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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훈 쇼와 좌파, 세상이 참 무섭다

필진 칼럼 2009. 4. 24. 10:19 Posted by woodyh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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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영

정통토크쇼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시작한 박중훈 쇼가 지난 4월 19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초반부터 시청률과 관련해 말이 많았지만 예상 밖의 결정이다. 시청률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탓이겠지만, 복수 MC를 제안하며 프로그램을 살리려한 방송사의 의중에도 아랑곳 않고 박중훈은 명예로운 퇴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EBS 외에는 좀처럼 채널을 돌리지 않음에도 이 프로그램만큼은 첫 방송부터 관심 있게 시청하였는데, 이유는 진행자에 대한 호감과 믿음도 있었고, 꽃 같은 20대가 활개 치는 TV에서 사십대 원톱 MC를 만나는 반가움이 컸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웃을 때마다 눈가에 드러나는 자글자글한 주름에서 <깜보>로 시작해 숱한 영화와 마주해온 나의 청춘시대를 새삼 떠올리기도 하였으니, 이런 까닭에 진심으로 장수하는 프로그램이 되어주길 바라기도 하였다. 어쨌거나 쇼는 폐지되었고 박중훈은 씁쓸하게 퇴장 당하고 말았다. 그런데 우연찮게 이와 관련한 아연실색할 기사를 보게 되었다.

문제의 내용인 즉, 박중훈 쇼는 그동안 대한민국 방송 언론을 장악한 좌파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었고, 도무지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TV로 불러낼 수 없었던 장동건과 김태희 등이 출연한 것이 그 사례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증거로 통상적인 쇼 프로그램의 주관부서가 예능국인데 반해 박중훈 쇼는 기획제작국 소관이었음을 지적하였다. 한술 더 떠, 연예계 대통령이라 불릴만한 박중훈이 과거 한미 FTA와 스크린쿼터 반대투쟁에 선봉에 섰던 전력을 거론하면서 좌파 방송제작자들이 박중훈을 앞장세워 이념몰이에 도구로 쇼를 만들었으며, 박중훈 역시 정치입문의 수순으로 MC를 맡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였다. 요약하면, 박중훈 쇼는 좌파 방송인들이 자신들의 이념을 전파하기 위하여 박중훈을 내세웠다가, 시청률 하락으로 좌초한 시대착오적인 기획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반미주의자인 박중훈이 할리우드 진출을 도모했다는 것 자체가 해프닝이고 미국을 졸로 본 처사라는 지적이다. 세상에! 이것이 유력 언론사의 데스크가 우리 문화계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라니.

일개 방송진행자인 배우의 성향과 정치적 미래까지 거론하면서 쇼의 폐지에 반색하는 걸 보아 글쓴이는 구순기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임에 분명해 보인다. 기자의 생각대로 아니, 데스크의 주장대로 지난 10년간 진보좌파 세력이 방송연예계를 포함한 문화계 전반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사실이라고 치자. 정권이 바뀌었으니 정치적 성향에 반하는 인사와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받은 만큼 돌려줄 심산인지, 머리끝에서 발톱의 티눈까지 죄다 오른 쪽으로 이동시켜놓아야 나라꼴이 제대로 된다고 믿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학습효과의 가장 부정적이고 희귀한 사례를 사회 전반의 대립과 갈등으로 피워낸 악취란 아마도 이런 것을 일컫는 말일 게다.

참으로 무서운 세상이다. 연예인과 국회의원이 질세라 “북한에 가라” “천황 밑으로 가라”고 논박을 벌이질 않나, 연예프로그램 하나에도 태산 같은 의미를 부여하면서 좌파척결의지를 불태우질 않나, 상식 밖의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고 있으니 이보다 강퍅한 세상이 또 있을라고. 시청률 저조에 따른 쇼 프로그램 폐지마저도, ‘더 이상 좌파의 이념에 시청자가 좌지우지되지 않는 세상이 도래했다’고 해석하는 사람들과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는 사실이 섬뜩할 따름이다.

언젠가 읽은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대한민국의 우파는 양심이 없고 좌파는 체면이 없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내가 사는 나라가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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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다만, 해당 기사의 링크를 남겨주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

    2009.04.24 15:02
  2. 좌파인지는 모르겠으나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중훈이나 교양pd들이 좌파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박중훈 쇼가 재미없었던 것은 분명했습니다. 글쎄요. 한마디로 대중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보다는 그냥 하고 싶었던 쇼를 한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렇다고 유익했던 것도 아니었고. 포지셔닝이 잘못된 것이었는데 이를 두고 그런 해석을 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저 쇼를 왜 저 사람이 저런 포맷으로 해야 했나 좀 의문스럽긴 하더군요.

