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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방비도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1.08 무방비도시, 신파와 범죄물의 부적절한 만남 (15)
 
하성태



‘무방비 도시’, “소매치기는 숨소리까지도 믿지 마라”, “엄마 노릇은 개나 소나 하는 줄 알아.” 영화 <무방비 도시>를 관통하는 세 가지 열쇠다. 그런데 하나는 비어있고, 또 하나는 전시하다 그치며, 마지막은 과잉이다. ‘리얼 소매치기 범죄액션’을 표방한 <무방비 도시>는 그렇게 장르성에 살짝 기대는 척 하다 교훈극으로 마무리하는 한국 상업 영화의 전형을 답습한다.


세 줄로 요약해 보자. 소매치기 전과 17범 강만옥(김해숙)을 어머니로 둔 광역수사대 형사 조대영(김명민)은 일본에서 활약하다 국내로 복귀, ‘삼성파’를 조직한 섹시한 소매치기 백장미(손예진)을 소매치기 조직 소탕 과정에서 우연히 만나 매혹을 느끼면서 느슨하지만 단단한 운명의 끈으로 엮이게 된다. 그러니까 소매치기 손예진과 형사 김명민의 대결구도는 일종의 맥거핀과 같다. 형사가 등장하니 형사물이요, 간간이 등장하는 ‘이연걸식’ 액션이 등장하니 액션물이요, 팜므파탈이 엮어가는 파탄의 드라마니 범죄느와르라고 우길 수 있겠지만 영화가 어디 인수분해처럼 딱 잘라 나눠지던가. 김병옥, 손병호, 윤유선, ‘주무치’ 박성웅 등 개성파 조연들이 다수 등장해 감칠맛 나는 연기를 펼쳐내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게 다 이 죽일 놈의 ‘신파’ 때문이다.


엇비슷하게 김해숙이 어머니로 등장해 거침없이 눈물샘을 자극했던 <해바라기>는 차라리 정직하다. 출소한 양아치 양아들이 개과천선해 어머니를 찾아오지만 ‘건설’ 조폭들이 가만 놔두지 않는 다는 전형적인 스토리 라인. 대놓고 ‘이건 신파라니까’를 외치다 간간히 개그와 인간미가 배어나올 때. 우리는 차라리 상업영화의 클리쉐를 대놓고 수용하면서도 울고 웃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무방비 도시>는 끝끝내 백장미의 소매치기 조직 흥망성쇠기와 모범생인척 하는 형사 조대영이 인연의 끈에 묶여있다고, 그래서 모든 것이 비극일 수밖에 없다고 강변한다. 거창한 그리스 비극이라도 되냐고? 문제는 세 사람이 엮여있는 바로 그런 우연이 운명이라 교훈을 끝끝내 친절히 설명해준다는데 있다.


그러니까 모성애 신파가 점점 장르에 침입 할수록, 다시 말해 어머니 때문에 갈등하는 조대영이 표정이 어두워지면 어두워질수록 흥미롭던 ‘삼성파’의 플롯은 급해지고 헐거워진다. 소매치기 일당의 실상을 조망하겠다는 의도로 짧은 호흡의 컷을 이어 붙여 ‘소매치기 이렇게 하면 2시간 만에 마스터한다’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시퀀스 내의 긴장감? 범죄 현장을 고발하는 리얼 드라마? 백장미를 제외한 ‘삼성파’ 조직원 세 명은 제스추어만 있고 디테일이 실종된, 플롯에 복무하는 ‘기계’들일 뿐이다. 그건 조대영을 제외한 형사들도 마찬가지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최동훈의 감독의 ‘구라’ 빨이 아쉬워지는 대목이다.


더욱 더 아쉬운 건은 매력적일 수 있었던 백장미 캐릭터. 손예진의 의욕적으로 도전한 소매치기 조직 보스 백장미는 타고난 미모와 지략, 배짱으로 명동과 동대문을 손에 넣는 것도 모자라 모성애가 많이 부족했던 조대영을 멋지게 농락하는데 성공한다. 바로 여기서 진중권 씨가 <디 워>를 예로 들었던, 고대 그리스극에서 초자연적인 힘을 빌려 극을 해결했던 기계에 의한 신 일명  ‘데우스 엑스 마키나’와 같은 존재가 등장한다. 이즈음 ‘위풍당당’ 백장미가 급격한 심리 변화를 겪으며 극은 신파의 절정으로 달려간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 강만옥과 조대여이 마주하는 명동 시퀀스는 눈물을 짜내려는 자극적인 슬로우 모션과 클로즈업으로 덧칠되어 있다. 더불어 중간 중간 관객을 위해 친절한 흑백 플래쉬백을 삽입하다 못해 후반부 두 사람의 인연을 설명하는 주인 없는 회상신은 진정 사족과도 같아 보인다.


