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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6.09 [처음 만난 사람들] 길 잃은 그들은 정착할 수 있을까?
  2. 2008.06.17 [크로싱] 단평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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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피부색이 다른 두 남자가 모텔 방에서 소주를 마신다. 그리고는 이내 부둥켜 않은 채 눈물을 터트린다. 하나는 비행기만 타면 집에 갈수 있는 불법 체류자, 또 하나는 통일 전엔 북에 있는 아버지를 볼 수 없는 탈북자. 둘 중 팅윤은 한국으로 시집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옛 여자 친구를 지척에 뒀고, 진욱은 이미 중국에서 몸을 팔고 있는 여동생을 잃어버린 상태다. 둘은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넋두리를 꺼내 놓을 수밖에 없다. 둘의 대화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단연히 관객들뿐이다. 그럼에도 둘은 교감을 나눈다. 왜, 이 사회가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이방인들이기 때문에.

김동현 감독은 전작 <상어>에서 계급적 타자인 네 명의 청년이 대구라는 한 공간에서 비껴가고, 스쳐 지나면서도 종국엔 서로를 보듬어 안는 순간을 판타지로 승화시킨 바 있다. 그의 두 번째 작품 <처음 만난 사람들>은 그 타자의 외연을 탈북자와 이주노동자로 확장해 시켰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넷이다. 이제 막 서울에 발을 디딘 진욱, 부안에 있는 여자 친구를 찾기 위해 불법 체류한 베트남 청년 팅윤, 27년을 형사로 재직하며 피로감에 찌든 홀아비 최 형사, 대한민국에 정착한지 10년째로 이제 갓 택시 운전을 시작한 혜정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부표에 떠 부유하는 운명들이다. 진욱은 정착한 첫날 어처구니없이 이불을 사려다 아파트 이름을 잃어 버려 길을 잃고 만다. 유난히 시점 숏을 많이 사용한 진욱의 길 찾기 시퀀스는 우리에게 이방인의 시선이 어떤 것인지를 온 몸으로 체험케 한다. 택시 기사 혜정 또한 다르지 않다.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무시하기 일쑤인 마초 승객들에게 시달려야 하는 혜정이 마음을 의지할 곳이란 없어 보인다(영화의 엔딩 숏 또한 혜정이 바라 본 도심 거리다). 진욱을 우연히 태운 혜정이 집을 찾아주기 위해 아파트 단지를 빙빙 도는 시퀀스는 과연 그들이 집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암담함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완벽한 타자 팅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하면서 폭력까지 휘두르는 사장 아래서 그가 배운 말이라고는 "때리지 마세요. 나도 인간입니다" 뿐. 그가 그토록 갈망하다 결국 진욱의 도움으로 찾은 옛 애인의 가족들에게 또 다시 폭행당한 팅윤은 자살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사실 이들보다 더 심난해 보이는 건 바로 최 형사다. 유일한 남한 사람인 그는 이제 무엇을 헤야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무력감에 시달리는 존재다. 그가 유일무이하게 일말의 안식을 얻는 순간은 변두리 단란주점 마담과의 포옹뿐이다. 서울 거리부터 고속도로, 그리고 논두렁까지 유달리 길이 많이 등장하는 이 영화에서 제가 가야 할 길을 알고 있는 이는 아무도 없어 보인다.

판타지의 기운을 빌리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인물들의 심리를 관장했던 전작과 달리 <처음 만난 사람들>은 조용히 그들의 자취를 따라 갈 뿐이다. 특히나 처음 만나 우연히 1박 2일의 여행길에 오르게 된 팅윤과 진욱의 여정은 이방인의 존재란 어떤 것이란 걸 효과적으로 드러내준다. 더욱이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팅윤을 보듬는 것은 탈북자 진욱이다. 단 한마디도 한국말을 하지 못하는 팅윤과 진욱이 나눌 수 있는 언어란 고작 You, Me, Go와 같은 짧은 영어 단어뿐이다. 그러나 두 이방인은 그렇게 미약하나마 소통을 이뤄낸다. 카메라는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투 숏을 너른 호흡과 정지된 앵글로 넉넉하게 잡아낸다. 그건 마치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이들의 목소리와 맨 얼굴, 그리고 대화의 호흡에 눈과 귀를 온전히 가져가 보라는 권유로 보인다.

