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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영



막강한 할리우드 제작자이자 MGM 총수였던 루이스 B. 메이어는 1950년의 어느 날 한 남자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너는 지금의 널 만들어주고 먹여살려준 산업을 욕되게 했어!” 메이어를 분노케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선셋 대로 Sunset Boulevard>와 감독 빌리 와일더였다.

할리우드는 1949년을 기점으로 관객이 급격하게 감소함에 따라 스튜디오 종사자의 감축을 가져오게 된다. 또한 할리우드는 TV라는 기술적 도전에 직면해야만 했고 미학적으로도 이미 구태를 반복하며 고루한 도식에 안주하고 있었다. 이렇듯 영화와 TV사이에 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에 빌리 와일더는 자신의 영화 필모그래피를 통틀어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이게 되는데, 할리우드를 둘러싼 위기들, 즉 경제적, 기술적, 미학적 위기를 다룬 자기반영적 영화 <선셋 대로>가 그것이다.

왕년의 대배우의 저택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수영장에 떠있는 남자의 시체인 할리우드의 무명 시나리오작가 조 길리스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선셋 대로>는, 저물어가는 할리우드 황금기를 반추하고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를 조명하며 이제는 TV에 밀리고 새로운 영화사조와도 맞서야 하는 할리우드를 이야기하는 영화이다.

흥미롭게도 와일더는 왕년의 무성영화스타로 하여금 자신의 처지를 연기하게 만듦으로써 할리우드를 근거지로 살아가는 이들의 인생을 패러디하며 재구성하고 있다. 이를테면, 사라져가는 모든 것들에 대한 두려움을 여배우 노마에게, 새로운 물결에 대한 할리우드 감독의 집단적 위기감을 몰락한 감독 맥스에게 투사시킨다는 것. 계단을 내려오는 노마를 위해 카메라를 준비시키고 “액션!”을 외치는 그의 표정이 노마만큼이나 비장한 것도 이런 때문일 터이다. 이처럼 <선셋 대로>는 한 때 최고의 성공을 거뒀던 여자와 한 번도 정상에 서 본적 없는 남자가 만나 벌어지는 로맨스에 스릴러가 보태져 자기반영이 다다를 수 있는 극한의 성취를 이뤄낸다.

영화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노마와 친구들의 카드게임 장면에 등장하는, 밀랍인형 같은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단 한마디도 하지 않던 버스터 키튼의 모습인데, 서글프고 잔인한 영화산업의 현실 반영이라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남겨준다. 이렇듯 무성영화의 쇠락과 득의양양하던 유성영화 역시 TV의 보급과 더불어 위기를 맞게 되는 아이러니, 이것이 빌리 와일더가 <선셋 대로>를 통해 바라본 전후 할리우드의 자화상이요, 오늘까지도 <선셋 대로>를 회자시키는 동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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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진짜 미안해

필진 칼럼 2009.01.13 11:26 Posted by woodyh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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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영


새해를 맞은 지 십 여일이 지났음에도 글쓰기를 멈추고 있었다. 몇 개의 외고를 쓰느라 진이 빠진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다른 것에 몰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보다는 책을 읽는데 더 열중했다고나 할까. 에릭 홉스봄과 앨런 와이즈먼의 저작을 밀린 숙제하듯 독파한 후 잡은 것이 1960~80년대를 종횡무진 활약했던 일본의 전방위문화예술가 데라야마 슈지의 책이었는데, 그의 책을 읽다보니 에드워드 양의 영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속 샤오장의 모습이 떠올랐고, 이내 1970년대 한국청춘영화까지 생각이 이어졌다. 그리고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한 영화감독의 타계 소식이 전해졌다.

지금이야 흔한 일이 되어버렸지만, 70.80년대만 해도 부부가 방송 연예프로에 출연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부부연예인이 지금처럼 많지 않던 시절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명사의 아내들이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는 법이 없던 사회분위기 탓도 컸을 것이다. 기억해보면 그 시절 텔레비전에서 만날 수 있었던 부부명사라고는 문여송 감독과 방송작가 김이연 외에는 거의 없지 않았나 싶다.

