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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2.21 '욘사마'의 [외출]의 베드 신과 콘돔 (6)
  2. 2008.01.08 무방비도시, 신파와 범죄물의 부적절한 만남 (15)




<필름 위에 흐르는 떡무비 기획전 제1탄>


<외출>을 봤다. 그 어느 할리우드 스타보다 열도를 심하게 뒤흔드는 욘사마 배용준이 주연인 데다, 대수롭지 않은 사랑에 관한 보편적 소재를 대수로운 사랑의 애틋함으로 전이시켜 던져주는 허진호의 작품이니 한참 뒤늦었지만 갑작스레 땡겨 마주하게 됐다. 물론 불륜이라는 선정적 소재와 그에 부합하는 쌍수 들고 반길 만한 배용준 손예진의 격정의 정사 신마저 나온다 하니, 매사 잿밥에 열 올리며 몸을 던지는 본 필자의 사고체계로서는 응당 당연한 행동방식이다.

여하튼 봤더만...... 아쉽게도 기대와 달리 당 영화, 심히 싱겁고 밋밋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장조림에 간장이 덜 배어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간장게장에 간장이 덜 배어 있는 허전함이랄까? 그 이유야 웬만한 매체에서 다들 거론한 마당이니만큼 굳이 구구절절 들먹이지는 않겠다. 단, 이것만큼은 웬만하면 한번 쯤 거들떠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어 이렇게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지가 알아서 분연히 일어나 마우스와 모니터를 벗 삼아 오밤중에 글을 쓴다. 미처 우리가 눈여겨보지 못하고 간과한 <외출>의 그 비범한 미덕을 널리 고하기 위해.


● 단추 따고 지퍼 내리는 사운드를 통해 상상의 권능은 만개하고 쾌감은 극락에 도달한다

먼저 일본 아줌마와 한국 사내들의 애간장을 태우며 세간의 화제가 된, 9시간의 기나긴 촬영 후 파김치가 됐다는, 배용준 손예진의 침실노동 그러니까 살맛나는 베드신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멜로를 말하되 몸으로 말하지 않는 허진호 감독의 사려 깊은 관조적 스타일과 울기는 울되 온몸으로 울지 않는 손예진이라는 청춘 멜로물의 풋풋한 헤로인을 떠올릴 때 사실 농도 짙은 몸의 뒤섞임 신을 기대하는 어렵다. 허나, 18세 이하 관람불가라는 등급과 인터넷 곳곳을 후끈한 정사신에 관한 에피소드로 장식했던 여론은 숱한 남정네들의 “에이 설마....”에 엄한 날개를 달아주고 혹시나 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데 크나큰 일조를 했던 만큼, 나름 발기탱천한 기대감을 품고 극장으로 향한 사내들 꽤나 됐으리라 사료된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결과는 역시나였다. 단, 분위기고 나발이고 ‘보이는 게 다!’라는 물리적 벗김의 수위에 모든 걸 올인 한 수컷 관객에 한해서다. 다시 말해, 당 영화의 베드신은 노출상태로만 보자면 정작 보여줄 건 안 보여주고 엄한 데, 특히 ‘등’만 보여준다 하여 명명된 그 옛날 쌍팔년도 ‘등짝’무비의 법통을 잇는 천인공노할 분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훌라덩 수위에 그친다. 비통한 마음, 금할 길 없다.

그렇치만서도 욘사마를 향해 지극한 순정을 눈물겹도록 쏟아 붓는 일본 아줌마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 차원인지 그의 잘 다듬어진 빨래판스런 상반신은 그들의 눈 시선에 맞추어진 카메라에 의해 오롯이 포착된다. 반면 톡 대면 터질 것 같은 손예진의 육체는, 볼 건 봐야 직성이 풀리는 남성들의 염장을 지르기라도 하는 듯 그들의 공명정대한 시선과 숨바꼭질하며 허진호식 앵글에 따라 보일랑 말랑 몸을 숨긴다. 열통 터져 죽는 줄 알았다. 안타까운 순간이라 아니 말할 수 없음이다. 그나마 손예진의 몸매가 예상외로 풍만해 꼴깍 참고 넘어갔지 그마저 아니었다면.......

