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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0일 저녁, 명동의 ‘시네마 호프’에서는 2009서울독립영화제 사전 감독모임이 열렸다. 한 해 독립영화를 결산하는 독립영화 최대의 축제의 서막을 알리고자 만들어진 이날 행사에 출품 감독과 독립영화인들이 총집합한 것. 다만 한국독립영화협회 인근에서 열렸던 예년 모임과는 달리 장소가 주는 느낌 때문인지 몰라도, 술과 출품작 이야기로 시끌벅적하던 이전에 비해 지나치게 차분했다고나 할까.

공교롭게도 같은 날 오후, 영화진흥위원회 홈페이지에는 ‘독립영화전용관 지원사업 운영자 선정 공모’가 공시되었다. 그러니까 한국독립영화협회에서 지정위탁 형태로 3년 째 맡아 운영하던 전용관사업을 공모제로 전환한다는 것인데, 2008년부터 국정감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적받아 온 특정단체 지원 방식의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사업수행 성과를 1년 단위로 평가한 후 매 1년 계약기간의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월 서울아트시네마 공모제 논란 때도 언급했듯이, 절대로 오해하면 안 되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즉 ‘독립영화전용관 지원사업’은, 영진위의 정책입안을 통해 지원을 시작한 사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독립영화인들의 꾸준한 노력과 활발한 활동의 결실로 얻어낸 것이었고 그래서 ‘지정위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는 시네마테크전용관 사업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이번 공모제의 (독립영화진영을 배제하려는 불을 보듯 빤한) 의도는, 「정부 또는 공공기관의 지원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례가 있어 정부, 감사원 및 지원기관으로부터 주위, 경고 또는 제재를 받은 단체(법인 등)」 이라고 명시된 ‘지원신청의 제한’ 항목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1년간 독립영화진영은 숱한 감사와 조사를 받았다. 심지어 한 독립영화인은 감사원에 11차례나 불려갔을 정도로 독립영화협회와 산하단체를 향한 십자포화는 그칠 줄 몰랐다. 이렇게 볼 때 감사 과정에서 티끌이라도 드러난 단체는 전용관사업자로 선정되기 쉽지 않을 것이므로 오랫동안 독립영화계에 떠돌던 이야기가 현실이 될 날도 머지않은 듯하여 가슴 답답하다.

2009년은 <워낭소리>가 사상초유의 관객을 동원했고 <똥파리>와 <낮술>이 소기의 흥행을 거두는 등,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독립영화가 관객과 만난 한 해였다. 그러나 독립영화계가 거둔 놀라운 성과 이면의 그림자 또한 짙고 어두웠다.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에 더욱 마음이 가는 것은 이 때문인가 보다. 예년에 비해 담담한 표정의ㅡ내 눈에만 그렇게 보였는지 몰라도ㅡ집행위원들과 조영각 집행위원장의 거뭇한 수염에서, 올 한해 지친 발걸음을 힘겹게 떼며 걸어온 독립영화계의 진짜배기 모습이 보인다. 2009서울독립영화제의 개막이 아직 보름가량 남았지만 이미 시작된 거나 진배없다. 참으로 힘든 한 해였겠지만 그래도 부탁한다. 힘내서 꿋꿋하게 ‘치고 달리자’ 독립영화인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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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생명력과 특색을 갖춤으로써 ‘다른 영화는 가능하다’
「서울독립영화제 조영각 집행위원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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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의 독립 영화를 결산하는 서울 독립 영화제가 11월 22일부터 독립 영화 전용관인 인디스페이스에서 개최된다. 한해의 독립 영화를 총 결산 한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한국 독립영화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롭고 역동적인 독립 영화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서울 독립 영화제의 중요성은 규모가 큰 다른 영화제에 비해서도 결코 손색이 없다. 더군다나 이번에 개관한 독립 영화 전용관에서 맞는 행사라 그 의미가 더 크다 할 수 있겠다. 올해 33회째를 맞는 서울 독립 영화제를 끌어가고 있는 집행위원장인 조영각씨를 네오이마주가 만났다.


백건영(이하 ‘백’) 서울 독립 영화제가 올해로 33회째이고 그 집행 위원장이신데 서울 독립 영화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조영각(이하 ‘조’) 한마디로 한해의 독립영화를 정리하고 평가하는 경쟁 영화제이지요. 다큐멘터리, 극, 애니, 실험 영화 등을 포괄하여 시상도 하는 행사입니다. 특히 최근에 독립 장편 영화 부분이 생기면서 이 쪽에 무게 중심을 두는 쪽으로 가고요. 어쨌든 그해 경향을 바로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학생 영화들부터 40대 아저씨들이 만든 영화들까지 쭉 포괄되어 있어요. 그 중에서 다른 영화제에서 평가받았던 영화들까지 포함해서 한해를 정리하는 영화제예요. 장편들 같은 경우에는 올해도 스무 편정도 경쟁 비경쟁 포함해서 틀고요.


백: 22일에 시작이죠?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준비하면서 가장 힘든 게 어떤 거죠? 아무래도 예산 문제 일 것 같은데.

조: 예산은 다른 영화제에 비해 안정이 되어있는 편이예요. 영화진흥위원회와 공동 주최고 영진위에서 기본적으로 대는 돈도 있고요. 경쟁 영화제다 보니까 비 경쟁 보다 스폰서 붙기도 쉬운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기본적으로 해왔던 활동도 있고 인맥도 있고 후원도 많이 따오고 해서 돈이 부족해서 행사를 못하는 건 없고요, 물론 어렵고 풍요롭진 않지만 다른 영화제에 비해선 안정되어 있는 편이예요. 제일 어려운 게 아무래도 장소 문제 인 것 같아요. 최근 영화의 포맷이 다양해졌잖아요. 16미리, DV, HD, 35미리 베타 등, 이렇게 포맷들이 여러 개인데 그나마 제대로 된 포맷으로 상영을 하자면, 그런 것 때문에 장비를 빌린 다거나 장비를 세팅하는 문제, 극장 설비가 거기에 맞나 안 맞나 이런 것들이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영화를 제대로 틀기 위한 이를테면 16:9 면 16:9 로 2.35:1이면 2.35:1로 틀기 위한 것들이죠. 이런 것들을 우리가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극장 설비하고 장비들이 포함되어 있어야 되니까 이런 게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도 계속 하고 있는 게 장비 세팅이예요. 더구나 올해는 3개관에서 하거든요. 1개관에서 시작해서 CGV에서 2개관으로 하다가 올해 3개관으로 늘어났는데. 그렇다고 인력이 늘어나거나 예산이 늘거나 하지는 않은데 욕심을 낸 거죠. 역대 수상작 회고전 같은 거 까지 넣다보니 작품이 105편이더라고요. 해외 초청작까지 포함해서요. 작품이 많아지고 관도 늘어나고 그걸 우리가 과연 커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지요. 준비는 열심히 하고는 있는데 부딪혀 봐야죠.


