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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팬더] 식탐이 세상을 구한다

필진 리뷰 2008.06.10 08:22 Posted by woodyh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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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나면 먹어야 하는 우리의 포는 팬더다. 뒤뚱뒤뚱한 걸음걸이는 불안해 보여도 두 손으로 배를 들었다 놓을 때 출렁이는 살들은 귀엽다. 포는 22시간을 자야 움직일 수 있는 팬더다. 그는 아버지의 가업인 국수장사를 도우며 살아가고 있지만, 머리속으로는 쿵푸에 대한 꿈을 그리고 있다. 그가 바라보는 곳은 구름 위에 자리 잡은 절이다. 이곳에는 포가 우상으로 여기는 무적 5인방이 수련중이고, 용문서가 용의 전사를 기다리고 있다. 어느 날 포는 평화의 계곡에서 용의 전사를 선발한다는 소식을 듣고, 대회를 보기 위해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뒤뚱뒤뚱 계단을 두어걸음 옮겼을 뿐인데, 숨이 차서 벌러덩 누워 배를 하늘로 내미는 우리의 포가 대회를 볼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하지만 포는 우여곡절 끝에 대회장에 난입하고, 곧 대사부인 거북의 예언으로 용의 전사로 지목받는 황당한 일을 겪게 된다. 어찌 되었건 포는 용의 전사가 되고, 수련에 돌입하면서 타이렁이 감옥에서 탈출하면 평화의 계곡을 지키위해 악당 타이렁과 맞서야 한다. 허나, 잘 될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포는 팬더기 때문이다. 먹는 건 잘하고, 자는 건 남부럽지 않고, 입 담은 최고지지만 그는 그 뿐이다. 잭 블랙이 애니메이션 세계에서 현현하고 있는 것 마냥 포는 잭 블랙이 영화에서 보여준 모습들과 닮았다. 실제 목소리만 잭 블랙이 아니라 포는 잭 블랙 그 자체로 보인다. 이를 테면 [나초 리브레]에서 타이트한 바지위로 툭 튀어나온 배가 그러하고, 시시껄렁한 농담으로 좌중을 웃기는 게 [스쿨 오브 락]이랑 비슷하고 쿵푸의 역사를 주욱 꿰고 있고 잡다한 쿵푸사를 다 아는게 마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서 음악에 대해서 시시콜콜한 잡담을 늘어놓던 잭 블랙의 모습과 비슷하다. 포를 가르쳐야 하는 사부는 참 난감하다. 포는 호랑이도 아니고, 사마귀도 아니고, 원숭이도 아니고, 학도 아니고, 뱀도 아니기 때문이다. [쿵푸 팬더]에서 사부의 후계자로 등장하는 5인방은 각각 동물에게서 착안한 상형권의 하나이다. 호권(호랑이), 후권(원숭이), 사권(뱀), 학권(학), 당랑권(사마귀)은 들어봤어도 소림사에서 팬더를 보고 무술을 만들었다는 소리는 금시초문이다. 물론 애니메이션이라서 상상력을 발휘해보면 될터이지만, 관객으로서도 팬더가 우슈를 하거나 정무문을 한다고 하면 참 깝깝하다. 하지만 비밀은 바로 그 아무것도 아님에 있다. 팬더는 자기 자신을 통해서 거듭난다.