그리하여 아쉬워지는 것은 제 몫을 다한 배우들이다. 나문희 여사에 버금가는 모성 눈물 연기의 대가 김해숙은 당뇨병 환자의 고통을 섬세하게 표현해 낸다. 화제의 중심인 손예진 또한 <작업의 정석>의 코믹 내숭녀 연기의 대척점인 백장미를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장르적인 과장된 수식에 살짝 손예진 특유의 연약함을 얹어 넣으면서 최소한 장르 안에 살아 숨쉬는 소매치기 보스를 만들어 낸 것. 다만 전작 <리턴>과 대동소이한 캐릭터를 연기한 김명민은 드라마에서 장점으로 승화됐던 다소 고양돼 있는 마초 캐릭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듯 보인다.


자,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조대영의 멜로드라마와 백장미의 범죄느와르를 엮어놓은 <무방비 도시>의 첫 번째 열쇠. 도대체 ‘무방비 도시’는 어디로 갔나. 이탈리아의 거장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의 고전을 영문 제목까지 그대로 따온 이유가 단지 동대문과 명동이라는 지명을 활용하고 그 곳에서 로케이션을 했기 때문이라면 이건 넌센스다. 서울의 야경을 훑는 오프닝을 제외하고 서울이란 도시의 매력을 살리려는 노력조차 기울이지 못한 점이야 말로 <무방비 도시>에서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런..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름 너무너무 기대하고 있었는데.. 허술한 스토리라인 너무 싫어요..ㅠㅠ.. 리턴때도 그러더니.. 기대치는 이빠이 높여놓고 정작 영화가 안좋으면 그 배신감 감당안되던데.. 명민님 믿고 보려는데 이러면 진짜 곤란..ㅡㅡ;;

    2008.01.08 17:22
  2. 산책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사회 봤는데..영화 재밌던데....초반에 긴장감 작살...후반에 눈물...남자인 나도 흘렸어요..영화 좋던데..역시 기자들이란...넘 많이 배우셨어....나도 서울에 있는 대학 나왔는데...내 수준엔 딱이던데..^^;;

    2008.01.08 19:01
  3. 사실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급격한 신파는 너무했다는... 김영민이 범인이었어.. -.-

    2008.01.08 22:38
  4. 뭐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보다 이 글 이해하기가 더 힘들군요. 무슨 멋을 이렇게 부려서 글을 쓰는지 왕짜증나네요. 솔직담백하게 글쓰면 안멋있게 보여서 그러나요??

    2008.01.09 08:00
  5. Favicon of https://badnom.tistory.com BlogIcon w0rm9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내용과 상관없는 질문인데요...포스트 제목 폰트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2008.01.09 10:20 신고
    • Favicon of https://neoimages.tistory.com BlogIcon woodyh98  수정/삭제

      오른쪽 링크 메뉴바에 '글자가 잘 안보이세요' 를 클릭해보면 아실 수 있을겁니다.

      2008.01.09 23:48 신고
  6. ..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감. 영화보다 이글 이해하기가 더 힘들다는 ㅋㅋㅋ 어제 시사회로 보고 재밌게 잘만 보고왔구만 뭐가 이렇게 불만이 많으신지 -_- 그리고 맨마지막 흑백장면이 무슨 사족이에요 영화 다시 보고 오세요 ㅉㅉ

    2008.01.10 01:39
  7. gma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에 분, 글 제목에 모든 해답이 들어있건만 이해가 안간다니..글쓴이에게 영화 다시 보고 오라고 어줍잖은 충고 하기 전에 본인이나 저 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는게 어떠실지? 자신과 다른 관점, 생각에는 무작정 적개심부터 드러내고 보는 개티즌의 저 천박함이라니. 쯧쯧...

    2008.01.1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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