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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3 [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 season 6, 그 후의 '언니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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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앤 더 시티>는 여성의 성의식과 패션에 대한 집착 등을 적나라, 혹은 풍자적으로 토로하는 캐리 브레드쇼의 나래이션으로부터 시작했다. '옛날 옛적에'로 시작했던 뉴욕찬미, 혹은 뉴욕비판은 이후 첫 번째 시즌부터 여섯 번째 시즌까지 전세계의 여성들을 열광시키고도 남을 만한 파워를 뿜어냈다. 그녀가 입는 옷, 그녀가 신는 구두, 그녀가 하는 말들과 연애방식은 각국의 싱글녀들과 기혼녀들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으며, <섹스 앤 더 시티>의 사건사고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직,간접적으로 이땅의 'Female'들의 지갑을 열어제끼는데 한 몫을 하기도 했다. 아메리카의 전형적인 시트콤이 <프렌즈>였다면 <섹스 앤 더 시티>는 아메리카(랜드 오브 플랜티)의 재기발랄한 여성활동 지침서가 되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물론 필자 또한 <섹스 앤 더 시티>의 화끈후끈한 언니들을 보고 자란 10년이 있기 때문에 이 하늘 같은 지침서를 대부분의 여성이 그러하듯 반복에 반복을 거듭해서 보았던 시간을 소유하고 있다. 1998년 처음 방영된 <섹스 앤 더 시티>를 지켜보며 마놀로 블라닉이 단지 브랜드로서 유명한 상품이 아니라는 것과 뉴욕산 칵테일의 다양한 맛, 그리고 '프라다는 무조건 옳다'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각인, 또 각인시켰다. <섹스 앤 더 시티>의 네 주인공이 전도하는 트랜드 혹은 집착의 향기가, 때때로 '된장녀의 성지'라는 명사를 낳기도 했지만 이러한 가설들은 사실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다. 드라마의 그녀들은 명품으로 무장한 초특급 거물들이 아닌 '연애'를 꿈꾸는 비루한 캐릭터들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들을 바라보는 40분의 재미는 매 시즌 긴장과 기대를 반복하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렇게 성황리에 방영되던 <섹스 앤 더 시티>가 2004년 여섯 번째 시즌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성 칼럼니스트였던 캐리는 파산과 흥행의 굴레를 거듭 체험하며 칼럼을 모은 책을 출판하지만, 출판의 성공과 더불어 승승장구하던 연애'들'은 여섯 번째 시즌의 마지막 3화에서 한 유명 러시아 미술가로 인해 완벽한 참패를 맛보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몇 년동안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던 '빅'과 극적으로 화해하며 우리에게 해피엔딩의 예감을 선사했다. 절대 독신주의자 미란다는 바텐더 스티브의 아이를 낳은 후 진심으로 그를 사랑해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고, 극 개방녀 사만다는 자신을 망칠만큼 좋아했던 호텔계의 거물 리처드 라이트를 잊고 떠오르는 신인 배우 제리(스미스)와 진정한 사랑을 시작한다. 극 중 유일하게 결혼에 집착하던 새침떼기 샬롯은 발기부전인 전남편과의 인연을 끊고 이혼전문 변호사 해리를 만나 우여곡절 끝에 그토록 바라던 '아이 입양'에 성공한다.


시즌 마지막 회의 네 주인공들은 카페테리아를 박차고 나오며 당당하게 뉴욕의 거리 한 복판을 걷는다.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자부심 넘치는 웃음을 짓는 그녀들의 모습은 말 그래도 '쿨'하기 비할데가 없다. 사만다를 제외하면 모두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인 네 명의 여인들은 그렇게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수식어를 남긴 채 전설 속으로 사라져갔다. 그러니 이들의 이야기를 매 회 한 시간이 넘지 않던 단만극이 아닌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영화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는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빅은 캐리에게 안겼고 미란다와 샬롯은 아이를 돌보며 사만다는 여전히 섹스를 즐기지만 새로운 타입의 정착 연애를 시작했다. 캐리, 미란다, 사만다, 샬롯, 그녀들은 4년이라는 긴 시간을 어떻게 이어나갔을까?





