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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10 풍자의 힘은 강하다 - 땡큐 포 스모킹
2007.09.09


나는 마이클 무어의 방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이클 무어가 주목받기 좋아하는 사람이냐, 아니냐와 같은 사소한 이유 때문이 아니다. 물론 무어의 작품이 객관적이지 못하기 때문도 아니다. 당연하겠지만 이 세상의 그 무엇도 객관적일 수 없다. 하다못해 아름다운 풍경을 찍었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무수히 많은 이 세상의 모습 중 그 어떤 한 가지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관객은 카메라가 제안하는 부분 - 찍는 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부분 - 을 중점적으로 보도록 강제된다. 잘 알지도 못하는 감독의 인성이나, 객관성 따위는 애당초 내 취향과는 별 관계가 없다.

문제는 다음의 부분이다. 다큐에는 어느 정도의 룰이 존재해야 한다는 신념. 카메라를 들이미는 것은 작가의 주관 - 당연하겠지만, 주관 없는 작품을 보는건 정말 심심한 일이다 - 일지라도, 찍히는 대상이 조작되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무어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 것에서 좀 더 나아가서, 나는 때로 그의 작품들 -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허구인지 확인하기 어려울 조작과도 같은 작업들 - 에서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나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고는 결코 생각지 않는다. 현실을 모르는 샌님이라고? 맞다. 나 샌님이다. 무어의 작품이 재미있지 않냐고? 때로는 재미있다. 하지만 재미있다는 것이 좋아한다는 것과 꼭 같은 의미는 아니다.

무어에 대한 불만의 대부분은 그의 작품이 다큐의 형식을 빌리고 있다는 데 기인한다. 그가 극영화의 형식으로 작품들을 만들었다면, 나는 결코 그같은 공포감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 예로 들 수 있는 작품이 바로 [땡큐 포 스모킹]이다. 굳이 다큐의 형식을 빌리지 않아도 영화가 그려내는 현실이 우리의 것임을 알기에는 충분하다. 아니 염증이 날 정도로 이런 예를 많이 보아왔다.

[땡큐 포 스모킹]은 궤변에 의해 돌아가는 세상에 대한 일종의 풍자극이다. 신자유주의와도 상통하겠다. 개인에게 충분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았음에도, 개인의 선택을 최우선하는 풍조. 선택을 제한하는 것들에는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최대한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자 하는 풍조.

예를 들어 나는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한다. 때로는 누가 나쁘다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이 얼마나, 혹은 어떻게 좋고 나쁜지 잘 모른다. 나보다 더 잘 알 것 같은 사람에게 자문을 구하고자 하나, 그들은 나를 얼마든지 속일 수 있다. 자신의 입장과 떡고물에 의해서. 대체 난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답을 모르니 지금으로서는 더 할 얘기도 없다.

물론 이런 작품은 무어의 영화 - 혹은 유사한 더욱 직접적이고 음모론적인 작품들 - 만큼 효과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런 부류의 영화들은 솔직하고 공정하다. "난 사실이 아닐 수도 있소." 라고 천명하고 있다는 뜻이다. 풍자의 힘은 강하다. 늘 생각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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