그런데 이게 천우신조의 뜻인지 아니면 본 필자 같은 사내들을 긍휼히 여긴 허진호 감독의 속 깊은 의중에서 비롯된 것인지 영화는 예기치 못한 화법을 통해 관객의 의표를 찌른다. 벼랑 끝에 내몰린 두 남녀가 마음을 넘어 몸으로써 서로를 비벼대며 위무하는 불꽃놀이 직전! 손예진의 청바지를 벗기려는 찰나! 카메라는 그녀의 하반신을 무장 해제시킬 살 떨리는 배용준의 손과 그에 부응해 심하게 파르르 떠는 그녀의 허리부분을 바짝 다가가 들여다 본다.

"앗~아싸!"

조는 놈들마저 죄다 일어나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는 듯 사내들은 스크린을 향해 달아오른 광선을 뿜으며 숨소리마저 내지 않는다. 영화로 우정을 나누고 연대가 이뤄지는 찬란한 순간이다. 허나, 어렵사리 앙양된 사기는 이내 곤두박질친다. 배우들의 몸에서 근거리를 위치하며 서성이던 카메라가 부끄럽다는 듯 살짝이 이동해 다른 곳을 응시하는 철딱서니 없는 행동을 범한 것이다.

"에게! 이게 다야!"

충분히 나올 법한 소리 없는 아우성이다. 관객의 기대를 저버린 셈이다. 극심한 절망에 휩싸인 사내들은 모든 걸 잃은 듯 아연해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다. 맥 풀린 긴 한숨이 땅에 떨어지기 찰나, 구원의 메아리가 저 멀리서 울려 퍼지니....

"또오~옥 딱!, 찍이~~~익... "

숨 막히는 정적을 가르며 객석을 파고든 이 소리, 다름 아닌 손예진 하반신을 공략하기 위한 청바지 단추 따는 소리와 지퍼를 내리는 허리하학적 사운드였던 것이었더랬다. 할렐루야!


은은하면서도 청명하기 그지없는 ‘또오~옥 딱!’ 이어, 보는 내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찍이~~~익!’ 원초적 시각의 쾌감에 목말라 있는 이들에게 부족하나마 단비와 같은 존재로 다가온 이 영롱한 사운드는, 보이는 것 이상의 흥분됨과 야릇함을 전해준다. 극락에 도달할 수 있는 상상의 권능이 만개하는 순간이라 볼 수 있으리라. 끝장을 보지 않고 결정적 순간에 앵글을 엄한? 데로 돌려버림으로써 애틋함과 여운을 극대화시키는 허진호 감독의 스타일과 영화에 있어 이미지 못지않게 사운드 역시 실로 중차대하다는 진실이 동반상승하며 빚어낸 공감각적 장면에 다름 아니다. 이는, 장선우 감독 <우묵배미 사랑>의 또 다른 불륜커플 길도(박중훈)와 공례(최명길)가 남의 눈을 피해 오밤중 비닐하우스에서 ‘떡’을 치기 전 급한 마음에 지가 알아서 박중훈이 후다닥 지퍼를 내리는 신과 대구를 이룬다. 십 수 년이 지났건만 요런 장면만큼은 절대로 까먹지 않는 본 기자! 내가 생각해도 기특하다. 하여간, 여운이고 나발이고 일단 내 망막에 뽀얀 여체의 나신이 맺히는 것만이 진정한 황홀경이라는 분들에게야 뭐라 드릴 말씀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보는 이를 압도하는 가공할 만한 필살의 저 사운드! 꼭들 염두에 두셨다가 허리 쫙! 귀 쫑긋!하여 직접 확인하길 권고한다. DVD로 감상시 저속으로 보시면 그 또한 새로운 경험이다. 아차~하면 부지불식간 놓칠 수도 있으니 절대 한 눈 팔지 말고 분투하시길 바란다.


● 자신의 위상을 환기시키며 재정립한 기특한 녀석 ‘콘돔’

고대 이집트 벽화에서도 콘돔의 흔적이 발견될 만큼 녀석의 역사는 유구하다. 인류 공영에 이바지함은 물론이요, 남녀 애정행각에 무한한 가능성과 성의 굴레로부터 해방을 앞당기는 견인차 역할을 했음 역시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녀석은 역사의 도도한 흐름과 함께 늘 우리 곁에 머물렀고, 당장이라도 약국, 편의점, 숙박업소, 화장실 입구, 너희 집 등 맘만 먹으면 손에 넣을 수 있도록 지천에 깔려 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의 근간을 이루며 21세기인 이 마당에 아직까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그 놈의 유교적 사상과 윤리관으로 인해 콘돔을 바라보는 시선은,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곱지 않다. 명랑 성생활 확립을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녀석의 가치가 평가 절하되고 있는 개탄스러운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가식과 내숭은 인류발전을 저해하고 하등의 도움이 안 되기에 박멸해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거늘, 거개가 뒷짐 지고 수수방관하고 있으니 참으로 우울하기 짝이 없다.

