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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25 네오이마주 오프라인 판, 독자에게 바친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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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영

미약한 시작

네오이마주가 세상에 나온 것이 2005년 10월 31일의 일이니 3년 8개월이 되었다. 그러니까 그해 여름,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와 박광현 감독의 눈부신 데뷔작 <웰컴 투 동막골>이 숱한 화제를 불러왔고, 뒤이어 서극 감독의 <칠검>과 이명세 감독의 <형사 Duelist>에 실망한 이들의 비판이 십자포화처럼 난무하던 그 무렵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2005년 가을의 일이었다.


이미 그때도 영화의 유효기간은 한 달을 넘기는 법이 드물었다. 1년은 고사하고 몇 달만 지나도 개별 영화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때문에 평자들의 끝없는 담화와 재평가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획득하는 것, 그리하여 오래도록 회자되고 언젠가는 다시 관객과 만나게 되는 것이 개별 영화가 성취할 수 있는 최고의 선이라면, 그 작업에 기꺼이 뛰어들어야 한다는 확신이 있었다. 결국 이런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난 영화를 다시 꺼내어 이야기할 수 있는 마당과 기꺼이 이 작업에 동참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하지만 전문가집단의 힘을 빌리기에는 바탕이 취약했고 붐을 일으키는 형태를 취하자니 글의 질적 저하가 우려되었다. 결국 생각해낸 것은, 영화광들의 소환이었다. 그렇다! 영화광들이어야만 했다. 네오이마주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단순히 영화를 소비하는 주체로서의 관객이 아닌, 소비해버린 영화를 다시 집어 들고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집요하게 재평가하고 고함치고 싶은 이들을 중심으로, 영화광들이 모여 영화를 이야기하고 비평하는 웹-진 네오이마주가 문을 열게 된 것이다.

<와일드 번치>의 한 장면을 보면 훔친 자루에서 은이 아닌 쇠뭉치가 나오자 윌리엄 홀덴이 연기하는 ‘파이크’가 실망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내뱉는다. "우리도 앞으론 머리를 써야 할 것 같아." 때는 서부시대가 막을 내리고 이미 자동차와 비행기가 다니는데, 그들은 시대에 낙오된 퇴물 총잡이가 아니던가. 같은 맥락으로 영화가 개봉하고 1년이 지나기도 전에 구시대의 유물이 되고 있을 정도로 관객들은 너무 많은 영화와 정보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으니, 지금이야 말로, 영화광들의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네오이마주가 21세기의 영화광과 90년대의 영화광의 평온한 조우와 겸허한 자존심을 소환코자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것은 단지, 90년대의 추억의 한 자락이나 붙잡자는 것이 아니다. 또한 그들의 역량과 열정이 지금 영화광보다 월등하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 손에 《키노》나 《로드쇼》 《스크린》 유의 잡지를 들고 다니던 그때의 영화광들은 무언가 하려고 애썼다는 점이다. 그 무언가는 반드시 영화적이었으며 영화로 세상을 배우고 영화를 매개로 소통했다는 것이다.




다시 영화광을 위하여!

