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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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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인기는 당시로서는 세계적이었다. 조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는 4,50년대에 유행했던 B급 모험 영화의 분위기를 활용해 상당히 잘 만들어진 경쾌한 오락 영화를 만들어 냈고 이런 류의 모험 영화를 별로 접해보지 못했던 당시의 관객들은 쉴새 없이 전개되는 활극적 쾌감에 탄복했던 것.

당연하게도 이런 <인디아나 존스>의 캐릭터를 빌어 만들어진 아류작들이 만들어졌는데, 대표적인 것이 당시 이런 식의 B급 영화들을 만들어 짭짤한 성공을 거두고는 했던 캐논 그룹의 모험 영화로는 TV 스타였던 리처드 챔벌레인을 앨런 쿼터메인이라는 캐릭터로 출연시킨 <킹 솔로몬 King Solomon's Mines, 1985>과 <쿼터메인 (Allan Quatermain And The Lost City Of Gold, 1986> 시리즈가 있었다. 샤론 스톤이 출연하기도 했던 이 영화는 물론 '인디아나 존스'같은 오리지널 캐릭터는 아닌데, 실은 앨런 쿼터메인이라는 캐릭터가 '인디아나 존스'의 선조격에 해당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앨런 쿼터메인은 영국의 모험 소설가 H. Rider Haggard의 소설에 등장했었고 이미 1910년대와 1930년대에 이미 영화화된 바 있기 때문이다. 이 캐릭터는 2003년의 범상한 슈퍼 히어로 블록 버스터 <젠틀맨 리그>에서는 숀 코넬리가 같은 이름의 캐릭터를 연기한 바 있기도 하며 2004년의 TV 방영용 영화에서는 패트릭 스웨이즈가 동일한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도 캐논 그룹의 영화들은 두 편 모두 국내 수입되었고 본 것 같기도 한데 거의 기억은 나지 않는다.

글이 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는 했지만 어쨌든 <인디아나 존스>시리즈의 성공은 위에 서술한 <쿼터메인>같은 비교적 제대로 된 영화들 외에도 각종 B급 모험 영화의 양산으로 귀결되었고 사실 대부분은 기억 저편에 있다. 하여튼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모험' 컨셉은 홍콩 영화계에서도 홍콩식으로 컨버젼된 바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영화는 배우 자체가 강력한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는 <용형호제, 1985>와 <용형호제2-비응계획, 1986>이 대표적일 것이다. 두 편의 영화에서 성룡은 중국인 모험가로 분해 특유의 아크로바틱 액션을 모험 영화의 틀과 결합시킨, 자신만 가능한 액션 영화를 선보인 바 있다. 또 제목부터가 추구하는 장르를 뚜렷하게 선보이는 정소동의 <모험왕, 1995> 역시 조금 연대는 뒤쳐지지만 인디아나 존스 박사를 추종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모험왕>은 영화 자체가 논리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한 졸작으로 평가받는 영화다. 이들보다 앞서 좀더 선도적인 모험-환타지 영화가 존재하는데 <위슬리전기, 1985>가 바로 그런 영화다.


국내에 출처가 불분명해 보이는 DVD로 출시된 <위슬리전기>는 이미 국내에 개봉된 적이 있는데, 이 영화 역시 홍콩 느와르와 왕조현의 팬덤 현상이 극에 달하던 시점에 뒤늦게 개봉되어 소모된 느낌이 강한 영화 중 하나다. 물론 <위슬리전기>라는 영화 자체가 그리 완성도가 뛰어난 영화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이 영화는 조금 눈높이를 낮추면 '제법~'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이야기 전개를 보이고 있기는 하다.





일단 이 영화의 주인공 캐릭터는 당시 중화권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허관걸이 맡고 있는데, 허관걸은 <미스터 부>시리즈로 소개된 허관문의 광동어 코미디의 허씨 형제들 중 가장 스타성을 갖춘 인물로 서극 제작의 탁월한 코미디 액션 영화 시리즈인 <최가박당>의 큰 성공으로 중화권 내부에서는 커다란 인기를 끌어모은 바 있었다. 허관걸의 경우에는 '광동 코미디' 분야의 이미지가 강한 스타였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거의 지명도가 없는 편이었으며 그건 무협영화 <소오강호, 1990>의 상업적 실패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영호충으로 분했던 이 영화의 실패로 속편인 <동방불패, 1991>에는 영호충으로 이연걸이 캐스팅되게 된다.

<위슬리전기>에서 허관걸은 판타지 소설 작가인 타이틀 롤 위슬리로 분해 네팔과 이집트 그리고 홍콩을 종횡무진하며 모험 액션의 길에 접어들게 되는데, 그 길에 왕조현과 왕조현의 오빠인 적룡이 참여하게 된다. 어쨌든 <위슬리전기>의 결말부는 당대에는 꽤 황당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식의 결말이 많은 현재로서는 창의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 한데, 문제는 이 영화가 당시 홍콩 영화의 강박 즉 '뭔가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빠르게만 전개해 나가는 스피드의 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즉 이 영화는 참을성 있게 캐릭터의 개연성을 설명하기 보다는 어떻게든 액션이나 볼거리를 보여주겠다는 강박이 심한 편인데, 이런 경향은 당대의 범상한 홍콩 영화들에서는 흔히 발견되는 일종의 집단 강박같은 것이었다.

물론 <위슬리전기>는 그럼에도 꽤 야심이 큰 영화이기도 한데, 이 영화는 모험 액션 영화의 틀을 지니면서도 SF 장르와의 접속을 시도하는 특이한 경향을 선보인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용이 사실은 외계의 우주선이었다는 설정은 황당할 수도 있지만 무척 재치있게 느껴지기도 한 대목이다.

그러나 <위슬리전기>는 캐릭터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편인데, 특히 부유한 집안의 장자와 동생으로 나오는 적룡과 왕조현의 경우에는 영화 속 행위의 개연성이 많이 떨어진다. 가령 왕조현이 사실 위슬리의 열렬한 팬으로 쉽게 호의를 보낸다던가 적룡이 '여의주'를 차지하려는 목적들은 그다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위슬리전기>는 완성도에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당대의 오락 영화로서는 적절한 편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영화다.





* 태적라빈 Teddy Robin Kwan

이 영화의 연출자인 '태적라빈'이 생소해 자료를 뒤져보니 80년대 홍콩 영화에 자주 등장했던 왜소증을 지닌 인물로 등장했던 인물이었다. 이 인물은 여러 영화들에 배우로 등장하기도 했고 <위슬리전기>를 비롯해 원표와 홍금보가 등장하는 액션 모험 영화 <상하이 상하이, 1990>를 연출하기도 했는데,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은 분야는 <감옥풍운>, <최가박당>, <협도고비>, <흑협> 등에서 선보인 영화음악가로서의 재능이다. 현재까지도 영화의 제작자로서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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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팬더] 식탐이 세상을 구한다

필진 리뷰 2008.06.10 08:22 Posted by woodyh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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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면 먹어야 하는 우리의 포는 팬더다. 뒤뚱뒤뚱한 걸음걸이는 불안해 보여도 두 손으로 배를 들었다 놓을 때 출렁이는 살들은 귀엽다. 포는 22시간을 자야 움직일 수 있는 팬더다. 그는 아버지의 가업인 국수장사를 도우며 살아가고 있지만, 머리속으로는 쿵푸에 대한 꿈을 그리고 있다. 그가 바라보는 곳은 구름 위에 자리 잡은 절이다. 이곳에는 포가 우상으로 여기는 무적 5인방이 수련중이고, 용문서가 용의 전사를 기다리고 있다. 어느 날 포는 평화의 계곡에서 용의 전사를 선발한다는 소식을 듣고, 대회를 보기 위해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뒤뚱뒤뚱 계단을 두어걸음 옮겼을 뿐인데, 숨이 차서 벌러덩 누워 배를 하늘로 내미는 우리의 포가 대회를 볼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하지만 포는 우여곡절 끝에 대회장에 난입하고, 곧 대사부인 거북의 예언으로 용의 전사로 지목받는 황당한 일을 겪게 된다. 어찌 되었건 포는 용의 전사가 되고, 수련에 돌입하면서 타이렁이 감옥에서 탈출하면 평화의 계곡을 지키위해 악당 타이렁과 맞서야 한다. 허나, 잘 될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포는 팬더기 때문이다. 먹는 건 잘하고, 자는 건 남부럽지 않고, 입 담은 최고지지만 그는 그 뿐이다. 잭 블랙이 애니메이션 세계에서 현현하고 있는 것 마냥 포는 잭 블랙이 영화에서 보여준 모습들과 닮았다. 실제 목소리만 잭 블랙이 아니라 포는 잭 블랙 그 자체로 보인다. 이를 테면 [나초 리브레]에서 타이트한 바지위로 툭 튀어나온 배가 그러하고, 시시껄렁한 농담으로 좌중을 웃기는 게 [스쿨 오브 락]이랑 비슷하고 쿵푸의 역사를 주욱 꿰고 있고 잡다한 쿵푸사를 다 아는게 마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서 음악에 대해서 시시콜콜한 잡담을 늘어놓던 잭 블랙의 모습과 비슷하다. 포를 가르쳐야 하는 사부는 참 난감하다. 포는 호랑이도 아니고, 사마귀도 아니고, 원숭이도 아니고, 학도 아니고, 뱀도 아니기 때문이다. [쿵푸 팬더]에서 사부의 후계자로 등장하는 5인방은 각각 동물에게서 착안한 상형권의 하나이다. 호권(호랑이), 후권(원숭이), 사권(뱀), 학권(학), 당랑권(사마귀)은 들어봤어도 소림사에서 팬더를 보고 무술을 만들었다는 소리는 금시초문이다. 물론 애니메이션이라서 상상력을 발휘해보면 될터이지만, 관객으로서도 팬더가 우슈를 하거나 정무문을 한다고 하면 참 깝깝하다. 하지만 비밀은 바로 그 아무것도 아님에 있다. 팬더는 자기 자신을 통해서 거듭난다.