문여송과 김이연이라. 늘상 ‘대한민국 계약커플 1호’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한국의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라는 설명도 어김없이 따라다녔던 그들이었다. 선 굵은 곱슬머리에 둥근 뿔테 안경을 쓴 문여송 감독과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똑 부러지는 말솜씨를 자랑했던 김이연 씨가 방송에 나올 때면 내 어머니는 “저 둘은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데, 둘이 여적 같이 사는 것을 보면 부부 사이는 아무도 모른다니까”라며 신기해하셨고, 옆에서 신문을 읽던 아버지는 “아폴로 박사(조경철)와 전계현도 잘만 살고 있는데 뭐가 문제”냐며 혀를 차시곤 했다. 물론 두 분에게는 계약커플이라는 단어 자체가 신기하거나 이해하기 힘들었을 테고, 그것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셨을 것이다. 어쨌든 그런 시절이 있었다. 영화의 ‘映’자도 모른 채 그저 단체관람의 재미에 푹 빠져 지내던 나의 학창시절, 문여송 감독은 몇 편의 하이틴영화로 추억의 필모그래피를 확실하게 만들어준 사람이었다.

어젯밤 문여송 감독이 향년 7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청춘영화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트로이카(김응천, 석래명, 문여송)의 시대가 진짜로 막을 내린 셈이다. 이들이 만들던 청춘영화는 맥이 끊겨버린 지 이미 오래다. 청춘영화도 영화를 만들던 감독도, 그 영화에 열광하던 그 시절의 관객도, 무엇보다 ‘청춘’ 그 자체로 영화의 소재가 될 수 있는 사회정서를 찾아보기 힘들다. 케사르의 말대로 「이렇게 세상의 모든 영광은 사라져」 가는 것일까? 30년이 넘도록 모른 척 잊고 지내다가 이제 서야 억지스럽게 지난 시절의 영화를 돌아보는 내 모습이라니. ‘진짜진짜 미안합니다’ 문여송 감독님, 부디 평화롭게 안식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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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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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비극이어라

사랑은 비극이다. 비극이기에 아름다울 수 있으며 눈물 흘릴 수 있는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비극으로 시작해 비극으로 결말 맺는 참으로도 몹쓸 사랑이야기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만남 자체가 비극이었듯, 그들의 사랑 또한 죽음으로마무리된다. 하지만 그 누구도 둘의 사랑을 아름답지 않았노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송희일의 장편 데뷔작 <후회하지 않아>의 두 주인공은 서로를 만난 것에 대해 한 순간의 후회가 없다. 사회라는 거대한 통념아래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랑을 나누는 그들의 만남 또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이렇게 사랑이란 고통받고 슬퍼해야하며 죽음마저 감당해야 한다. 사랑은 비극이기 때문이다.


 

유사 관계망을 지닌<워낭소리>와 <쌍화점>

비슷한 시기에 본 <워낭소리>와 <쌍화점>은 장르는 분명 다르지만 너무나도 유사한 관계망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그런데 두 영화에 나오는 삼각관계망은 기존 우리가 익히 보았던 것과 조금씩 틀려 오히려 매력있다. <워낭소리>의 할아버지의 애정의 집착은 그와 더 오랜 세월을 함께 했던 할머니가 아니라 그가 부리는 소이다. 할머니는 매일 소만 생각하는 남편을 원망하며 자신의 인생을 한탄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할머니 고생하는 건 생각지도 않으시고 소의 곁에서 떠나지 않는다.

캐릭터가 다를 뿐 <쌍화점>의 구조 또한 비슷하다. 왕의 집착의 대상은 그를 보위하는 무사 홍림이다. 본연히 어여쁜 왕후가 곁에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남자를 사랑하는 운명을 안고 태어난 왕은 왕후보다 홍림을 먼저 생각한다. 그런 왕후는 왕과 홍림의 관계를 맹렬히 비판하고 집착해야 당연하건만 별로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홍림과 세자 만들기를 위한 합궁 후에 그를 사랑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음과 양이라는 육체는 속임도 없이 솔직하게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고 둘을 사랑하게끔 만든다. 그로인해 오히려 질투하는 사람은 왕이다. 왕은 어쩌면 <워낭소리>의 할머니와 닮아 있다. 오래송안 사랑했건만 사랑한 대상은 자신을 돌보지 않고 다른 곳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누구나 질투할 수 밖에 없는, 소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눈망울