극장판 <섹스 앤 더 시티>는 기존의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보너스 자켓'과도 같다. 조금 더 다르게 말하자면 여섯 시즌의 <섹스 앤 더 시티>를 주의깊게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어쩌면 이 영화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소리다. 마놀로 블라닉과 디오르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캐리를 지키고 있으며 초특급 호화 별장과 뉴욕시의 비싼 아파트 값도 네 명의 여주인공들을 감싸고 있다. 여기에 육아와 직장 문제는 거부할 수 없는 원가 세일의 '덤'이다. 캐리는 빅과의 해피엔딩을 준비중이고 샬롯은 바라는 바를 이루었으며, 사만다는 또다른 전환을 택하고 미란다는 커다란 위기를 겪은 뒤 어머니로서, 그리고 여자로서 성숙해진다. 그녀들은 4년 전, 당당하게 8cm 하이힐을 신고 거리를 활보하던 그 모습 그대로(솔직히 말하면 조금 주름진 모습으로)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녀들의 걱정은 더이상 '30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40대'로 발돋움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샬롯의 35번째 생일에 노처녀 게임 카드를 내밀며 깔깔 거리던 싱글들은 이제 없다. <섹스 앤 더 시티>에 남은 것은 안정적인 삶과 멋진 황혼을 향해 달려가는 나이 지긋하신 언니들의 얼굴이 8할 이상을 차지한다.

영화 <섹스 앤 더 시티>가 진부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위와 같은 '잔여물'때문이다. <섹스 앤 더 시티>의 네 주인공은 이제 더이상 섹스에 대한 적나라한 대화를 주고받지 않는다. 그녀들, 특히 사만다의 걸출한 입담은 시간이 지남으로 인해 전환점을 찾기를 바란 것일까? 영화의 제목은 드라마 원작 그대로 '섹스'라는 단어로 시작하지만, 정작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주를 이루던 네 여성의 섹스는 마이너스되고 그 자리에 환상적인 사랑이 플러스된다. 이런 이유로 <섹스 앤 더 시티>의 정서는 결혼을 갈망하던, 혹은 안정적인 연애를 소망하던 샬롯의 정서로 탈바꿈한다. 다른 이들을 전혀 신경쓰지 않던 그녀들은 이제 남을 의식하며 '사랑'이라는 단어에 집착한다. 미국판 <러브 액추얼리>라도 되는 양 <섹스 앤 더 시티>는 사랑에 대한 노래를 부르기 바쁘다. 물론, 때때로 남자보다 드레스와 구두를 사랑하고 여전히 마가리타를 노래부르는 그녀들의 근본적인 모습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네 명의 여성들이 겪은 산전수전의 완전판인 영화 <섹스 앤 더 시티> 속 변화의 모습은 빛의 속도를 뛰어 넘을 정도로 이해하기 힘든 설정이 다분하다.

이제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수 년 전 멋지게 남자의 얼굴에 술을 끼얹고 파산을 걱정하며 루부탱 구두를 사들이던 뉴요커 언니들의 모습을 맛보기는 조금 힘들어졌다. 매주 한 번씩 식당에 모여앉아 세상사는 이야기를 지지부진하게 걱정하던 그녀들만의 수다도, 모험보다 안정을 찾는 방법으로 수위를 낮췄다. 영화 <섹스 앤 더 시티>는 '사랑'에서 시작해 '영원한 사랑'으로 결말을 짓는다. 이것은 결국 이 세상의 모든 여성들과 그런 여성들을 알고 싶어하는 남성들에게 환상을 가지고 살라는 애매한 사상을 심어주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커튼 콜 없이 여섯 번째 시즌에서 완벽히 막을 내렸다면 좋았을 법한 <섹스 앤 더 시티>의 그녀들. 하지만 돌아온 네 명의 여 전사들을 바라보는 재미와, 여전히 센스 만점이신 그녀들의 패션을 탐하는 일차적인 즐거움만큼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만약 당신이 오랜 시간 캐리와 빅의 이야기, 그리고 아름다운 네 여자들의 화사한 드레스룩을 기다렸다면 주저할 필요는 없다. 비록 눈은 즐겁고 마음은 실망 가득한 의심을 품게 되겠지만, 몇 년 동안 한결같은 리듬을 고수하던 오프닝 씬의 음악은 10년 전과 변함없게 <섹스 앤 더 시티> 매니아들을 설레게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캐리와 친구들의 해피엔딩, 혹은 새드 엔딩을 결정짓는 것은 주인공들이 아니라 탐미의 시선으로 네 여성을 좇는 관객의 몫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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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냥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 경리녀들이 딱 환장할 만한 영화죠

    2008.06.1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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