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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7.01 철중이와 쇠고기 (1)
  2. 2008.05.28 취임 100일 대통령에게 권하는 몇 편의 영화들 (8)

철중이와 쇠고기

필진 리뷰 2008.07.01 13:34 Posted by woodyh98

강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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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중: 공공의 적 1-1>에 대한 단상


“형이 돈이 없다고 해서 패고, 말 안 듣는다고 해서 패고, 어떤 새끼는 얼굴이 기분이 나뻐 그래서 패고, 그렇게 형한테 맞은 애들이 4열 종대 앉아번호로 연병장 두 바퀴다. 오늘 형이 피곤하거든? 좋은 기회잖냐, 그러니 얼른 죄송하다고 해라.”

참 오래도 간다. 참 질기기도 하다. 강우석의 <공공의 적> 시리즈는 허물을 훌훌 벗어가며 많은 세월을 내달렸다. 처음 나타난 강철중은 4열 종대 운운하며 의자에 묶인 발바리 산수를 쥐어 패기 바빴다. 그런 철중은 시간이 흘러 강력계 검사가 되고, ‘천벌 받아 마땅한 놈’을 빌미로 우렁찬 선전포고를 하던 등장과는 달리 양복 좀 빼입고 동창을 처단하기 위해 폭력과 대화를 반복 사용한다. 걸출한 입담이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으면 조금 평범한 경찰 이야기로 돌변했을 <공공의 적> 시리즈는 그렇게 ‘인간 강철중’을 키워나가는, 일종의 성장 드라마였다.

설렁탕 국물 마시듯 호쾌하게 욕설을 일삼던 강철중의 얼굴에는 이제 주름이 깊게 잡혔다. 나온 배의 둘레만큼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하는 딸아이 ‘미미’도 그의 곁을 지킨다. 철중이 오래 전에 소탕해 지금은 전혀 다른 삶을 사는 반가운 캐릭터 산수와 용만(의 꽃무늬 흰 수트)이도 더 이상 철중이 쫓아야 할 상대가 아니다. <공공의 적 1-1>로 다시 스크린에 복귀한 형사 강철중은 세월의 흐름을 탄다. 물론 그동안 수차례 사표에 4표를 거듭해 제출하고, 불같은 성질과 말보다 앞서는 주먹은 여전하다.

<공공의 적 1-1:강철중>은 지금까지 이어져 온 ‘꼴통 불도저 강형사’ 연작의 결정체이다. 다시 말해, <강철중>은 전작들에서 유별나게 독특한 위치를 고수했던 캐릭터들의 집대성이라는 것이다. 강철중은 얼굴 한가득 자글자글한 주름을 안고, 왕년에 머리를 수 백 대씩 때려가며 감방에 집어넣던 범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술잔을 기울인다. 자신보다 몇 십 배의 월급으로 고급차를 몰고 다니는 전과자에게 전세금을 어떻게 좀 빌려볼까 하는 생각으로 머리를 가득 채운다. 물론, 뜻대로 말이 나오진 않는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왔던 강철중은 ‘조금’ 변했다. 그는 세월의 흐름을 타고 있었다.

<강철중>의 캐릭터, 그리고 그와 반대되는 악역을 맡은 ‘코뿔소’ 이원술의 캐릭터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외면상으로는 절대선과 절대악을 방불케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대립은 지난 <공공의 적>에서 보지 못했던 권력과 중점의 이동을 만든다. 그리고 이것은, 자연스레 강철중이라는 캐릭터를 약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강철중이 맡았던 ‘작품들’의 인간성은 대개 부정사실을 은폐하거나 그것을 밝혀내려는 사람들을 죽였고, 또한 원론적인 범죄를 택했다. 하지만 좀 더 서글서글해진 강철중의 세 번째 맞수는 자신의 뿌리를 인정하고 태생을 숨기려 하지 않는, 악하지만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재밌는 것은 이원술을 벌하기 위해 강철중이 복선을 깔아 넣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남의 집에서 무전취식하는 철중의 모습은 지금까지 보아왔던 것이기에 별반 흥미를 유발할 것이 없다. 하지만 그의 가족이 알고 동료가 알았던 강철중의 뒤가 구린 형사생활은, 수사에 착수하는 동시에 간헐적으로 밝혀진다. 상황에 관계없이 밥을 쑤셔 넣으며 입가에 ‘썩소’를 띄는 비굴한 한 형사의 모습이, 자신의 모든 행실을 인정하는 이원술의 얼굴 위에 오버랩 된다.


