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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기

한결 경쾌해졌다. 이제 갓 세 편의 장편을 통과한 신동일 감독이지만, 그의 전작들과 비교해보자면 유머 코드는 한층 강화되었다. 보고 있노라면 영화 상영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물론 그 웃음은 전적으로 현 정부와 기득권 세력에 대한 일종의 비웃음에서 시작한다. <반두비>는 은유보다 직접적인 상징으로 대담하게 관객을 유혹한다. 남대문, mb, 촛불소녀, 쥐새끼, 수입소고기, 조. 중. 동, 이건희, (강)만수, 심지어 직접적으로 이명박을 ‘쥐새끼’라고 부르기 까지 한다. 실컷 웃기야 했지만, 시국이 하 수상하다보니 이거이래도 되는 건가 슬쩍 걱정스럽긴 하다. (이 걱정은 기우에 그치지 않고, 등급 심사에서 15세 관람가로 제출한 영화를 청소년 관람불가의 차원을 달리하는 영등위의 멋진 심사로 대응해주셨다.)

그렇다고, 그가 천착했던 영화의 사회적인 주제까지 가벼워지진 않았다. 여전히 신동일은 그 방면의 논점을 영화화 할 수 있는 한국에 몇 안 되는 소중한 사회파 감독이다. <반두비>는 한국의 당찬 여고생과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 노동자 간의 우정을 그린 영화이다. 여기서 한국의 여고생은 영화 곳곳에서 상징하는 것처럼 ‘촛불 소녀’로 읽힌다. 영화의 외피는 이 촛불 소녀 여고생과 이주노동자간의 친목이 애정과 우정사이를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이주노동자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그들과의 관계에 어떤 욕망이 스며들고 있는지 서슴없이 까발린다. 하지만 영화의 실질적인 주제는 세대론에 가깝게 형성되어 있다. 그러니까 촛불 소녀 세대가 이주 노동자라는 소외 계층과의 연대를 통하여 어떻게 우리 사회에 대응하고 있는가를 직접적으로 조명하고, 그곳에서 희망을 찾기에 이른다.

영화는 곧잘 인물들이 거리를 걷고 있는 모습을 비추곤 한다. 영화가 시작하면서 이주노동자인 카림(마붑 알엄 분)이 진입 금지가 새겨져 있는 일방통행 도로를 거꾸로 걸어가고 있는 장면이나 원어민 영어 강사 학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마사지업소에서 일하기로 결심한 여고생 민서(백진희 분)가 휘항 찬란한 네온사인이 밝혀진 도시로 걸어 들어가는 장면과 이제 막 서로가 친해지기 시작한 두 사람이 서먹하게, “이제 어디로 가느냐?”는 질문에 둘 다 자신들이 어디로 가야 할 지 몰라 하는 모습 그리고 미국인 영어 강사와 만난 후, 카림과 민서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각 자의 길을 걸어간다. 이러한 길을 걸어가는 장면들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아주 함축적으로 잘 담고 있는 상징적인 장면들이다. <반두비>는 한국 사회에서 여고생과 이주노동자들이 어떤 삶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가를 살펴보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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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alistahsa.wordpress.com BlogIcon Alistasha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ㅋㅋ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대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영화등급위원회에서 내린 이 영화에 대한 등급에 대해 인터넷에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한 기사의 제목 중에는 청소년을 위한 영화인데 청소년이 보지 못한다는 내용까지 나오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PG13과 같이 부모의 동행이라는 부분이 전재가 된다면 볼 수 있다라는 그러한 등급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본 영화와 내용에는 분명 현정부와 현직대통령에 대한 언급(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은 물론 시사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영화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라는 어쩌면 청소년들 보다는 좀더 사회적인 경험이 많고 자아에 대한 확립이 좀 더 확고한 주변인들과 함께 영화를 보게 되고 그에 대해서 생각하고 이야기하게 된다면 이후의 방향이야 개인의 몫으로 남겨 두더라도 어쨌든 영등위가 걱정하는 부분은 과정을 통해 해결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2009.06.2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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