백: 규모가 커진 만큼 걸 맞는 인력이나 여러 가지 것들이 따라줘야 한다는 얘기가 되겠군요.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대로 중앙시네마에 여러 가지 포맷에 맞는 영사장비가 갖추어져 있나요?

조: 없죠. 그래서 저희가 다 빌리거나, 빔 프로젝트나 테크나 다 빌려야 되고 테스트도 해봐야 되는데 극장에서 영화는 계속 돌아가니까 테스트할 시간은 없고. 그래서 아마 20일 즈음, 행사 임박하면 장비 체크해서 창고에 넣어 놓게 될 것 같아요. 게다가 빌리는 것들이니까 미리 못 들어오잖아요. 기껏해야 전날 아니면 당일 아침에 오고 그러니까. 그런 것들이 효과적으로 될지 그게 제일 문제 인 것 같아요. 저도 영화제 10년 넘게 했는데 좀 하면 편해 져야 하는데.(웃음) 그리고 영화제라는 것이 영화만 트는 게 아니라, 다양한 부대 행사가 있고 거기서 커뮤니티도 이루어지고, 의사소통도 되고, 이렇게 감독들이 자기 영화를 제대로 틀고 제대로 평가를 받고 이러기 위해서는 여러 기술적인 장치들이 필요하더라고요. 뭐 좀 지나고 나면 노하우가 생기고 이래야 되는데 항상 하는 이야기가 10년을 넘게 했는데도 매년 똑같냐는 거죠, 매년 일들이 왜 더 많이 생기는 건지 모르겠어요.


백: 서울 독립 영화제 같은 경우는 경쟁 영화제인데 거기에 장르 간 구분을 두지 않고 애니메이션이든 단편이든 다큐멘터리든 다 경쟁을 시키는데 그러면서 ‘관객심사단’을 운영하잖아요. 관객 심사단을 도입한 특별한 이유라든지, 효과가 있어서 계속 해올 텐데 어떤 것들이 있나요?

조: 독립 영화 쪽의 사람들이 대부분 감독 중심이잖아요. 창작자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이것을 지속적으로 보는 관객들도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독립 영화는 일년에 수백 편이 나오지만 그걸 꾸준히 보고 올해보고 내년에 보고 한 삼 사 년 동안 쭉 지켜봐 주는 사람이 제가 보기에는 독립 영화 하는 사람들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관객들이 이 영화 재밌더라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해의 흐름들을 보고 그 다음 해에도 보고. 그래서 그 사람들이 독립 영화의 지지군이면서 비평가이면서 그렇게 성장해 가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거든요. 활동가로서 또 비평가로서 혹은 관객으로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는데 모집이 잘 안 돼요. (웃음) 저희가 모집을 할 때 자원 활동가는 그냥 자기소개서만 받는데 관객심사단은 영화 평을 받거든요. 그런데 영화 평을 쓰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 봐요. 게다가 독립영화에 대한 평이어야 되고. 예전에 재밌게 봤던 것들을 찾아보기가 어렵잖아요. 독립영화관에서 봤던 것, 작년 서울 독립 영화제에서 봤던 것 이런 영화를 쓰는데 거의 기억에 의존해서 쓰거나. 이 영화가 재밌다 해서 비디오로 다시 빌려 보고 쓸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봐요. 처음에는 10명씩 모집이 되고 그랬는데 요즘은 5명 뽑아도 거의 다 뽑거나 한두 명 제외하고 이런 수준이라서. 예전에 계속 해왔던 사람들에게 해달라고 할 수도 없고, 그런 게 아쉬워요. 그런 친구들이 좀 쌓여서 커뮤니티가 되고 1기 2기 3기 이런 식으로 해서 스터디도 하고 그런 바람에서 심사단을 만들었죠. 상당히 유의미하고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할 때마다 모집이 잘 안되니까 답답하죠. 독립 영화 평을 쓰라는데 홍상수 감독의 영화 평을 써서 내거나 그러면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이 사람이 생각하는 독립 영화가 이건가 그런 경우도 있더라고요.


백: 지금 말씀을 빗대서 생각을 해보면 그게 독립 영화의 관객 심사단이나 학생이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리뷰를 쓰는 것을 힘들어 할 뿐만 아니라 저널이나 현장 비평가들조차도 독립 영화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비평을 쓰는 사람이 없다보니까 그리고 풍토 자체가 고착되어 버린 게 아닌가 싶은데. 그런 풍토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으실 것 같아요.

조: 그렇죠. 요즘에는 말이 안 된 다는 생각이 들고. 심지어 부산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가 60편이다 하면 그 중의 1/3이 한국 독립 영화거든요. 다큐멘터리나 독립 장편들이 거기서 프리미어를 해요. 그런데 거기서 월드 프리미어를 하는데 기자나 카메라가 한 대도 없는 경우가 많아요, GV를 하는데도. 리뷰도 안나오고.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주목받는 영화가 있었지요. 사실 그런 것들은 기자나 평론가들이 만들어 주는 건데. 요즘엔 정말 프로그래머가 찍어준 한 편, 누가 언급을 하거나 영화제 프로그래머가 추천한 게 아니면 아무런 주목을 못 받는 다는 거죠. 뉴 커런츠에서 틀어도 “어 그거 틀었어요?” 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우리가 보도 자료를 보내거나 기자나 평론가분들을 초대하는 이런 작업도 필요한 것 같아요. 아예 관심조차도 없으니까. 최근에는 평론가로서 또는 기자로서 영화를 쭉 보고 발굴하고 이런 기능적 역할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수백 편중에 필수적으로 봐야 하는 것이 한국 독립 영화가 아니니까 발견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올해 부산 영화제 언론 사건도 있는데 좀 심각한 수준이 아닌가 싶네요. 저널이 각각의 기능이 있잖아요. 전문지면 전문지 일간지면 일간지 인터넷이면 인터넷, 포털이면 포털 등 여러 저널들이 다양한 기능이 있을 텐데 모든 카메라가 똑같이 다 [엠]으로 가 있으니까. [엠]엔 한 삼 백 대 가있고 다른 영화엔 한 대도 없고. 이건 뭐 말도 안 되는 상황이죠.