60년대로부터 80년대를 관통하는 리얼리즘의 탐색과 90년대 코리안 뉴시네마를 재평가하는 것이 평론가나 영화학자들의 몫이라면, 적어도 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영화에 대한 주석은, 그 중심에 있었던 영화광들의 손으로 쓰여 져야 하는 것이 옳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한국영화의 조로현상은 비단 충무로의 감독들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영화광들의 세대교체 역시 빠른 속도로 이루어져왔기 때문이다. 90년대에 학교를 다녔거나 갓 사회에 발을 디뎠던 영화광들이라면 현재 20대 후반에서 30대 중후반 일터인데, 이제야말로 영화가 보여준 세상을 몸소 체험하였고, 세상의 이치를 알 만한 나이니 영화에 대한 안목과 시각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보물찾기라도 하듯이 좋은 영화 한 편이라도 더 보겠다던 순수한 꿈틀거림과 오랜 흑백필름 앞에서 눈물 적시며 영화의 선각자를 만나는 가슴 뜨거운 느낌이 사라졌을지라도, 거창한 고민과 열정의 시대에서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을지언정, 선뜻 앞서지 못하는 불안감과 평온함을 추구하는 게으름의 찌꺼기들을 벗어나야 할 때이다. 이 대열에 누구인들 끼지 못할까. 문화학교서울의 사당동 시절과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시절을 거쳐 지금의 낙원동까지, 시네필의 성지와도 같은 서울아트시네마를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던 관객들이어도 좋고, 작은 영화와 독립영화에 매료된 관객이라도 좋다. 혹은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관객이어도 무방하다. 검색 포탈보다 정보량이 적다고 영화 전문사이트를 외면하고, 상업영화보다 지루하다고 독립영화를 외면하고, 할리우드 영화보다 스펙터클이 약하다고 한국영화를 외면하다 보면, 한국 영화와 영화담론이 실종 될 런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영화광은 어떤 영화가 언제 어느 극장에서 개봉했는지를 기억하는 사람이 아니다. 모름지기 영화광이란, 자신이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를 혹여 놓칠세라, 한달음에 달려가 구매한 표를 소중하게 쥐고 영화 상영 직전까지 요동치던 그 설레던 마음을 기억하고 자랑스레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진실로 진실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실비아 크리스텔이 <마타하리>에서 무슨 옷을 입고 나왔는지에 대한 기억이 아니라, <접속>의 수현과 동현이 만나는 피카디리 극장 앞 장면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추운 겨울 긴 줄도 마다 않던 열정과, 열화같이 피어오르던 뜨거운 가슴이다. 그리하여 그들의 열정이 다시금 하나 될 때, 한국영화를 위한 또 다른 역사가 만들어지지 않겠는가. 이제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다.


고마운 이들을 기억하며

네오이마주가 4년을 달려오면서 세상에 펼친 많은 영화이야기들을 자양분삼아 『네오이마주 오프라인 판』 을 펴낸다. 16면 국배판에 격월간 발행이다. 모두들 이미지와 비주얼에 집착하는 시대에 우리는 이미지를 과감하게 제거하고 타이포그래피로 채워놓았다. 더러는 생소하고 낯설지도 모른다. 때문에 텍스트에 집중할 수 있도록 미려한 타이포그래피를 더하고 여백의 미를 살려 편집했다. 시간이 흐를 수 록 편집과 글의 완성도가 더해질 것이라 확신한다. 창간호의 특성상, 독자의 글을 싣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다음 호부터는 온라인 웹진에서 선택된 독자의 글도 실리게 될 것이다. 네오이마주 오프라인 판은 25일 오늘!, 영화관(서울아트시네마, 인디스페이스, 씨네큐브, 아트하우스모모, 미로스페이스, 시네마상상마당)에서 만나실 수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시간 동안 많은 필자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모두 열정적으로 글을 써주었고 나름의 위치에서 기여했음을 기억하고 있다. 오프라인 판 출간을 계기로 그들을 다시 소환코자 한다. 또한 수고로움을 마다 않고 글을 보내준 객원필자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특별히 바쁜 와중에도 기꺼이 추천사를 내어준 김영진 평론가와 민병훈 감독의 후의에 각별한 고마움을 전한다. 무엇보다 네오이마주가 오늘까지 달려올 수 있도록 산파는 물론이고 인큐베이터를 자처하여 물심양면 지원과 애정을 아끼지 않은 (주)렉시테크의 장주식 선배와, 힘든 시절임에도 발행비용 고민을 해소시켜준 (주)인디스토리 곽용수 대표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 무엇보다 독자의 성원이 없었다면 오늘을 맞이하기 힘들었을 터이니 어찌 잊을 것인가.

이제, 창간호를 지난 시간 변함없이 네오이마주를 기억하고 응원을 보내준 독자에게 바친다. 네오이마주는 변함없이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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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내일 모모에 갑니다.
    제일 먼저 손에 넣어야 겠어요.

    궁금하네요. 어떻게 나왔을지.
    무엇보다..손으로 쓱쓱 넘기고
    기억하고 싶은 곳은 따로 접어놓고
    밑줄도 긋고 하며 아껴 읽고 또 읽을 게 없는 요즘에
    네오이마주의 오프라인판이 무척이나 반갑네요.

    앞으로도 계속 쭉..
    열독할게요.

    2009.06.2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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