사부는 대사부가 떠나면서 남긴 마지막말을 되새김질 한다. 팥 심은데 팥나고, 콩 심은데 콩 난다면, 팬더는 팬더가 되어야 한다. 호랑이가 호권을 하지 않고 당랑권을 하며 어딘가 어설퍼 보이듯이 팬더는 팬더의 기질을 살려야 한다. 사부는 어느 날 포가 화가 나서 음식 창고에서 난동을 피우며 음식을 먹어치우는 걸 훔쳐본다.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는 포는 어딘지 모르게 야성미가 넘쳐 보인다. 그냥 화가 나면 먹어야 한다며 입 안 가득 음식물을 구겨 넣는 한심한 포지만, 주변을 보면 난장판인게 포가 했을까 싶은 의구심이 든다. 부셔지고 깨진 물건들. 이 때 사부는 약간의 실험을 하겠다는 듯 원숭이가 찬장에 과자를 숨겨두었다고 말한다. 포는 기다렸다는 듯이 3m높이에 있는 찬장 꼭대기로 기어 올라가 갈짓자로 다리를 벌리고 두 찬장 사이에 끼인 채 과자를 집어 먹는다. 사부는 옳거니 한다. 다른 제자들과 똑같은 수련법은 포에게는 통하지 않고, 오히려 식탐을 이용하여 그를 훈련시키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는 술을 먹어야 취권이 가능했던 성룡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사부는 음식을 줄듯 말듯 하면서 포를 놀리고, 포는 그덕에 무뎠던 몸이 유연해지고 팔굽혀 펴기도 자유자재로 하게 된다. 결국 포는 사부에게서 만두를 뺏을 수 있는 경지에 까지 오르게 된다. 이게 다 배고픈 팬더의 기질 탓이다.

결국 포는 팬더로 거듭난다. 그래도 아직은 2% 부족했던 포는 마지막 관문으로 전설의 용문서를 펼쳐든다. 용문서만 있으면 사악한 타이렁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사부와 5인방과 포. 그러나 용문서는 백지였고, 전설을 없었던 것으로 밝혀진다. 실망한 포와 사부는 타이렁이 평화의 계곡을 쑥대밭으로 만들기 전에 시민들과 함께 대피한다. 포도 그 대열에 합류한다. 포를 반기던 그의 아버지는 포에게 앞치마를 둘러주며 이제 가문을 대를 이으라고 한다. 그러면서 포의 아버지는 가문의 비법인 국수 만드는 비밀을 알려준다. 하지만 아버지가 알려준 국수 만드는 비법은 따로 없었다. 없다는 게 비법. 즉 그날의 기분에 따라서 잘 만들면 된다는 소리. 무안에 도가 있다는 동양적 사상은 이렇게 등장한다. 포는 용문서가 백지였던 까닭을 알게 되고, 있다고 믿는 것이 곧 있음이라는 이치를 깨닫게 된다. 이는 마음의 평화와 함께 자기를 믿는 것이 유를 창조하는 마지막 단계라는 소리임을 깨닫게 되고 포는 자신있게 타이렁과 맞서 싸우게 된다.


포와 타이렁의 대결은 이 영화의 백미인데, 언뜻 주성치의 [쿵푸허슬]이 생각나기도 한다. 포의 배치기를 맞고 공중으로 튕겼던 타이렁이 땅으로 떨어지면서 땅 속 깊숙이 파묻히는 장면은 [쿵푸허슬]에서 여래신장으로 적을 물리치던 장면이 생각나기도 하고, 사실 이 영화에서 시민들을 배려하는 장면을 보아도 [쿵푸허슬]이 스쳐 지나간다.포가 ‘쿵푸 팬더’로 거듭나는 걸 보여주는 장면은 바로 배치기 장면이다. 배치기는 호랑이, 사마귀, 원숭이, 뱀, 학 같은 동물은 절대 흉내내지 못한 팬더만의 특허가 아니겠는가. 이 영화는 일종이 성장담으로 팬더가 쿵푸 팬더로 거듭나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동양사상과, 서양의 영웅사상을 곁들이는 퓨전을 통해서 자기 정체성 확립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hobaktoon.tistory.com BlogIcon 호박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빨랑 보러가얄텐뎅..
    포스터만 봐두 울팬더 표정이 압권이에욘^^
    보고있음 미소가 그냥 흐흐흐흐(^-----^) 흐를것 같다는..

    리뷰잘보고 갑니다=3=33
    오늘도 완전 행복하시옵기를.. 아자~

    2008.06.10 12:50 신고
  2. Favicon of https://alltruth.tistory.com BlogIcon 아침의영광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제목 멋집니다 ㅎㅎ

    2008.06.11 12:04 신고
  3. Favicon of http://www.realfolkblues.co.kr BlogIcon 아쉬타카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제목 멋진데요 ^^

    2008.06.11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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