사부는 대사부가 떠나면서 남긴 마지막말을 되새김질 한다. 팥 심은데 팥나고, 콩 심은데 콩 난다면, 팬더는 팬더가 되어야 한다. 호랑이가 호권을 하지 않고 당랑권을 하며 어딘가 어설퍼 보이듯이 팬더는 팬더의 기질을 살려야 한다. 사부는 어느 날 포가 화가 나서 음식 창고에서 난동을 피우며 음식을 먹어치우는 걸 훔쳐본다.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는 포는 어딘지 모르게 야성미가 넘쳐 보인다. 그냥 화가 나면 먹어야 한다며 입 안 가득 음식물을 구겨 넣는 한심한 포지만, 주변을 보면 난장판인게 포가 했을까 싶은 의구심이 든다. 부셔지고 깨진 물건들. 이 때 사부는 약간의 실험을 하겠다는 듯 원숭이가 찬장에 과자를 숨겨두었다고 말한다. 포는 기다렸다는 듯이 3m높이에 있는 찬장 꼭대기로 기어 올라가 갈짓자로 다리를 벌리고 두 찬장 사이에 끼인 채 과자를 집어 먹는다. 사부는 옳거니 한다. 다른 제자들과 똑같은 수련법은 포에게는 통하지 않고, 오히려 식탐을 이용하여 그를 훈련시키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는 술을 먹어야 취권이 가능했던 성룡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사부는 음식을 줄듯 말듯 하면서 포를 놀리고, 포는 그덕에 무뎠던 몸이 유연해지고 팔굽혀 펴기도 자유자재로 하게 된다. 결국 포는 사부에게서 만두를 뺏을 수 있는 경지에 까지 오르게 된다. 이게 다 배고픈 팬더의 기질 탓이다.

결국 포는 팬더로 거듭난다. 그래도 아직은 2% 부족했던 포는 마지막 관문으로 전설의 용문서를 펼쳐든다. 용문서만 있으면 사악한 타이렁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사부와 5인방과 포. 그러나 용문서는 백지였고, 전설을 없었던 것으로 밝혀진다. 실망한 포와 사부는 타이렁이 평화의 계곡을 쑥대밭으로 만들기 전에 시민들과 함께 대피한다. 포도 그 대열에 합류한다. 포를 반기던 그의 아버지는 포에게 앞치마를 둘러주며 이제 가문을 대를 이으라고 한다. 그러면서 포의 아버지는 가문의 비법인 국수 만드는 비밀을 알려준다. 하지만 아버지가 알려준 국수 만드는 비법은 따로 없었다. 없다는 게 비법. 즉 그날의 기분에 따라서 잘 만들면 된다는 소리. 무안에 도가 있다는 동양적 사상은 이렇게 등장한다. 포는 용문서가 백지였던 까닭을 알게 되고, 있다고 믿는 것이 곧 있음이라는 이치를 깨닫게 된다. 이는 마음의 평화와 함께 자기를 믿는 것이 유를 창조하는 마지막 단계라는 소리임을 깨닫게 되고 포는 자신있게 타이렁과 맞서 싸우게 된다.


포와 타이렁의 대결은 이 영화의 백미인데, 언뜻 주성치의 [쿵푸허슬]이 생각나기도 한다. 포의 배치기를 맞고 공중으로 튕겼던 타이렁이 땅으로 떨어지면서 땅 속 깊숙이 파묻히는 장면은 [쿵푸허슬]에서 여래신장으로 적을 물리치던 장면이 생각나기도 하고, 사실 이 영화에서 시민들을 배려하는 장면을 보아도 [쿵푸허슬]이 스쳐 지나간다.포가 ‘쿵푸 팬더’로 거듭나는 걸 보여주는 장면은 바로 배치기 장면이다. 배치기는 호랑이, 사마귀, 원숭이, 뱀, 학 같은 동물은 절대 흉내내지 못한 팬더만의 특허가 아니겠는가. 이 영화는 일종이 성장담으로 팬더가 쿵푸 팬더로 거듭나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동양사상과, 서양의 영웅사상을 곁들이는 퓨전을 통해서 자기 정체성 확립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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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빨랑 보러가얄텐뎅..
    포스터만 봐두 울팬더 표정이 압권이에욘^^
    보고있음 미소가 그냥 흐흐흐흐(^-----^) 흐를것 같다는..

    리뷰잘보고 갑니다=3=33
    오늘도 완전 행복하시옵기를.. 아자~

    2008.06.10 12:50 신고
  2. Favicon of https://alltruth.tistory.com BlogIcon 아침의영광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제목 멋집니다 ㅎㅎ

    2008.06.11 12:04 신고
  3. Favicon of http://www.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제목 멋진데요 ^^

    2008.06.11 20:59

하성태


최근 <포비든 킹덤>의 홍보를 위해 베이징에서 기자 간담회를 연 성룡과 이연걸은 논란이 되고 있는 올림픽과 중국 관련한 질문에 대해 상반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성룡은 티벳사태와 관련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의견을 피력한 반면, 독실한 불교신자로 알려진 이연걸은 티벳 사태나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한 질문은 일절 받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S#2 <포비든 킹덤>의 일반 시사회장,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던 극장 안에 유독 한 쌍의 중년 부부가 눈에 띄었다. 그들 중 주위 시선을 아랑곳 않던 남편은 상영 시간 내내 부인에게 성룡과 이연걸의 '무협' 대결의 내용을 설명하기 바빴다. 아마도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던 그 중년 남성은 '외팔이' 왕우와 '브루스 리' 이소룡을 거쳐 '주먹코' 성룡과 '소림사' 이연걸로 이어지는 무협 스타들을 섭렵해왔던 전형적인 남성 팬이리라.

S#3 5월 초 개봉하는 <스피드 레이서>에서 조연을 맡은 '비' 정지훈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워쇼스키 콤비가 제작하는 <닌자 어세신>에 주연급으로 캐스팅됐음을 밝히며, 이 영화가 동양적(?)인 무협 영화에 가까울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한 메이저 스튜디오 드림웍스는 중국의 마스코트 팬더가 쿵푸를 배운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 <쿵푸 팬더>를 올 여름 대대적으로 전세계 배급한다. 잭 블랙, 안젤리나 졸리 등 특급 스타와 함께 구색에 맞춰 할리우드의 중화권 대표 배우 성룡, 루시 리우를 목소리 배우로 캐스팅했다.

<포비든 킹덤>을 반영하는 세 가지 장면

<포비든 킹덤>을 둘러싼 이 세 가지 장면은 꽤나 폭넓은 시각을 조망케 해준다. 우선 <포비든 킹덤>이 홍콩에서 출발, 전세계에 팬을 거느리게 된 두 액션스타를 내세우고 중국과 미국·한국 스탭들이 뭉친 다국적 스탭을 규합한 7000만 달러짜리 할리우드 영화라는 걸 염두에 두실 것.

먼저 성룡과 이연걸의 입장 차이는 개인의 정치·종교적 견해 차이일 뿐이다. 매일 같이 카드 광고에 등장해 베이징 올림픽을 홍보하는 성룡과 달라이 라마를 직접 만나기도 했던 불교 신자 이연걸의 영화 외적인 간극.

그랬거나 말거나 <포비든 킹덤>은 북미에서 4월 셋째주에 주말 2000만 달러를 거둬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티벳을 억압하거나 말거나, 성룡이 중국 홍보 대사를 자임하거나 말거나, 미국 관객들은 두 액션스타의 무협 영화에 기꺼이 90분과 입장료를 지불한 것이다.

고전 <서유기>를 차용한 <포비든 킹덤>은 비록 표피적이고 각색된 시각일지라도 중화권 문화의 첨병으로 기능할 것이다. 그것이 비단 <서유기>와 '무협' 액션, 두 액션 스타에 대한 관심에 불과할지 몰라도, 전세계 관객들이 보는 것은 일단 중국의 고비 사막과 둔황·우이산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다.

시기상으로 베이징 올림픽 공식 홍보영화처럼 보이는 이 작품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 당국일 것이다. 마치 손 안 대고 코 푼 격이랄까.

두번째, 무협 아이콘 성룡과 이연걸. 80·90년대에 성룡은 이소룡을 잇는 차세대 액션 아이콘이었고, 아시아를 주름잡는 흥행 보증수표였다. 중국에서 건너 온 이연걸은 중국 무술 대회 출신인 정통파로 <황비홍> 이후 '무협' 영화 대표배우로 자리 잡았다. 경극학교 출신인 성룡이 잘 짜여진 합과 아크로바틱한 코믹 액션을 장기로 삼았다면 이연걸은 선굵은 쿵푸를 장기로 삼아왔다.