사설이 좀 길었다. 아무튼, 본 필자의 애기인즉슨 상황이 이럴진대, 문화의 총아라 일컬어지는 영화 역시 그간 녀석에 대해 별반 신경 안 썼음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다. ‘나와도 그만! 안 나와도 그만!’이라는 나 몰라라! 하는 발로에서 비롯된 방관자적 자세!. 빈번하게는 아니더라도 오다가다 한번쯤은 건드려줬어야 했다. 한데, 여관방을 재조명하는 범국민적 숙원사업에 동참한 홍상수 영화라면 모를까? 사랑의 생성과 소멸을 줄곧 끌어안으며 보듬어온 허진호의 영화에서 콘돔의 떨어진 위상과 권리를 다시금 복권시키는 장면이 등장했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요는 이렇다.

자신들의 배우자가 교통사고를 당한 후 경찰서에 들려 바구니에 놓인 지갑 디카 등 그네들의 소지품을 챙기는 와중, 서영(손예진)과 인수(배용준)는 짐짓 손을 멈칫거리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서로의 흔들리는 시선을 교차한다. 칼라풀한 콘돔 한 개! 녀석이 버젓이 바구니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흐! 말은 안 해도 이 두 사람! 대퇴부와 가슴을 둔기로 후려 맞은 듯 전율이 온 몸을 들쑤시고 다녔을 것이다. 외양이야 크나큰 흐트러짐 없이 영화 성격상 고매함을 견지하고 있다만 사람 속이 어디 그러겠는가?

“아니 이 새끼가....설마”
“아니 이 뇬이.....설마”

조건반사적으로 이런 욕지거리가 나오는 게 사실 인지상정 아닌가? 자신의 배우자들이 우연찮게 눈 맞아 서로 안고 자빠지는 그렇고 그런 사이가 아닐까 하는 강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데 도화선이 된 그리고 결정적 물증으로 부족함이 없는 ‘콘돔’. 딱 봐도 세심하게 공을 들인 티가 팍팍 묻어나는 이 장면은 <외출>의 그 어떤 순간보다 인상적이다.

알지 않나! 그간 한국영화가 불륜의 관계가 뽀록날 때 혹은 그 징후를 어떤 식으로 묘사해왔는지. 떡에 일로매진하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을 때 바로 현장을 덮쳐 바람 피는 그네들의 머리채 혹은 고환을 무자비하게 움켜잡고 나오는 볼썽사나운 비상사태가 참으로 많이도 애용됐다. 가까운 예로 <박하사탕>이 있으니 함 참조하시고. 아니면, 팬티를 뒤집어 착용한 흔적, 뻘간 립스틱 자국 그리고 낯선 향수 냄새 등 약발 떨어진 진부한 시츄에이션만이 남편을 의심하는 촉매제로 답습했을 뿐이다. 빼도 박도 못하는 확실한 물증! 콘돔이 있음에도 녀석의 쓰임새를 우습게 봤거나 영화의 퀼리티를 떨어뜨릴지도 모른다는 시대착오적 사고방식이 배태한 산물로 상상력이 고갈돼 밑천이 떨어졌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이뿐이 아니다. 녀석은 사후 처리적 징후에서도 뒷전이었지만 불륜 관계의 남녀가 작업 모드로 들어가기 전 취하는 예비 자세나 본격적으로 황홀경에 빠져드는 뜨거운 작업의 열기 속에서도 찬밥신세였음은 마찬가지다. 다만, 비디오 에로물에서만 왕왕 그의 존재감이 드러났을 뿐이다. 실례를 들어 주인공 남녀가,

‘끼네 마네’
‘끼면 감이 오네 마네’
'안 끼면 너랑 안 한다’는 둥!




