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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장원


단언컨데, 이번 전주국제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못 본 사람은 땅을 치고 후회하리라. 물론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이 관객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작품은 시네필의 목마름을 채워주고도 남을 만큼 탁월하다. 더불어 이 작품은 전주가 발견한 드니 코데라는 감독(2006년 전주국제영화제 당시, 그의 데뷔작 <방랑자>가 경쟁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이 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신성인지(그의 4번째 작품은 올해 깐느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부문에 초청됨, 봉준호의 ‘마더’와 같은 부문에서 상영됨)를 멋있게 증명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가령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행복’이라는 것은 특별할게 없다. 자신이 인상깊게 보았던 작품<방랑자>을 있었는데 그 작품의 감독(드니 코데)이 새로운 작품<그녀가 바라는 모든 것>을 들고 찾아와서 상영되었을 때의 기대감,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나서의 묘한 충격과 만족감, 이런 것들이 바로 ‘행복’이 아닐까?

<방랑자>는 쓸쓸하고 고독한 한 남자의 내면을 짧은 여정 속에 담는다. 묵묵히 잠겨 있던 불안전한 속내가 안정을 찾아갈 때 쯤, 영화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죄를 지은 남자는 그가 만나는 사람들과 자연을 통해서 끔찍했던 순간들과 파괴되어진 마음을 위로 받고 다시 자신의 죄 값을 치르기 위해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다시 찾아올 지독히도 슬픈 외로움.

<그녀가 바라는 모든 것>은 <방랑자>에서 느꼈던 그 외로움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코랄린은 어머니를 어디론가 떠나보내고 아버지도 아닌 정체모를 남자와 같이 살고 있다. 갑자기 찾아온 애인으로 인해 혼란을 느끼며 자신의 출생 배경을 안 후 불안해 한다. 하지만 코랄린은 <방랑자>의 크리스티앙과 마찬가지로 좀처럼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녀는 가난과 부재라는 큰 사슬에 묶여 있으면서도 그것에서 오는 불안을 표현하지 않는다. 하지만 화면 가득 뿜어 내는 영화의 공간은 그녀의 아픔을 적셔내고 있다. 사막처럼 텁텁하며 사람의 흔적이 별로 존재하지 않는 마을의 풍경은 을씨년하며 그 자체로 가난과 부재라는 큰 사슬을 묶어두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를 감싸는 대지는 전원의 풍경이 아닌 고통이 숨쉬고 있는 공간이다.

이것은 감독의 데뷔작 <방랑자>과 닮아있으면서도 또 다르다. <방랑자>에서 크리스티앙이 낯선 마을에 정착하면서 정서적 안정과 죄로부터의 구원을 받는 것과 달리 이 영화에서의 코랄린은 사람과의 만남자체를 곤혹스러워 한다. 옛 애인과 자신을 수시로 감시하며 구속하려 하는 보스와 그의 부하들 모두 그녀에겐 짐이 될 뿐이다. 팔려온 것으로 짐작되는 러시아 여인들과의 잠시 동안의 만남으로 인해 여유를 가지기도 하지만 그도 잠깐. 사건은 그녀를 영원히 구속해 버린다. 하지만 그 순간 대지는 아무 도움도 주지 않은 채 가만히 있는다. 잔인한 대지. 이런 배경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감독은 과감하다. 흑백화면 속에 담겨진 고요한 풍경은 비밀을 품고 있는 듯 그 자체로 감정을 표출한다. 이것은 코랄린의 표정 속에서 찾을 수 없는 것이기에 더욱 영화보기의 매력을 담고 있다.

영화는 마지막 부분에서 그녀가 탈출하고 싶을 때마다 찾았던 공간인 ‘숲’의 한 가운데를 보여준다. 그곳엔 홀로 남은 코랄린이 있을 것이다. 그녀가 바라는 대로 고통을 주던 사람들은 대지에서 하나둘씩 사라지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던 쓸씀함과 고독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러므로 당연히 그녀는 ‘숲’으로 들어가지만 그곳에서조차 상처를 회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홀로 남은 숲은 마치 그녀를 꼭 닮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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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현철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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