<워낭소리>와 <쌍화점>은 그래서 비극적인 로맨스다. 이런 관계망 자체뿐 아니라 그들의 사랑이 죽음으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왕과 홍림의 처절한 최후는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죽음처럼 처참하다. 하지만 난 그들의 죽음을 바라보다 왕후이 눈물보다 <워낭소리>에서 늙어 죽어가는 소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눈망울이 더 애잔하게 느껴졌다. 말도 못하는 소 앞에서 할아버지 또한 아무말 없이 바라볼 뿐이다. 그러니 불만 가득 넋두리를 늘어 놓는 할머니의 함숨이 왕이 왕후와 홍림의 관계를 향한 질투보다 더욱더 강하게 와 닿는다. 자신보다 더 낭만적인 로맨스를 즐기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본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 아플까?



지독히도 비극적인, 그래서 아름다운 로맨스

소는 당연히 죽고, 남는 것은 할아버지의 사랑이다. 이 세상 어느 남녀, 불행하겠지만 어느 동성간의 사랑이 이보다 더 간절할 수 있을까? 할아버지는 '소가 죽으면 나도 따라 죽어야지'라고 말한다. 물론 그 말이 현실화되진 않는다. 현실은 현실이니까. 그래도 육은 살았지만 영은 죽어있으리라. 할아버지의 영혼은 소를 따라 저 세상으로 긴 여행을 떠났는지도 모른다. 소가 죽으면 나도 따라 죽겠다니? 생각해 보면 이 말은 멜로 영화 속에서 사랑하는 여인이 죽을 때 하는 대사다. 그것도 할아버지는 서스럼없이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말하듯이 말하고 있지 않은가? 마치 로미오의 죽음을 보고 자신도 생을 마감하는 줄리엣처럼. 사랑은 이런 것이다. 그로 인해 아파하는 사람이 있고 설레여하는 사람이 있으며 종국엔 죽음도 있다. <워낭소리>는 감동을 주려는 다큐가 아니다. 인생을 보여주는 작품 또한 분명 아니다. 이것은 멜로 영화다. 지독히도 비극적인, 그래서 아름다운 로맨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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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

필진 리뷰 2009.01.09 15:38 Posted by woodyh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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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의 힘은 단연 토픽의 선정에 있다. 신산한 삶을 함께 해 온 팔순 노인과 그의 마흔 살 먹은 소. 논과 밭을 가는 것은 물론이요, 다리가 부실한 할아버지의 달구지가 되어주는 이 소의 일상을 고정된 카메라로 잡아내는 것만으로 <워낭소리>는 단단하고 뭉클한 드라마를 만들어 낸다. 일중독에 가까운 할아버지와 그를 위해 평생을 소답게(?) 일 해 온 중년의 소, 그리고 이 두 사람을 애증(?)에 가깝게 지켜봐야 하는 할머니의 사연이 속도전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이란 무엇인가, 아버지의 존재란 무엇인가에 대한 묵직한
성찰을 유도해 낸다. 혹자는 너무 드라마틱하다고, 연출이 지나치다 타박할지 모르지만, 언제나 리얼리즘을 길어내는 다큐멘터리란 장르야 말로 편집의 미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하자. 이충렬 감독의 <워낭소리>는 그러한 다큐멘터리의 장점이자 약점을 까맣게 잊게 하는 이야기와 영상미학의 결합을 시종일관 자랑하고 있다. 잠깐 동안의 휴식 동안에 담배를 물고 논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와 역시나 그렁그렁한 눈을 드러낸채 꼴을 먹는 소. 상징적인 이 컷만으로도 <워낭소리>의 가치는 차고도 넘쳐 보인다. 1월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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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의 변

어느 때 보다 ‘한국영화의 위기’라는 말을 지겹도록 듣고 지낸 한 해였습니다. 관객은 줄어들었고 한국영화 점유율이 떨어진다고 아우성치기도 했습니다. 어떤 이는 천만 영화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것을 아쉬워하기도 했고 또 어떤 이는 ‘1000만 영화’가 한국영화계에 재앙을 불러왔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2008년에 개봉된 영화가 다른 해보다 못하다고 할 수 없을 겁니다. 초대형 흥행작은 없었을지라도, 비록 할리우드에 자리를 많이 내어주었을지라도, 한국영화는 끊임없이 관객과 만나면서 그 성가와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더러는 놀라운 성취를 이루었고 또 더러는 새로운 영화문법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기도 했으며, 또 어떤 영화는 실망스러운 만듦새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제 2008년을 보내면서 한국영화 베스트5를 선정합니다. 네오이마주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영화평론가와 영화기자 그리고 편집스태프와 독자 두 분까지 총 열 두 분이 질문에 참여해주셨습니다. 이 공간을 빌려 감사를 전합니다.