<공공의 적> 시리즈에는 늘 어김없이 등장하는 음식이 있다. 그것은 전과자, 혹은 범죄자들의 최고 ‘로망’, 설렁탕. 설렁탕에 듬뿍 얹어진 고기와 깍두기는, 강철중도 먹었고 강철중이 노리는 범죄자의 심복들도 먹었으며, 사건과 상관없는 감초들도 몇 그릇씩 해치우셨던 아이템이다. 강철중의 캐릭터와 유난히도 맞아 떨어지는 설렁탕은 이번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조금 더 진득하게, 조금 더 푸짐하게 말이다. 하지만 철중은 설렁탕을 후룩거리는 철창 안의 죄수들을 한심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는 경찰서에서 설렁탕을 먹는 대신 대궐 같은 고깃집에서 5만원을 넘는 ‘최고급 한우’를 통째로 숯불 위에 구워삶는다.

<공공의 적1-1>에서 강철중이 먹어 치우는 소고기의 양은, <공공의 적> 1편과 2편을 통틀어 최고인 셈이다. 그는 직접 저울까지 준비해 무게를 재가며 고기를 우적우적 씹는다. 그다지 질겨 보이지 않는, 그렇다고 다른 고기들과 다를 것도 없어 보이는 철중의 ‘한우’그릇. 까맣게 탄내가 올라오는 철판 사이로, 철중은 고기를 굽고 또 굽는다. 꽉꽉 눌러가며, 그 많은 양을 입 속에 털어 넣는다. 그것도 모자라 철중은 지속적으로 고깃집에 들린다. 그가 시키는 고기는 언제나 처럼 한우다. 물론, 이원술의 꼬리를 잡아내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쨌든 간에 강철중은 고기에 고기를 더해 배를 채운다. 겉과 속이 바짝 익어가는 소고기의 연기 속에 그는 조용하게 중얼거린다. 철중이 내뱉는 단어를 확실하게 포착할 수는 없지만, 아마 그 시끄러운 소음 속에 적어도 이 단어 하나만은 온전하게 귀를 덮으리라. ‘광우병’.

<공공의 적> 시리즈와 설경구라는 배우의 이름은 이제 그만 열거되었으면 좋겠다. 사실, 이것은 <공공의 적>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될 때부터 생각했던 것이다. 장진과 강우석은 이원술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통해 기존의 강철중을 어느 정도 깎아내리며 오락적으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냈다. 장진의 페르소나가 이원술로 대변되는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공공의 적 1-1>은 지금까지 줄곧 보아왔던 강철중 시리즈 중에 가장 유쾌하고 아이러니한 경찰청 이야기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나는 이원술과 강철중, 그리고 기타 감초 역할을 맡은 캐릭터들의 이야기보다 철중이 먹는 쇠고기의 행적에 치중해 영화를 바라보고 싶다. 정확하게 무게를 재고도 못미더운 표정으로 소고기를 털어 넣는 철중의 모습에서 ‘대리만족’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것은 과연 반가운 일일까. 앞으로 10년, 20년 뒤에, ‘어느 날 갑자기’ 소고기가 미치도록 당긴다면 2008년 6월 개봉작 <공공의 적1-1: 강철중>을 찾아 돌려보면 답이 나올 지도 모르겠다. 물론, 각자의 사연, 각개전투식 결말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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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rephonwook.tistory.com BlogIcon 평범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제가 '페르소나'라는 단어를 잘 모르겠어요. 인터넷을 둘러봐도 잘 이해가 안가고.. 혹시 쉽게 설명되어 있는 책이나 글 아시면 추천 좀...;;;