중국 무협 영화의 계보를 잇는 두 배우의 '역사적'인 첫번째 조우는 잠자고 있던 전세계 옛 홍콩 무협영화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해 보이며 마케팅의 초점이 여기에 맞춰져 있다. <포비든 킹덤>은 엄격한 외국영화 쿼터제를 적용하는 중국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이사·필리핀을 시작으로 한국과 홍콩에서 순차적으로 개봉한다. 한국과 동남아시아는 옛 홍콩 영화의 금맥과도 같은 시장이었음을 상기해보자.





마지막으로 할리우드의 무협코드에 대한 애정 공세. 원화평 무술 감독이 참여한 <매트릭스>와 <와호장룡>이 일으킨 미국 내 무협 액션에 대한 열광은 타란티노의 <킬빌>로 방점을 찍었고, 지극히 미국적 장르인 3D 애니메이션 <쿵푸 팬더>가 나오는 지금에 이르렀다. 미국 내에서 B급 마니아들을 열광시켰던 홍콩 무협물이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에 의해 미국식으로 재창조되는 순간을 맞은 것이다.

물론 이건 명백히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을 노린 포석이기도 하다. <닌자 어세신>의 액션 연기를 위해 몸만들기에 한창이라는 정지훈이 여러 인터뷰에서 <스피드 레이서>의 캐스팅이 할리우드가 아시아 시장을 염두에 캐스팅이란 걸 솔직히 인정한 것도 시사적이다. 돈 되는 시장과 소재에 발 빠르게 움직이는 할리우드의 영민함이 이제 성룡, 이연걸을 대체할 인물들을 찾고 있는 셈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런드리 워리어>의 장동건,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의 전지현, <G. I 조>의 이병헌은 아시아 시장을 위한 포석인 동시에 '액션'을 소화해야 하는 캐릭터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연기하고 있다. 그 '액션'이 물론 할리우드에서도 더할 나위 없이 친숙해진 중화권의 '무협' 액션이 될 거란 점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지점이다.

'무협의 제왕'들, '여의봉 원정대'로 중국 떠돌다

서론이 길었다. 이러한 산업적인 배경을 메모리에 입력하고 영화 속으로 들어가 보자. 영화의 오프닝, 손오공으로 분한 이연걸이 천상에서 하늘을 날며 병사들과 싸움을 벌인다. 다소 튀는 CG로 덧칠된 천상을 배경으로 <서유기>의 간략한 스토리를 친절하게 설명하는 성룡의 영어 내레이션이 깔린다.

뒤이은 타이틀 시퀀스. 주인공 소년 제이슨(마이클 안가리노)의 방에 붙여진 옛 홍콩 영화들의 포스터를 비추는 것으로 시작한다. <취권2>에 출연했던 무술감독이자 배우인 유가량, <킬빌2>에서 우마 서먼의 스승이었던 유가휘, '외팔이' 와우와 이소룡 등이 차례로 스쳐가고 음악 또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그 때 그 노래다. 그러니까 <포비든 킹덤>은 홍콩식 무협물에 애정을 바치는 판타지물이라는 걸 시작부터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내용은 마니아들이 아닌 가족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여의봉 원정대'랄까. 쿵푸 영화 마니아인 '고딩' 제이슨(마이클 안가라노)이 차이나타운의 한 가게에서 여의봉을 발견한 뒤 빨려들어 간 곳은 미지의 '포비든 킹덤'. 손오공이 라이벌 제이드 장군(예성)의 저주로 봉인되어 있는 <서유기>의 세계다.

정신을 차린 제이슨은 무술의 절대고수 루얀(성룡)과 란(이연걸)을 만나 자신이 500년 전 봉인된 손오공의 저주를 풀 예언의 인물임을 알게 되고 곧 수련에 들어간다. 이후 제이슨과 두 사부, 그리고 제이드 장군에게 부모를 잃은 골든 스패로우(유역비)가 함께 떠나는 여정과 제이드 장군과의 대립, 로맨스 등이 적절히 녹아 들어가 있다.

<포비든 킹덤>의 관람등급은 공히 12세 관람가. 이 판타지 무협물은 그러나 서양 관객들의 입맛을 거스르지 않는 '고딩' 제이슨의 성장물이자 <반지의 제왕>식의 모험물이다. ‘반지 원정대’가 절대 반지를 없애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손오공에게 여의봉을 건네주려는 여정으로 바꿔치기 한 셈이다. 

혹자들은 중국으로 날아간 제이슨과 만나는 인물들이 느닷없이 영어를 내뱉는 설정이 껄끄럽다고 투덜대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 정도를 할리우드의 오만이라고 한다면 외계 로봇이 영어를 쓰는 <트랜스포머>나 한국의 이무기가 하필 LA에 재림한다는 <디워>의 설정은 뭐라고 할 텐가.

여기서 <포비든 킹덤>이 판타지란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그것도 철저히 가족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판타지. 코믹한 성룡, 진지한 이연걸의 기존 이미지를 가져오는 동시에, 서양식 판타지 전후 맥락에 <서유기>의 설정을 꿰맞추고, 10대의 성장드라마를 과다하지 않은 액션 묘사에 버무리는 능수능란함.

<킬빌>의 야심차고 독창적인 오마주를 바란 성인 관객이라면 다소 실망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현재의 10대들과 부모세대는 낯선 세계에 불시착한 제이슨의 심정으로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소림사 이연걸과 취권 성룡의 맞대결

1954년생인 성룡과 1963년생인 이연걸. 우리 나이로 이제 55살과 46살이다. 이제 그들은 어느 장면에서 스턴트맨을 썼는지 대번에 알아볼 정도로 노쇠했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액션은 여전히 경이롭다. "서로의 리듬만 확인하면 NG 없이 베스트 장면을 뽑아내며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는 말은 홍보를 위한 수사로 치더라도 <포비든 킹덤>은 무협 마니아라면 두 사람이 맞붙는 액션 시퀀스만으로도 관람료를 지불할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두 사람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맞붙는 시퀀스는 <영웅>에서 견자단과 이연걸이 보여줬던 액션의 합을 뛰어 넘는다.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영웅>의 액션 신이 와이어와 슬로우모션의 빈번한 사용으로 좀더 스타일에 치중했다면 <포비든 킹덤>은 좀 더 사실적으로 합에 포커스를 맞춰 그들의 젊은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제자 제이슨을 수련시키며 자신의 성격에 맞게 공격과 수비에 적합한 학권, 사권 등을 주장하는 장면 또한 미소를 짓게 한다.

'취권'과 경찰의 이미지가 강했던 성룡과 현대극보다는 장삼풍·방세옥·황비홍·곽원갑 등 정통 '무인' 영웅으로 각인됐던 이연걸. 그간 그들이 이뤄내지 못했던 대결을 할리우드의 자본과 시나리오, 기술력이 실현시켜 준 셈이다. 영화 속에서 둘의 캐릭터는 '취권 마스터'과 '소림 승려'라는 신분과 함께 유쾌하고 엄격한 성격의 차이를 뒀다. 그들이 영화 속에서 어필해왔던 이미지를 고스란히 가져 온 것 또한 친근함으로 다가온다.

이들의 중심에는 물론 무술 감독 원화평이 버티고 서 있다. <매트릭스> <와호장룡> <킬빌>로 이어지는 할리우드에서의 필모그래피는 우아함을 강조한 ‘원화평식 액션=무협’이란 공식을 전세계 영화팬들에게 각인시켜 준 바 있다. 또한 장철 감독 아래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일찌감치 성룡과는 <취권>과 <사형도수>로, 이연걸과는 <태극권> <황비홍> 등에서 호흡을 맞춰왔다는 것도 흥미롭다. <포비든 킹덤>은 홍콩 무협 영화의 전통이 조화를 이루는 현재형인 셈이다.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을 여는 가족 영화, 성공할까?

<포비든 킹덤>은 할리우드의 문어발과도 같은 세계화 전략을 흥미롭게 반증한다. 그들은 거대 예산을 가지고 자신 있는 영역(모험 판타지)에 지역적인 고전과 특수한 장르(<서유기>와 무협)의 코드를 끌어들이고, 거기에 제3국의 기술력을 입혔다(<포비든 킹덤>의 CG는 <중천>의 매크로그래프와 <세븐 데이즈>의 DTI, <기담>의 푸티지에 등 3개 국내 업체가 맡았다).

"카리스마 넘치고 살아있는 듯한 인물들의 모험이라는 스토리와 성룡, 이연걸의 캐스팅까지, <포비든 킹덤>은 내 인생 최대의 행운이다"고 밝힌 롭 민코프 감독은 <스튜어트 리틀>과 <라이온 킹> 등 가족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연출한 인물. 이질적인 각 요소들은 아이들부터 무협 영화에 향수를 지닌 장년층까지 아우르는 전략의 일환으로는 적절한 선택으로보인다.