네오이마주가 선정한 2008년 최고의 한국영화는, 신동일 감독의 <나의 친구, 그의 아내>입니다. 2위인 <밤과 낮>과 박빙의 접전 끝에 1위를 차지했습니다. 1순위에서는 <밤과 낮>이 앞섰지만 <나의 친구, 그의 아내>는 전 참여자의 고른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막판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이용철 평론가의 말처럼 “이 영화는 최고의 만듦새라고는 볼 수 없지만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영화”임에 분명합니다. 아쉽게도 2위에 머물렀지만 <밤과 낮>은 홍상수의 문법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인 동시에 연초에 개봉되었음에도 여전히 기억 속에 남겨질 정도의 빼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입니다. 또한 데뷔작으로 베스트5에 이름을 올린 나홍진, 이경미 감독은 올해의 성취 또는 발견이라는 단어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상하셨겠지만, <멋진 하루>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도 어김없이 순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비록 정식 순위에는 빠졌지만,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작품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느날 그 길에서> <경축! 우리사랑> <연인들> <마지막 밥상> <나의 노래는>이 그것들입니다. 실망스런 많은 영화들과 영화계를 둘러싼 많은 사건 속에서 건진 이처럼 보석 같은 한국영화들이 있었기에 한국영화는 내년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한국영화는 그리고 네오이마주의 한국영화사랑은 계속됩니다. (편집장)




- 참여한 분들(무순)
백건영(편집장) / 이영(편집스태프) / 하성태(편집스태프) / 강민영(편집스태프) / 서유경(편집스태프) / 신태균(스태프평론가) / 박부식(영화평론가) / 서대원(무비스트편집장) / 이용철(영화평론가) / 민용준(무비스트기자) / 정희승(독자) / 빈장원(독자)








1위 [나의 친구, 그의 아내] 신동일


(백건영) 세대론 위에 쌓아올린 계급과 자본의 바벨탑,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영) 통속 드라마가 사회와 인간과 세상에 촘촘히 자리 잡을 때, 한낱 영화가 얼마만큼 다양한 시선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영화.
(하성태) 올 한국 상업영화에서 이 만큼도 정치성을 띤 영화가 없다는 것이 개탄할 노릇.
(강민영) 2 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한국에 들어맞는 건,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서대원) 이런 영화가 이제 서야 나오다니 ㅜㅜ 오뉴월에 헛방귀 나오듯 허망하고 씁쓸하다
(이용철) 가장 잘 만들어진 영화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영화를 선택했다.
(신태균) 인생사 GIVE & TAKE, 그 지리멸렬한 관계의 층위를 해부하다.
(민용준) 이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비극인지, 이 영화는 정말 대한민국이라는 연옥을 실감하게 한다.
(빈장원) 계급성과 관계성 모두를 아우르는 뚝심 있는 연출의 힘이 넘치도록 느껴지는 소외작.



2위 [밤과 낮] 홍상수


(백건영) 일상성의 출발점으로 돌아온 욕망의 구체화, 홍상수 영화 중 단연, 최고!
(하성태) 목욕탕 창 한 켠에 똬리를 틀고 앉은 돼지의 얼굴만으로도! 그러니까 이제 홍상수의 남자들은 집에 돌아와도 불안을 면치 못하는 게다.
(강민영) 홍상수의 영화는 '2년'을 견디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용철) 예술적 완성도로 보면 올해 작품 중 단연 최고다.
(민용준) 현실에서 곧잘 보지 못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상들이 영화를 통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3위 [멋진 하루] 이윤기


(백건영) 우리도 꽤나 근사하고 실감나는 도시영화를 가지게 되었구나.
(서유경) 멋질 수 없는 하루, 그 사이에서 바라본 윤기 있는 관계.
(이용철) 감독의 주제의식이 계속 확장되고 심도 깊어지는 데 주목했다.
(민용준) 두 배우의 연기만큼이나 깊고 투명한 울림이 인상적이다.
(빈장원) 메마른 도시를 가로지르는 여정에서 생의 향기의 그윽함을 깨닫게 되는 그녀의 하루.



