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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가미 나오코'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1.08 [카모메 식당] 맛있는 영화, 조금 덜 맛있는 DVD


오기가미 나오코의 두번째 장편 영화 <카모메 식당>은 한마디로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다. 이 영화는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착착 현대인의 감성에 들어맞는, 잘 빠진 일본 영화의 미덕이 담겨있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일본 여성은 사치에(고바야시 사토미) 는 핀란드, 헬싱키에서 일본의 주먹밥을 주 메뉴로 삼고 있는 '카모메 식당'을 열고 있다. 하지만 손님은 거의 없는 상태. 그러다가 우연히 핀란드에 말 그대로 '그냥' 온 미도리(카타키리 하이리)와 생활하면서 서서히 손님들이 가게를 찾게 된다. 그러다 마사코(모타이 마사코)라는 여성이 우연히 식당에 합류하게 되고 가게는 어느 정도 성황을 이루게 된다.

 



레스토랑이 아니라 식당 !!

사치에가 연 식당의 이름은 '카모메 식당' 직역하면 '갈매기 식당'이다. 극 중에서 사치에는 자신의 가게가 분명히 '레스토랑'이 아니라 '식당'이라고 말한다. 나름 고집스러운 사치에는 이것을 자신의 경영철학으로 여기고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일본인들의 가정식 '주먹밥'을 주메뉴로 삼는다. 서구에서야 다른 의미겠지만 한국인이나 일본인에게 '레스토랑'이란 '먹는 다는 것'이 일종의 형식을 지닌 나름 '품위'를 유지해야 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갈매기 식당'이라는 이름에서 그런 권위를 찾아보기 어렵다. 말 그대로 '카모메 식당'의 성공은 '대박'이 나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평범한 아줌마들과 아저씨들이 찾는 그런 공간이 되는 곳으로 이루어진다. 이 영화는 미니멀하게 삶을 바라보고 그 속에서 성공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일본 영화의 특성을 아주 효과적으로 선보인다.


세 여자의 연대는 '핀란드'에서 이루어진다.

일본과 한국은 '마초 사회'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의 저자 우석훈에 의하면 한국과 일본의 경제는 모두 여성들의 주류 사회로의 진입이 어려운 사회다. 그런 점에서 <카모메 식당>이 평안을 찾는 곳이 북유럽의 '핀란드'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세 여성은 아버지(가부장제)의 그늘이 지배하는 일본을 벗어나 핀란드라는 미지의 공간에서 자신들의 유토피아를 만들어 간다. 사치에의 '카모메 식당'은 그냥 일본을 떠나고 싶었던 미도리를 품고 평생 아버지를 돌보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일본을 떠나온 마사코를 품는다. 사치에 역시 아침마다 아버지가 전해준 합기도의 기본 자세를 수련하지만 '엄했다'고 아버지를 기억하는 여성이다.

<카모메 식당>은 일단 세 여성을 위협하는 존재가 없다는 점에서 '유토피아'적이다. 식당을 처음 찾는 인물은 매일 '공짜 커피'를 얻어먹는 저패니메이션 오타쿠 청년이고 그녀들의 연대에 결합하는 이혼 직전의 여인과 아줌마들의 연대가 이 유토피아의 연대에 합류한다. 물론 <과거가 없는 남자>에 나왔던 마르꾸 펠톨라가 연기하는 전 식당 주인이 있기는 하지만 자신이 남기고 간 커피제조기를 훔쳐가려는 그 역시 사치에에게 맛있는 커피의 비법을 전해주는 일종의 협력자라고 할 수 있다.


 



여성들의 유토피아

감독이 DVD에 담긴 관객들과의 인터뷰 내용에서 밝히고 있듯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현실적인 여성 캐릭터'라고 말할 수 있다. 일단 이 영화의 여주인공들은 남성들이 이상화하는 여신으로서의 또는 '타자화된' 여성들이 아니다. 물론 사치에 역의 고바야시 사토미의 경우에는 단아한 외모를 지니고 있지만 중년의 여성임이 분명하고 나머지 두 일본 여성 미도리와 마사코 역의 배우들은 말 그대로 개성(!) 있는 외모들의 소유자들이다. 즉 영화는 여성들의 육체를 스펙터클화하는데 기본적으로 관심이 없다. 그 상황 속에서 관객들은 그녀들의 연대 의식을 주의 깊게 살펴보게 되는데, 이들의 관계가 급속한 연대의 수순을 밟지 않는다는 점 역시 영화의 현실성을 담보한다.


그들은 어쨌든 일본 사회에서 멀리 떨어져 나온 여성들이며, 나름의 상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유추된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 스스로의 상처를 굳이 꺼내들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카모메 식당>은 존재 자체를 찬양하며 작은 공동체를 찬양하는 영화로 해석된다. 그들에게 상대방의 과거는 미루어 짐작하면 그만일 뿐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이 주어진 공간에서 서로에게 미안하지 않으려고 또는 외롭지 않기 위해 애써 노력하며 살아간다. 더욱 이 공동체가 이상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그들은 서로에게 아무런 강요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사코가 떠나려는 순간, 그녀들은 단지 아쉬워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카모메 식당>의 여주인공들은 최근 본 영화들 중에서 진정으로 강한 독립성과 연대성을 동시에 지닌 여성 캐릭터들이다.



About DVD

A & V : <카모메 식당> DVD의 영상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서 다소 색감이 흐릿한 기분을 주는 다른 일본 영화들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밝고 명도가 높은 느낌의 영상을 선보인다. 돌비 디지털 스테레오를 지원하는 음향 부분은 대사의 명료성에 집중하고 있는 편이며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음향 효과가 그리 강조될 이유도 없기에 이 정도의 재생력이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Special Features

서플먼트는 극장용 예고편과 감독이 국내 내한시 행해졌던 10분 정도 분량의 관객과의 대화 영상 클립이 전부다. 다행히 길지 않은 분량이라도 양질의 질문과 답변이 나오는 관객과의 대화이므로 한번쯤 볼만하다. 오래 전에 나왔던 <음식남녀> DVD에는 영화 속의 요리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조리법이 담긴 서플먼트가 있었는데, <카모메 식당>에도 그런 서플먼트 하나 쯤 들어 있었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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