그리하여 <포비든 킹덤>을 대하는 자세는 이 두 가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장르 팬들이라면 일정 부분 향수에 젖어 할리우드의 영악하지만 관습적인 시도들을 느긋하거나 두 눈 부릅뜨고 바라보는 것. 휴식과도 같은 오락을 즐길 심산으로 극장을 찾았다면 덜 진지한 <반지의 제왕>의 '성룡식' 버전쯤으로 여기고 90분을 보내시길. 혼성모방과 오마주, 할리우드의 세계화 전략이 넘실거리는 <포비든 킹덤>을 어떻게 즐기느냐는 그야말로 관객의 취향과 기호에 달려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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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브라보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재미있을거 같다. 이연걸 성룡의 대결 이것만으로도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 ㅎㅎ

    2008.04.25 15:00
    • Favicon of http://www.codycampus.com BlogIcon 코디캠퍼스  수정/삭제

      연예인처럼 간지나게 코디 해줄 수 있는 곳이더라구요~

      가방& 신발 특가로 나왔던데 한번 가보세요

      http://congshap.wzg.kr ← 여기예요~

      여기가시면 남자옷도 캐쩔게 코디됐음니돠~~

      참고하시구~ 늘 행복한 하루 보네세요 ^^

      2010.03.31 21:01
  2. Joker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읽었습니다. 좋은 글이네요. 별거 아닌 태클을 하나 걸자면, 두 배우의 생년에서는 9살 차이인데, 연령은 11살 차이나게 적어놓으셨네요^^ 수정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08.04.25 18:06
    • 하얀이  수정/삭제

      55세와 46세는 9살 차이 맞는데요...
      착각을 하셨군요 ㅎㅎㅎ

      2008.04.26 00:38
  3. Favicon of http://bluepango.net BlogIcon Bluepango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룡, 이연걸 팬이었는데 이번에 아주 멋진 영화가 나온거 같네요.
    이 글을 읽다보니 영화보다 리뷰가 더 멋진거 같아 추천을 누르지 않을 수 없네요.^^

    2008.04.25 22:18
  4.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국입니다. 개봉날 봤어요.
    돈 아까웠습니다. 둘의 대결장면에 속아서 본거지요...
    디워를 봤을 때 외국인이 느꼈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2008.04.26 06:45
  5. 개인적인 소감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재미 없었습니다. 몸이 피곤해서인지...제 친구나 저나 잠이 올 정도였습니다. 100 점 만점으로 점수를 준다면 75점 정도 주고 싶네요..
    성룡 많이 늙었더군요...

    2008.04.26 09:48
  6. 광삭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야 논지가? 이것 저것 갖다 붙인 듯한.. 할리우드 자본으로 중화권의 빅스타 둘을 기용해서 아시아 시장을 역으로 공략하는 것 이외에 할리우드가 왜 승자인건가는 안 나왔네.
    글을 보면 승자는 중국인것 처럼 느껴지네. 제목을 '성룡 VS 이연걸. 승자는 할리우드?'로 바꾸고....

    2008.04.26 12:42





흔히 우리가 영화 안에서 “작가”라는 존재를 규정 지을 때 내거는 조건을 일관된 개성과 그 속에서 변함없이 빛을 발하는 남다른 주제의식이라고 정의 내린다면 흥행의 최전선에서 지속적으로 대중취향의 영화를 만들어왔던 성룡이라는 인물은 작가라는 단어가 주는 어떤 예술적인 질감과는 영 거리가 먼 존재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1980년대 홍콩영화의 전성기에 자웅을 겨루었던 소위 홍콩 느와르의 감독들이 재발견되고 재평가 받을 때에도 여전히 질시 섞인 시선을 받다가 헐리우드 진출과 함께 뒤늦게 어느 정도 평가의 영역을 할애 받고 있는 듯한 그이지만 쏟아지는 시선 속의 편견은 여전하며 보여지는 영화적 한계선 또한 분명하다. 하지만 강산이 두 번도 더 바뀔 시간 동안 제자리를 유지하며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어온 감독이자 스타인 성룡의 얼굴 구석구석에 자리한 주름들을 찬찬히 뜯어보는 작업은 그 안에 투영된 스타를 향한 우리들의 욕망을 돌이키는 일이 될 수도 있고 그 동안 만들어 왔던 영화들 속에 은연중에 숨겨져 있던 사회적 징후들을 살펴보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름 자체가 특정 장르를 떠올리는 영화인은 흔치 않은데 성룡이라는 인물이 그 흔치 않은 범주에 포함되고 있으니 분명 논의의 가치는 있다고 여겨지는 바이다. 작가주의의 한 기틀은 일관된 스타일이고 장르란 영화 시장의 수요와 공급 사이에 이루어진 접점이 형상화 된 것이라 얘기한다면 자신만의 고유성을 지속시켜 하나의 보편적인 소우주로 자리 매김 시킨 성룡의 영화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은 작가와 장르를 동시에 아우르는 작업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여기엔 성룡이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가치에 대한 온당한 평가도 필요할 것이다. 무겁지 않은 즐거움으로 대중을 위로하는 것 또한 문화 예술의 중요한 의무이기에.


WHO AM I – 내가 누구게?

성룡, 혹은 성룡 작품의 출발은 그다지 남다른 구석을 갖추지 못하였다. 거의 제살 깎아먹기 식의 아류들을 남발하는 홍콩 영화산업의 병폐 속에서 이소룡의 부재를 채워 줄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출발한 수많은 용들 중의 한 마리에 불과했던 그가 오늘날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선배들과의 차별화 전력에서 비롯된다. 호금전, 장철, 그리고 이소룡의 영화들을 감싸고 있던 아우라는 유교적이고 장엄한 무사도, 본토의 대륙적 기질에서 계승한 호연지기, 여기에 원한과 복수라는 고전적 테마였다. 물론 초기의 성룡 영화들도 선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초기작들의 연이은 실패 속에서 그가 내린 결정은 선배들의 막강한 그늘을 스스로 박차고 나오는 것이었다. 성룡을 아시아의 스타로 등극시켜준 [취권]은 이러한 부분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충과 효에 기인한 유교적 가치관을 드러내는 것은 여전하나 여느 협객과 다르게 좌충우돌하며 스스로에 대한 엄격함을 내쳐버리는 모습은 차별화를 위한 그만의 몸부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소룡을 때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성룡은 누구나 때릴 수 있다”고 말하며 스스로를 영웅협객이 아닌 유약한 파이터로 규정 지어온 그의 영화행보는 70년대를 주도했던 두 가지 조류, 즉 이소룡 류의 권격물과 허관문 류의 소시민 코미디를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엄격하고 장엄한 무사도 대신 평범한 직업의식 또는 가학적이다 싶을 정도까지 죽도록 고생하는 캐릭터로 자신의 캐릭터를 고정시키고 그것을 구심점 삼아 채워져 나가는 그의 영화들은 무협물 보다는 분명 헐리우드 무성 영화들과 더 닮아 있다. 물론 어린 시절부터 그를 단련시켜온 경극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겠으나 공간 및 각종 소도구들과 함께 복작거리는 그 과장된 몸짓과 표정연기는 세간의 평대로 버스터 키튼과 같은 무성 영화시대의 배우를 연상케 한다. 오늘 날까지 이어온 성룡 영화의 특징을 규정지은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프로젝트 A]의 저 유명한 시계탑 장면에서 그는 찰리 채플린과 해롤드 로이스의 흔적을 동시에 끌고 들어온다. 1980년대 홍콩의 배우에게서 발견하는 1920~1930년대 헐리우드 배우의 얼굴. 한 마디로 혼성모방에 잡종 캐릭터라 할 수 있겠으나 바로 그런 모습에 중국 본토에서 떨궈져 나와 영국의 식민지로 긴 세월을 보내온 홍콩이라는 도시의 얼굴이 각인되어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홍콩이란 도시 역시 잡종, 짬뽕들의 천국이니까.

이런 홍콩의 특성에 대해 논할 때 1997년 본토반환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오래 전 일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상당히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었고 끊임없이 홍콩의 정체성을 옭아맸던 이 거대한 강박 관념에 대해 성룡은 단 한번도 정치적인 견해를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복잡다단한 세상 속에서 거대 담론과 거리를 둔 채 그저 주어지는 일상대로 적당껏 체념하며 살아가는 홍콩 소시민의 얼굴이 그에겐 있다. 끊임없이 허무주의를 논하고 울부짖으며 몸부림치던 홍콩 느와르의 주인공들이 실은 대륙을 활보하던 과거를 그리워해온 “도시 속의 강호인”이라면 성룡은 그 시절을 잊거나 혹은 단절시킨 채 살아온 “도시인”이다. 주어진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 소시민에게 현실을 뒤집을 괴력 따윈 없다. 그저 참고 견디며, 서로를 돕고 사는 것이 최선이며 기왕에 살아갈 것이라면 웃으며 버텨내는 쪽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터. 바로 여기서 성룡 특유의 낙관주의가 베어 나온다. 대공황 시기의 미국이 위안과 억압된 욕망의 대리수행을 위하여 내놓은 얼굴이 슈퍼맨과 배트맨 같은 히어로들이었다면 본토 반환 직전의 홍콩이 내어놓은 얼굴들 중 하나는 성룡이었던 셈이다.

가끔은 금발머리에 푸른 눈을 가진 영국관료에게 부국강병을 주장하기도 하고([프로젝트A]), 몸으로 부딪히는 블루칼라의 서러움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기도 하지만 ([폴리스 스토리]) 그는 늘 유쾌하고도 일상적인 색채를 유지해왔다. 이러한 성룡의 소시민적인 가치관이 잘 드러나는 영화 중 하나가 [A계획 속집]이다. 신해혁명이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 이 작품에서 동참을 권유하는 혁명동지들에게 건넨 성룡의 대답은 자신의 직업인 경찰 업무에 충실하면서도 얼마든지 사람들을 도우며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유일하게 97년 이후의 홍콩에 대해 심각한 어조를 보였던 [C.I.A](원제는 WHO AM I)에서 내가 누구냐며 절벽에서 내질렀던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되돌린다면 아마도 성룡은 “나는 중국인”이라는 대답 대신 “나는 홍콩인”이라는 대답을 주지 않을까? 끊임없는 하강과 추락으로 점철된 행보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연명해야 하는 소시민들 입장에서 보자면 어찌할 수 없이 ‘웃음은 나의 힘’일 수 밖에 없다. 역사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화려한 비상 대신 원점회귀로 일관한 영화 속 그의 모습들은 홍콩인의 자조적인 낙관성을 대변한다. 아마도 거세게 타올랐던 홍콩 느와르라는 소 장르의 수명이 그리 짧았던 이유도, 또 같은 것을 보여주고 또 보여줘도 질리지 않는 성룡 영화의 생명력도 이러한 소시민적인 동질감에서 찾을 수 있는 것 아닐까?


