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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기

우리는 왜 디지털 영화를 기대하는가? 이 질문에 대하여 많은 이들이 각기의 소중한 이유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평가들에게 디지털 영화는 새로운 영화 언어의 출현을 기대할 수 있는 변혁의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가능한 것은 디지털이 필름에 비해 작고 가볍고 게다가 싸기 때문이다. 필름을 낭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그 만큼 많은 횟수의 촬영이 가능하고, 그 만큼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진다는 얘기이다.

나는 <옥스하이드 Ⅱ>의 내용과 촬영 방식에서 이러한 디지털의 장점에 대한 너무나 확고한 확신을 보았다. 그것은 디지털이 일종의 수공예 방식의 예술적 방법론을 체득할 수 있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필름의 낭비를 막기 위해 프리 프로덕션과 체계화 된 제작 양식이 점차 발전한 영화는 점차 자기 혁신에 나태해지며, 이미 정형화된 기성복 같은 매뉴얼적인 방법론을 지겹도록 반복할 뿐이다.

헐리우드 대형 스튜디오 체제는 이제 전 서계적인 유행이 되었고, 이러한 매뉴얼 양식은 모든 영화를 집어삼킬듯 하지만, 이 와중에서도 디지털은 자신이 만족할 만한 영화의 방식을 끊임없이 시도하여 자신을 단련시킬 수 있는 새로운 영화언어의 전이를 적극적으로 개진한다. 옥스하이드 Ⅱ는 이러한 개진된 양식의 충실한 본보기이다. 그러기 위하여 감독은 누적된 생활의 양식에 좀 더 적극적으로 접근한다.

<옥스하이드 II>감독 리우 지아인영화는 탁자를 중심으로 그 주변을 45도 씩 전체 360도 회전하여 고정된 프레임의 9커트로 구성되어 있다. 중요한 점은 이 프레임의 중심은 엄연히 탁자라는 점. 이 탁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식구의 도구이자 작업장이자 일종의 캔버스와 같다. 이 캔버스에는 수십 년 반복된 작업 속에 이루어진 그릇의 배치와 작업 동선이 녹아있다. 몬드리안의 콤포지션이 정적인 이미지의 배치라면, <옥스하이드 Ⅱ>는 동적인 이미지 배치를 고정된 프레임에 펼쳐 놓은 회화 미술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선 구도에서 각기 따로 움직이는 도마와 칼. 대립 구도에서 만들어지는 만두 반죽하기와 만두 빚기 등은 시간의 흔적을 그대로 껴안은 세월이 만들어 낸 자연스러운 구도 바로 그것이다. 감독은 이러한 가장 안정적인 구도를 찾기 위하여 자신들의 손때가 가장 많이 묻어있는 탁자에 카메라를 어떠한 방향에 위치시켜야 할지 시간과 공간 그리고 이야기에 근거하여 가장 이채롭게 조화시킨다.

영화의 내용상에서 언급되고 있는 수공예 아트는 이제 사장의 길을 걸어가고 있지만, 디지털 영화가 이끌어 갈 수공예적 영화 제작 방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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