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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10 홍콩 레전드 DVD Vo.1 - 이소룡 콜렉션
2007.10.08


전설의 실체

시인이자 영화 감독인 유하는 그의 책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를 통해 ‘이소룡’이란 시대의 아이콘을 자신들의 세대와 동일시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의도적으로 ‘이소룡’식의 액션 연기를 부활시킴으로써 정치적 분류로는 유신세대에 해당하는 자신들이 닮고자 했던 영웅 모델이 바로 ‘이소룡’이었음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물론 시대를 장악했던 것은 영화에 등장하는 학교에 붙어 있는 유신 구호로 상징되는 바로 ‘그 어른’의 폭력적인 카리스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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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cm의 단구에 마른 체형의 왜소한 중국인인 이소룡은 비록 서른셋의 짧은 삶을 살았지만,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는 미스터리한 죽음 대를 이어 갑작스럽게 비명횡사한 아들 브랜던 리의 죽음, 배우인 동시에 뛰어난 마셜 아츠 마스터였던 면모 등 오히려 죽음 뒤에 더 많은 이야기를 남겨주는 인물이다. 현재까지도 ‘이소룡’이라는 문화적 기호는 게임이나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거듭해서 변주되며 자신의 여러 분신들을 통해 현재까지 살아남고 있다. ‘우상파괴’가 진행된 60년대 이후, 영화계의 숱한 스타 중에서도 이소룡은 그의 죽음까지 포함해 삶 자체가 하나의 신화를 이루는, 그 유명한 에드가 모랭이 지적한 ‘스타=신’의 범주에 들어가는 유일무이한 배우라고 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이 이소룡의 짧고도 굵은 신화를 만날 수 있는데 바로 2004년에 국내에도 출시된 <이소룡 컬렉션>이 바로 그것이다.



70년대의 아이콘, 이소룡

사실 이소룡의 영화들에 대한 영화적 평가는 무의미하다. 조악한 프로덕션에 거친 카메라 워크, 정련되지 않은 과잉의 감정들, 이소룡의 영화들은 그런 정서가 주조를 이룬다. 좋게 보아도 B급 영화 이상의 평가를 하기 어려운 영화들이지만, 스크린에 이소룡이 등장하는 순간 모든 조악함은 화려함으로 전이되며, 과잉의 감정들은 당연한 듯 받아들여진다. 영화 한 편의 거의 모든 것을 표현하며 장악하는 힘, 그것이 바로 이소룡의 힘이다.

동시에 ‘이소룡’이라는 이름은 암울한 70년대를 관통한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폭력과 군사문화가 지배한 시대의 공기에서 숨통을 터주는 카타르시스 그 자체다. 결국 ‘이소룡’은 단순한 배우의 ‘고유 명사’가 아니라 그 시대를 일컫는 ‘보통 명사’로 전이된다. 억압받는 자의 대변자이며 동시에 고독에 휩싸인 ‘안티 히어로’의 이미지, 이소룡은 ‘괴조음’을 내뱉으며 마구 휘두르는 발차기에 내공을 담아 보는 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준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그의 영화들 속에서, 이소룡은 약한 중국 민족의 구원자(<정무문>)이며 노동자들의 영웅(<당산대형>)이자 화교들의 보호자(<당산대형> <맹룡과강>)다.