백: 지금 예심은 다 끝났고 본선진출작이 모두 결정이 됐는데 예심의 중점은 어디다 두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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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올해 슬로건이 ‘다른 영화는 가능하다’ 이니까 어떻게 다른 시도를 했나. 최근에는 독립 영화들도 너무 주류 영화들하고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경계해야 될 부분인데 그렇다고 다 배제할 수는 없는 거고 그런 나름대로 완성도를 추구하는 이런 이외에 다른 시도를 한 영화들, 그런 거에 중점을 두게 되죠. 사회적인 문제를 표피적으로 다루느냐 아니면 소재주의에 그치지 않고 깊게 내면을 다루느냐 이런 거 가지고 설왕설래를 하는데, 중요한 건 어쨌든 영화들이 중상향 평준화는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버릴 영화도 없고 심사하기엔 더 어려워지는 거죠. 예전에는 보면 이건 아니다, 누가 봐도 아니다 해서 뺄 영화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500편중에 한 200편 이상은 다 논의를 거칠만한 영화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그러니까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상당히 어렵죠. 예심을 하는 분들도 모두 독립 영화를 하시는 분들이지만 그 분들의 개개인의 욕망과 취향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반영되다보면 섞이죠. 뒤죽박죽. 극단적인 경향의 영화들이 같이 상영되기도 하고. 그런데 그게 영화제의 매력인 것 같아요. 하나의 경향만 이것만 지지한다. 이렇게 갈 수도 있지만 서울 독립 영화제는 그러기보다는 여러 경향과 흐름을 보여주고 이런 것들이 올해의 한국 독립 영화의 흐름이다. 라고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고요. 다른 영화 다른 시도를 한 영화들, 실험적인 시도를 한 영화들 사회적인 문제들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 본 영화들에 무게 중심을 두긴 했는데 과연 그런 영화들이 많은가, 슬로건에 맞게 다른 영화는 가능하다 여기에 부합하는 영화는 얼마나 많은가 이런 부분에서는 자신 있게 이야기 하긴 어려워요. 중상향 평준화는 됐는데 딱히 올해 끝내 준다. 이런 영화는 많지 않아요.


백: 물론 이건 영화제가 시작되기 전이라 언급할 부분은 아니지만 심사위원들 간에 암묵적으로 “이번에는 이 영화 뜨겠는 걸?” 이런 작품들이 나오지 않나요?

조: 물론 있죠. 올해 부산에서 상 받은 [할매꽃]. 이거는 한국 현대사, 빨치산의 역사부터 좌우익의 대립까지 한 감독의 집안에 다 묻어나 있는 거예요. 감독 자신도 몰랐데요.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병원에 계시니까 어머니가 할머니 좀 찍어봐라 재밌을 거다. 돌아가시기 전에 찍어봐라 하고 찍기 시작했는데 자기도 몰랐던 사실들이 막 나왔데요. 왜 할머니가 혼자 사셨는지 할아버지가 빨치산이었고 친척 누구 동네 누가 우파에게 총살당하고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더라고요. 감독이 자기도 모르던 집안사가 나오는 영화예요. 극영화 중에서는 다른 영화제에서 공개 안 된 영화가 경쟁에 세 편 있는데, 대단히 뛰어난 영화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흥미로운, 20대 초반 30대 초반의 감독들의 에너지가 드러난 단편에선 보기 어려운 [낮술]이라든지 [서울, 귀와 머리칼]은 단편으로 만들었으면 흔한 영화가 됐을 것 같은데 장편으로 밀고 가니까 나름대로 힘과 에너지들이 느껴지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백: 예년에 비해서 응모작 혹은 본선 진출작의 수준이나 올해 특별한 경향이라든지 그런 건 어떤 게 있을까요.

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영화는 중급 이상의 완성도와 나름대로 꼴을 갖춘 영화들이 많아요. 예전에는 말도 안 되는 영화들이라고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보기 민망한 영화들이 좀 있었는데 많이 줄어들었고...디지털 카메라가 많이 보급되면서 툴을 다루는 솜씨라던가 장비를 다루는 거라든가 기술적인 부분들은 많이 나아진 것 같은데 한방이 있는 영화들이 적다는 거고 전반적으로 영화들이 위악스럽고 독한 영화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독립 영화라면 치기 어리더라도 공격적이거나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뭔가 비수를 드러내는 영화들이 있어야 되는데 별로 없어요.


백: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조: 자기 이야기에 치중하거나 주변의 이야기들. 그러니까 그 세대들. 아니 어떻게 독립 영화는 다 성장 영화일까 그럴 정도로 자기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거죠. 연애 이야기, 그런 것들이 5, 60%이상이 그런 것 같아요. 나머지는 이주 노동자라든가 소수자들을 다루는데 저희가 보기엔 표피적으로 보이고. “이거 신문 사회면에서 본 이야기 아니야? 그대로 찍었네. 어떻게 하라는 거지?” 고민들이 아직 부족한 것 같고...좀 영리하다 싶은 영화들은 충무로를 향하고 있거나 우향우를 향하고 있고. 사회에 어떤 부분들을 강하게 건드리는 게 사실 영리한 건데. 그렇지 않나요? [색, 계]라든지. 이안 감독 보면 정말 영리하잖아요. 그런 영화들이 별로 없지 않나 싶어요. 제가 싫어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도 그렇고 [아스라이]도 그렇고. 그런 영화들이 성장통에 맥이 닿아 있거든요. 자기의 어떤 이야기, 자기의 자의식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드러내는가, 객관적인 사실을 어떻게 자기화 해서 보여주는가. 이런 것들은 상당한 수준에 와 있는 것 같은데 자기 바깥에 있는 어떤 이야기들, 사회에 위악한 문제들을 영화적 방식으로 풀어내는 데는 조금 약하지 않나 싶고요. 뭐 저는 독립 영화를 보라고 떠드는 사람이지만 그런 면에서는 조금 아쉬워요.