    2008.07.01 16:00 신고

하성태

이런 시국에 예술이니 영화니 논하는 건 솔직히 진이 빠지는 일이다. 그래도 1년 365일, 24시간 촛불을 들고 있을 수는 없을 터. 일도 하고 재충전의 시간도 가져야 한다. 그럴 때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보다야 시의 적절한 영화 한 편 씩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의 ‘인디 존스’ 박사는 주말, 평일 가리지 않고 장년층 관객들까지 몽땅 흡수하는 분위기다. 추억에 젖게 해 줄 존스 박사와 만났다면 현실을 환기시킬 영화들도 필요할 터. 그래서 준비했다. 이름하야 지금 대통령이 봐줬으면 하는 옛날 영화 혹은 대통령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 말이다.

장르를 구분해 봐도 블랙코미디, 정치스릴러, 블록버스터, 사회드라마, 호러까지 다채롭기 그지없다.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는 예술 영화도 아니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소망과 열망을 담고 있을 지도 모를 영화들이다. 그리고 덤으로 연일 왜곡과 과장을 일삼고 있는 보수 언론도 봐주면 감사할 영화들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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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브라더’를 뚫어 낸 시민 혁명 <브이 포 벤데타>

27일 공안대책회의가 열렸다고 한다. 2년 만에 긴급 소집된 이 자리에서 나온 대책이라곤  ‘불법시위’, ‘엄정대처’, ‘전원사법처리’ 등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것뿐이란다. 바야흐로 생뚱맞은 공안정국이다.

<한겨레21>이 보도한 문화부 홍보지원국의 교육 자료는 더 가관이다. 게시판은 외롭고 소외된 사람들의 한풀이 공간이라 멍청한 대중은 세뇌와 조작이 가능하단다. 이해찬 세대가 생각도, 원칙도 없다거나, 인터넷이 저급 선동의 공간이라는 고급한(?) 발상은 정부가 포털 사이트를 관리하고 있다는 증거들로 인해 사실임이 입증되고 있다.

입맛에 맞는 언론들과는 ‘프레스 프랜들리’하고 열린 인터넷과는 조기대응반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 액션 블록버스터 <브이 포 벤데타>에도 매스미디어를 장악하려는 파시즘 정권이 등장한다. 그래픽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가 묘사하는 2040년 제3차 세계대전 후 영국 정권의 폭압과 언론 통제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 속 ‘빅 브라더’에 버금간다.

완벽한 픽션인 이 작품은 그러나 400년 전 실존했던 인물 가이 포크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는 1605년 11월 5일 영국의 제임스 1세 정부의 독재에 맞서기 위해 화약을 숨겨 의회 지하에 화약을 숨겨 잠입하려다 체포된 인물. 주인공 V(휴고 위빙)는 그날의 정신을 되새기며, 폭압적인 정권을 종식시키기 위해 2040년 11월 5일 ‘화약 음모 사건’의 날에 시민들을 집결시키려 노력한다.

꽤나 정치적이고 암울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브이 포 벤데타>는 평범한 아가씨 이비(나탈리 포트만)이 V에 의해 변화하는 궤적을 조명한다. V의 영웅적 면모를 과시하는 것으로 잔재미를 주면서도 CCTV로 국민들을 감시하고 매스미디어를 통제하는 감시 체제를 전면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어마어마한 군중들이 가이 포크스의 가면과 두건을 그대로 착용하고 광장에 나서는 라스트 신이다. 군인들의 총 앞에서도 굳건히 땅을 딛고 선 시민들의 무리가 무언의 한 목소리를 내며 승리를 일궈내는 이 장면을 통해 영화는  결코 세뇌와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신념”을 성취해 낸 시민 혁명을 그리고 있다.