4위 [추격자] 나홍진


(백건영) 장르영화에의 성취와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우뚝 선 문제작
(서유경) 숨을 참았다. 그 시간도 아까워서. 몸이 오그라들게, 숨이 가쁘게, 그렇게 영화는 나를 추격해왔다.
(박부식) 이 영화 자체 그리고 이 영화를 둘러싼 모든 것이 '한국의 현실'을 드러내 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영화.
(서대원) 관람 후 강장제 한 병 피로회복제 두알 복용할 만큼 심신이 고단한 영화! 그러기에 인상적인 작품!
(이용철) 그간 한국의 장르영화는 대중적 성취라는 측면에서 부족했다. 그런 점을 극본한 중요한 사례다.
(신태균) 언-해피엔딩일 수밖에 없는 세상에 대한 충격적 우화.
(민용준) 이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는 분명 잘 만든 영화에 속한다.
(정희승) 지독한 감독 지독한 배우 지독한 마무리 그러나 빼어나다.



5위 [미쓰 홍당무] 이경미


(이영) 기괴하고 놀라운 캐릭터의 영화. 화해, 화합, 이해하는 척하는 마음 따위는 걸러낸 까칠한 일방통행. 특이하다.
(서유경) 삽질은 마음을 키우지 않고 팔 근육만 키웁니다. 삽질한 여자들만의 오덕스런 공유지점.
(박부식) 이런 영화가 많이 나올 때 한국영화의 미래가 있다.
(서대원) 여드름 땀시 불타는 미스터 고구마 불렸던 내 유년시절을 한방에 환기시킨 이경미 감독의 근사한 입봉작!
(민용준) 여성 감독이 빈곤한 한국영화계에서 여성 감독이 만든 여성스토리가 먹혔다는 사실도 고무적이다.



5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임순례


(백건영) 소재보다 사람에 집중한 임순례의 힘, 신파는 감동이 되고 추억은 눈물을 부른다.
(이영) 많은 관객들을 만족시키는 무난함에 진심을 전달하는 핵심을 가진 영화
(하성태) 스포츠드라마의 전형적인 플롯과 내러티브에 여성과 핸드볼이란 타자성을 절묘하게 매치시킨 임순례 감독의 뚝심.
(강민영) 기대했던 그녀의 작품에 2% 부족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질 수밖에 없는 영화
(정희승) 빤한 이야기로 만들어낸 눈물의 도돌이표, 역시! 임순례



<6위 ~ 10위>










<순위권 밖 그러나 기억해야할 영화들>




- 참여자별 선정작 및 20자평

백건영(편집장/영화평론가)
[밤과 낮] 일상성의 출발점으로 돌아온 욕망의 구체화, 홍상수 영화 중 단연, 최고!
[멋진 하루] 우리도 꽤나 근사하고 실감나는 도시영화를 가지게 되었구나.
[나의 친구, 그의 아내] 세대론 위에 쌓아올린 계급과 자본의 바벨탑,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한다.
[추격자] 장르영화의 성취와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우뚝 선 문제작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 소재보다 사람에 집중한 임순례의 힘, 신파는 감동이 되고 추억은 눈물을 부른다.


이 영(편집스태프)
[이리]와 [중경] 절망을 응시하게 하고, 희망을 귀담아 듣게 하는 이방인 감독의 메시지. 괴롭거나, 외롭거나, 그렇지 않거나...세상을 떠도는 절망과 희망의 기운에 대해 말하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많은 관객들을 만족시키는 무난함에 진심을 전달하는 핵심을 가진 영화
[고고70] 여전히 유효한 '닥치고 놀자!' 그들의 음악은 건물을 넘고, 그 때 그 시절의 억압된 열기는 시대를 넘는다.
[나의 친구, 그의 아내] 통속 드라마가 사회와 인간과 세상에 촘촘히 자리 잡을 때, 한낱 영화가 얼마만큼 다양한 시선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영화
[미쓰 홍당무] 기괴하고 놀라운 캐릭터의 영화. 화해, 화합, 이해하는 척하는 마음 따위는 걸러낸 까칠한 일방통행. 특이하다.