백: 그렇다면 독립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중에는 학생도 있을 테고 학생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대학에서 하는 영화 교육이 예전하고 많이 달라졌든지 아니면 영화 교육 자체가 지향하는 바가 좀 다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조: 전 심각하다고 생각해요. 한국의 영화과에서 실험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제대로 가르치는 데가 있는지. 어쨌든 이 사람들이 장편 극영화를 만들든 방송국 피디가 되던 영화의 기초들이 있는 거잖아요. 웰-메이드 한 것 이전에 가져야 되는 영화의 대한 태도라든가 실험 영화나 다큐멘터리가 갖고 있는 힘과 영화의 근저에 있는 기초적인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걸 대학 4학년 졸업할 때까지 교양으로도 안 듣고 졸업하는 사람이 꽤 많더라고요. 전 그게 충격이었고(웃음) 한국영화아카데미나 한국예술종합대학 영상원 같은데도 보면 그냥 충무로 예비 인력을 가르치는 것처럼, 그러니까 예술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산업을 가르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화를 보면 딱 드러나는데 영화가 단편에서도 완결된 드라마, 완결된 어떤 기승전결 이런 걸 갖고 있는 것이 대단히 많아요. 그런 게 나쁜 건 아닌데 너무 그런 것에 매몰되어 있는 게 아닌가 싶고, 그러다보니 길어지기 마련이지요. 영화들이 평균 25분이예요. 단편 4개 정도를 한 섹션에 구성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예전에는 4개 정도를 구성하면 보통 90분이 안 넘었거든요. 70분 뭐 80분 이랬는데 지금은 4개 묶어 놓으면 100분이 넘어요. 그러니까 아무리 단편이지만 하나의 작품인데 25분짜리를 쭉 본다는 게 되게 힘들잖아요.


백: 올해는 예년 수상작 회고전이 있고, 원신연 감독, 류승완 감독 이송희일 감독 등 많은 기성감독들의 초기작들이 나오는데 모두 서울 독립 영화제를 거쳤던 사람들이고. 지금은 그 감독들이 어느 정도 상업 영화도 찍었고 독립 영화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했던 감독들이다 보니까 경쟁작하고 다른 맛이 있을 것 같아요. 처음 독립 영화를 접하는 관객들이 관심 있게 봐줬으면 좋겠다 싶은 작품들이 있으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조: 류승완 감독의 [현대인]이나 원신연 감독의 [빵과 우유]는 아마 독립 영화를 본 사람들은 많이 보지 않았을까 싶고 혹시 그거 보셨어요?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살해 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

백: 남기웅 감독. 네 봤지요.

조: 그 영화도 2000년에 나온 영화거든요. 60분짜리고.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고 예측하지 못한 사람이었는데 딱 나와서 되게 놀라게 했던 영화였어요. 완결성이라든가 구성력이라든가 이런 드라마는 떨어지는데 사회를 공격하는 어떤 시선들이 있다고 생각이 들고...그래서 그 영화를 봐줬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유명한 영화 중에 [경계도시]라고 있어요. 송두율 교수 같은 경우는 [경계도시]가 나온 다음에 들어 왔었거든요, 그런데 결국은 국가 보안법으로 잡혀갔잖아요. 저도 정말 충격이었는데, 송두율 교수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송두율 교수가 거짓말을 했다 그건 잘못 아니냐 그러면서 김철수가 맞다 등...본질과 무난한 것으로 논쟁에 휩싸였잖아요. 그런데 홍영숙 감독의 [경계도시2]도 그 과정을 다 찍었거든요. 곧 나올 텐데 [경계도시]도 봤으면 좋겠고. 또 하나는 잘 알려진 영화는 아닌데 [데모크라시 예더봉]이라고 미얀마 노동자들이 와서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서 투쟁을 하는 이야기예요.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기도 하고. 7년 전인데 지금하고 상황이 하나도 안 변했잖아요. 미얀마 문제도 그렇고 한국의 이주 노동자 문제도 그렇고. 최근에 이주 노동자에 관련된 극영화도 나오고 다큐멘터리도 나오고 그러는데 [데모크라시 예더봉] 같은 경우는 7년 전에 만든 영화인데 어떻게 지금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을까, 그런 측면에서 주목해 볼만하지 않을까 싶어요. 극영화에선 이수연 감독의 영화를 아주 좋아하는데 [물안경] 같은 경우도 영화가 이상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이송희일 감독의 [굿 로맨스]는 필견이지요. 제가 보기엔 그의 영화 중에 제일 저예산이고 제일 좋은 영화가 아닐까. [후회하지 않아] 보다(웃음).


백: 이번에 해외 초청작에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감독이 있는데 이 감독을 선정한 이유가 있나요?

조: 아핏찻퐁 영화를 보면서 한국에 독립 영화를 한다는 사람으로서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도 몇 편 안나오는 태국에서 이런 영화가 나오는데 도대체 이 감독은 어떤 사람일까. 라는 호기심이 들었죠. 그런 감독이 2명 있어요. 중국의 지아 장커와 태국의 아핏차퐁. 이런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뭐하고 있을까 우리 동료들은 뭐하고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지아 장커 영화 [스틸 라이프]보면서도 그랬고요. 지아 장커는 2004년에 왔었잖아요. 어떻게 그렇게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해외 초청부문이 예전에 CJ에서 후원을 해서 해외 부분을 했어요. 존 카사베츠의 경우도 국내에서는 쉽게 못하는 회고전인데 (왜냐하면 브에나비스타에서 판권을 갖고 있고 다 돈이고.) 해외 부문만 CJ에서 후원을 해주면서 이런 것들도 해보자 해서 존 카사베츠도 하고 했는데. 사실 회고전이 주목받기가 어렵더라고요. 해외 독립 영화를 가져다 튼다는 게 그래요. 한번은 라틴 아메리카 영화를 한 열 편 섭외해서 틀었어요. 그런데 열 편 본 관객이 400명이 안 되는 거예요. 돈은 몇 천만 원 들었는데. 그래서 소개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걸 어떻게 보여줄까 고민을 하다가 그럼 한 감독의 영화로 가자. 단 동시대 활동하고 있는 우리 또래의 감독들, 가까운 데가 아시아니까 지아 장커나 아오야마 신지나 아핏차퐁이나 작년에 에릭 쿠 까지.