PROJECT A TO Z, 成龍作品의 모든 것.

1. 하강하는 영웅의 이미지

유머가 없는 액션은 폭력일 뿐이라는 영화관을 강변하는 성룡의 작품들은 기본적으로 온건하고 안전한 “연소자 관람가”용 오락물들이다. 그러나 급진적인 구석도 없지만 또 보수적이라고도 할 수 없는 것이 헐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적인 화합에 대한 메시지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예들 들자면 [리썰웨폰]같은 영화에선 일종의 대체가족을 형성하는 것으로 끝맺음을 하는데 이에 반해 성룡의 영화들에선 가족이 등장하는 것 조차 드물다. 형사가 되었건 조폭이 되었건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면, (또는 영화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 하하 호호 하며 오손 도손 지내야 하는 것이 도리이거늘, 고독한 늑대를 자처하는 것도 아니면서 영화 속에 부재한 가족의 빈 자리는 성룡의 귀가를 번번히 방해한다. 그런 면에서 [러시아워2], [샹하이 나이츠]에서 보여지는 아버지 원수 갚기는 성룡 영화에서 상당히 생소한 설정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복수극조차도 대규모 공동체의 결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쯤에서 그의 영화가 언제나 해피엔딩을 지향하면서 헐리우드 식의 해피엔딩과는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듯 하다.

해피 투게더를 외쳐대는 멜러 드라마적인 결말 대신 자신이 처한 위치를 되돌아보는 성룡의 웃음은 원점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성향을 지녔고 그로 인하여 신화, 혹은 공동체 내에서 완결되는 해피엔딩으로의 승격을 거부한다. 예를 들자면 [폴리스 스토리 1]에서의 멋진 활약상에도 불구하고 속편인 [구룡의 눈]의 오프닝에서는 전편의 그 사건으로 인해 교통경찰로 좌천당하는 수모를 겪게 되고 [미라클]에서 기적을 일으켜 놓고도 한마디 말 실수로 인해 동료들의 핀잔을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그의 영화 속에서 영웅의 서광을 제공하는 장엄한 공간 연출 따위는 찾아 볼 수도 없다. 늘 좁다란 공간 속에서 이리 채이고 저리 받히며 먼지 구덩이를 헤매기 일쑤다. 이처럼 비장한 남성신화와 람보처럼 국가적인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마쵸 히어로의 무용담을 비껴나가는 노력들로 인하여 성룡의 영화들은 대중과 친근한 정서적 교감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거의 탈 정치적이라고 할 수 있을 영화들을 만들어오긴 했어도 그 속에서 시대를 돌아보고 위로하려는 시도를 찾아낼 수 있음 또한 바로 저 교감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을 터. 지금은 비디오샵 어느 한 구석에서 먼지를 잔뜩 뒤집어 쓰고 있을 올드 무비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거의 채플린에 비견할만한 예술적 야심을 내보였던 [미라클]에서 그가 제시하는 것도 일종의 회귀성을 띈, 자조적 낙관주의다.

때는 90년대를 목전에 둔 1989년, 오우삼이 [첩혈쌍웅]으로 홍콩 느와르의 절정에 올라섰고 왕가위가 자신의 시대를 알릴 채비를 갖추던 그 때, 성룡은 시계바늘을 1930년대로 되돌려 잠깐 동안의 기적에 대해 이야기 한다.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포켓 속에 가득한 행복]을 리메이크한 이 작품에서 그는 자신의 장기인 맨손 아날로그 액션을 후순위로 미뤄두고 [시티라이트]에서 채플린이 그러했듯 누군가를 돕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그 어수룩하고 순진한 모습으로 인하여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그의 얼굴을 버스터 키튼이 아닌 찰리 채플린과 더 닮아 보이게 한다. 대공황에 몸살을 앓던 채플린의 1930년대와 본토반환의 불안감에 시달리던 홍콩의 1980년대 말, 그리고 [미라클]에서의 혼란스럽지만 훈훈한 공기가 있는 1930년대. 이 세 개의 시공간을 연결하는 삼각구도 속에서 성룡이 보여주고자 한 것은 분명 냉철한 통찰이 아닌, 향수와 온정이지만 여기엔 엔터테이너로서의 자각과 근심이 담겨 있다. [타이타닉]에서 배의 침몰 직전까지 음악을 연주하던 그 악사들을 연상케 하는 따뜻한 가슴, 하지만 그들의 음악이 침몰하는 배를 건져낼 순 없었듯 성룡 또한 엔터테인먼트의 위력이 지닌 유효성을 은연중에 절감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섣불리 신화를 창조하려 들지도, HAPPILY EVER AFTER를 외쳐대지도 않는 것이다. 열성팬임을 자처하는 류승완 감독이 규정지은 “하강하는 영웅의 이미지”는 비단 액션연출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2. 고통의 다큐멘터리

이데올로기적인 담백함과 신화성의 거부가 성룡 영화 세계의 내부를 채우고 있다면 외골격을 구성하는 것은 역시 특수효과 없는 액션 연출일 것이다. 마치 뮤지컬에서 멜로디만을 삭제한 듯 안무처럼 절묘하게 합이 맞아 떨어지는 액션시퀀스는 근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성룡의 영화들을 찾게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이다. 플롯의 짜임새라는 면에선 다소 헐거워 보이긴 하지만 원형질에 가까운 활극의 쾌감은 자본력과 기술력으론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인간적인 체취를 동반하기에 그의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은 으레 한 수 접어주고(?) 보기 마련이다. 어쩌면 연출에 있어서 플롯의 최소화, 스타일의 최대화를 표방한 호금전과 성룡이 유일한 공통점을 보이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지속적으로 일관되어 온 그 힘 하나를 이유로 들어 눈에 띄는 결점들 마저 모른 척 지나갈 수는 없는 것이겠지만 목숨을 담보로 한 스턴트 앞에서 재미를 넘어선 어떤 감동까지 느끼게 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타임지가 1995년에 [취권2]를 그 해의 베스트 무비 중 한편으로 선정하면서 덧붙였던 “관객의 즐거움을 위하여 죽음을 감수하는 고통의 다큐멘터리”라는 코멘트는 그간의 성룡 영화에 대한 가장 적절한 평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의 즐거움은 허구에서 기인하는 것이지만 그것을 구현해내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육체를 내던지고 부딪혀야 한다는 성룡 영화의 흥미로운 모순점에 대한 명쾌한 지적.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작가적 서명이나 다름 없는 N.G모음이 아니더라도 영화와 성룡 스스로가 펼치는 곡예의 다큐멘터리, 즉 픽션과 논픽션이 중첩되는 대목을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


[폴리스 스토리]의 클라이맥스인 백화점 샹데리아 낙하씬을 예로 들어보자. 비장한 눈빛으로 증거물을 챙겨 달아나려는 악당을 바라보는 것은 분명 극중 캐릭터인 진가구 형사이지만 뛰어내리기 직전 기합을 내지르며 스턴트를 감행하는 것은 실제의 성룡 자신이다. 만약 영화적인 완벽함을 추구한다면 여기서 N.G를 불렀어야 마땅할 것이다.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 처한 형사가 기합을 넣고 자세를 가다듬는 것은 영화의 호흡에 위배되는 것일 테니까. 하지만 성룡은 대규모의 스턴트를 선보이는 그 순간에 캐릭터를 지워내고 실제 자신의 모습을 새겨 넣는다. 바로 여기서 테크놀로지에 역행하며 영화 전체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성룡의 작가적 이미지가 완성된다. 온전히 육체의 기예로만 이뤄내는 정직한 스펙터클과 엔터테인먼트의 본질에 대한 가장 솔직한 자기고백. 그런 연유로 성룡의 영화를 본다는 것은 단순한 신작 감상이 아니라 계속해서 부서지고 망가져온 세월의 흔적도 함께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비록 이제는 50을 넘긴 나이와 스턴트 더블의 비중이 점점 더 높아져간다는 사실이 보는 이를 안쓰럽게도 하지만 놀랍게도 그는 여전히 액션을 하고 또 그로 인해 고통 받는다. 갑작스러운 죽음과 함께 전설이 된 이소룡과 달리 자글자글한 주름과 함께 늙어가는 성룡에게는 살아남은 자의 업보가 느껴진다. 아마 타임지가 말했던 그 ‘고통’에는 살아남은 자의 업보마저도 포함되는 것이었으리라.