하성태(편집스태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스포츠드라마의 전형적인 플롯과 내러티브에 여성과 핸드볼이란 타자성을 절묘하게 매치시킨 임순례 감독의 뚝심.
[밤과 낮] 목욕탕 창 한 켠에 똬리를 틀고 앉은 돼지의 얼굴만으로도! 그러니까 이제 홍상수의 남자들은 집에 돌아와도 불안을 면치 못하는 게다.
[나의 친구, 그의 아내] 올 한국 상업영화에서 이 만큼도 정치성을 띤 영화가 없다는 것이 개탄할 노릇.
[다찌마와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한 영화 안에서 60-70년대 한국 액션영화들과 장철(서극)의 외팔이 시리즈와 성룡의 활극을 한 꺼 번에 만나는 흥겨움. 류승완이여, 한국의 드 팔마가 되어주시라.
[고고70] 부족한 구석이 차고 넘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만큼의 완성도를 지닌 음악영화가 드디어 나왔다는 점에 한 표!


강민영(편집스태프)
[밤과 낮] 홍상수의 영화는 '2년'을 견디게 만드는 힘이 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기대했던 그녀의 작품에 2% 부족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질 수밖에 없는 영화
[나의 친구 그의 아내] 2 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한국에 들어맞는 건,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고고70] 누가 뭐라 하든, 여기서는 한 판 크게 벌리고 놀 자유가 있다!
[영화는 영화다] 저예산 상업영화의 재미. 제법 잘 짜여 진 연출의 재미. 이만하면 충분히 즐기고 놀 수 있는 영화의 '기능성' 풍족함.


서유경(편집스태프)
[비몽] 몸이 쓰라렸다. 정신도 욱신거렸다. 마음은 흐릿해졌다.
[미쓰 홍당무] 삽질은 마음을 키우지 않고 팔 근육만 키웁니다. 삽질한 여자들만의 오덕스런 공유지점.
[연인들] 알고도 손을 놓았고, 손을 놓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렇게 [연인들]은 다가왔다.
[멋진 하루] 멋질 수 없는 하루, 그 사이에서 바라본 윤기 있는 관계.
[추격자] 숨을 참았다. 그 시간도 아까워서. 몸이 오그라들게, 숨이 가쁘게, 그렇게 영화는 나를 추격해왔다.


신태균(네오이마주 스태프평론가)
[고고 70] 놀이판의 신명으로 답답한 세상에 맞장 뜨다. 데블스는 최루탄 가스 속에서 연주하며 노래했을 뿐이고, 난 박수 치며 환호할 뿐이고.
[추격자] 언-해피엔딩일 수밖에 없는 세상에 대한 충격적 우화
[나의 친구, 그의 아내] 인생사 GIVE & TAKE, 그 지리멸렬한 관계의 층위를 해부하다
[사과] 농담 아니라 이 영화 보고 난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했다. "결혼이란 걸 꼭 해야 되는 건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평원을 달리는 사내들에 대한 집착으로 만들어낸 가장 비싼 마니아, 혹은 오마주 영화


박부식(영화평론가)
[미스 홍당무] 이런 영화가 많이 나올 때 한국영화의 미래가 있다.
[사과] 결혼은 연애의 죽음, 그러나 삶의 새로운 시작임을 말해주는 영화
[영화는 영화다] 올해 한국영화가 거둔 가장 값진 수확
[마지막 밥상] 영화적 실험이 서사를 거스르지 않는 매우 독창적인 영화
[추격자] 이 영화 자체 그리고 이 영화를 둘러싼 모든 것이 '한국의 현실'을 드러내 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영화


서대원(무비스트편집장)
[영화는 영화다] 노회한 충무로에 일침을 가한 애송이 장훈 감독의 멋진 데뷔작!
[다찌마와 리] 이런저런 눈치 안 보고 지 꼴리는 대로 찍은 류승완의 대 첩보어드벤처액션로망
[나의 친구, 그의 아내] 이런 영화가 이제 서야 나오다니 ㅜㅜ 오뉴월에 헛방귀 나오듯 허망하고 씁쓸하다
[추격자] 관람 후 강장제 한 병 피로회복제 두알 복용할 만큼 심신이 고단한 영화! 그러기에 인상적인 작품!
[미쓰 홍당무] 여드름 땀시 불타는 미스터 고구마 불렸던 내 유년시절을 한방에 환기시킨 이경미 감독의 근사한 입봉작!