백: 일반 관객들이 서울 독립 영화제를 주목하고 봐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세요.

조: 영화가 사실 널려 있잖아요. 컴퓨터에서 있고 CGV에도 있고 메가박스에도 있고 DVD도 있고. 그런데 사실 독립 영화들은 여기서 아니면 볼 수 없는 영화들이 일단 있고 그런 분들이 영화를 많이 보면 볼수록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소리 소문 없이 보면 정말 여기서 밖에 못 보는 영화, TV를 틀면 나오는 영화 CGV에서 하는 영화 말고 다른 영화들이 계속 있었던 거잖아요. 독립 영화라는 이름이든 작은 영화라는 이름이든 예술 영화라는 이름이든 계속 있었는데 그 영역들에 대해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발길을 해보고 발견을 해보는 기쁨을 누려야 되지 않겠어요?(웃음) 요즘 관객한테 큰 불만은 없는데 아쉬운 점은 좀 게으른 것 같아요. 게으르다는 표현이 맞는지 몰겠는데 예전에는 찾아서 보고 떼끄에서 가서 보고 어디에서 보고 그러는데 어디 영화제 찾아간다. 이런 건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전 유행어라고 생각하는데 “너 그 영화 봤니?” “응 나, 다운 받아 놨어” 이런 이야기를 제일 많이 들어요.(웃음) 영화를 봤느냐 안 봤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영화를 소유하느냐 혹은 앞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게 너무 만연 되 있는 것 같아요. 각각의 창작자들의 에너지가 있는데 그 에너지가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전달 될 수 있는 게 서울 독립 영화제 뿐 아니라 독립 영화가 아닐까 싶고요. 부산이나 그런 국제 영화제는 규모가 압도하는 분위기가 있다면 여기는 극장 안의 영화의 에너지와 창작자 독립 영화 하는 사람 관객들의 에너지가 형성되면서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군요. 자신이 영화인이 되고 싶으면 그런 공간에서 에너지를 한번 느껴보고 자기 영화가 거기서 상영이 되고 그런 것들을 경험해 보는 게 중요 할 것 같아요.


백: 어쨌든 얼마 안 남았는데 준비 잘하시고 성황리에 잘 되기를 바랍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잘 써드리는 것 밖에 없지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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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적인 이야기를 해보지요. 독립 영화에 언제 처음 투신 하셨는지. 그 많은 영화계 일 중에서 유독 힘들다는 독립 영화계에 투신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조: 처음 관계를 맺게 된 건 95년 인디포럼 때부터고요. 그전에 문화 학교 서울에서 활동했을 때 새로운 영화의 제안, 그러니까 좋은 영화는 좋은 관객이 만든다. 이러면서 나름대로 20대 에너지 있을 때 영화를 틀고 그랬어요. 그런데 거기서 트는 영화를 생각해 봤더니 다 외국의 예술 영화들인 거예요. 그때까지도 생각을 못했는데 한국의 독립 영화가 있는데 왜 우리가 이것을 몰랐을까 왜 관심을 두지 않았을까. 싶었지요. 90년대 중반이 지금 생각해보면 독립 영화계의 침체기라고 보여 지고, 그런 와중에 문화학교 서울에 제안이 왔어요. 인디 포럼(아직 이름도 안정해졌을 땐데) 영화제를 하는데 같이 해보지 않겠냐. 내부에서 회의를 하다가 담당자를 정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제가 된 거예요. 그러다 보니 제가 놀기 좋아하고 사람들 만나는 거 좋아하고 책임감은 좀 있고 그러니까 인디 포럼 96을 하게 됐고 96준비하면서 95년부터 문화학교 서울에서 독립 영화를 틀기 시작했었어요. 감독과의 대화식으로 류승완 감독 영화도 틀고 홍영숙 감독 영화 뭐 임창재 영화 등을 틀고 감독 불러다가 감독과의 대화도 틀고 지금 아트 시네마처럼 하듯이 매달 한 달에 하면서 관계를 맺게 됐지요. 그 때는 그런 기획자들이 많이 없었으니까요. 영화제도 정성일 선생이 하던 서울 단편 영화제 이런 것들만 있었으니까, 자연히 감독들하고 모일 수 있는 장소와 근거지가 문화학교 서울이 되고, 이러면서 (인디 포럼도 작가를 위해서 하는 거니까) 감독들이 맨 날 모여서 토론하고 저는 그걸 조종하고 정리하고 실행하고 이런 일을 하면서 독립 영화 쪽에 발을 딛게 된 거죠. 그런 과정에서 98년 초부터 독립 영화 협회 창립을 준비를 했는데. 어떻게 자연스럽게 그 일을 맡게 되면서 독립 영화 쪽 일을 하게 됐죠. 저는 그런 면에서 운이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쓸데없이 다른데 기웃거리지 않고 제 적성에 맞고 잘할 수 있는 재밌는 일을 맡았단 생각도 들고.


백: 독립 영화 일을 시작하고 내가 이 일을 잘했다 보람 같은 걸 느낄 때가 여러 번 있었겠지만, 특별히 잊을 수 없었던 사건들 있으면 소개 해주세요.

