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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버스] 놀라운 '그' 순간들

필진 리뷰 2009.03.09 10:19 Posted by woodyh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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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에는 정상적이지 않다는 뜻의 숏버스와 같은 인간군상이 여러 등장한다. 서로 사랑하지만 어딘가 불안한 게이커플,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는 섹스 치료사 부부, 그리고 SM플레이로 생계를 유지하는 예술가, 옆집 게이커플을 2년이 넘도록 관찰하는 남자. 이 모든 사람들이 클럽 숏버스로 몰려든다. 그곳에서 그들은 섹스를 하기도 하고, 오르가즘을 느끼기도 하고, 춤과 노래를 즐기기도 하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그들이 보여주는 불안한 관계와 섹스와 사랑, 그밖의 여러가지 것들이 영화속에 흘러 넘친다. 귀를 감아도는 음악과 함께 말이다.

'저런 체위도 가능하구나' 란 생각을 들게끔 하는 과도한 섹스묘사와 오르가즘에 대해 연신 늘어놓는 수다. 이런 것들 속에서 영화는 성적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보이면서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나누는 사랑과 그 사랑이 지속되는 관계의 방식을 말하고 있다. 분명 사랑하지만, 오르가즘을 느낄 수 없는 여자, 아내에게 진정한 오르가즘을 느끼게 하지 못해서 괴로워하는 남편, 사랑하는 남자가 있고, 그와의 관계가 만족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충동을 느끼는 게이.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에게까지 쉽사리 오르가즘을 느낄 수 있는 여자. 과연, 우리들의 일상에서 섹스와 오르가즘은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 걸까? 어째서, 우리들은 그토록 섹스와 오르가즘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걸까?

처음 영화를 봤을때, 이 영화가 드러내는 섹스에 대한 태도가 실은 불편했다. '그래, 섹스와 오르가즘이 상당한 즐거움인 것까지는 인정하겠다. 그러나, 그것은 영구적이지 않다. 순간적은 즐거움일 뿐이다. 즐거움을 누리고자 하는 욕망은 인정하겠지만, 그것을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할  필요가 있을까?' 란 생각 때문이었다. 홍상수의 영화속 인물들처럼, 잠깐 만나 노는것이 즐겁기는 하지만, 그것을 위해 모든 기력을 쏟아 부을수 있을까? 그렇다면, 사람들의 평온한 일상은 어디에서 유지되는 거지? 란 생각들. 그래서 영화 '숏버스'의 섹스에 대한 태도는 의문스러웠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꽤 오랜 시간 곱씹어보면서, 중요한 것은 섹스 자체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섹스와 오르가즘이 불러일으키는 연결점에 있었구나.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혼자가 아닌, 둘 이란 느낌을 갖게 하는 그 연결되는 지점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던 거였구나.

마음을 열고 사람을 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이가 들면서 깨달아가고 있다. 있는 척도, 아는 척도, 예쁜 척도,하지 않고, 그저 담백하게 사람에게 다가간다는 것이, 그리고 그렇게 다가오는 사람을 같은 눈높이로 바라 본다는 것이 인생에서 얼마나 일어나기 힘든 일인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그래서, 너무 순간적이라 기억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찰라적이라 할지라도, 진짜 내 앞의 사람을 마주 대할수 있는 순간이 소중한 거란 것을 영화는 말하고 있다.

욕심 많은 나는 그 소중한 순간들이 지속적이지 않다면 그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 거냐? 라는 의문을 두고 투덜거렸지만, 숏버스는 우리가 가진 욕심마저도 뒷전으로 밀어둔다. 적어도 그런 순간이 왔다면, 최선을 다해 즐기라고.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영화 '숏버스'가 말하는 이 솔직한 조언을 이젠 좀 받아들여 볼까?

누군가, 영화에서 어린 모델 남자가 과거 시장이었던 할아버지에게 키스하는 것을 보고 무언가 열려져 있다는 느낌이 드는 장면이라고 말했었다. 당시엔, 어떤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지만, 이젠 좀 감이 잡힌다. 그래, 적어도 그런 순간들이 있다는 것을. 비록 영구적이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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