중화 영웅

당대 이소룡 영화의 선풍적 인기의 원인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은 역시 <정무문>이다. 청순한 묘가수와의 유일한 키스씬으로도 유명한 <정무문>은 중국 민족을 대표하는 새로운 영웅상을 제시한다. ‘병약한 중국’이라는 일본인들의 농담을 발차기로 깨부수고 단신으로 적의 무도장에 뛰어들어 거구의 서구인과 일본인들을 무찌르는 이소룡의 모습은, 특유의 경쾌한 액션 리듬과 어울어져 과격한 파워를 느끼게 한다. 이소룡 영화 속의 메시지는 매우 단순하며 공격적이고 어떤 의미에서 순수한 원초성을 보여준다. 우람한 근육의 몸매가 아니라 쿵푸로 단련된 날래고 탄탄한 육체의 이소룡의 행동 동기는 매우 감정적이며 우발적이기도 하다. 유가적 사고에 기반한 윤리 강령에 의해 행동하는 이소룡의 복수극은 민족 감정의 정서를 자극하며 이는 이소룡을 70년대의 ‘열혈’만화들 속에서 등장한 숱한 ‘만화 영웅’들의 모델이 된다. 오직 ‘승부’에 모든 것을 건 ‘투혼’으로 똘똘 뭉친 ‘열혈남아’의 전형은 바로 이소룡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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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화려한 외양의 금빛 박스 안에 앨범식으로 짜여진 <이소룡 콜렉션>은 그동안 명성에 비해 열악한 화질과 음향을 보여주었던 ‘이소룡 영화’들의 실체를 제대로 만나볼 수 있는 기쁨을 준다. 국내 출시된 기존 판본이 홍콩판 DVD를 바탕으로 제작되어 화질 열화가 매우 심하고 와이드TV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4:3 풀스크린에 레터 박스 처리만 된 것에 비해 새롭게 출시된 <이소룡 콜렉션>에 수록된 4편의 영화들은 모두 2.35:1 아나몰픽으로 리마스터링되었다. 또한 캐나다에서 진행된 리마스터링 작업의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그동안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되었던 영국판 ‘홍콩 레전드’ 시리즈를 능가하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소룡 사후 만들어진 <사망유희>의 경우, 이소룡이 촬영한 필름과 그 이후 김태정이라는 한국 청년을 대역으로 촬영한 필름의 질감이 이질적이지만, CG기술 자체가 없었던 당시의 상황들을 고려하여 봐야할 것 같다. 전체적으로 안정된 필름 질감은 당대의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있으며 디테일 역시 매우 훌륭하게 묘사되고 있다.

음향 : DTS와 DD5.1의 음향 포맷이 지원되는 본편들의 음향 역시 매우 흡족스러운 편이다. 제작 시기가 오래된 작품이니 만큼 강력한 서라운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원본에 충실하게 디자인된 사운드 디자인은 명료한 느낌이다. 약간 먹먹한 느낌이 나는 장면들이 있지만 역시 일관된 기준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며 원본 소스의 거의 최대치를 이끌어 냈다고 판단해야할 것 같다.

서플먼트 : 6장짜리로 구성된 영국판 ‘홍콩 레전드’에 비해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이 서플먼트라고 할 수 있다. 아쉽게도 본편 영상에는 코멘터리가 제공되지 않으며 <당산대형>에는 홍금보 등이 참여한 이소룡 관련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고 <사망유희>에는 이소룡이 본래 촬영했던 장면들이 수록되어 있는 정도다. 각 편에는 구버전과 새버전의 트레일러들이 수록되어 있으며 서플먼트의 부족을 상쇄하고 있는 것은 이소룡 사망 당시 홍콩에서 제작된 77분 분량의 기록 영화 <이소룡 삶과 전설>로 장례식장의 모습과 당시 상주였던 브랜던 리의 어린 시절을 볼 수 있으며 이소룡이 계획했던 영화들의 면면도 만날 수 있는 내용이다. 전반적인 이소룡의 현재성을 이해하는데는 별 도움이 안되겠지만 비극적인 영웅의 죽음 이후 풍경과 상실감을 느껴볼 수 있다.


<이소룡 콜렉션> 말죽거리의 기억

화면 : 2.35:1 Anamorphic Widescreen
오디오 : 광동어 돌비 디지털 5.1, DTS 5.1
자막 : 우리말, 영어
스튜디오 : 스펙트럼
감독 : 나유(<당산대형> <정무문>), 이소룡(<맹룡과강>), 로버트 클라우즈(<사망유희)>)
주연 : 이소룡, 묘가수, 한영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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