조: 아 뭐..(웃음) 잘했다? 이런 거는 영화제도 제가 많이 관여를 했으니까 인디 포럼도 그렇고 서울 독립 영화제도 그렇고. 그런데 제가 지금은 직접적으로 관여는 안 하지만 정동진 독립 영화제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게 독립 영화인 한 100명 모이지만, ‘여기는 순간 최대 관객이 500명이야’ 이러거든요. 야외해서 영화를 트니까 돗자리를 깔고 영화를 보기도 하고요. 저랑 강릉 친구들이랑 같이 만들었는데, 야 정말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예요. 인디 포럼이나 서울 독립 영화제는 제가 없어도 어떻게든 굴러갔을 텐데 정동진은 제가 그 때 그렇게 안 했으면 없었을지도 모르는 영화제인데 지금 8회까지 오고 있어요. 강릉 시네마테크 친구들이 영화제에 애정을 가지고 하는 걸 보면 대단해요. 거긴 전업이 한 명밖에 없거든요. 다 영화제 기간에 휴가 내고 월차 내고 영화제 일을 하고 자원 할동가들이랑 하고, 진짜 지역 영화제로 자리 잡았지요. 예산은 지금도 2500만원 규모지만. 갈 때마다 아 이건 정말 내가 잘한 것 같다, 물론 이건 바라보는 입장이니까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울 독립 영화제는 지금도 막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을 해야 되니까 그런 성취감이나 이런 것들이 덜 한데 이건 제가 한발 짝 떨어져 바라보니까 재밌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기억에 남는 사건은 [둘 하나 섹스]로 위헌 소송을 냈을 때 아! 이게 가능한거였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법을 바꾼 거잖아요. 감독님은 그거 없어도 되니까 빼자 그랬어요. 감독님 우리는 독립 영화 만들어 놓고 비겁하게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빼면 안 됩니다 하면서 법정 투쟁을 했거든요. 충무로 영화들은 그렇게 안 했잖아요. [거짓말]이든 뭐든 논란은 많이 있었지만 마케팅으로만 활용되고 그냥 삭제하고 문제제기를 안 했지요. 따지고 보면 독립 영화 역사는 표현의 자유의 투쟁의 역사였어요. 한국 영화가 이렇게 자유롭게 나올 수 있는 것도 독립 영화인들이 싸운 덕일지도 몰라요. [올드보이]같은 영화도 관객 300만을 동원 할 수 있었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아닌가?(웃음) 그런 면에서 여러 명이 싸운 건 아니지만 싸우면 되는 구나 이런 경험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백: 독립 영화 역사라는 게 80년대 민주화 투쟁 역사와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현실에 대한 혁명적 시선들, 그러니까 ‘장산곶매’나 ‘서울 영상 집단’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지금 한국 영화의 표현의 자유, 여러 가지 소재나 형식의 많은 자양분이 됐다고 봅니다. 그 시절의 독립 영화와 비교했을 때 요즘의 독립 영화나 또는 독립 영화인들이 더 잘하는 것도 있겠지만 아쉽거나 그 때하고 좀 다른 것 같다. 라고 느끼는 게 있을 것 같은데요.

조: 저도 포함되는 이야기인데요, 선배들 보다 전략적이지 못한 것 같아요. 예전에 [파업 전야]를 만들 때 혹은 [낮은 목소리]를 만들 때 보면, 치밀하게 계획을 해서 관객층을 형성을 하고 투쟁을 하고 전 과정에 목적의식이 쫙 있는 거잖아요. 영화 안에도 그게 담겨 있고 영화 만드는 과정에도 담겨 있고. [낮은 목소리]도 한 단체에서 만든 거지만 뱃지를 제작하고 지역 상영까지 쭉 가고. 이미 그게 10년 전 15년 전 선배들이 했었는데 지금 우리가 그만큼 계획적으로 하고 있나. 영화감독이 자기 영화를 만들 때 자기 욕망만 투영되는 게 아닌가. 다큐멘터리든 극영화든 창작자 개인의 욕망만 투영되는 것도 독립 영화의 한 부분이겠지만, 이게 좀 어떤 전략적인 고려가 돼서 어떤 문제를 다룰 때 어떻게 이슈화를 시키거나 이런 전략적인 고민을 영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영화제를 한다거나 무슨 행사를 하나 해도 여러 시대적인 것들을 반영하는 전략적인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느끼는데 우리가 좀 그런 기획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건 개인의 욕망이 앞서는 시대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또 지금은 독립영화도 지원 구조에 의존 한지가 거의 10년 가까이 되거든요. 영진위 있으면서 작지만 지원 제도들이 생기고 이러면서 거기에 의존하는 것들이 너무 많고. 자생력을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해요. 그렇잖아요. 서울 독립 영화제도 한 50%이상이 공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거고 인디스페이스도 마찬가지고. 제작되고 있는 독립 영화도 어쨌든 싸워서 더 끌어내야 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게 없으면 영화 제작이 안 되거나 다른 활동들이 정지되는 순간들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 부분에서 경계를 해야 되고 자기 성을 해야 되지 않을까 그런 부분들이 아쉽고 우려스럽죠.


백: 구조적으로 취약하니까 안전판이 있는 것은 필요하긴 한데 그 안전판의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안전판이 무너졌을 때 회생이 힘들어진다는 얘기로 들리는데요.

조: 그렇죠. 그래도 독립 영화가 망할 거라곤 생각하긴 않거든요. 없으면 없는 대로. 제가 스크린쿼터 일인시위를 하는데 피켓 용어를 보냈는데 이 사람들이 그걸 못보고 자기 맘대로 쓴 거예요. ‘스크린 쿼터가 없으면 독립 영화도 없습니다’ 이렇게 써온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말했죠. ‘이 양반들아 정신이 있어 없어? 스크린쿼터가 없고 극장이 없어도 독립 영화는 있다. 이건 말도 안 된다.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남는다. 제가 없어지고 우리가 아는 감독은 없어져도 독립 영화는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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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이제 인디스페이스 이야기를 좀 해야 될 것 같은데요. 11월 8일에 독립 영화인들의 숙원 사업 중 하나였던 독립 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가 개관을 했어요. 아무래도 직간접적으로 참여를 하셨으니 감회가 크실 텐데요.

조: 직접적으로 지금 제가 운영팀은 아니고 옆에서 기획에 참여하고 지켜보는 사람으로서 기쁨보다는 이걸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항상 하는 이야기인데 너무 늦었다.(웃음) 지금은 관객, 시장이 붕괴되고 초토화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것처럼 모양새가 돼서요. 어쨌든 전용관이 CGV랑 경쟁하는 건 아니잖아요. 멀티플렉스와 경쟁하는 것도 아니고. 그 자체로 비상업적인 공간으로 영화의 의미가 있는 걸 텐데 그럴 수 있는 환경이냐는 거죠. 그러나 결국에는 독립영화도 경쟁으로 가야 하는데, 하다 못해 같은 공간 안에 있는 스폰지하고도 경쟁을 해야 되고요. 어떻게 살아남을까 하고 있는 거죠. 관객이 안 들면 전용관 스텝들 포함해서 인건비도 못 받아요. 그런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살아남길까. 거기에 영화들이 또 빛을 발하면서 흥행이 될까. 노심초사하게 되죠.


