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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15 [데드 걸] 잊지 못할 그녀의 함박웃음 (6)

나는 정말로 그녀의 함박웃음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바랐다. 이제야 딸을 만날 수 있다는 가슴 설레는 안도의 한숨이, 딸아이의 생일선물을 전해줄 수 있다는 행복감이 지속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뒤 이어 찾아오는 가슴 먹먹함. 그것은 관객으로서 어찌할 수 없는 무기력함과 비통한 심정의 다름 아니었다. 한참을 앉아있는 것 말고는 달리 할 것이 없었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듯 어떤 죽음이라도 의미를 부여하지 못할 것이 없을 터이다. 그렇다! 죽음은 주변인들과 어떻게든 관계를 맺어 그들의 삶을 헤집고 들어간다. 삶에 대한 성찰이든 아니면 죽음에 대한 재해석이든 또는 한 사람의 죽음에 관련된 사회와의 역학관계이든 간에 말이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죽음 자체가 아니라 죽음으로부터 시작되는 삶의 변화인지 모른다.

한 여자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부패하고 훼손되어 누군지 알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단서라고는 ‘TAKEN'이라고 쓰여 진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뿐이다. 이제부터 영화는 한 구의 시체를 둘러싼 네 명의 인물과 일상을 두루 보여준다. 그러니까 한 사람의 죽음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4명의 여성들을 통해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죽음이 그들에 삶에 어떻게 간섭하고 영향을 끼치며 변화를 불러일으키는지를 촘촘하게 탐색한다는 것이다. 카렌 몬크리프 Karen Moncrieff 감독이 연출한 [데드 걸 Dead Girl](2006)의 시작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는 'The Stranger' 'The Sister' 'The Wife' 'The Mother' 그리고 'Dead Girl'로 나뉜 5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감독은 각각의 이야기를 죽은 자와 관련지음과 동시에 독립적 기능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는 개별적 완성도가 등가를 이루며 진행되는 다섯 개의 에피소드가,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이야기를 추동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러므로 각기 에피소드는 ‘발견한 자’ ‘검시한 자’ ‘가해자’ ‘피해자의 엄마’ ‘그리고 당사자’로 표기해도 무방하다. 굳이 공포영화 느낌 가득한 ‘데드 걸’을 제목으로 붙인 것도 극중 모든 여성이 죽음과 밀접하게(살아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 관련되어 있으며, 다만 가해자와 피해자 혹은 방관자라는 위치의 차이가 있을 따름이라는 내러티브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우리의 인생이 죽은 이의 그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얘기다. 때문에 그녀들이 옷을 벗는 행위는 (발견된 시체가 발가벗겨져있듯이)유사죽음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새로 태어남을 뜻한다. 한 사람의 죽음이 불러일으킨 다양한 파장이란 얼마나 대단한가!

이렇게 [데드 걸]은 한 사람의 죽음이 다른 사람의 삶과 조우하는 방식에 대하여 비교적 침울하고 어두운 색채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 전반이 죽음의 사자가 배회하는 모습은 아니다. 오히려 인물들의 현실이 처연해질 수 록 마음을 다잡게 만드는 묘한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름 모를 여인의 죽음을 통해 있는 듯 없는 듯 소외된 삶을 살던 여성을 언론의 주목 받게 하였고, 시신 검시과정에서 언니의 실종이라는 과거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하던 검시관의 마음을 열어주었으며 때론 딸을 잃은 어미의 슬픔 위에 새로운 생명을 안착시킴으로써 희망을 선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에 머물지 않고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겨준다는 점에서 무조건 암울하지만은 않다.

영화의 진행은 연대기적 서술이나 사건의 나열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대신 절묘하게 배치된 각각의 이야기는 마지막 에피소드를 위해 어긋나다 합쳐지기를 반복하더니, 종국에 이르면 모든 것이 명쾌해진다. 죽은 여자가 누구이며 심지어 범인이 누구인지까지도. 단서가 잡히는 듯하더니 이유 없이 배배 꼬아버리는 영화와는 차원이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만약 순서를 뒤바꾸었더라면, 평범한 영화에 그치고 말았을 것일 터. 마지막에 이르러 가슴 답답하지만 오히려 머리가 가벼워지는 것도 이렇듯 이야기의 배치가 절묘한 까닭이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가슴이 아릴 수밖에 없는지 모른다. 쉼 없이 이야기를 맞추며 따라가다가 범인과 피살자의 신원이 밝혀지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깨달았을 때, 불현듯 몰려오는 죽은 여인에 대한 연민과 비참한 삶의 종말을 목도한 자의 자괴감 같은 것 말이다.


(추신) [데드 걸]은 현재 CGV 체인 5개 극장에서 상영 중에 있다. 어쩌면 이 글을 여러분이 읽을 때면, 그 숫자가 대폭 줄어있을 런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가능하면 이 영화는 꼭 보기를 권한다. 작은 영화에 대한 관심 따위의 입에 발린 수사를 떠나, 삶과 죽음에 대하여 또는 생에 관하여 한 번쯤을 생각해볼 마음이 있다면 말이다. 대신, 마지막 크레딧이 올라갈 때 스크린 위로 흐르는 You Are My Sunshine 으로 인해 가슴이 먹먹해지는 기분쯤은 흔쾌히 감수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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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추천합니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살인사건에 대한 영화야 워낙 흔하기에 별 기대와 정보없이 보았습니다.
    에피소드별로 제목이 뜨고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처음엔 뭘 말하나...추리영화인가 하고 보다가 하나씩 조각을 맞춰가게 됩니다.
    그리고 아아....마지막 에피소드 제목을 보고....알게 됩니다.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것....이 영화가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를....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잠시 멍하니 있을수밖에 없더군요....

    2007.11.15 17:53
  2. Favicon of http://kr.blog.yahoo.com/itoshii00 BlogIcon 무플환영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동안 멀리했던 극장이지만... 보러가야 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07.11.15 19:37
  3. 니미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 데드걸 꼭 보기를 바란다? 건방진 새끼. 니가 뭔데 명령조냐? 썅놈새끼, 안그래로 열받아 죽겠는데 니가 아주 기름을 붓는구나? 건방지게 그따위로 기사제목 붙이지 마라.

    2007.11.16 01:34
    • 쯧쯧  수정/삭제

      그럼 읽지 말던가. 누가 너보고 읽으래?
      진짜 이런놈들이 인터넷 하니까..인터넷이 더럽혀지는거지..화풀이 할데가 없어서 이런데다 화풀이하고..
      진짜 개찌질이다..한심한놈.

      2007.11.16 01:36
    • xfvgs  수정/삭제

      참 뭐랄까..한심하시네요...

      2007.11.16 03:13
    • 김민아  수정/삭제

      니미님 영화 '데드 걸'에 대해 다른생각을 가지고 계신거라면 '말'로 표현하셔요^^. 여기서 그런식으로 투정부리셔도 받아줄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건방이라...^^

      2007.11.20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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