이용철(영화평론가)
[나의 친구, 그의 아내] 가장 잘 만들어진 영화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영화를 선택했다.
[멋진 하루] 감독의 주제의식이 계속 확장되고 심도 깊어지는 데 주목했다.
[밤과 낮] 예술적 완성도로 보면 올해 작품 중 단연 최고다.
[사과] 한국 멜로드라마의 새로운 전범.
[추격자] 그간 한국의 장르영화는 대중적 성취라는 측면에서 부족했다. 그런 점을 극본한 중요한 사례다.


민용준(무비스트기자)
편집장인 백건영평론가의 부탁으로 리스트를 작성하긴 했으나 순위를 뽑는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여하간 올해 개봉했던 한국영화 리스트를 쫙 펼쳐놓고 작품을 걸러냈다. 인상적이라 생각했던 한국영화의 목록은 이렇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추격자> <밤과 낮> <님은 먼 곳에>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멋진 하루> <비몽> <영화는 영화다> <미쓰 홍당무>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나의 친구 그의 아내> <과속 스캔들>까지, 순서는 대략 개봉 순이다. <우린 액션배우다>는 보지 못했고, 장률 감독의 <경계> <중경> <이리>도 못 본 관계로 리스트에서 누락됐다. 여하간 올해 내가 본 한국영화 중에 5편을 선정했다. 지극히 사적이고 순간적인 선택으로 좌우된 리스트일지도 모르니 지나친 간섭은 자제를 요망한다. 이런 개인적인 리스트에 의미를 부여할 이유도 없을 것 같다. 어차피 영화는 영화니까, 누가 최고라고 부추겨주지 않아도 고유의 가치는 보존되는 법이다. 순위는 그저 사족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여하간 내년에도 좋은 한국영화를 여러 편 만나길 고대한다.

[밤과 낮] 홍상수의 남자들은 언제나 비루하게 흔들리고 홍상수의 여자들은 그 흔들리는 남자에게 마음을 잘도 열었다 닫곤 한다. 밤과 낮이라는 차별적 서사 안에서 파리와 서울이라는 이질적 공간이 반대편에서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 그리고 그 동시간에 놓인 반대의 영역적 공간이 물리적 시간을 반대편으로 밀어내며 서로의 차이를 동일하게 보존하고 있음이 체감될 때 이 영화는 온전히 신비롭다. 무덤덤하면서도 일상적인 언어로 되풀이 되는 순간들이 경이롭게 발견된다. 여성의 음부를 세상의 기원이라 말하는 쿠르베의 그림처럼 일상이야말로 가장 탁월한 영화적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밤과 낮>은 증명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리고 그것을 깨닫는 것이야말로 실로 경이로운 영화적 체험이 아닐까. 현실에서 곧잘 보지 못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상들이 영화를 통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미쓰 홍당무] <미쓰 홍당무>는 올해의 발견이다. 물론 <추격자>도 발견이라 말해야겠지만 <추격자>는 그보단 성과라고 말하고 싶다. <추격자>가 문법적 응용이라면 <미쓰 홍당무>는 문법의 창작에 가깝기 때문이다. 물론 제작자 박찬욱 감독의 영향력이 종종 엿보이긴 했지만 <미쓰 홍당무>는 분명 이경미감독의신선한재능이앙칼지게드러난수작이다. 전혀 가늠할 수 없는 태도로 보편적인 문제를 건드리는 동시에 생경한 드라마로 호응을 이끌어내고 종래엔 동감하게 만든다.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이경미감독만큼이나공효진과서우도발견이라할만한재능을드러냈다. 여성 감독이 빈곤한 한국영화계에서 여성 감독이 만든 여성스토리가 먹혔다는 사실도 고무적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기이한 창의력으로 말이다.