백: 기쁨보다 걱정이 더 크단 말이군요.

조: (웃음) 이왕이면 좀 더 빨리 됐어야 한다는 거죠.


백: 그렇다면 제작이 이미 완료된 영화는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는 나중에 개봉까지 감안을 해서 기획 단계서부터 언론플레이라든지 치밀한 마케팅을 해서 일단 붐을 조성하는 게 관객을 모으는데 유리하겠지요. 아까 중앙 시네마 영사 시설 이야기를 하셨는데 인디스페이스에 상영관외 다른 부대시설이 있나요?

조: 2층에 로비가 있어요. 2층에 사무실이 있고, 로비가 영화제 할 때 유용할 것 같고 인디스페이스 사무실도 거기에 있고 라이브러리가 들어올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소장하고 있는 디브이디나 책을 관람 할 수 있게. 하루 종일 못 봤던 독립 영화들을 볼 수 있는 시설들이 들어올 거예요. 그래서 모니터 한 3, 4대 해서 신청을 하면 자기가 꺼내서 볼 수 있는,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 뿐 아니라 지금 디브이디들이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자체적으로 만든 것도 있고 지원 받은 것도 있고 한 40종 이렇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영화들을 일정하게 볼 수 있는 시설이나 환경들이 있어요.


백: 유료로 하실 건가요?

조: 유료겠죠, 아마. 비싸지 않겠지만 실비로 2000~ 3000원 받겠죠.(웃음) 그래서 그 쪽도 돌리고 영화 관련 책들 특히 독립 영화 책들을 볼 수 있는 시설이 있고요. 우리의 목표는 거기가 독립 영화의 메카가 되어서 사람들이 모이고 지나가고 약속도 거기서 하고 만나고, 뭐 이를테면 관객과의 대화를 매일 같이 하자는 생각도 있어요. 일하는 사람이 힘들겠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그 것 밖에 없지 않느냐라는 거죠. 한번씩이라도 매일 한다거나 말이죠.


백: 독립 영화에도 스타 감독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는데 독립 영화를 알리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고 다른 감독들에게 자극제가 되기도 하지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라는 개인적인 걱정이 있어요. 심하게 이야기하면, 소외되는 친구들이 있을 것 같은데 독립 영화인으로서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조: 딜레마죠. 우리가 영화제를 하면서 어쨌든 500편중에 50편을 고르면 나머지 450편을 영화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배제하게 되는 거잖아요. 우리 의지와 무관하게 영화제는 선택과 배제 이런 것들로 이루어지는 거니까요. 그 영화들을 어떻게 할 건가. 또, 예전에 영화제를 하면 어떤 건 80명이 보고 어떤 건 100명이 봤어요. 지금은 어떤 건 200명이 보고 어떤 건 20명이 봐요. 영화제 안에서도 이게 양극화 현상이라 그럴까. 우리 사회 자체가 그렇잖아요. 어떤 건 천 만이 보고 어떤 건 만 명도 안보잖아요. 이런 것처럼 독립 영화 안에서도 이런 현상들이 발생하더라고요. 관객들도 재밌거나 좀 당기는 영화들은 시놉만 보고도 모르는 영화들이라도 찾아서 보는 눈들을 관객들이 갖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안 알려진 감독들을 어떻게 발굴해서 틀 건가, 효과적으로 틀 건가, 그냥 튼다고 사람들이 오는 건 아니니 어째야 하나, 그런 고민들을 계속 해요. 그런데 구체적인 방법들은 잘 모르겠어요. 영화제를 따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각각의 영화제에서의 기능들이 다른 것들이 있어야 될 것 같은데 합의하기가 쉽지 않고. 니들은 이걸 틀어라 우리는 이 걸 틀겠다. 이럴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의 욕망이, 저도 그런 것 같아요. 이를테면 이송희일의 신작을 우리 영화제에서 틀고 싶은 거고, 김종관 감독의 신작을 틀고 싶은 거고. 대신 반대편의 욕망은 어떻게 젊고 새로운 감독을 발굴 할 것인가. 이런 두 가지 고민이 있는 건데. 오히려 저는 무게 중심이 뒤에 있는 것 같거든요. 새로운 영화를 발굴하는 그런 것들이. 그런 시도는 계속 하고 있어요. 이걸 어떻게 구체적으로 발현되게 할 것인가 이런 거는 참 어렵다 생각이 들죠. 전 그런 부분에선 워낙 욕도 많이 먹고 그래서 이골이 났지만요(웃음) 독립 영화계에도 주류 비주류가 있지요. 영화제에 진출하지도 못하고 그렇게 잊혀지는 감독들이 있는 거고. 딜레마 인 것 같아요. 예전처럼 정기 상영회가 있고 그러면 이렇게라도 한번 틉시다. 연락이라도 할 텐데 지금은 영화제에도 관객이 안 오는데 그냥 조그맣게 상영회를 하면 돌아버려요. 감독 불러 놨는데 관객이 10명도 안 오니까.


백: 약간 난감한 질문을 드려볼까 합니다. 독립 영화가 한국 영화에서 비주류라고 생각하세요?

조: 비주류 아닌가요?

백 어떤 면에서 비주류라고 생각하세요?