꽤나 불편하시다? 대한민국은 절대 영화 속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없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아니냐고? 그런 분들에게는 만화 원작의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로 즐기시길 권장한다. 이비와 청계천에서 촛불을 든 10대 여학생들이 크게 달라보이진 않을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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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위한 정치 <맨 오브 더 이어>

이제 겨우 3개월인데 대통령 지지율이 20% 대란다. 혹자들은 그것도 높다고 아우성이다. ‘이명박 OUT’이라는 피켓이 촛불문화제 현장에 등장한지는 이미 오래다. 그래서 소개한다. 국내 개봉은 못 했지만 작금의 정서라면 지지를 받고도 남을 미국산 정치 블랙코미디 <맨 오브 더 이어>의 대통령은 대통령 직을 과감히 벗어 던진다.

내용은 다소 황당하다. 시작은 “정치계에 실망했어요. 대통령 선거에 직접 출마해 보시면 어때요”라는 젊은 여성 방청객의 한마디였다. 인기 절정의 정치 풍자 토크쇼 진행자 톰 돕스(로빈 윌리엄스)가 대선에 뛰어들게 된 것은. 돕스는 그날 정치인과의 대화에서 이 얘기를 꺼낸 뒤 3시간 만에 400백만 통, 그 다음주 몇 번 더 언급한 뒤로 8백만이 넘는 출마 권유 이메일을 받게된다.

그리고는? 기성 정치에 신물이 난 “인터넷의 힘과 서민의 사랑”에 힘입어 돕스는 출마를 결심하고 기적적으로, 그리고 간발의 차이로 대선에 당선된다. 물론 영화는 지극히 ‘영화’답게 이 결과가 새롭게 도입된 전자 투, 개표 시스템의 오류임이 한 프로그래머 엘로너(로라 리니)에 의해 밝혀 놓고 시작한다. 시스템을 개발해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본 회사 측은 사실은 은폐하려 들고 엘로너는 이를 돕스에게 알리려 백방으로 뛰어 다닌다.

사실 이 영화가 대단히 완성도를 높은 작품은 아니다. 정치인의 부패와 정체, 부당한 전쟁, 서민들의 빈곤한 삶과 같은 미국 현실에 대한 자기비판은 수박 겉핥기다. 또 엘로너에게 마약을 부지불식간에 투여한 회사의 음모가 폭로되는지라 살짝 스릴러 형식도 가져온다. “정치인들은 기저귀와 같습니다. 자꾸 바꿔줘야 하니까요”나 “국방장관은 브루스 스프링스턴” 따위의 농담이나 현실에서는 없을 짜릿한 TV 토론이 미소를 짓게 하지만 어떠한 성찰을 이끌어내긴 역부족이다. 

<굿모닝 베트남>의 ‘짝패’ 로빈 윌리엄스와 다시 만난 <레인맨>의 베리 레빈슨 감독은 <웩 더 독>과 같은 정치 풍자 영화를 만든 바 있다. 그러나 그가 주창하는 주제는 이번에도 보편적이기 그지없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대통령과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것. 영화 속 돕스가 지지를 얻는 이유는 국민을 동일한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실천 가능한 정책을 제시하는 소통가능한 눈높이 정치를 약속했다는 데 있다.

영화 속 돕스는 결국 양심선언을 하고 당선 3주 만에 “정세를 뒤 흔들 뿐인” 본연의 자리로 돌아간다. 현실 속 대한민국에서는 그러나 손석희 교수가 대선 출마를 즉흥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영화 속이나 현실이나 국민들은 다만 상식적이고 소통 가능한 대통령을 보고 싶을 뿐이다. <개그콘서트>를 직접 보실 필요는 없다는 말씀이다.

