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심슨과 심형래 그리고 한단지보

필진 칼럼 2007.08.28 17:19 Posted by woodyh98
2007.08.27


평단의 편견으로 인한 피해자인 양 읍소하는 자의 콤플렉스가 극에 치달았음을 확인시켜주는 불편하고 왜곡된 진실을, 저잣거리에서 만나는 것은 정말 불쾌하다. 인터넷 공간도 모자라 극장에서까지 이런 이야기를 쏟아낸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도를 넘어섰다는 생각이다.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얘기인 즉은 이렇다. 지난 주말, 오랜 만에 극장을 찾았다. 멀티플렉스의 상영순서가 의례 그렇듯이, 영화 시작 전에는 몇 편의 현란하고 감각적인 CF가 이어진 다음, 예고편과 재난 시 대피요령을 알려주는 리더필름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필자가 찾았던 메가박스 신촌점에서는 흥미롭게도 영화 상영 전, 심형래 감독의 (마치 모 스포츠용품 업체의 연속 기획물인 "내 얘기 좀 들어볼래?"와 흡사한) UCC를 보여주고 있었다. 내용인 즉은, [영구와 공룡 쭈쭈]가 [주라기 공원]에 패하면서부터 할리우드 정복의 꿈을 꾸었고, [용가리]이후 6년을 기다려 [디 워]를 만들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편견은 변하지 않았다. 라는 것이다.

이 동영상은 영화가 천 만 관객을 달성하는 날, 할리우드에서 성공을 거두는 날을 위해 한 면을 비워 두겠다는 식의 다짐으로 끝맺고 있다. 대놓고 밀어주기 혐의가 짙은 발상이지만 메가박스가 쇼 박스와 한 몸이라는 점에서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이 홍보영상 속에 한국영화계와 영화를 바라보는 심형래의 치명적인 오류가 발견된다는 점은 지적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이를테면, 아직도 비평가들의 혹평이 전작실패나 코미디언이라는 감독의 전력에서 비롯되었다는 식으로 (순진한 관객을 대상으로) 본질을 호도하는데 몰두한다는 것이고, 천만 관객을 달성하면 즉, 관객만 많이 들면 성공한 영화이며 그때 평단의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는 흥행만능주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그러나 더욱 실소를 자아내게 만드는 것은, 할리우드를 정복하겠다는 일념으로 6년 세월을 보낸 사람의 UCC를,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의 효능과 환상을 일거에 부숴버린 평면 애니메이션 [심슨가족, 더 무비]의 상영 전에 보여주었다는 사실이다.

[심슨가족, 더 무비]의 내용은 특별할 것이 없었다. 주인공 호머 심슨이 우여곡절 끝에 가족을 복원하고 마을 스프링필드도 구하는 메시아적 임무를 훌륭히 수행해낸다는 것이 전부이다. 그렇다고 첨단 그래픽이나 신무기가 나오는 것도 아니요, 애절한 로맨스와 감동적인 인간애가 펼쳐지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심슨의 임무가 종료되고 가족간 화해가 이뤄졌다고 해서 이전과 달라진 것도 없다. 여전히 아들과 말 안 되는 장난에 소일하는 냉소적이고 무정부주의자인 삐딱한 가장의 모습 그대로다. 그럼에도 몰입도와 오락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재미가 있다.

덧붙여 생각할 점은, 3D와 4D가 점령한 시대에 도대체 평면적 캐릭터들이 관객들에게 어필할 것이라는 믿음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느냐는 것이다. 아마도 과학은 이성의 실천과 생활의 편리를 위해 존재하기에, 삶의 실용적 지혜는 과학과 이성을 앞선다는 선험성으로 이를 설명할 수 있을 터이다. 달리 말하면, 기술의 발전이 영화에 미치는 영향이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실감나는 장면을 통해 드라마적 이해를 돕기 위함이거나, 테크놀로지의 성과를 전적으로 과시하려는 명백한 의도가 있을 경우에 국한된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 첨단 컴퓨터 그래픽으로 무장한 영화들을 보라. 그것은 '영화가 무엇까지 보여 줄 수 있는가'라는 명제에서 멈춰 서 있지 않던가.

요컨대 장수 TV시리즈를 영화로 만든 [심슨 가족, 더 무비]는 이야기가 영화에서 자리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가를, 입체와 평면의 우위 비교자체가 모순임을, 형식이 소재를 누를 때 볼 만 한 작품이 탄생하고 있음, 무엇보다 첨단 기술이라도 인간의 정서까지 지배할 수는 없음을 여실히 일깨워주고 있다. 이렇듯 86분간을 실컷 웃고 난 후 느끼는 감정이 유쾌 상쾌 통쾌 그 자체라면, 돈 아깝지 않은 영화 한 편 보았음 말고 더 필요한 것이 뭐가 있을까.

세상은 첨단 디지털 시대인데 여전히 아날로그적 사고로 사는 이들이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이들은 현실감각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세인의 비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영화만 봐도 그렇다. 화면가득 채워진 첨단 그래픽과 판타지로 덧칠한 블록버스터에 익숙한 관객에게 평범한 영상이나 예상을 깨버린 현실적 스토리텔링이 외면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만, 때로는 좀 더 깊게 성찰하고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줄 아는 법도 배워야 한다.

