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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30 정재영의 얼굴, [강철중]에서 얻은 유일한 소득
  2. 2007.07.26 강우석 감독의 귀환을 환영하며 (1)
백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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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구원투수를 자임한 충무로의 승부사 강우석 감독이 <강철중: 공공의 적 1-1>을 들고 다시 강호로 나왔다. 지난 2006년 <한반도>로 비평적 실패를 맛본 후 와신상담해온, "한국영화 침체와 거품의 책임이 시네마서비스에 있다"며 자신이 세운 회사에 칼끝을 겨냥했을 정도로 비장한 출사표를 던진 그였다. 그로부터 1주일, 실로 오랜 만에 한국영화가 박스오피스를 점유했다는 뉴스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영화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평소의 신념이 있었음에도 흥행과 작품성을 동일시해온 일부영화인들의 아전인수식 논리에 반감을 가졌던 터라, 또 관객 수로 영화를 평가하려는 언론의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겨온 터라 나까지 나서서 호들갑 떨 이유는 없겠으나 소위 '봐 줘야 할' 영화목록에 <강철중>이 있었음은 인정해야겠다. 요컨대 <강철중>은 단 한 가지 이유로 필자를 만족시켰으니, 다름 아닌 정재영과 그가 연기하는 이원술이라는 인물이 그것이다.

집단적 기억을 소환하는 과정을 통해 개인의 경험과 절묘하게 조우시키는 것에서 강우석의 장기는 십분 발휘되곤 했다. <투캅스>에서 <공공의 적>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그것을 확실히 보여주었던 반면 <공공의 적>의 속편 격인 <강철중>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영화의 제목만 놓고 본다면 주인공은 꼴통형사 강철중이어야 하고, 실제로도 강철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강철중과 대극에 놓인 이원술이라는 캐릭터이다. 그러니까 정재영이 연기하는 새로운 공공의 적 이원술은 주인공을 능가하는 카리스마를 품어내며 스스로 외전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말인데, 이를테면 대극의 이미지를 가진 캐릭터가 충동하는 영화에서 악당의 역할이 영화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공식에 지나치게 충실함으로써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장르영화들의 경우와는 달리, 이원술은 강철중과 경찰이라는 견제세력 없이도 자립할 수 있는 캐릭터임을 증명해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유사한 예로 <범죄의 재구성>에서 천호진이 연기한 '차 반장'과 <씬 시티>에서 미키 루크가 분한 거리의 파이터 '마브' 등이 외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캐릭터로 꼽히지만 이 분야의 최고는 단연 <배트맨>의 '조커'가 아닐까 한다. 따라서 필자는 (강우석이 의도했건 안 했건) 주인공 강철중과는 별개로 이원술이라는 캐릭터를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연기한 정재영 또한 재삼 언급해야 마땅하다고 믿는다.

영화에서 이원술에 대해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은 자신의 입으로 부르짖는 내면화된 그의 본질이다. "나는 칼질하는 깡패인데 세상은 나를 회장님이라고 부른다."며 보란 듯이 사자후를 토해내는 그의 모습은 모골이 송연해질 정도다. 이때 본질을 숨긴 채 가공된 현실 위를 활보하는 이원술을 악마의 현신으로 탈바꿈시키는 영화적 장치는 의도적인 클로즈업과 독특한 화법이다. 즉 강철중과는 달리 (영화 포스터에도 나와 있듯이) 이원술의 지나치게 매끄러운 턱은 가까이서 보기 불편할 정도로 관객을 압도하고 있는데, 이는 거친 내면과 본래의 모습을 감추기 위한 장치이자 성공한 사업가로 보이기 위한 강박적 위장술이라 하겠다. 이처럼 이원술의 내면이 정재영의 얼굴을 빌려 완벽하게 재현될 때, 대극에 있는 강철중의 추레한 현실은 극대화되고 이것이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음이다. 이원술은 강철중의 존재 이유이자 기원(起源)인 셈이다. 무성영화의 스타들이 그랬듯이 배우가 얼굴만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음을 기억한다면 <강철중>의 정재영 또한 이에 뒤지지 않은 얼굴 하나로 이원술을 연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니, 쉽게 느껴보지 못한 경험이자 정재영이라는 배우의 진가를 재삼 확인하는 순간이다.