워터게이트 사건과 반매카시즘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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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방송된 MBC <PD수첩>이 보수 언론의 이중적 행태와 편파 보도를 꼬집었다. 대통령이 광우병 사태에 대한 민심을 ‘괴담’ 수준으로 치부하게 만드는 것도 모자라 광우병 검역과 관련해 ‘눈 가리고 아웅’식의 말 바꾸기를 자행하고 있는 걸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신뢰를 잃은 언론의 미래야 눈에 선한 것이지만, 미국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작금의 상황은 우리에게 참 언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가 마무리 멘트였다. 드라마 <스포트라이트>가 조명하고 있는 방송사와 언론간의 세 다툼으로 치부하기엔 곤란한 상황이다. 드라마 보듯 뒷짐 지고 감상할 때가 아니다. 지금 소개할 두 편은 대통령과 ‘프레스 프렌들리’할 언론인들에게 ‘강추’하는 작품이다.

칼 번스타인과 밥 우드워드. 미 대통령 닉슨의 재선을 위해 활동한 스파이들이 미 워싱턴의 민주당 당사를 도청했던 사건을 발굴, 보도한 워싱턴 포스트의 기자들 이름이다. 먼저 닉슨 대통령을 현직에서 낙마하게 만든, 미국의 대표적인 정치 스캔들로 비화된 ‘워터게이트’ 사건을 조명한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이다.

단순한 절도 사건을 취재하던 두 기자가 거대한 음모에 맞서 진실을 폭로한다는 내용은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특종으로 불리는 역사적 현실 그대로다. 그 실화 자체를 건조하게 따라가는 영화는 그 자체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절대 권력자의 부정과 정권 차원의 압박, 공화당 지지자들의 비난에도 굴하지 않고 편집권을 사수했던 두 기자와 워싱턴포스트지의 자세는 미 언론인들이 자랑할 만한 언론의 정도 그 자체라 할 만하다.

“오늘날 개인과 국가 사이의 관계에 있어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들 자신의 책임이다.” 미 CBS의 시사프로그램 ‘See It Now’의 진행자였던 언론인 에드워드 R. 머로우의 말이다. 그는 1950년대 중반 미 전역을 냉전의 광기로 몰아넣었던 J.R. 매카시 상원의원과 맞섰던 언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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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알고, 말하며, 생각하는 권리야말로 천부의 고결한 인권”임을 강조했던 이 머로우와 그의 방송팀이 매카시즘에 대항하는 과정을 그린 <굿 나잇 앤 굿럭>. 할리우드의 섹시스타이자 좌파 지성인 감독 조지 클루니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미국을 충격에 빠지게 한 “미 국무부에 205명의 공산당원이 있고 그 명단을 가지고 있다”는 맥카시 의원이 주장이 허구였음을 반박하는 보도를 줄기차게 내보냈던 머로우의 곧은 자세를 영화는 흑백화면으로 담담하게 조명한다.

비록 시청률과 자본에 끝내 무릎을 꿇고 몇 년 뒤 방송은 종영된다. 그러나 그건 패배가 아니다. 머로우 같은 선배가 있었기에 훗날 ‘워터게이트’ 사건의 진실도 세상에 공개될 수 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CBS와 워싱턴포스트와 같이 메이저 언론이었다는 것이 더없이 중요하다.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의견을 대변하는 미디어는 ‘언론의 정도’ 운운할 가치가 없다. 그것이 좌우를 불문하고 친정권, 친재벌일 때 문제는 더더욱 심각하다. 자기 할 말을 다 하기 전에 먼저 거리로 나가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지금 무엇보다 요구된다. 대통령과 언론인들이 손 맞잡고 함께 관람해야 할 영화가 바로 이 두 편이다.

그리고 분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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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영화들 보다 무언가 강렬한 자극이 필요하다면 영국산 좀비 영화 <28일후...>를 추천한다. 침팬지의 피와 침으로 유래된 ‘분노 바이러스’ 때문에 세상은 멸망하고 생존자들이 좀비가 된 사람들을 피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과 저예산에 빠른 편집, 흔들리는 화면과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좀비가 던져주는 시각적 충격과 현실적 공포가 백미인 작품이다.