턱시도를 입은 취권의 달인

진정한 의미에서 성룡의 작가시대는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로 한정된다. 제작, 감독, 주연에 틈틈이 각본 작업에도 참여했던 그 때가 완전작가로서의 성룡이 지닌 면모가 가장 잘 드러났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된 헐리우드 진출 이후, 전세계적인 인기 속에 제2의 전성기를 누리긴 했지만 이 시기의 영화들엔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아쉬움은 오프닝과 함께 떠오르던 成 龍 作 品 이라는 네 글자가 보이지 않는 다는 것. 이는 단순히 글자 몇 개 지워내 버린 차원을 떠나서 영화 전체에 가해지던 지배력의 감소를 의미한다. 대규모의 스턴트가 줄어들고 외국인 파트너에게 상당 부분의 자리를 내주어야 하며 성룡 본인의 딱딱한 영어발음도 감수해야 한다. 어쩌면 이 모든 건 헐리우드의 토대 위에서 전지구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에 따른 한계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고유한 영화적 성향과 특유의 캐릭터를 잃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다발적으로 헐리우드에 진출했던 홍콩의 다른 영화인들과 비교해 볼 때 더더욱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성룡의 철저한 자기관리가 빛을 발한 것이기도 하고 그만큼 한결 같은 성룡의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헐리우드가 그에게서 바라는 것 역시 단순한 액션 머신이 아니다.

비록 어울리지 않는 정장을 입혀놓긴 했어도 소탈한 이미지를 끌어낸 [턱시도]에서 변함없는 소시민의 얼굴을 보았고 SINGING IN THE RAIN을 배경음악으로 깔아놓고 멋진 액션을 선보인 [샹하이 나이츠]에서는 기술력의 도움 없이 표정과 손짓만으로 관객을 열광시켰던 고전 배우의 흔적을 보았다. 그는 여전히 블루 칼라이고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려 안간힘 쓰는 어릿광대 피에로이다. 또 헐리우드의 기대에 부응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적당껏 조절하는 타협안을 내놓긴 했어도 여전히 거창한 오리엔탈리즘의 포장을 내세우는 것은 자신의 영역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다. [신화 : 진시황릉의 비밀]이 그 보기 드문 예외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여기에서도 성룡 고유의 액션 공식과 원점회귀성만은 지켜지고 있다. 허나 그렇다 해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땀에 절은 육체의 기예만으로 화면을 가득 채웠던 1인 스펙터클의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그 자리를 옛 시절에 대한 향수와 특수효과, 또, 외국인 파트너와의 만담으로 채워나가고 있다는 사실은 왠지 모를 서글픔마저 자아낸다. 그러나 성룡 영화가 내세우는 테마가 신화의 거부와 하강의 이미지라고 하지 않았던가? 여기서 ‘YES’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그는 정말로 자신의 영화관을 온몸으로 강변하고 있는 셈이다. 성룡은 점점 더 나이 들어가고 둔해져 간다. 인기도 예전 같지는 않다.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는 분명 하락세에 있다. 하지만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해 정교한 위장술을 동원하지는 않는다.

시종일관 진지하고 피곤해 보였던 [뉴 폴리스 스토리]나 크리스 터커에게 크레딧의 맨 앞자리를 내주어야 했던 [러시아워3]에서의 모습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더 이상 웃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스스로에 대한 자조일지도 모른다. 지난 수년간을 그는 의혹의 시선과 함께 관통해 왔다. 아직 주연배우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는 하지만 허허실실한 웃음 속에서도 권법을 위한 취기의 수위를 조절해나가야 되는 취권의 고수처럼 그는 그렇게 위태로움과 기대감의 한 복판에서 서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허리춤에 달린 술병에 술을 채울 것인가 말 것인가. 병을 가득 채운다 할지라도 비틀대는 권법의 묘미를 맛볼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성룡이 보내온 근 30년 동안의 시간과 액션스타로서 얼마 남지 않은 앞으로의 시간, 이것에 어느 정도의 가치를 부여하느냐는 순전히 각자의 자유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흐느적대는 몸놀림과 주먹코의 미소가 멈추게 되는 바로 그 순간이 누군가 열정을 다해 쌓아올린 하나의 세계가 비로서 천수를 다하게 되는 순간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얼마 남지 않은 아날로그 장인들의 퇴장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특수효과의 힘을 빌어 진짜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감쪽 같은 가짜를 만들어낼 순 있어도 정말로 진지하게 실제 상황 그 자체에 도전하는 이는 서서히 사라져 간다. 하나 둘씩 잊혀지는 것이 많아지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성룡이라는 영화인은 곧 지나버릴 시절을 상징하는 살아있는 화석인 양 우리 앞에 서 있다. 이제는 ‘누군가의 즐거움’이라는 가치를 위해 온몸을 날려가며 시대의 한 축을 떠받쳐온 그에게 기꺼이 박수를 보내줘야 되는 것이 아닐까? 급격히 늙어가는, 그러나 두 번 다시 나오지 못할 우리 시대 최후의 ‘위대한 액션 광대’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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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성룡 팬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쉬워하거나 늙어간다고 서글퍼하지 마라 .. 그래도 썪어도 준치다... 안그래 ?

    2008.02.01 21:31
  3. Favicon of http://. BlogIcon 나는야 행운아..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는 행운아입니다..
    어려서부터 성룡이라는 명배우와 함께 커왔다는 것 말입니다.
    성룡의 영화는 안본 것을 찾는 것이(있을까 모르지만) 더 빠를 정도죠..그가 주연이 아니었던 영화들부터..우연치 않게도 그렇게 다 보게 되더군요..

    늙어가는 것이 안타깝지 않습니다..썪어도 준치요? 그건 튀겨먹을 생선에나 비유하십시요..
    성룡같은 인물과 한시대를 같이 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성룡 사랑합니다~앞으로 계속 스크린에서 뵙기를 바래요~아자!!

    2008.02.01 21:51
  4. 청룽이아니라성룡이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프로젝트A'시절부터 열혈팬이 되었는데 이제는 늙어가는 성룡형님이 안타깝네요.
    성룡형님덕분에 버스터 키튼을 알게 되었으니 그것도 행운이고.
    성룡형님과 한시대를 같이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앞으로는 성룡형님도 몸 생각하셔서 조심조심해주셨으면 하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2008.02.01 22:15
  5. 성룡대신 주성치?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성룡의 뒤를 이을 스타일의 액션스타는 정녕 나오지 않을런지요....주성치도 코믹한 액션을 추구하지만, 성룡같은 주위사물을 이용한 코믹한 액션의 맛은 나지 않더군요...

    2008.02.01 22:31
  6. 이상호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느끼는거지만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에 그 무엇이란~

    2008.02.01 22:50
  7. 액션쌈닭  수정/삭제  댓글쓰기

    광대...는 싫어요~.... 영웅으로 바꿔주세요~!!!!

    2008.02.02 00:31
  8. 캔디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라 표현 할까요..그냥....최고 라는 말뿐..^^

    2008.02.02 01:29
  9. 위대한 광대~  수정/삭제  댓글쓰기

    광대가 뭐 어떤가요~ 성룡 스스로가 광대를 자처했고, 본인도 자랑스러워 했는데...!
    70년생인 저도 러시아워 3보면서 성룡 눈가에 주름 보고 참 마음이...ㅜㅜ
    어렸을 때 취권 보면서 소화자 영감이랑 옥신각신 하던 모습이 겹쳐지더군요...
    그래도 성룡은 참 많은 걸 이뤘어요. 특히 국제적으로 아시아 남성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바꿨고...
    이만하면 후회없이 노년을 보내도 될 듯 해요. 그동안 액션때문에 몸 성한 곳 없을텐데, 남은 여생은 몸 보신 잘 하며 행복하게 보내셨으면 해요~ *^^*

    2008.02.02 02:14
  10. 백두호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날로그 시대의 마지막 광대...장인... 이 말이 가슴에 와 닿네요.
    이제 다시는 저런 배우, 광대를 못 볼 것이라는 말을 감히 합니다..
    홍콩에 가서 직접 얼굴을 보기도 했었지만, 정말 사람좋고 한국도 이해를 하는,
    몇 안되는 사람인데.. 주름살이 늘어나는 얼굴을 보면서 내 청춘도 같이 지나갔네요..;
    언제까지나 나의 영웅, 광대로 남아주기를....!!

    2008.02.02 04:37
  11. 요즘도  수정/삭제  댓글쓰기

    케이블에서 성룡영화나오면 오래됐지만 꼭 보게되고 그러네요.. 폴리스스토리랑 빅타임 정말 재밌게봤는데~

    2008.02.02 04:42
  12. 성룡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단 한번도 성룡을 배우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성룡을 연기를 하는 스턴트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성룡의 연기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어설퍼기 그지없고 발전이 없는 몇 안되는 영화출연자이다!
    성룡의 연기를 객관적으로 보길 바란다!
    항상 어수룩하다!

    성룡은 단지 스턴트맨 역할을 직접하기 때문에 인지도가 올라간 케이스로 배우라고 하기엔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성룡은 스턴트를 직접하는 영화출연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2008.02.02 06:12
    • ...할말없게 만드네  수정/삭제

      그럼 어느정도가 잘하는건가? 설룡이 찍은 영화중 도대체 몇개를 보고 말하는거지?

      2008.02.02 10:38
  13. 위에  수정/삭제  댓글쓰기

    짜져

    2008.02.02 06:34
  14. 위에 또라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짜져

    2008.02.02 06:34
  15. 그래도 성룡팬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습니다.

    성룡..이제는 제법 나이를 느낄수 있게 되었지요. 하지만..그래도 전 성룡이 좋습니다.
    그의 영화는 뭐랄까....보고나면 기분이 좋습니다. 가볍고...편안하고...