따스해진 남쪽과 달리 이들이 거주했던 서울은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그 와중에 팅윤을 체포했던 최형사는 아무런 이유 없이 그를 놓아준다. 그리고 팅윤은 어딘가를 향해 달린다. 그는 과연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친구들을 찾아 따뜻한 부산으로 향했던 진욱은 탈북자 선배인 혜정에게 늦게나마 전화를 건다. 과연 이들은 서울에서 다시 재회할 수 있을까. 곳곳에 이들에게 우연한 마주침을 제공한 <처음 만난 사람들>은 그렇게 한국사회의 냉랭한 현실을 조용히, 그리고 묵직하게 응시한다. 누구는 가슴이 저릴 것이고 누구는 미온하지만 온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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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싱] 단평

필진 리뷰 2008.06.17 14:27 Posted by woodyh98
고백하자면, ‘조갑제’의 프레임이라면 난 ‘친북좌빨’의 성향 되겠다. 그러거나 말거나 대북정책은 북한 인권을 주장하기보다 인도지원이 필요하며, 김정일 정권의 붕괴보다 6.15 공동선언의 조속한 이행이 더 필요하다고 보는 쪽이다. 그런데 웬걸, <크로싱>은 정확히 이명박 시대의 대북관을 반영하고 있다. 놀라운 일이다. 이 영화가 2007년 여름 이후 촬영됐다는 걸 감안하면 정확히 이명박의 대통령을 충분히 의식하고 만들었다고 의심이 될 정도다. 한마디로 ‘기독교로 대동단결’, 그리고 ‘조속한 개방 정책만이 살길이다.’

밀수로 자본주의의 단맛을 맛보던 친구에게 ‘성경책’을 얻은 용수(차인표)가 후반부 “북조선에는 예수가 없는 거냐”며 기독교인 공장 사장에게 울부짖을 때, 개신교인들이여, 어서 북으로 올라가 선교에 힘써달라고 선동하는 것처럼 들리는 건 과장이 아니다. 또 부패하고 패악질을 일삼는 공산당원들의 묘사가 눈에 거슬리는 게 아니다. 영화는 이 상황들을 이라크의 어느 지역, 아프가니스탄의 어느 지역이라고 우겨도 다르지 않을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개성하고 착하기 그지없고 아들과 아버지만을 생각하는 이 부자는 한국말을 쓰지 않는다면 굳이 북한 주민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크로싱>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도무지 무엇일까. 기독교인 대상 시사회에 참석한 차인표의 말처럼 탈북자들과 북한 동포들의 실상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는 것? 그렇담 그들이 왜 지금 그렇게 빈곤해졌고,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과 김정일 정권에게 왜 충성하고 살았는지에 대한 감독의 시각을 확보했어야 옳다. 그래야 인물들의 감정이 최소한 영화적으로 더 디테일하고 생생해졌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의 이 부자는 자식과 아버지의 사랑만이 뇌에 입력된 로봇들이다.

더 나쁜 것은 이 영화가 무지 재미없다는 것이다. 차인표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다. 아역 신명철은 요즘의 똘똘한 여자 아역배우들 만큼이나 훌륭하다. 눈물을 짜내려는 긴 호흡의 감정신도 봐줄 수 있다. 문제는 김태균 감독은 그럴듯한 로케이션과 때깔 좋은 화면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플롯은 헐겁고, 단순한 이야기는 끝까지 참고 봐주기조차 고역이다. 자칫 차인표의 선의까지 의심될 정도니까. 분단을 상업적 소재로 이용한 다른 한국 상업영화들보다도 더 나빠 보인다. 그럼에도 눈물을 흘리고 싶다면 극장으로 향하시라. 대신 극장을 나설 때 주체할 수 없는, 저 밑에서 끌어 오르는 씁쓸함은 피할 수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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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abcd68.tistory.com BlogIcon hee68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럴줄 알았습니다'라고 달고싶은 글입니다. 잘보구 갑니다.