    2009.04.24 15:34
  3. Favicon of https://slimer.tistory.com BlogIcon Slimer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습니다. 정말 극 우 적인 사람들의 이상한 의미씌우기 음모는 짜증을 유발하네요..

    2009.04.24 17:31 신고
  4. 마법사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 우파라고 칭하는 자들이 정말 우파에 속하는 자들일까요? 권력과 사리사욕에 눈이 먼 승냥이 같은 짐승 새끼들이죠.

    2009.04.24 18:25
  5. Favicon of http://delpini.egloos.com BlogIcon 델피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좌파 우파 운운하는 것 자체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방송가에 뿌리 깊이 좌파의 세력이 내려있다고 쳐도, 그게 과연 좌파만의 문제일까요?
    좌파 우파의 이념을 떠나 그렇게 너는 진보적인 성향이 강하니 좌파다! 라고 단정짓는 생각이 가장 무서운 생각이라고 느낍니다.
    전 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있지만, 좌파도 우파도 다 마음에 안들고 그냥 제 소신껏 행동하거든요. 요즘 젊은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말씀하신대로, 공인들의 무서운 발언,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지만 언론에서 이념몰이를 위한 방송을 한다고 생각은 전혀 안합니다. 설사 그렇다 쳐도 깨어있는 젊은이들이 몰이 당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2009.04.24 20:03
  6. Favicon of https://hummingbird.tistory.com BlogIcon 벌새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세상 모든 것을 이념적으로 바라보면 끝이없죠.

    2009.04.24 22:14 신고
  7. 다리미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이~ 설마..

    그런 미친넘이 버젓이 한국에서 신문사에 기사 쓰고 할 리가..
    저런 기사를 낸 신문사는 아무래도 기자들 정신감정을 시켜야 정상일 것 같은데요.. ㅠㅠㅠㅠ

    2009.04.24 22:16
  8. 글쎄요  수정/삭제  댓글쓰기

    좌파우파 그런 깊게보는 시선이 없는 저로서는.

    박중훈쇼 재미없어서 안보게되던데요.

    조기조영 하게 된 제일 큰 이유는 재미가 없었기때문 아닐까요

    2009.04.24 23:19
  9. hoha  수정/삭제  댓글쓰기

    억지로 끼워맞춰보는데 전혀.... 공감도 안되고... ㅡㅡ;;
    제 기준에서 안 본 이유는 그냥 이유는 "재미없다" 입니다.

    2009.04.24 23:26
  10. Favicon of http://dicek.egloos.com BlogIcon 방랑자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색깔론자들은 어디까지 가야 그놈의 색깔론을 그만둘까요.
    빨갛고 파랗고, 좌측편향 우측편향....

    제가 봤을때 이 나라는 진정한 우익, 좌익도 없는 겉만 번드르르한 이념쟁이들 뿐인데 말이죠.

    보수, 진보의 개념도 비틀린것같습니다. 일제시대때 친일한 놈들이 현재의 보수랍니다. 근데 그놈들은 원래로 치자면 진보쪽에 가깝지요.

    독립투사들 목숨바치고 머리카락 하나에 목숨 걸었던 사람들 그사람들이 보수라면 보수지요. 근데 그 사람들 그시기에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그럼 지금의 기득권층, 우파, 파란놈들은 진정한 보수라 볼수 있을까 말입니다.

    휴. 그냥 색깔론이 나와서 제생각을 지껄여봤습니다.
    어쨌든 저 이념분리적인 사고는 제발 하루빨리 사라졌으면좋겠습니다.
    신문,뉴스를 보기 싫을정도니말이죠.

    2009.04.25 16:36
  11. Favicon of http://georgesheen.tistory.com BlogIcon windytree  수정/삭제  댓글쓰기

    괜히 심각하시기는~

    전 그냥 재미가 없었어요. 박중훈과 비슷한 연배임에도. 그냥 그저 그랬어요.

    2009.04.27 15:17 신고
  12. Favicon of http://seekerjh.egloos.com/ BlogIcon 길벗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론의 찌라시스러움에는 백번 공감하지만 박중훈쇼 자체는 재미없었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스크롤을 내려보니 이미 비슷한 댓글이 여럿 달려있네요.

    2009.04.29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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