서부개척 시대가 끝났음에도 목가적 낭만을 꿈꿨던 개츠비와 사회와 인간의 기본 규칙을 중요시 여기며 살아가는, 평범하지만 특별했던 레보스키 앞에 '위대한' 이란 수식어가 붙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이유로 호머 심슨 역시 위대한 이란 수식어를 얻을 만 하다. 80년 대 말 태어나 TV에서는 미국적 가치로 상징되는 가족주의를 한껏 조롱했고 한 발 더 나가 정치 사회를 패러디함으로써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으며, [트랜스포머]류의 영화가 지배하는 세상에서도 배짱하나로 스크린 데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으니, 왜 안 그렇겠는가.

심형래와 관련한 기사를 접할 때 마다, 조나라 사람의 씩씩한 걸음걸이를 배우려고 한단 땅으로 가서 열심히 배웠으나 익히지 못한 채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니, 이번에는 본래의 제 걸음걸이를 잊었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엉금엉금 기어서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연나라 소년의 이야기인, 이른바 한단지보(邯鄲之步)의 고사가 자꾸 생각나는 요즘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티글정신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락 영화에서 바라는 게 뭡니까? 영화도 장사인데.......

    2007.08.28 18:22
  2. 문외한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들이 너무 어렵고 아는 사람 이름이 하나도 없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르것네요..쩝..ㅠㅠ; 평론도 좀 대중이 알아들수 있게 좀 쉽게 쓰면 안되겠는지요..ㅠㅠ; 쩝..

    2007.08.29 00:02
  3. 이래서 평론가들이 싫어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나로그적인 심슨은 풍자성과 패러디와 유모가 좋아 잼난거고, 현란한 CG를 강조하는 디워는 로러코스트 같은 재미에 즐겨서 보는거지 뭔 쓰잘대기 없는 소리를 해쳐대는지, 우리도 다 알거든요.
    이런식으로 유식한척좀 하지 않았음 좋겄어, 무슨 한단지보까지,저 한자 집어 넣을때 한자 사전 보고 집어 넣었다는데 만원 건다. 정말 심슨이 웃어요, Doh~

    2007.08.29 03:03
  4. 한심한 사람들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는 위의 당신이 저 한자에 한글표기 없으면 두 글자 이상 읽을 수 없다는 것에 만원 건다. <디 워>가 롤러코스터 같은 재미가 있다는 사람에게 무슨 얘기를 하나. 글 쓴이의 유식을 논하기 앞서 철자법이라도 제대로 배우고 쓰시길. 평론이 친절하고 쉽게 쓰여 져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 하지만, 최소한의 양식과 지식도 없는 대중까지 고려하면서 쓰는 것이 아니라는 것.

    2007.08.29 11:44
    • 당신이 더 한심한girl  수정/삭제

      나도 디워 잼나게 보았는데,디워를 롤러코스트 타듯 잼나게 봤다고 애기하면 최소한의 양식과 지식도 없는 대중이 되는거야 흉아? 너 그런식으로 애기하면 싱하형한데 졸라 얻어 맞는다.

      2007.08.29 16:05
  5. 한단학보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보기엔 현재 상황을 아주 콕 찝어서 잘 쓰셨네요.
    자신이 읽기 힘들면 유식한 척 한다는 식으로 까내리려는 콤플렉스, 심형래도 바로 그 콤플렉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할리우드를 까면서 할리우드를 따라가려다가 결국 CG만 남은 엉성한 영화가 나온 것을 빗대어 한단지보라고 한 겁니다. 거기에 한자 사전 얘기가 왜 나옵니까. 참 답답하시네요.

    2007.08.29 12:12
    • 이보세요  수정/삭제

      읽기 힘들어서 뭐라는게 아니고요. 위에 적은글 뭐라고 하는지 다 이해하는데요, 쉽게 쓸수 있는 애기를 한자성어까지 넣어서 쓰는 그 글의 분위기가 역겨워서 그런답니다.

      2007.08.29 16:10
  6. 디워와 심슨  수정/삭제  댓글쓰기

    거의 10년동안 매일 티비에서 심슨 저녁마다 해주는거 보고 사는 교포인데여. 디워는 CG가 있어야 그 맛이 제대로 나는 판타지물이고 심슨은 20년동안의 2D 애니 티비 시리즈의 아우라를 가지고 만들어진 영화인데 그럼 심슨이 CG가 화려한 영화로 만들면 그 맛이 나겠어요? 그리고 이번에 한국갔다가 디워 봤는데요. 심형래를 컴플렉스로 읍소한다는 저 글, 디워를 그리 까대면서 심슨은 그리 칭찬하는 정말 답답해요. 왜 심슨의 장점은 그리 잘보면서 디워의 장점은 못보시는지. 문화 사대주의의 전형이예요.

    2007.08.30 03:25

BLOG main image
네오이마주(neoimages)와 영화 깊게 읽기
영화 비평 매거진 '네오이마주'의 공식블로그입니다. 더 많은 글은 http://neoimages.co.kr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by woodyh98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521)
필진 리뷰 (260)
필진 칼럼 (149)
사람과 사람들 (55)
문화와 세상 엿보기 (10)
그리고... (41)

달력

«   2019/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3,158,628
  • 29

네오이마주(neoimages)와 영화 깊게 읽기

woodyh98'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