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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

필진 리뷰 2007.08.11 17:53 Posted by woodyh98
2007.08.10


[스포일러 있습니다,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영화 [기담]의 이야기는 평이한 것이다. 도입부의 [식스센스]를 연상시킬 뻔한 트릭과 "나는 오늘 죽었다."라는 나레이션을 통해 영화의 결말을 얼추 상상하는 것이 가능할 뿐더러, 각각의 에피소드 역시 창의적인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 [기담]의 이야기들이 각광을 받는 것은 그간 한국공포영화들의 시나리오가 얼마나 삐걱댔는지에 대한 반증 - 귀신이 나온다는걸 하나의 사실로 만든 세계에서 이야기의 논리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만 - 인 것은 분명해보인다. 물론 [기담]의 시나리오를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공포영화의 내용이 너무 복잡해도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뿐더러,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풀어냄에 있어 모자람이 전혀 없거든.

[기담]은 사랑이라는 소재를 다룸에 있어 보다 진한 감정들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한다.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그것은 안생병원의 철거라는 분위기와, 영화가 택한 40년대의 경성이라는 고풍적 배경이 지나간 것에 대한 아련함을 더욱 자극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대부분 지나간 것에 더욱 애틋함을 느끼는 법이다. 이야기가 아닌 감정에 치중하고 있기에, 영화는 확실히 정적이다. 동시에 상당히 절제되어 있다. 좀 더 설명하자면 [기담]은 보여주지 않기의 미덕을 실천하는 작품이다. 물론 영화의 색감이나 비주얼이 매혹적인 것은 사실이며, 영화의 적지 않은 매력들은 보여준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러나 [기담]은 의외로 눈으로 본 것보다 훨씬 파격적일 수 있는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첫번째 에피소드의 경우에는 시체와의 정사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 않는가. 그러나 그것은 관객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왜냐하면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환상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기담]은 근래 내가 본 한국공포영화 중 어둠을 가장 매력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어둠이 무서운 이유는 그 속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던가.

영화의 백미는 단연 두 번째 에피소드다. 나는 황병기의 [미궁]을 안 지 15년은 되었지만, 아직도 끝까지 들어본 적이 없다. 그것은 칼 가는 소리 때문도 아니고, 여자의 곡소리 때문도 아니었다. 별 내용도 없는 이야기를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을 속도로 중얼대는 그 목소리를 참아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상상을 했더니 지금도 소름이 돋는다) 그래서 말인데, 이 영화 두 번째 에피소드의 귀신은 제법 무서웠다. 봐라, 하면 할 수 있지 않은가. 게다가 다른 모든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해도, 고주연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본전 이상은 할 영화다. 정말 무서운게 어떤건지를 이만큼 잘 보여주는 연기가 있었던가?

각설하고, 영화 [기담]은 한 마디로 근사한 작품이다. [기담]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감독의 가장 큰 무기라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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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omepageyangpa.tistory.com BlogIcon 좋은기억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컨텐츠는 늘 나를 기쁘게 합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우울한 소식도, 남북 정상회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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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최고의 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2007.08.11 18:25 신고
  2. Favicon of https://neoimages.tistory.com BlogIcon woodyh98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디79/ 우리 블로그에 들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종종 뵙겠습니다. 우리 매거진 홈페이지에서도 뵙죠^^

    2007.08.13 21: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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