물론 침팬지가 전한 바이러스라는 설정만으로 광우병을 연상하는 건 지극히 순진한 해석이다. 염두에 둘 것은 바로 ‘분노’ 바이러스다. 영화 속에서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지의 데모 장면을 보며 분노를 키워 온 침팬지가 퍼트린 치명적 바이러스는 인류의 재앙이 어디서 기인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되어준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그 분노다. 왜 이 영국 호러 영화에서 한국의 데모 장면을 목격해야 하는 거에 대한 증거는 좁게는 가두시위에서의 연행 과정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크게 왜 거리로 나간 시민들이 분노하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그걸 불러 온 세력이 누구인지, 그 가두시위의 배후 세력이 누구인지 말이다.

이밖에도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한도 끝도 없다. 90년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공권력의 제도화된 폭력을 다분화된 인종과 계급적 시각으로 고발하는 <증오>도 그 중 하나다. 아일랜드판 <화려한 휴가>로 불러도 무방할 <블러드 선데이>도 준비되어 있다. 아이템이 민초들의 봉기라 한다면 동학혁명을 다룬 <개벽>부터 프랑스산 <제르미날>까지 차고도 넘친다.

그럼에도 단 한 편을 ‘강추’하라면 단연코 김풀빵의 패러디무비 <뼈의 최후통첩>일 것이다.  상영 시간도 9분 11초로 짧다. 대통령이 <본 얼티메이텀>을 봤을 리 만무하니 안성맞춤이다. 긴박감 넘치는 화면에 액션까지 곁들었으니 재미 만점이요, 외국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작금의 현실을 기막히게 패러디해 낸다. 게다가 공짜 아닌가.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국민과의 ‘소통’이다. 행여 그 전까지 꽉 막힌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왔다면 이런 대중 영화들에서라도 보고 배워야 한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만 보지 말고 <뼈의 최후통첩>도, 의료보험 민영화 제고를 위해 <식코>도 꼭 챙겨보시길 권한다. 이런 영화들 보며 여가도 즐기고 국민들과 직접 소통도 하란 말이다. 제발 <무한도전>에 출연해 타고난 개그 본능 뽐낼 생각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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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plan9.co.kr/tt2 BlogIcon 주성치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2008.05.28 10:56
    • Favicon of http://license119.com/newki BlogIcon 자격증무료자료받기  수정/삭제

      이해찬 신매카시즘글 잘 보았습니다.. 아래 자격증관련 정보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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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6.05 14:37
  2. 김혜민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데 해상도와 관련이 있나요?
    처음엔 글씨가 작게 로딩되어 줄간격도 이상하네요..잘 읽고 싶언데요ㅠㅠ

    2008.05.28 12:59
  3.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08.05.28 13:12
  4. 좋은 글입니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브이 포 벤데타 요거케이블에서 많이하길래 봤는데
    잘만든 영화더군요 그리고 지금의 대한민국의 상황과도 맞아떨어지고요..

    2008.05.28 19:42
  5. Favicon of http://badnom.com BlogIcon w0rm9  수정/삭제  댓글쓰기

    브이 포 벤데타 이거 극장에서 봤었는데....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 장관이죠.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할까요.
    아무튼 요즘 생각이 많이 나는 작품입니다.
    사상영화로는 최고죠!

    2008.05.28 20:13
  6. Favicon of http://www.mayspider.com BlogIcon 메이스파이더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좋은 비평글 잘 읽었습니다. 영화와 지금의 상황에 빗댄 님의 날카로운 통찰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작짝 영화를 좋아하는 외출검색 메이스파이더도 호프만과 레드포드가 나온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을 감명깊게 보았는데 여기서 그 영화를 다시금 떠올리게 되네요..정의가 아름다운건 그것이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라는 말도 있듯이 정의가 흔한 사회가 되어 그것이 당연한 사회가 하루빨리 왔으면 합니다.

    2008.05.28 22:33
  7. Favicon of https://nowatlast.tistory.com BlogIcon finicky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읽었어요 :) DVD 를 사다가 청와대로 부쳐야 겠어요 ㅋ

    2008.05.28 22: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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