[멋진 하루] 오래 전 헤어졌던 전처가 찾아왔다. 350만원을 받기 위해서. 이상한 만남에 이어 이상한 동행이 시작된다. <멋진 하루>는 일종의 로드무비이자 이상한 로맨스 영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모든 동선과 감정의 궁극적 종착지는 낭만을 통한 치유에 있다. 서울 곳곳의 풍경이 생경하면서도 드넓다. 카메라의 탁월한 구도 감각 덕분이기도 하지만 동행하는 두 사람의 심리 변화가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에 적용되는 인상이다. 단 하루 동안 지속되는 동행엔 지난 로맨스의 낭만이 깃들기도 하고, 삭막한 현실의 암담함이 그늘지기도 한다. 그 만남은 결국 도피적 일탈이 아닌 치유적 여행이 된다. 350만원이라는 적지도 많지도 않은 액수의 금액은 희수의 태도를 애매모호하게 만들고, 지나치게 넘치는 병운의 낙관적 태도는 그 예측불가능한 동선을 그린다. 삭막해서 무료한 삶에 생기가 돈다. 지난 로맨스에서 비롯된 채무관계가 추억을 복원한다. 아이러니하지만 따뜻하다. 해프닝 같은 사연으로 깊은 드라마를 만들었다. 두 배우의 연기만큼이나 깊고 투명한 울림이 인상적이다. 지극히 사소한 방식으로 특별한 감수성을 선사한다.

[나의 친구 그의 아내] 골목을 빽빽하게 메운 차량들로 가득한 이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비극인지, 퇴근하고 나서도 상사의 복귀 명령에 다시 회사로 달려가야 할지 모를 불안감에 떨어야 하는 이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비극인지, 이 영화는 정말 대한민국이라는 연옥을 실감하게 한다. 물론 그런 비극 같은 상황을 엮어내는 타이밍이 절묘하다. 극적인 재미가 충분하다. 관계가 뒤엉키는 찰나가 파국으로 빚어지는 여정들이 흥미롭게 이어지고 펼쳐진다. 정치적인 메타포들이 하나같이 극을 위해 봉사하면서도 때때로 시치미 뚝 떼고 제 얘기를 한다. 가볍게 유희적이지만 한편으로 진지하게 엄숙하다. 소심한 척은 다하면서 극단적인 세기를 보여준다. 2년 만에 개봉했다는 게, 그리고 고작 4개관에서 개봉됐다는 게 아이러니할 정도의 수작이다.

[추격자] 이 영화를 이야기하는 건 지루한 일이 됐다. 하지만 <추격자>는 분명 중요한 영화다. 날것의 기운이 곳곳에 배어있다. 그 기운이 장르적으로 밀착해서 완전한 몰입을 발생시킨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단순히 영화적인 영역을 넘어 시사하는 바가 많다. 비범한 재능을 지닌 신인 감독의 성공이, 탄탄한 내공을 지닌 연기파 배우들의 성공이, 그리고 그런 영화를 지지한 관객들의 움직임이, <추격자>의 진면목이다. 정서적으로 암울하고 지독하게 잔인한 이 영화의 악랄함이 끌어낸 호응의 수치야말로 현재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솔직한 정서에 가깝다. 수많은 시상식이 이미 이 영화의 가치를 지겹게 설명하고 있지만 현재 한국영화에서 부족한 어떤 요소가 분명 <추격자>에 존재한다. 물론 이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는 분명 잘 만든 영화에 속한다. 우린 그것을 구별해야 한다. 이 영화가 이토록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배경에 대해서 유념할 필요가 있다. <추격자>가 중요한 건 그 때문이다.


정희승(독자)
[영화는 영화다] 마지막 한 방을 위한 장훈의 김기덕식 간지 퍼레이드
[어느 날 그 길에서] 진정성이란 이런 것. 다큐멘터리의 처연한 매혹
[추격자] 지독한 감독 지독한 배우 지독한 마무리 그러나 빼어나다
[사과] 사랑에 관한 쓰디쓴 필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빤한 이야기로 만들어낸 눈물의 도돌이표, 역시! 임순례


빈장원(독자)
[멋진 하루] 메마른 도시를 가로지르는 여정에서 생의 향기의 그윽함을 깨닫게 되는 그녀의 하루
[나의 친구, 그의 아내] 계급성과 관계성 모두를 아우르는 뚝심 있는 연출의 힘이 넘치도록 느껴지는 소외작
[경축, 우리사랑] 불륜과 욕망을 시원한 바람처럼 유쾌하게 가로지르는 대범성을 가진 작품
[이리] 낯선 이들의 낯선 공간과 시간을 천사 같은 소녀를 통해서 어루만지는 장률의 솜씨
[나의 노래는] 확실한건 그래도 희망은 존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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