    그래서 지금도 새해가 되면 올해는 어떤영화가 나올까 하며 기다리고 있지요.

    언제까지나 그만의 색깔을 갖고 그만의 모습을 유지했으면 합니다.

    ^^

    2008.02.02 07:57
  16. 하늘나라5852  수정/삭제  댓글쓰기

    성룡의 기사라 눈에 금방 뛰어 읽었습니다...^^ 음 근데 내용중 다소 애매모호한 부분이 꽤있네요. 예를 들어 오늘의 성룡을 있게한 [취권]은 주연일뿐 그 영화를 만드는데 있어 기획이나 영화구성흐름과는 관계없죠.제작자는 오사원이고 감독은 너무나도 유명한...헐리웃뿐 아니라 세계유명 액션스타들이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원화평입니다.그 이후 그맥락을 이어받아 성룡이 최초로 감독과 주연을 한것이 [소권괴초]이고 당시 힛트를 하면서 제작자로써 인정받았지요. 저역시 팬으로써 그의 모든영화는 DVD소장으로 아직도 즐겨 봅니다. 특히 황금트리오(성룡,홍금보,원표)의 출연작은 모두가 최고의 영화입니다.헐리웃건너가서 찍은 영화중 갠적으로는 [프로텍터]가 젤 좋았던것 같습니다. 러시아워,상하이씨리즈 보다도...^^

    2008.02.02 09:51
  17. 오복성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소룡은 아무도 때릴 수 없지만 성룡은 누구나 때릴 수 없다. 정말 공감 ㅠ_ㅠb
    몸으로 행하는 정직한 액션, 연기. 정말 성룡의 특징을 잘 잡아내셨네요.

    예전에 만화 드래곤볼을 두고 만화가 이충호씨가 한 말이 있습니다. "1억권이 팔렸다. 1억명이 그걸 보고 웃었다. 설령 이 만화가 아무런 교훈적 의미나 거창한 예술성이 없어도, 1억명을 한번씩 웃게 만들었다면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거 아니겠나"

    더욱이 성룡의 경우는 그의 웃음은 참으로 정직하고, 인간미 넘치고, 그러면서 우리네 일상속을 파고들지요. 성룡은 충분히 위대한 배우입니다. ㅜ_ㅜ

    2008.02.02 09:58
  18. BJ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습니다.
    주변 지형, 조형물을 활용하는 성룡 특유의 액션 연기가 압권이죠. ㅠㅠ
    우리 나라에서 성룡영화의 흥행이 예전만 못해서
    왠지 성룡에게 '팬으로서' 미안한(?) 마음도 생기곤 합니다. ㅋ

    2008.02.02 10:47
  19. 광대..  수정/삭제  댓글쓰기

    늙어가는 시대의 광대라는 말이 참..가슴이 아프네요..
    성룡 아저씨의 작품을 많이 보았고..어느 언론에서나 나오면 꼬박꼬박..보는데..
    점점 나이를 먹어가는게 나타나는 모습을 보면..ㅠㅠ
    어린마음에는 항상 늙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하루라도 빨리 성룡스타일의 계보를 이을만한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밖에..
    성룡아저씨가 자신의 뒤를 따라올 후배들을 진심으로 웃으면서 액션현역에서는..
    한발 물러났으면 좋겠어요..
    '성룡' 알라뷰~♡

    2008.02.02 11:49
  20. x large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봤습니다.ㅎㅎ 글솜씨가 예사롭지 않군요...
    저도 오래전부터 성룡영화를 좋아했고 요새는 어렸을때처럼 재미가 없어도 불법 다운이라도 받아서 꼭 챙겨보고 있습니다. 확실히 예전 같이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은 많이 줄거나 거의 없어졌더군요...
    쓰신 글은 여러방면으로 공감이 되지만 '광대'라는 표현은 좀 어울리지 않는군요... 쓰신분의 글을 읽고 나면 더더욱 광대라는 표현은 글과는 불화감이 드는 느낌입니다. '광대'는 그에게 붙이기엔 너무 한정적이고 좀 천한느낌입니다. 그저 광대와 같이 한평생 특별한 의미도 없는 영화를 만들어온 그이지만 '광대'라는 표현의 굴레는 확실히 벗어났다고 여겨집니다. 광대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예술인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 됩니다.. 아니 오히려 왠만한 잡종 예술인보다는 대중문화예술인으로써 헤아릴수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으니 그보다 높게 평가 되야 하지요.

    2008.02.02 17:17
  21. Favicon of http://ㅇㅇㅇ BlogIcon 블랙맘바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는 영원한 성룡의 팬 성룡이여 영원하라 !!!!! 꺄~~~~~~~~~~~

    2010.08.02 12:04



수많은 성룡의 필모그래피에서 과연 걸작은 무엇인가 ?
과연 ‘걸작’의 만신전에 성룡이라는 이름이 올라갈 수는 있을 것인가 ?
이른바 ‘예술’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순수한 ‘오락 영화’의 화신이라고 할 성룡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이제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고 있는 성룡은 여전히 자신이 젊은 시절에 찍었던 액션 코미디의 장르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다만 그 터전이 홍콩에서 할리우드로 넘어갔을 뿐....

상업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성룡 영화’는 하나의 거대한 브랜드에 가깝다. 지금은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기는 했지만, 한 때는 ‘성룡’이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전세계 극장가에서 속된 말로 먹어주던 시절이 있었고 한국이라는 지역적 범위에서 보자면 성룡의 영화는 철저히 ‘명절 영화’로 기억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다시 돌아보자면 과거의 ‘성룡 영화’는 이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성 영화 시절의 (서구 영화 평자들이 늘 말하듯) 버스터 키튼의 영화나 찰리 채플린의 영화에 비견될만한 영화들을 만들어 낸 시네아스트로 기억될 만 하다.

사실 성룡의 영화 대부분에서 이야기의 완성도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가 극장에서 그의 영화를 본다는 것은 영화의 역사 속에서 오직 ‘성룡’이라는 인물만이 선보였던 유머 감각이 풍부하면서도 고난이도의 액션을 ‘맨몸’으로 해내면서 원초적인 ‘활동 사진’으로서의 ‘영화’를 늘 재회하고 싶기 때문이다. 성룡의 초기 성공작들의 카메라 워크는 오직 롱테이크로 일관하는데(<취권>과 <사형도수>의 연출자였던 원화평 스스로가 영화 감독보다는 무술가로서의 정체성이 더 강했으므로 무술 장면을 좀 더 잘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속에서 빛나는 성룡의 육체성은 80년대 들어 자신이 직접 메가폰을 잡았던 영화들 속에서 서민극으로서의 페이소스와 결합되어 더욱 흥미로운 장면들을 보여주게 된다. 그리고 그 정점에 바로 <프로젝트 A> 2부작이 존재한다.


■ 프로젝트 A : 성룡의 자기만의 영화 만들기 프로젝트

<프로젝트 A> 1편과 2편은 하나의 '브랜드'로서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어 낸 성룡의 전환점이 된 작품이자 '감독' 성룡의 역량을 보여준 작품들이다. 이소룡의 사망 이후, 성룡은 자신만의 코믹 쿵푸 연기를 선보인 <소권괴초>와 <취권>으로 스타로 급부상했다. 골든 하베스트는 성룡을 이소룡의 뒤를 잇는 액션 스타로 보고 성룡을 북미 시장에 진출시키기 위한 노력한다. 그 작품들이 <용쟁호투>를 연출한 미국 액션 감독 로버트 클로우즈가 찍은 <배틀 크리크>(80)와 버트 레이놀즈, 로저 무어, 파라 포셋, 딘 마틴 등이 출연한 코미디 <캐논볼>(81)이었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시도들은 참담하게 실패하고 만다. '이소룡'을 기대했던 미국인들에게 성룡의 발차기는 위력이 없어보였고 <캐논볼>에서 성룡이 연기한 운전사 역할은 당시 서구인들이 동양인을 바라보던 시선이 담긴 스테레오 타입의 역할로 그가 아니어도 상관이 없는 역할이었다. 심기일전, 성룡은 자신의 특기인 코믹 쿵푸 영화인 <용소야>(82)의 감독, 주연을 거쳐 자신이 찍고 싶은 영화를 선보인다. 그것이 바로 <프로젝트 A>(83)다.



<프로젝트 A>는 성룡 영화의 거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본,제작,감독,주연을 모두 책임진 성룡은 무림을 배경으로 한 쿵푸 영화의 시대에서 영국의 식민지가 된 홍콩이라는 구체적 역시 시기를 배경으로 세심한 프로덕션 속에서 '마여룡'이라는 해경(海警)을 연기한다. 그의 또다른 걸작 <폴리스 스토리>의 주인공 열혈형사 진가구의 20세기초 버전같은 '마여룡'은 이 영화 속에서 해적들과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된다. 하지만 성룡은 <프로젝트 A>를 당시의 홍콩 상업 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패턴으로 연출한다. 대개의 무협 영화들의 테마는 '복수'나 '성장 과정'이다. 부모나 은인의 원수를 갚기 위한 과정이나 무술가의 수련 과정이 대부분의 무협 영화들의 과정이다. (타란티노의 <킬 빌>은 그런 무협 영화의 전통을 자기 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하지만 <프로젝트 A>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사건이 꼬여가는 고전적인 시츄에이션 코미디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거기에 성룡 특유의 스턴트 액션이 더해진 모양새를 선보이는데, 이런 특성은 요란한 광동 코미디에다가 액션 영화의 스타일이 더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 전편의 이런 영화적 특성은 속편인 <프로젝트 A 2>에서도 이어지는데 마여룡은 어쩔 수 없는 위기에 몰리게 되고 정치적인 사건까지 포함된 복잡한 문제를 자신의 몸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이 영화에서 '마여룡'은 부패 경찰과 쑨원의 중화민국을 지지하는 정치 세력들, 그들을 뒤쫓는 청나라의 자객들, 1편에서 싸웠던 해적들의 잔당들 속에서 뒤죽박죽된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 물론 이런 일련의 과정은 클라이맥스의 액션 시퀀스로 한꺼번에 해결되지만 <프로젝트 A>시리즈는 (성룡 영화를 포함한) 기존의 무협 영화들에서 볼 수 없었던 복잡한 내러티브와 뛰어난 코미디 감각이 성룡의 쿵푸 스턴트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영화들라고 할 수 있다.



