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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4 [친구들 영화제] 와일더가 바라본 할리우드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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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영



막강한 할리우드 제작자이자 MGM 총수였던 루이스 B. 메이어는 1950년의 어느 날 한 남자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너는 지금의 널 만들어주고 먹여살려준 산업을 욕되게 했어!” 메이어를 분노케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선셋 대로 Sunset Boulevard>와 감독 빌리 와일더였다.

할리우드는 1949년을 기점으로 관객이 급격하게 감소함에 따라 스튜디오 종사자의 감축을 가져오게 된다. 또한 할리우드는 TV라는 기술적 도전에 직면해야만 했고 미학적으로도 이미 구태를 반복하며 고루한 도식에 안주하고 있었다. 이렇듯 영화와 TV사이에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에 빌리 와일더는 자신의 영화 필모그래피를 통틀어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이게 되는데, 할리우드를 둘러싼 위기들, 즉 경제적, 기술적, 미학적 위기를 다룬 자기반영적 영화 <선셋 대로>가 그것이다.

왕년의 대배우의 저택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수영장에 떠있는 남자의 시체인 할리우드의 무명 시나리오작가 조 길리스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선셋 대로>는, 저물어가는 할리우드 황금기를 반추하고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를 조명하며 이제는 TV에 밀리고 새로운 영화사조와도 맞서야 하는 할리우드를 이야기하는 영화이다.

흥미롭게도 와일더는 왕년의 무성영화스타로 하여금 자신의 처지를 연기하게 만듦으로써 할리우드를 근거지로 살아가는 이들의 인생을 패러디하며 재구성하고 있다. 이를테면, 사라져가는 모든 것들에 대한 두려움을 여배우 노마에게, 새로운 물결에 대한 할리우드 감독의 집단적 위기감을 몰락한 감독 맥스에게 투사시킨다는 것. 계단을 내려오는 노마를 위해 카메라를 준비시키고 “액션!”을 외치는 그의 표정이 노마만큼이나 비장한 것도 이런 때문일 터이다. 이처럼 <선셋 대로>는 한 때 최고의 성공을 거뒀던 여자와 한 번도 정상에 서 본적 없는 남자가 만나 벌어지는 로맨스에 스릴러가 보태져 자기반영이 다다를 수 있는 극한의 성취를 이뤄낸다.

영화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노마와 친구들의 카드게임 장면에 등장하는, 밀랍인형 같은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단 한마디도 하지 않던 버스터 키튼의 모습인데, 서글프고 잔인한 영화산업의 현실 반영이라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남겨준다. 이렇듯 무성영화의 쇠락과 득의양양하던 유성영화 역시 TV의 보급과 더불어 위기를 맞게 되는 아이러니, 이것이 빌리 와일더가 <선셋 대로>를 통해 바라본 전후 할리우드의 자화상이요, 오늘까지도 <선셋 대로>를 회자시키는 동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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