오바 좀 작작하자!

소위 전문가 집단은 왜그리 억지스럽게 <디워>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났느냐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럼 장점으로 커버하기엔 너무도 그 단점이 다종다양하고 극명한,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인, 이 영화에 찬사를 보내라는 말인가? 그거야 말로 자신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꼴이다. 아닌 건 아닌 거다. 이걸, <디워>에 완전 감동 먹은 사람들을 무시하는 작태로 보는 분들도 있던데 이 또한 비약적 논리다. <디워>를 재밌게 봤으면 됐다. 감동을 받아 눈물 흘렸으면 그만이다. 언제 평단의 반응에 대중이 민감했고, 그에 따라 영화를 취사선택해 봤다고 이러시나. 전문가의 평가와 대중의 취향이 기가 막힌 궁합으로 딱 맞아떨어진 적 알다시피 극히 드물다. <디워>의 미덕을 전면에 내세워 영화를 추켜 올린 기자나 평론가도 분명 있다. 왜 굳이 <디워>에서만 일치된 의견을 원하는 건지 당최 모르겠다. 논란을 박터지게 지피기 위한 전술이라면 모를까! <디워>의 욱일승천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런 마음에 그랬다면 안심해도 된다. 보다시피, 언론의 비평! 흥행에 쥐뿔 영향 없다.

그런데, 알다가도 모를 일이 있다. 기이한 현상 하나가 감지된다. <디워>를 향해 평단이 죄다 혹평을 퍼부었다는 식으로 여론이 조성됐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 <디워>의 장점을 보다 도드라지게 비평한 매체 또한 적지 않다. 절반의 성취라는 표현을 빌려 모자람과 빼어남을 고루 섞은 언론이 부지기수다. 까놓고 말해 노골적으로 <디워>를 씹은 매체야말로 소수다. 충무로로부터 따돌림을 당해왔다는 심형래 감독의 오바스런 억하심정이 대대적 마케팅 공세에 따라 전국적으로 전파를 타며 숱한 대중의 마음을 얻어냈고, 이를 <디워> 지지자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거세게 몰아붙이며 확산한 결과물이 만들어낸 허구다. 전문가 집단과 관객의 맞장으로 비화됨과 동시에 충무로 대 심형래 감독의 대립구도 전선이 형성된 것이다. 실체가 없는 가상의 적을 설정해 맹공을 퍼붓는 격이다. 충무로를 탐탁지 않게 바라보는 대중의 정서가 <디워>라는 뇌관을 통해 일순간 폭발하며 발생한 현상이기도 하고, 이는 분명 일리 있는 말이지만 지금의 이런 방식은 전혀 생산적이지 않다.

기현상을 부추기는 데 일부 언론이 한몫했음도 사실이다. <디워> 추종자들이 그토록 질타하던 언론이 알고 보니 <디워> 서포터즈로 활약한 셈이다. 논란에 불을 당겨버린 이송희일 감독의 발언을 비롯해 사적공간에 남긴 영화인들의 글을 잽싸게 퍼날아 기사화시키는 근면성실한 민첩함을 선보이며 심형래 감독 광팬의 심기를 건드리는 데 일조한 것이다. 심지어는 <디워> 팬덤 현상을 비판한 이송희일 감독의 글을 마치, <디워>를 직접적으로 비난한 식으로 왜곡해 보도하기까지 했다. 본의 아니든, 미필적 고의든 비상식적 여론몰이에 언론이 부채질한 꼴이다. 오바 좀 작작하자!

애국심과 심형래 감독의 인간승리를 내세우며 타인의 평을 두들겨 패는 몰지각한 행동도 마찬가지다. 심형래 감독의 참으로 감동 먹음직스러운 인생역정! 인간적으로 마음이 가는 거 사실이다. 없이 사는 내 자신과 혹은 우리네와 동일시될 수밖에 없는 지점이 있는 거 이해간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견주어 손색없는 CG를 우리만의 힘으로 구현해 냈기에 불타오르는 자긍심 그리고 그 기술 집약체인 <디워>가 할리우드 시장에 진출해 그들과 제대로 한판 승부를 벌일 것이기에 애국애족을 벗 삼아 응원해줘야 한다는 거! 불편하지만 심정적으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애국심에 기댄 마케팅은 사실 한국 블록버스터가 이미 오래전부터 마르고 닿도록 애용해온 하나의 수단이다. 다시 말해, 심형래 감독의 지지자들이 죄다 싸잡아 비판하는 충무로의 시스템에 <디워>는 안착해 있고, 그 어느 영화보다 충무로의 메커니즘에 철저히 부합해 모든 게 굴러가고 있는 와중이다. 그래도 그렇지! 이러한 만만세는 일찍이 없었다. 정도를 넘어섰다. 가히 광풍이다. 애국심을 필두로 온갖 감언과 이설이 본질을 뒤덮은 지리멸렬한 형국이다.

그리고 심형래 감독이 말했듯, <디워>의 타깃은 미국시장이다. 한국이 아니다. 당연 그들은 심형래가 누구인지 모른다. 애국심을 부르짖고 민족 운운해봤자! 소용없다. 그들 입장에서는 나 몰라라 할 일이다. 우리만의 마스터베이션으로 전락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영화다. <디워>가 내밀 수 있는 카드는 그것만이 유일하다. 때문에 이미 할리우드를 정복한 듯 호들갑을 떠는 현재의 이상 열기는 다분히 병적이다. 심형래 감독이 그토록 간절히 원하는 미국 성공신화가 현실화되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진정으로 심형래 감독를 지지한다면 <디워>가 미국시장에서 좀 더 먹힐 수 있도록 생산적인 이야기를 보다 활발히 주고받아야 된다. 그러한 소통이 <디워>의 미국 버전에 반영돼야 함은 당연지사고.

때로는 오바가 신선하고 재미나지만 지금의 삽질 현상은 피곤할 뿐이다. 어떠한 쾌락도 뱉어내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재미없다. 그러니 <디워> 광팬이나 언론 모두 오바를 자제하고 알아서들 살맛나는 길을 찾았으면 한다. 심형래 감독 또한 마찬가지다. 어차피 인간적 미덕보다는 장사치의 심성이, 올곧은 처신보다는 돈이 장땡인 시대인 만큼 한국이 우짜고 저짜고 하는 감정적 발언들은 좀 거둬들이고 산업적으로 큰 건 하나 건져오시길 바란다. 비아냥이 아니라 진심이다. 그나저나 미국에서 1500여개 스크린을 확보해 뚜껑을 연다는 데 이거! 사실상 불분명하다.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지 정말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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