■ 성룡 액션 요리의 최고 성찬

하지만 무엇보다도 <프로젝트 A> 시리즈에서의 최고의 매력은 성룡의 '센스'있는 스턴트 감각이며 이것이 바로 서구의 평단이 '버스터 키튼'이나 '해롤드 로이드'같은 무성 영화 시대의 '액션' 코미디언들을 성룡과 연결시키는 이유다. 유연한 동작으로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벌이는 '성룡표' 액션들은 <프로젝트 A> 시리즈에서 재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의 액션의 최고 수준을 선보인다. <폴리스 스토리>와 <용형호제> 시리즈가 최고로 '위험한' 연기들을 보여준다면 <프로젝트 A>시리즈는 최고로 '재미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프로젝트 A> 1편의 그 유명한 '자전거 액션'은 성룡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액션 연기가 무엇인지를 확인할 명장면이다.

영화의 중반부에서 계속적인 액션 시퀀스가 장시간 이어지는데, 성룡은 링을 활용한 액션 장면에서 시작해 홍금보와의 콤비 액션, 긴 담벼락 맨손으로 올라가기, 계단 순식간에 내려갔다 올라오기 등을 선보인 후, 좁은 골목과 자전거를 활용한 완벽한 조화의 액션 시퀀스를 선보인다. 자전거 위에서 점프하고 장대를 이용해 적을 물리치고 다시 자전거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이 시퀀스는 완벽한 리듬감의 성룡표 액션의 대명사로 불리우고 있는 명장면. 이후 장면은 식당에서 이루어지는 홍금보와의 화려한 본코스 트윈 액션으로 이어졌다가 악당과의 시계탑 대결 후, 앞서 언급한 무성영화 시대의 코미디언 해롤드 로이드에게 오마쥬를 바치는 듯한 시계탑 추락 씬으로 마무리되며.. 거의 논스톱으로 이어지는 '성룡 액션 요리의 최고 성찬'이라고 할 수 있는 장면들이다.

더구나 <프로젝트 A>는 한 때 '골든 트리오'라고 불리우며 아이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성룡, 홍금보, 원표의 화려한 콤비네이션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셋의 완벽한 협업이라고 할 수 있는 <쾌찬차>와 달리 성룡이 중심이지만, 조역으로 등장하는 두 사형제(홍금보, 원표) 역시 개성있는 캐릭터(능구렁이 같지만 정 많은 홍금보, 딱딱하지만 의리있는 원표)를 잘 소화해내며 클라이맥스의 해적 소굴 장면에서 빠르고 경쾌한 골든 트리오 특유의 액션 릴레이를 선보인다. 세 사람과 대결을 벌이는 성룡 영화 최고의 악역 적위가 해적 두목으로 등장하는 것은 보너스~.



<프로젝트 A 2>는 홍금보와 원표가 등장하지 않아 아쉽지만 전편의 세계관을 이어가는 성룡의 액션 연기가 빛나는 또다른 수작이다. 특히 이 작품은 드라마와 코미디의 비중이 많이 올라갔는데, 공간과 공간 사이를 바꿔치기하며 다양한 등장 인물들이 신경전을 벌이는 코믹한 장면들이 재미있다. 또 관지림과 여량위가 분한 손문(쑨원)지지 세력이 등장해 청나라의 자객과 대결을 벌이는 '정치적'인 주제도 포함되어 있어 흥미롭다. <프로젝트 A 2>는 홍금보,원표 대신 장만옥, 관지림, 유가령 등의 홍콩의 대표 여배우들이 출연하며 <폴리스 스토리>시리즈로 유명한 표숙이 등장해 잔재미를 준다. 가장 즐거운 액션 시퀀스는 해적 잔당에 쫓기게 된 성룡과 부배경찰(임위)이 수갑에 묶인 채 쫓기는(마음이 안맞는 두 사람은 행동도 잘 안맞는다..) 언밸런스 추격전이다. 강렬한 액션 장면은 별로 없지만 성룡 특유의 아기자기한 액션 시퀀스들이 이어지며 이야기의 완성도 면에서는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프로젝트 A>시리즈는 성룡의 팬뿐 아니라 성룡에 익숙치 않은 젊은 관객들에게 '성룡 영화 입문작'으로 추천할만한 작품이다. 단순한 액션 스타가 아닌 자신만의 낙인을 지닌 '작가' 성룡의 면모를 볼 수 있는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About DVD

Video : 열악했던 기본판에 비하면 월등하게 나아진 영상을 선보인다. 두 편 모두 전반적인 밝기와 채도가 우수한 편으로 감상에 큰 무리가 없는 편이다. 물론 날카로운 묘사 운운할 정도는 되지 못하지만 80년대 초중반 만들어진 작품의 제작 연도를 감안하면 괜찮은 수준이다. 계속 출시되고 있는 홍콩 컨텐퍼러리 시리즈 중에서는 평균 적인 수준. 제작연도가 비교적 최근인 속편의 영상 퀄리티가 좀 더 나은편. 색채감이 좀 더 깔끔하게 표현된다. 1편과 2편 모두 장면마다 약간의 화질 편차가 있으며 대화면에서는 배경 디테일의 표현이 부족한 느낌이다. 속편에는 당시 유행하던 뿌옇게 처리된 필터(일명 '뽀사시'..)로 촬영된 장면이 있는데 현재의 입장에서는 뿌연 느낌이 들지만 화질 열화 문제는 아니다. 두 편 모두 듀얼 레이어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잠깐 멈추는 현상이 발견되는데 플레이어마다 특성을 타는 것으로 보인다.

Audio : 두 편 모두 광동어 DTS와 돌비 디지털 5.1채널을 지원한다. 타격음 등의 음향 효과가 강조된 느낌으로, 상대적으로 대사음의 출력이 약하게 느껴진다. 음향 효과의 임팩트는 꽤 강한 편이지만 인위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효과음은 서라운드의 활용도도 높은 편이지만, 자연스러운 느낌을 선호하는 감상자들은 아쉽게 느껴질 듯 하다. 대사음은 상대적으로 먹먹한 느낌이 든다.



Supplements

■ 예고편(Promotional Trailers) : Original Trailer & New Edited Trailer

홍콩 포츈 스타의 보유 작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홍콩 컨템퍼러리 시리즈'들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예고편과 갤러리는 동일하다. 오리지널 예고편과 새편집 예고편이 담겨있다. 개인적으로는 정감있는 오리지널 트레일러가 호감이 간다.

■ 포토 갤러리

역시 두 편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영화 속 스틸 사진을 볼 수 있다. 조작해서 넘겨보거나 슬라이드 쇼 기능이 모두 지원된다. 샤

■ NG Shots (02:02)

1편에 들어있는 메뉴로 영화 속의 NG 장면들을 볼 수 있다. 성룡 영화는 엔딩 크레딧에 NG 장면들이 포함되므로 비슷한 장면들도 발견된다. 약간 더 길고 스턴트팀 성가반과의 장면들도 볼 수 있다.

■ 삭제 장면 (02:48)

역시 1편에 들어있는 메뉴. 교관 원표와 교육생 성룡의 도장 대결 장면으로 꽤 즐거운 장면이다. 별도의 설명이 알 수는 없으나 앞부분 장면에서 대결하는 성룡과 원표의 대결 장면으로 군더더기의 느낌 때문에 삭제된 듯.

■ Someone Will Know Me (13:12)

2편의 서플먼트로 담겨있는 성룡의 스턴트팀 '성가반'에 대한 다큐멘터리. 익숙한 세사람의 스턴트맨들의 인터뷰와 스턴트에 관련된 짧은 다큐멘터리다. 영어 나레이션으로 진행되며, 세 사람의 성장 과정과 꿈 등에 대한 이야기, 어려움, 작업 과정 등이 들어있다. 두 장짜리 영국판 홍콩 레전드 스페셜 콜렉터스 에디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서플먼트 분량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프로젝트 에이 1,2 박스세트>는 미국,일본,홍콩판과 거의 동일한 사양으로 출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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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ministar14 BlogIcon 뉴에이저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을 발견하여 제 네이버 블로그에 가져갈려고 했더니 스크랩이 안되네요~ ^^ 그래서 우선 하나하나 제가 복사해 왔습니다. 그리고 밑에 원문보기 링크랑 네오이마주님의 저작자표기를 해 놓았습니다. 정말로 흥미로운 글이어서 도저히 그냥 지나치지 못해서 ^^ 다른 글들도 하나하나 잘 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언제 시간이 되시면 한번 들러보세요~ ^^

    2008.07.2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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