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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기


바라고 바랬건만, 결국 그 첫날은 무참히 실패하고 말았다. 그야말로 재앙에 가까운 참사. 당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는 한 편도 없으며, 내일 자 영화도 원하는 영화로 채울 수가 없었다. 영화제 행정상의 문제를 탓하기에는 나의 나태함의 문제가 너무나 컸다. 하지만 영화제는 이런 나의 사정과 무관하게 아무 문제없이 순항중이다. 한 차례 빗줄기가 이 뜨거운 열기를 식히고 지나갔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태양은 뜨겁게 내리쬐고, 거리는 다시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꿈틀댄다. 이 열기를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지금 이 곳에서 영화를 보는 행위는 일종의 축복 가까운 일에 해당한다. 이곳에서 현장 발매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대체 이 모두 어디에서 나타난 관객들이란 말인가! 저널에서 언급된 영화는 물론, 그 난해하다는 실험 영화들까지 빈자리 없이 꽉꽉 들어찬 것도 모자라 입석마저 동이 날 지경이다. 게스트조차 표가 없어 영화를 볼 수 없는 희한한 일이 지금 이곳에서는 벌어지고 있다. 그러니 이곳에서 권세를 누리는 이가 있다면 바로 표를 가진 이라 말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비단 이 때문에 게으른 필자는 작은방에 갇혀 DVD를 관람해야 했지만, 가열찬 관람 행렬은 가히 숨이 막힐 지경이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지금 전주는 숨이 막힐 정도로 매혹적이다. 그리하여 나는 영화에 대한 무한 애정이 느껴지는 이 풍광에 단단히 사로잡혔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 The Festival must go on! -

어쨌든 이 가열찬 매진 행렬에 힘입어 이 축제는 열화와 같은 성화와 함께 지속중이다. 영화제를 좀 깊숙이 들여다보면, 영화에 관련된 모든 것들이 속속들이 들어난다. 일단 영화 그 자체가 있고,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있으며, 그것을 즐기는 관객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술과 대중과의 소통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감독 혹은 배우는 열심히 무대 인사나 GV를 다니고, 관객은 그들을 향해 열광적인 환호의 언사를 쏟아낸다. 그렇게 열심히 또 바삐 움직이다보면 우리는 주체와 대상이 혼동이 될 정도로 수시로 엇갈린다. (지금도 필자의 앞자리에는 이명세 감독과 배우 엄태웅이 앉아 있으며, 이들은 대중 속에 아주 자연스럽게 파묻혀 매우 자연스럽게 영화제와 어울려 있다. 이것이 바로 영화제만의 풍경이 아닐까.)

영화와 영화 사이를 영화와 관련된 또 다른 어떤 것이 매우고, 영화가 끝난 자리에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남는다. 이곳에는 영화가 존재하고, 이미 영화는 시작되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이 행복을 어떻게 즐기느냐의 문제. 바로 그것이다. 모쪼록 이 소중한 영화제가 꾸준히 지속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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