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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가난한 이들의 사랑노래

필진 리뷰 2009. 4. 7. 09:07 Posted by woodyh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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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장원

모습은 변한게 없어. 단지 변한게 있다면 생의 온기가 내 속 깊이 20ml 들이 주사위 바늘의 구멍을 통해 스며들었다고 해야할까? 비루하고 온전치 못한 삶은 때론 신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서도 구원받을 수 있는건가봐. 무언가가 꿈틀거리는걸 느껴. 움츠렸던 내 어깨가 창문너머 시원한 풍경 위로 도약하려고해. 그리고 난 들어! 아직도 생생한, 가난한 이들의 사랑노래를. 눈을 감고 난 듣고 있는거야.


단 한번의 기회

'그'는 노래해. 케이스는 바닥에, 기타는 어깨에 매고 열정을 다해 노래해. 관객은 한 명도 없어. 그리고 그의 머리 뒤로 골목 풍경이 보여. 골목의 불빛들은 반짝거리지 않아. 그건 노래하는 '그'처럼 저마다 슬픈 사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지? 난 잠깐 '그'를 향한 시선을 거드고, 그 골목을 바라보고 있어. 사연이 있는 불빛들 하나하나가 그저 궁금했거든. 그러고 있을 때 '그'의 앞에 '그녀'가 나타난거야. 그야말로 한 순간에 말이야. 기적은 그런걸까? 이건 어쩌면 '그'와 '그녀'에게 더 이상은 잡을 수 없는 단 한번의(Once) 기회이겠지?


만들어가는 사랑노래


하나의 노래가 만들어지는 건 대단한 것 같아. 평범한 사랑 이야기가 '음'이라는 것을 만나 근사한 프랑스 요리같은 품격있는 완성품이 될 때 물밀듯 감동이 밀려오잖아. 글과 음의 그 어울림처럼 '그'와 '그녀'의 만남또한 노래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같은 느낌이야. 서로를 향해 설레임으로 다가가고 마주하는 순간 사랑을 주체할 수 없게되잖아. 누구라도 그런 사랑앞에 고개 숙일 수는 없을거야. 물론 그것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일지라도. 날것이었던 '그'의 가사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듬뿍 담긴 '그녀'의 음을 만나 애뜻한 노래가 돼. 난 그 감정을 보는 관객마저 온전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어. 이것을 그 어떤 말로는 표현 못할거야. 그것은 이제 '사랑노래'가 되었으니까.

변한 건 없어. 어쩌면 모두가 제 갈길을 갈 뿐이야. '그'는 그토록 원했던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도시로 떠나고, 더불어 옛 여인와 재회하겠지. 그럼 '그녀'는? 오랫동안 멀리 있었던 남편의 품안에서 위안을 얻겠지? 그러니까 모든 것은 변한 게 없어. 그저 그들은 성숙해질 뿐이야. 계속 듣던 피아노 소리가 귀에 익숙해지는것처럼 그들 스스로 성숙해질 뿐이야. 이미 그와 그녀곁에는 서로의 존재가 필요없지만 서로를 통해 '자신'을 볼 수 있었단 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할거야. 그게 우리네 인생이니까.


가난한 이들의 사랑노래

무엇보다도 나를 울렸던 것은 그들이 그저그런 가난한 청춘들이라는거야. 만약 그들이 부유하고 부족함이 없었더라면 그들이 사랑이 그렇게 빛나지 않았을거야. 통기타를 들고 거리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노래를 부르면서 용돈을 얻는 '그'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린아기와 가족을 부양하는 '그녀'의 모습은 사랑만큼 깊은 울림을 만들어. 눈 내리는 거리에서 몇 푼 되지 않는 돈을 가지고 서성거리며 두 손을 맞잡은 연인들처럼, 그들의 사랑은 볼품없지만 따뜻한 기운으로 넘쳐.

난 그것이 진정한 사랑으로 느끼는 순간을 맛보았던 것 같아. 시린 날처럼 매서운 추위는 우리 앞을 가로막았지만 가난한 이들의 사랑노래는 메아리처럼 울려퍼져 그것을 보는 관객들 마음 속 이곳저곳에 흘러들어간다는 것을. 그들이 바라봤던 그 넓고 넓은 푸른 바다로 갈 수 있을까? 언젠가 그럴 기회가 있으면 난 분명 그들의 사랑노래를 들을거야. 넓고 푸른 바다를 보며 웅얼거리겠지. 내 삶은 작고 약해 쓰러지겠지만, 너의 푸르고 넓디 넓은 삶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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