    2008.06.18 01:34 신고
  2. 크라조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대체 뭘 본거지?
    보는 내내 감동이었던 영화였는데...

    2008.06.18 13:14
  3. 부송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보는 내내 가슴이 저렸어요 ㅠㅠ 좋은영화 같던데

    2008.06.18 22:43
  4. 지구는 둥글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야 말로 편견과 아집아닌가요?
    자기가 인식할수있는 만큼 인식하고 판단한다. 자신의 세계관이나 가치관 안에서만 판단한다. 그리고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그것만이 가치있고 정의롭다고 생각하고 말한다. 남의 의견이나 판단여부는 중요치 않다. 물론 부분적으로 맞기도 하겠지만 틀릴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성숙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독교적인 것이 전부 나쁘고 비이성적이라고 혹은 미친짓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당신은 기독교인이 아니겠죠? 그러니 그들의 가치관이나 사고 혹은 믿음에 대해 논할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당신은 이해할수 없는 것을 믿는 사람들이니까 이해도 못하는데 어떻게 안다고 판단합니까?
    똥고집 좀 버리시지요. 당신의 생각이 다 옳은 것은 결코 아니며 다른 관점도 있음을 양지하시기 바랍니다.쓸모없음이 있어야 쓸모있음 또한 있을 수 있음을.... 쓸데없이 말만 길어졌네요. 아 그리고 당신의 생각에 참견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이건 또 참견이 되었군요. 그럼 실례를...
    아참 저도 친북좌빨의 성향이 강하다고 이야기 하고 싶네요.

    2008.06.25 11:20
    • Favicon of https://neoimages.tistory.com BlogIcon woodyh98  수정/삭제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기독교에 대해 논하지 말라는 건 어불성설이죠. 그리고 제가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왜 단정하시나요. 그리고 영화에 대한 글을 남겼다고, 제 생각이 무조건 옮다고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랍니다. 이런 리플 올리려면 영화를 보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세요. 아님 이 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지있게 밝히시던지요. 그리고 이 글은 비평이 아닌, 단지 단상일 뿐이랍니다.

      2008.06.25 14:03 신고
  5. 지구는 둥글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독교인 입니까? 진정으로.. 허허참
    단평에서 단상으로.......... 다른 뜻 아닌가?

    2008.06.26 11:52
  6. 불쌍한 준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권보다는 인도지원이시라구요... 말은 비슷하지만 다르다는걸 아시나요? 그동안 남한은 북한에게 수많은 지원정책을 해왔지만... 대대적으로 10년동안 이어져온 햇볕정책 그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지원 해야 한다는 말씀 이신데... 그것이 북한에서 재대로 이루어졌는지 물어보고 싶네요. 한국에서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지원 정책들을 쓰는데 지원을 받은 북한이 그것을 주민들을 위해서 쓰고 있는지말이죠. 북한의 수많은 사람들은 굶주림에 저렇게 허덕이는데... 이런때일수록 북한의 인권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닐까요? 인도 주의 정책은 그동안 계속 써왔습니다. 이젠 북한의 인권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때라고 생각합니다. 철조망을 경계로 해서 나뉜 이 나라에서 우리가 북한의 인권에 대해 관심갖지 않으면 누가 가질까요?
    그리고 왜 빈곤해졌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김정일 정권에 충성을 했는지에 대해 감독의 시야가 필요했어야 한다는 말과 인물들의 감정이 더 살았을 것이란 말이 맞지 않네요. 빈곤해진 이유와 정권의 충성에 대한 이유를 아시는 분이라면 크로싱에 대해 비판적으로 글을 쓰실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2008.07.11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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