조: 일단 시장에서 배제되어있고.(웃음) 무슨 의도가 있는 질문인가?(웃음)


백: 그런 건 아니고요. 소위 독립 영화 관련된 글들을, 저널이든 네티즌이든 글을 볼 때면 항상 빠짐없이 나오는 수사 중에 하나가 비주류라는 말과 소외되어있다 어렵다 그런 이야기들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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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저는 그런 비교가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고. 비주류 그 말도 깊게 들어가 보면 대항의 개념으로 생각을 하는 거잖아요. 충무로와 독립 영화. 사실 독립도 무엇으로부터의 독립이냐.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주류로부터의 독립 이랬는데. 저는 독립 영화 자체가 충무로와 다른 동네에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고. 뭐로부터 독립이냐 이야기하면 난감해 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권력으로부터는, 그렇다고 상업 영화가 권력과 붙어 있는 게 아니잖아요. 예전처럼 검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본의 문제 혹은 사고의 문제 이런 게 제가 보기에는 그래요. 박찬욱 감독이나 이런 사람들이 더 급진적인 사고를 하는 것 같고 독립 영화인들은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오히려 더 나이브한 생각을 할 수도 있거든요. 영화가 더 나이브 할 수도 있고. 제 생각에는 주류가 있고 비주류가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진영에 있는 영화, 제작 방식도 다르고 규모도 다르고 영화가 배급되는 방식도 다르고. 그래도 우리는 어쨌든 자극을 주려고 하겠죠. 시장에 진입하려고 하고 CGV에 들어가고 그러잖아요. 주류 시장에 질서를 좀 흔들거나 균열을 내거나 그러기를 원하는 거죠. 물론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이중에서는 여기에 어떻게든 가볼까 하는 사람이 제가 보기에는 49%는 되는 것 같은데(웃음) 나머지 51%가 그걸 유지하고 있는 거고. 갈려고 하는 사람이 51%가 되는 순간 이 판이 재미없어지겠죠. 이전투구의 장이 되겠죠. 그래서 다른 거라는 생각이 들고 떨어져있기보다는 약간의 교집합이 있으면서 교집합 안에서 균열을 일으키는 파란을 일으키는 영화계 질서를 흔드는 영화 언어 자체의 숨결을 불어넣어 주는 기능이 있을 텐데 그건 기능 중에 하나지 본질은 아닌 것 같아요. 본질은 독립 영화 자체 그 안에 뭐가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독립 영화가 한국 영화의 미래다,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독립 영화는 현재의 독립 영화고, 현재가 중요하지 한국 영화의 미래를 위해 독립 영화가 필요하고 그러기 때문에 지원해야 된다보다는 독립 영화의 현재가 어떠냐. 이게 중요한 것 같아요.


백: 이제 거의 끝나 가는 데 독립 영화를 하고 싶어 하는 젊은 후배들에게 서울독립 영화제 집행 위원장이자 독립 영화 협회에 계신 분으로서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주세요.

조: 독립 영화를 무조건 많이 봐야 되고 많이 보는 게 장땡인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자기는 단편을 찍으면서 방향은 박찬욱 감독이나 봉준호 감독에게 가 있고 그들 영화는 막 외우고 난 저렇게 영화를 만들어야지 다짐하거나, 홍상수 감독이나 김기덕 감독에게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제 경우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이럴 때는 독립 영화를 봤을 때거든요. 잘 만들었거나 아니면 너무 아쉽거나, 저건 저걸 정말 좋은 소재인데 왜 저렇게 했을까 나 같은 이렇게 할 수 있었을 텐데 같은 감정이 생겼을 때 말이예요. 그런 점에서 창작의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거는 저는 독립 영화인 것 같아요. 남이 500만원으로 만들었으면 자기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독립 영화들을 많이 봐야 그 영화들의 기운이라든가 흐름이라든가 그런 것들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 판에서 성공하려면 버티기다. 라고 말해주고 싶어요(웃음) 1, 2년 있다가 가면 아무도 기억 못해요. 계속 영화 만들고 얼굴 내밀고 그래야죠.


백: 몇 년 정도 버티면 될까요?

조: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이죠.(웃음) 그리고 자기가 아는 유명한 감독들도 생활은 자기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걸 진짜 알아야 되요. 이송희일 감독이 [후회하지 않아] 만들기 전에, 지금도 나아진 건 별로 없겠지만, 오기로 했는데 안 나와요. 왜 안 왔냐. 그러면 차비가 없어서 못 나왔데요. 그리고 술 먹다가 저 갈게요 하고 먼저 가요. 왜 가냐 그러면 택시비가 없어서 가는 거예요. 술 값 없어서죠. 다 그래요. 영화제에 튼다고 돈 주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계속 부르지, 왔다 갔다 돈 들어요. 우린 또 악착 같이 회비 걷지.(웃음) 술자리에 돈 없어서 못 오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어요. 자기 스텝이랑 4명오면 만원씩 걷어서 5만원 내야 되는데 자기가 내줘야 되잖아요. 그러면 나가서 회의하고 들어와요. 어떡할까. 이 돈으로 딴 데 가서 먹을까? 여기 들어와서 회비 내고 여기서 먹을까. 여기 몇 시까지 해요? 물어보고. 영화제 때도 술 먹으면 할증이 풀려야 가요. 전철 다닐 때까지. 어쨌든 다른 사람들도 자기랑 별로 다르지 않다는 걸 알아야 되고 버티고 많이 만들어야 되고 많이 봐야 되지요.


백: 조위원장님이 뽑는 독립 영화 베스트5를 알려주세요. 뽑기 힘드시면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뽑아주세요. 이건 죽을 때 무덤까지 가지고 갈 만한 것.

조: [오버 미]. 임창재 감독의 96년 단편이거든요. 아마 제가 제일 많이 본 영화일 텐데, 그 영화를 보고 실험 영화라든가 모더니즘이라든가 이런 것들, 공부를 많이 한 것 같아요.



2시간에 걸친 인터뷰에서 조영각씨는 독립 영화란 비주류 영화가 아닌 그들 특유의 생명력과 특색을 갖고 있는 영화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독립 영화가 단순히 주류 영화의 그늘에 있는 소자본으로 아이디어와 재기로 승부를 하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최근에 나오는 독립 영화들이 과거에 비해 강렬한 시선과 화법이 없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80년대를 거쳐 독재 권력과 치열하게 싸워온 독립 영화는 이후 작가 내면으로 파고들면서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이 다소 무디어 졌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독립 영화의 매력은 여전하다는 것. 그들은 다소 무디어졌다고 해도 여전히 기존 영화판을 공격하고 균열을 내고 충격을 준다는 것이다. 이것이 독립 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그들만의 무기이자 에너지이리라. 이런 에너지와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서울 독립 영화제는 11월 22일부터 30일까지 인디스페이스(구 중앙 시네마)에서 열린다. 보통의 상업 영화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날 것 과도 같은 에너지를 느끼고 싶다면 서울 독립 영화제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일 것이다.


진행 : 백건영(영화평론가) 편집장
정리 : 윤광식(호러무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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