또한 이원술은 신경질적인 얼굴만으로는 모자라다는 듯 독특한 화법으로 상대를 압도하고 예측불허의 긴장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즉 어눌한 듯 무식한 듯 그러나 핵심만 잘라서 던지듯 내뱉는 정재영의 말투는 법보다 주먹, 말보다 칼이 앞서는 이원술을 완벽하게 재현해낸다는 것인데, 이를테면 문성근과의 독대와 경찰서로 찾아가 강신일 앞에서 뿜어내던 살기는 필자로 하여금 쉽사리 경험하지 못한 긴장감을 촉발시킬 정도였다.

장진 감독의 페르소나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로 일찌감치 인정받아온 정재영이지만 <거룩한 계보>와 <마이캡틴 김대출> <나의 결혼원정기> 등 그가 근작에서 맡은 캐릭터들은 다분히 인간적이고 세상사에 서툰, 악마적 이중성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때문인지 <킬러들의 수다>나 <피도 눈물도 없이>의 정재영을 기억해볼 때 이제는 한 번쯤 냉혹한 인물을 연기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던 차에 만난 이원술은 신선한 충격 그 자체였다. <강철중>에 대한 평가와 무관하게 정재영의 연기만 놓고 본다면 이렇듯 생생하고 소름끼치는 그럼에도 악인으로 단정 짓기 힘든 캐릭터를 연출해낸 강우석의 능력은 칭찬받아 마땅할 것이다. 영화의 제목과는 달리 <공공의 적>이 '강철중'이란 안티히어로를 탄생시켰다면 <강철중>은 오히려 '이원술'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어쨌거나 틀에 박힌 설경구의 연기에 식상해질 즈음 찾아온 정재영이 세공해낸 이원술은 내가 <강철중>에서 얻은 유일한 소득이다.


(추신) 적지 않은 매체들이 강철중을 일컬어 '서민형 캐릭터'라고 명명하고 있는데, 물론 마케팅사의 보도 자료에 의거했거나 기자의 판단에 따라 기술되었을 테고, 후줄근한 옷과 덥수룩한 외모에 중산층과는 먼 경찰이란 직업을 감안하자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표현이기는 하다. 그러나 강철중이 전세방에 살고 전세보증금이 궁하다는 것만으로 서민형 캐릭터라고 단정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어쩌면 이것은 신흥기업 회장 이원술과의 대구를 이루기 위한 의도적인 설정이라고 보여 지는데, 강철중 스스로가 실토했듯이 "뇌물도 받고 삥땅도 좀 친" 게다가 1편에서는 마약까지 빼돌린 부패한 경찰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서민'이라는 표현은 억지스럽다는 생각이다. 유사한 예로 '시골총각은 순박하고 어눌하며 건실하다'라던가 '장애인은 순수하고 착하다'는 식의 고정관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인물에 대한 도식화된 평가와 편견이 빚어낸 섣부른 단정은 비평적 사고에 장애가 될 수 도 있다는 점에서 유의해야할 것이다. 이러한 잣대는 시선의 확장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감독의 의도마저 오인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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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감독의 귀환을 환영하며

필진 칼럼 2007.07.26 15:04 Posted by woodyh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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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6
하성태


[다이하드]의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는 빌딩에서, 공항에서, 미국 전역에서 투덜투덜 거리며 죽도록 고생하는 안티 히어로다. [춤추는 대수사선]의 아오시마(오다 유지)는 관료주의 일본 사회에 맞서 완간서를 묵묵히 지키는 현장 ‘지키미’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강철중(설경구)이 있다. ‘단무지’인데다 부패하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패륜아를 처단해야 한다는 일념 하에 엘리트 연쇄살인범 조규환(이성재)를 결국 매다 꽂았던 열혈남아 강철중. 액션이 주를 이루는 할리우드와 관료주의와의 갈등과 코미디를 적절히 섞은 일본과 비교 [공공의 적]은 한국식 형사물의 새 장을 개척한 바 있다. 그 강철중이 검사가 아닌 형사로 돌아온다. 바로 [강철중](부제: 공공의 적 1-1). 그리고 그 중심에는 물론 강우석 감독이 있다.

충무로 토종 자본의 선봉장인 시네마서비스의 실질적인 수장이자 [실미도]로 가장 먼저 천만 관객의 깃발을 꽂은 바 있는 강우석 감독이 장기인 코미디 영화로 복귀한다. 지난 16일 강우석 감독은 일제히 보도 자료를 내고 [강철중]이 장진 감독에 의해 시나리오 작업 중이며 설경구, 정재영, 강신일 등이 이미 캐스팅 됐다고 전했다. 검사로 변신해 설교조의 직설화법을 날렸던 [공공의 적2]와 달리 1편의 분위기에 코미디가 강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비는 40억 가량이며 내년 3월경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단다.

