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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09.12 오늘의 요리와 이준익 감독
  2. 2007.08.27 [즐거운 인생] 촌스러운 준익씨

오늘의 요리와 이준익 감독

필진 칼럼 2007.09.12 17:41 Posted by woodyh98

2007.09.12



오래전, 저녁마다 TV에서 해주는 프로그램 중에 ‘오늘의 요리’라는 것이 있었다. 대게 오후 6시를 전후해서, 그러니까 저녁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시간에 맞춰 그날의 요리를 소개하는 프로였는데, 유명한 요리전문가가 나와서는 재료소개에 이어 요리방법을 알려주었다. 이를테면 왕준련, 한정혜, 하선정, 한복선, 이종임 같은 분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발굴되고 재조명된 요리의 달인들이었다고나 할까?

학창시절에는 어머니와 자주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곤 했는데, 그때 마다 어머니가 하시던 단골 멘트는 “세상에, 고기 넣어서 안 맛있는 음식이 어디 있다니!”였다. 그러면서 어김없이 “소고기 200그램 넣고 자잘한 재료 넣어서 만드는 음식을 별미라고 소개 하느냐”며 혀를 차곤 하셨다. 그렇다. 고기 들어가서 맛없는 음식이 있을까. 요즘 같으면 한우다 수입소고기다 하면서 구별 지어 고기 맛을 따지고 한우도 명품한우니 횡성한우니 약초한우니 하는 식으로 원산지와 사료로 차별화시키고 있지만 그 때만해도 소고기 먹는 것이 명절이나 생일에 한 번 돌아오는 연례행사인 시절이었으니 이런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정확히는 스스로 밥을 해먹기 시작하면서부터 소고기를 넣어 만드는 요리가 무작정 맛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음식이란 재료도 중요하지만 손맛에 모든 것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영화를 만드는 행위를 요리와 비교해도 한 치의 다름이 없음을 알게 된다.

즉 감독은 요리사요 시나리오와 배우와 소품과 미장센을 포함한 모든 환경들은 요리재료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제 아무리 좋은 시나리오와 연기파 배우와 완벽한 공간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감독의 능력이 부족하다면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일 아니겠는가. 소고기를 듬뿍 넣는다고 해도 손 맛없이 맛있는 요리가 완성되기 힘든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이준익 감독은 손맛이 출중한 요리사로 불릴 만 한 사람이다. 이는 그가 음식을 만든다면, 있는 재료를 총동원하여 최상의 밥상을 차려낼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한다. (우연인지 몰라도 [라디오 스타]에서 중국집 주방장으로 출연한 그의 모습이 자연스럽지 않았나?) 시간이 조금 흘렀으나 [즐거운 인생]의 시사회를 통해 필자는 그것을 느꼈다. ‘인생은 놀이’라는 그의 인생관과 ‘요리하는 자’의 손맛이 영화의 면면에 깊게 배어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네오이마주의 9월 기획은 이준익의 [즐거운 인생]과 그의 영화세계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질 것이다. 감독론부터 연기론, 개별영화 평론과 리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이준익의 영화세계를 탐구해볼 요량이다.
[즐거운 인생]의 스토리는 사실 뻔한 이야기와 예측 가능한 감정선 위에서 움직이는 인물들의 행동이 전부다. 그럼에도 이것을 적절하게 안배하여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완성시키는 연출력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무수한 실패와 반복학습을 통해 비로소 가문의 손맛을 터득하는 것이 종부의 길이라면, 감독의 길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특별한 레시피 없이도, 누구나 탐내는 명품재료 하나 없어도 칼만 잡으면 제법 맛난 요리를 뚝딱 만들어내는 몇 안 되는 요리사, 우리시대의 즐거운 영화기능공 이준익의 [즐거운 인생]을 네오이마주가 작심하고 미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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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 촌스러운 준익씨

필진 리뷰 2007.08.27 18:23 Posted by woodyh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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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7


이준익 감독의 영화는 촌스럽다. <황산벌>에서 계백의 아내가 목숨을 내놓기 전에 울부짓을때나, <왕의 남자>의 그 신파성이나, <라디오 스타>에서 최곤이 와서 좀 비쳐달라며 울먹일 때, 모두 다 마찬가지다. <즐거운 인생>도 오십보 백보다.

이 40대 남성들, 386 형님들을 위한 응원가는 사실 유치찬란하기가 이를데 없다. 여성 캐릭터들은 그들을 응원하거나 좌절케 하거나 바가지를 긁는 지극히 대상화된 캐릭터들 뿐이며, 밴드 공연장면은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촌스럽기 그지없다(요즘 만들어지는 뮤직비디오에 비할데가 못된다). 고작해야 할리우드 장르 영화를 뛰어넘지 못하는 내러티브도 별 볼일 없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중간중간 심금을 울리는 장면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게 감독이 충분히 감정이입을 해 낸 캐릭터들 탓인지, 김상호나 김호정을 비롯한 배우들의 호연 때문인지, 1년 만에 후딱 각본을 써낸 최석한 작가의 중간중간 감칠맛 나는 대사빨 덕분인지 모를 일이다.

그러니까 이 노골적인 동시에 직선적인 응원가 중간중간 읽혀지는 정치성, 한국 사회에 대한 직설법, 무엇보다 순진할 정도의 우직함은 또 다시 지식인/남성/20대 후반 이상/밴드 경험 혹은 그런 친구를 둔 관객들에게 먹힐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일종의 판타지인 아카펠라 록 연주 장면처럼 왠지 모르게 그들을 응원해야 할 것 같은 순진함. 이걸 위험하다고 판단할지, 봐줄만한 낭만으로 평가할 지는 순전히 당신의 몫이다.

단, <라디오 스타>의 스타성이나 인물에 대한 집중도는 분명 떨어지니 유의하시길. 사족 하나. 이 영화로 가장 이득을 볼 배우는 이준익 감독이 정이 뚝뚝 묻어나는 클로즈업을 안겨준 김상호 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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