콘돔의 실존적 문제를 해학성에 빗대 결코 남 일이 아님을 본의 아니게 설파했다. 하지만 녀석의 중요성은 세태에 묻혀 그 이상 거론되지 않았고 목하 그게 우리네의 지리멸렬한 현실이다. 이런 지난한 상황에서 <외출>이 보여준 콘돔 클로즈업 장면은 때문에 나름 재조명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제 몸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고 겹겹이 주름이 잡힌 단아한 자태로 자그마한 투명 비닐하우스에 기거한 녀석은 그간의 고충과 오욕을 뒤로한 채 <외출>에 이르러 스크린 전면에 나섰다. 단발성 우정 출연이 아니라 영화 전체 얼개에 걸쳐 파장을 미치는 밀도 높은 참신한 캐릭터로 분해, 서영과 인수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단초를 제공해줌과 동시에 이 둘의 관계 역시 녀석을 매개삼아 맞불 작업에 들어 섦을 예고하는 복선작용을 톡톡히 해낸다. 기특한 것! ‘콘돔을 스치며’ 파국을 예감하는 이들의 찰나는, 불륜을 소재로 한 또 다른 영화 <화양연화>에 등장하는 좁디좁은 복도 길에서 장만옥과 양조위가 ‘옷깃을 스치며’ 즉감적으로 뭔가 교감하는 그 장면과 대구를 이룬다.

또한, 구차하게 이런 저런 대사나 오만가지 추상적 장면의 들이댐 없이 직접성을 띤 물건, 성인이라면 빈번하게 마주할 생활밀착적 상비품목인 콘돔을 집약적으로 한 장면에서 보여줌으로써 녀석은 영화에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이거,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절대 별스럽지 않은 가장 일상스런 행동양식을 스크린을 통해 선보임으로써 역설적으로 별스러운 가치를 획득하는 계기가 된다.

다시 말해, <아이즈 와이드 샷>의 니콜 키드먼이 소변 후 휴지 3칸으로 마무리하는 감동의 장면과 박신양 이수아 이경영의 <쁘아종>에서 목도된 이경영과의 동물적 섹스 후 이수아가 3칸도 아닌 물경 10칸으로 뒷마무리 하는(게다 뒤에서부터 앞으로 쓸어 올리는 위생학적 측면까지 고려한 리얼리티의 정수를 보여준다) 다 알지만 말하지 않는 일상성을 세세하게 길어 올린 이 두 신과 견주어도 당해 장면은 손색이 없다. 거듭 말하지만 사사롭기 짝이 없는 무용(無用)한 설정처럼 와 닿는 장면, 다른 관점에서 보면 영화에 사실성을 높이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다. 결국, 이런 전차로 콘돔 이라는 존재는 <외출>를 통해서 자신의 위상을 환기시키며 재정립, 유야무야됐던 자신의 서러운 입지를 다시금 다지는 생산적 계기를 마련한다.

지금까지 두서없이 <외출>의 베드신과 콘돔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놨는데.......아무래도 별 같잖은 소재로 핏대 세운다고 핀잔 받지 않을까 조금 걱정스럽다. 허나, 때로는 개똥도 약이 된다고 이왕지사 지금까지 읽은 거, 혹 영화를 안 본 독자께서는 꼭들 요점 참조하여 관람에 임해보시길 권한다.

그나저나 쪽팔린 이야기지만 초장부터 끝물까지 주구장창 섹스랑 콘돔에 대해 얘기했더니 갑작스레 작업의 의지가 불타오른다. 그럼 알아서들 스텝 밟으시고 본인은 이만 음란한 마음으로 작업의 열기가 들끓는 광장으로 나가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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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죽지않아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대략 이 영화가 그렇게 묻혀 버린 게 참 아쉬웠다는! 비범한 매력이 있는 영환데.

    2008.02.21 17:32
  2. cy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가는 얘기네요~~
    실컷 웃고 갑니다~
    글 정말 재밌게 잘 쓰시네요~~ ㅋㅋ

    2008.02.21 20:21
  3. 슬픈열대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정말 잘쓰시네요~
    잘 읽고 추천하고가요 ^^

    2008.02.21 20:23
  4. 흐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자체가 좀 그런 맛이 있었으나
    김형경씨가 쓴 소설을 읽으면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자세하게 되어 있어 매력을 느낍니다
    한 번 책을 읽업보시길~ 영화보다 정서적인 면이 더 와 닿아요 ㅋ

    2008.02.21 21:34
  5. 햄미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우..대단하신 필력!!
    존경스럽군여..
    그나저나 작업은 성공하셨나여?
    외출..아주 좋은 영화죠...