강우석이 코미디, 그것도 [강철중]으로 복귀하는 데에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이유는 적지 않다. 우선 강철중 캐릭터. 몰래 마약을 거래할 정도로 썩어있고 입에 욕지거리를 달고 살며 조폭인지 형사인지 구분이 가질 않을 정도로 손버릇이 나쁜 강철중은 한국영화 사상 가장 생생한 형사 캐릭터였다. 그와 필적한 상대라면 두드러진 형식미 안에서 간간이 인간미를 풍겼던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우형사(박중훈)를 꼽을 수 있겠다. 몸무게를 불린 것으로 모자라 실제 성격이 아닐까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맞춤옷을 입은 듯한 연기를 선보인 설경구의 힘도 물론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쁜 놈이 더 나쁜 놈을 때려잡는 [공공의 적]의 형사 강철중은 기존 선악구도를 과감히 깨트리며 묘한 쾌감을 주었던 한국 영화사상 명 캐릭터 중의 하나였다.

[공공의 적3]라는 프랜차이즈의 프리미엄을 살짝 내려놓은 것도 칭찬할 만 하다. 여기에는 [실미도] 이후 [공공의 적2]와 [한반도]를 통해 현실 사회에 직설화법으로 일관했던 강우석 감독의 자기 성찰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학 재단 비리와 일본의 군국주의를 절대 악으로 상정, 그에 맞서는 내러티브 구조와 절대 선인 캐릭터를 구축해 현실에 대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전작들은 강우석 감독 본인의 이데올로기와 대중의 욕구를 반영했다고는 하지만 절반의 성공으로 끝나버린 바 있다. 시사프로그램의 에피소드에서 착안, 고등학생을 조폭으로 길러내는 조직과 어리바리 조폭 두목(정재영)과의 한판 승부를 다룰 예정이라는 [강철중]은 코미디와 풍자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장르 클리쉐와 시민과 국민으로서의 열망을 전면에 배치했던 [공공의 적2]와 [한반도]와 달리 날카로운 풍자와 유니크한 코미디의 결합이 되지 않을까 싶다. KnJ엔터테인먼트를 쌍두마차인 장진 감독이 코미디에서 장기를 보여온 것도 기대를 모으는 대목.

또 한국 영화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지금, 또 다시 강우석 감독이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도 이채롭다. 무모한 시도가 아니냐는 [실미도]로 어쨌든 천만 관객을 동원한 것도 그가 아니던가. 특히 쇼박스 측이 극장 지분을 매각하고 CJ엔터테인먼트 측도 신작들에 메인 투자를 꺼리는 등 한국 영화 투자가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에서 강우석 감독이 간판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마지막 충무로 토종 자본 시네마 서비스의 행보는 사뭇 공격적이다. 올 상반기 [밀양] [바람피기 좋은 날] [황진이]를 거쳐 김유진 감독, 정재영의 [신기전], 정지우 감독, 박해일, 김혜수의 [모던보이], 엄정화, 박용우, 한채영, 이동건의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외에도 [궁녀], [기다리다 미쳐],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 [싸움] 등 다양한 장르 영화들이 포진되어 있다. 지난해 활황 속에 착수했던 기획 영화들의 실패로 올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쇼박스나 기대를 모았던 대작 영화들의 참패로 타격을 입은 CJ엔터테인먼트가 주춤하고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 흥미로운 지점이 아닐 수 없다.

화제를 모았던 ‘강우석 펀드’도 한국 영화 위기를 맞아 물 건너 간 상태에서 마지막 게임에 승부를 건 ‘타짜’ 강우석. 반갑기 그지없는 ‘강철중’ 카드를 꺼낸 그의 귀환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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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maggot.prhouse.net BlogIcon 한방블르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당히 흥미로운 평입니다. '한국 영화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지금, 또 다시 강우석 감독이 구원투수로 등장한'것이란 말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승부사인 강우석만이 흐름을 읽고 공공의 적으로 귀환것이 아닐까 합니다. 장진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게 한것도 승부사 기질을 발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강감독은 감독보다는 제작자나 기확자로 남는 것이 위기의 한국영화를 위하여 더 나은 길이 아닌가 합니다.

    2007.07.27 23: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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