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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8.13 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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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3


주말을 이용해 제천엘 다녀왔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제천영화제가 다른 영화제와의 차별점이 있다면, 음악영화를 집중적으로 상영한다는 것을 들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인구 13만 여명의 소도시가, 게다가 복합 상영관 1개만으로 국제영화제를 치룬 다는 점이라 하겠다.

제천 터미널의 영화제 안내 부스에는 올해도 변함없이 중년의 주부 자원봉사들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주로 20대 청춘남녀로 구성된 여타 영화제 자원봉사자와는 달리 소박하고 평범한 차림의 그들, 부산이나 전주 광주 같은 대도시에서만 열리는 줄 알았던 영화제가 내 고장 제천에서 열린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고마워서, 단지 뭔가 보탬이 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무한한 자부심을 가지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 길목을 지키고 있는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번 방문 느낌을 솔직하게 말한다면, "이 영화제가 지금의 형태로 계속 지속되는 것이 좋은가"라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음악 영화제라는 특성을 고려한다고 해도, 회가 거듭될 수 록 라인업의 한계가 눈에 띨 정도라는 말이다. 이를테면, 영화적으로 빼어나면서도 영화음악이 조화롭게 배치된 작품 선정의 어려움 때문인지 몰라도, 음악이 영화전반을 지배하거나 음악가 또는 뮤지션의 일상을 다뤘거나,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들로 대거 채워지고 있다는 것. 이 점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영화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관객이 많아야 하고, 현지인 보다는 타관에서 오는 손님들로 북적대야 함은 당연한 일인데, 그것은 결국 볼 만한, 보고 싶은 영화가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이제 관객들은 단순히 남보다 먼저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특히 올해의 경우 매체의 방문이 눈에 띠게 줄어들었다는 점도 걱정스럽다. 매체의 관심 밖에 놓인다는 것은 곧 일반관객에게 영화제를 알릴 통로가 축소됨을 뜻한다. 달리 보면, 모든 영화제에 기자를 파견할 수 없는 매체의 상황으로 인해 우선순위에서 밀린 결과일 수 도 있다. 이런 때문인지, 메인 상영관인 TTC의 로비에는 일군의 사람들만 북적였던데 반해(워낙 작은 상영관이라 적은 숫자로도 북적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유명 뮤지션이 대거 출연하여 공연하는 청풍호반의 야외상영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렇다고 상영관 편중 현상을 부정적으로 만 볼 일은 아니다. 오히려 제천영화제만의 특수성을 잘 이용하고 지역 관광 상품을 활용하여 휴양지와 영화제를 연계하는 방안을 확대한다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도 있다. 또한 좁아터진 상영관을 고집하기 보다는 시원하고 풍광 좋은 야외상영관의 스크린 수를 늘리고 이를 대폭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짧은 기간 둘러본 단상임을 전제로 할 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단적으로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일지 모른다. 게다가 연중 가장 더운 때 열리는 영화제이다 보니 자원봉사자들과 진행자의 노고가 이만저만이 아님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입바른 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 작은 도시에서 벌어지는 음악영화제가 오래오래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오로지 그것뿐이다.

영화제는 영화와 관객들의 축제인 동시에 지역민들의 축제이어야 하고 현지사람과 외지인이 흥겹게 소통하면서 영화의 흥취에 빠져드는 공간이어야 한다. (부산영화제 기간 중의 해운대를 떠올려 보라.) 그리하여 술잔을 기울이는 상영관 옆 포장마차에서는 밤새 영화이야기가 들려야 하고, 청풍호반의 공연장에서는 함성과 몸짓이 폭발해야 하며, 상영관 주변을 오가는 스커트의 흩날림처럼 남학생의 털북숭이 다리처럼 영화제 기간 내내 제천은, 그 어느 때 보다 생동감 넘치고 젊고 건강하며 섹시해야 한다. 볼 것이 없고 먹을거리가 없고 놀 거리가 없는 곳에 오로지 영화만 보기 위해 영화제를 찾는 이들이 몇이나 될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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