    2008.02.21 22:12
  6. 2탄 외박 안나오나...3탄으로 휴가..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2008.02.22 02:50

 
하성태



‘무방비 도시’, “소매치기는 숨소리까지도 믿지 마라”, “엄마 노릇은 개나 소나 하는 줄 알아.” 영화 <무방비 도시>를 관통하는 세 가지 열쇠다. 그런데 하나는 비어있고, 또 하나는 전시하다 그치며, 마지막은 과잉이다. ‘리얼 소매치기 범죄액션’을 표방한 <무방비 도시>는 그렇게 장르성에 살짝 기대는 척 하다 교훈극으로 마무리하는 한국 상업 영화의 전형을 답습한다.


세 줄로 요약해 보자. 소매치기 전과 17범 강만옥(김해숙)을 어머니로 둔 광역수사대 형사 조대영(김명민)은 일본에서 활약하다 국내로 복귀, ‘삼성파’를 조직한 섹시한 소매치기 백장미(손예진)을 소매치기 조직 소탕 과정에서 우연히 만나 매혹을 느끼면서 느슨하지만 단단한 운명의 끈으로 엮이게 된다. 그러니까 소매치기 손예진과 형사 김명민의 대결구도는 일종의 맥거핀과 같다. 형사가 등장하니 형사물이요, 간간이 등장하는 ‘이연걸식’ 액션이 등장하니 액션물이요, 팜므파탈이 엮어가는 파탄의 드라마니 범죄느와르라고 우길 수 있겠지만 영화가 어디 인수분해처럼 딱 잘라 나눠지던가. 김병옥, 손병호, 윤유선, ‘주무치’ 박성웅 등 개성파 조연들이 다수 등장해 감칠맛 나는 연기를 펼쳐내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게 다 이 죽일 놈의 ‘신파’ 때문이다.


엇비슷하게 김해숙이 어머니로 등장해 거침없이 눈물샘을 자극했던 <해바라기>는 차라리 정직하다. 출소한 양아치 양아들이 개과천선해 어머니를 찾아오지만 ‘건설’ 조폭들이 가만 놔두지 않는 다는 전형적인 스토리 라인. 대놓고 ‘이건 신파라니까’를 외치다 간간히 개그와 인간미가 배어나올 때. 우리는 차라리 상업영화의 클리쉐를 대놓고 수용하면서도 울고 웃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무방비 도시>는 끝끝내 백장미의 소매치기 조직 흥망성쇠기와 모범생인척 하는 형사 조대영이 인연의 끈에 묶여있다고, 그래서 모든 것이 비극일 수밖에 없다고 강변한다. 거창한 그리스 비극이라도 되냐고? 문제는 세 사람이 엮여있는 바로 그런 우연이 운명이라 교훈을 끝끝내 친절히 설명해준다는데 있다.


그러니까 모성애 신파가 점점 장르에 침입 할수록, 다시 말해 어머니 때문에 갈등하는 조대영이 표정이 어두워지면 어두워질수록 흥미롭던 ‘삼성파’의 플롯은 급해지고 헐거워진다. 소매치기 일당의 실상을 조망하겠다는 의도로 짧은 호흡의 컷을 이어 붙여 ‘소매치기 이렇게 하면 2시간 만에 마스터한다’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시퀀스 내의 긴장감? 범죄 현장을 고발하는 리얼 드라마? 백장미를 제외한 ‘삼성파’ 조직원 세 명은 제스추어만 있고 디테일이 실종된, 플롯에 복무하는 ‘기계’들일 뿐이다. 그건 조대영을 제외한 형사들도 마찬가지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최동훈의 감독의 ‘구라’ 빨이 아쉬워지는 대목이다.


더욱 더 아쉬운 건은 매력적일 수 있었던 백장미 캐릭터. 손예진의 의욕적으로 도전한 소매치기 조직 보스 백장미는 타고난 미모와 지략, 배짱으로 명동과 동대문을 손에 넣는 것도 모자라 모성애가 많이 부족했던 조대영을 멋지게 농락하는데 성공한다. 바로 여기서 진중권 씨가 <디 워>를 예로 들었던, 고대 그리스극에서 초자연적인 힘을 빌려 극을 해결했던 기계에 의한 신 일명  ‘데우스 엑스 마키나’와 같은 존재가 등장한다. 이즈음 ‘위풍당당’ 백장미가 급격한 심리 변화를 겪으며 극은 신파의 절정으로 달려간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 강만옥과 조대여이 마주하는 명동 시퀀스는 눈물을 짜내려는 자극적인 슬로우 모션과 클로즈업으로 덧칠되어 있다. 더불어 중간 중간 관객을 위해 친절한 흑백 플래쉬백을 삽입하다 못해 후반부 두 사람의 인연을 설명하는 주인 없는 회상신은 진정 사족과도 같아 보인다.


그리하여 아쉬워지는 것은 제 몫을 다한 배우들이다. 나문희 여사에 버금가는 모성 눈물 연기의 대가 김해숙은 당뇨병 환자의 고통을 섬세하게 표현해 낸다. 화제의 중심인 손예진 또한 <작업의 정석>의 코믹 내숭녀 연기의 대척점인 백장미를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장르적인 과장된 수식에 살짝 손예진 특유의 연약함을 얹어 넣으면서 최소한 장르 안에 살아 숨쉬는 소매치기 보스를 만들어 낸 것. 다만 전작 <리턴>과 대동소이한 캐릭터를 연기한 김명민은 드라마에서 장점으로 승화됐던 다소 고양돼 있는 마초 캐릭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듯 보인다.


자,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조대영의 멜로드라마와 백장미의 범죄느와르를 엮어놓은 <무방비 도시>의 첫 번째 열쇠. 도대체 ‘무방비 도시’는 어디로 갔나. 이탈리아의 거장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의 고전을 영문 제목까지 그대로 따온 이유가 단지 동대문과 명동이라는 지명을 활용하고 그 곳에서 로케이션을 했기 때문이라면 이건 넌센스다. 서울의 야경을 훑는 오프닝을 제외하고 서울이란 도시의 매력을 살리려는 노력조차 기울이지 못한 점이야 말로 <무방비 도시>에서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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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런..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름 너무너무 기대하고 있었는데.. 허술한 스토리라인 너무 싫어요..ㅠㅠ.. 리턴때도 그러더니.. 기대치는 이빠이 높여놓고 정작 영화가 안좋으면 그 배신감 감당안되던데.. 명민님 믿고 보려는데 이러면 진짜 곤란..ㅡㅡ;;

    2008.01.08 17:22
  2. 산책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사회 봤는데..영화 재밌던데....초반에 긴장감 작살...후반에 눈물...남자인 나도 흘렸어요..영화 좋던데..역시 기자들이란...넘 많이 배우셨어....나도 서울에 있는 대학 나왔는데...내 수준엔 딱이던데..^^;;

    2008.01.08 19:01
  3. 사실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급격한 신파는 너무했다는... 김영민이 범인이었어.. -.-

    2008.01.08 22:38
  4. 뭐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보다 이 글 이해하기가 더 힘들군요. 무슨 멋을 이렇게 부려서 글을 쓰는지 왕짜증나네요. 솔직담백하게 글쓰면 안멋있게 보여서 그러나요??

    2008.01.09 08:00
  5. Favicon of https://badnom.tistory.com BlogIcon w0rm9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내용과 상관없는 질문인데요...포스트 제목 폰트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2008.01.09 10:20 신고
    • Favicon of https://neoimages.tistory.com BlogIcon woodyh98  수정/삭제

      오른쪽 링크 메뉴바에 '글자가 잘 안보이세요' 를 클릭해보면 아실 수 있을겁니다.

      2008.01.09 23:48 신고
  6. ..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감. 영화보다 이글 이해하기가 더 힘들다는 ㅋㅋㅋ 어제 시사회로 보고 재밌게 잘만 보고왔구만 뭐가 이렇게 불만이 많으신지 -_- 그리고 맨마지막 흑백장면이 무슨 사족이에요 영화 다시 보고 오세요 ㅉㅉ

    2008.01.10 01:39
  7. gma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에 분, 글 제목에 모든 해답이 들어있건만 이해가 안간다니..글쓴이에게 영화 다시 보고 오라고 어줍잖은 충고 하기 전에 본인이나 저 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는게 어떠실지? 자신과 다른 관점, 생각에는 무작정 적개심부터 드러내고 보는 개티즌의 저 천박함이라니. 쯧쯧...

    2008.01.1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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