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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09 이준기는 왜 한일 합작 영화 <첫눈>에 출연했나 (4)


이준기의 <첫눈>이 개봉 첫 주말 넘기고 9일 동안 만 명을 조금 웃도는 관객을 모았다. 아마도 이준기의 열성적인 팬클럽의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9일 현재 영화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개봉관수도가 44개니 흥행 참패라 불러도 무방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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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글은 부관참시(剖棺斬屍)에 가까운 행위일지도 모른다. 개봉한지 1주일이 지난 영화를 불러내어 이리저리 재단하려는 중이니까.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한국 영화 위기가 어쩌구저쩌구 하는 기사가 쏟아져 나오는,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라는 한국 영화계에 몸에 좋은 쓴 소리는 필요한 법이다.

먼저 영화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 원빈이 나온 <프렌즈>란 드라마가 있었다. 월드컵의 열기가 한창이던 2002년 전파를 탔더랬다. 당시 잘나가던 일본의 청춘스타 후카다 쿄코가 여주인공을, <뷰티풀 라이프>, <굿 럭>, <오렌지 데이즈> 등의 대박 드라마와 최근 <지금, 만나러 갑니다>, <눈물이 주룩주룩> 등을 연출한 도이 노부히로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았었다. 내용? 한국과 일본의 청춘 남녀가 국적과 문화의 차이를 뛰어넘어 사랑에 빠진다는 트렌디드라마지 별 것 있었겠는가?

그러니까 <첫눈>은 이 드라마 보다 4년 늦게 도착한 셈이다. 다혈질인 교환 학생 민(이준기)과 순종적인 일본 교토의 여고생 나나에(미야자키 아오이)가 첫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야 별 무리가 없다. 관건은 기존 멜로드라마와 차별화 전략이니까.

안타깝게도 뮤직비디오와 CF출신의 신인 한상희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너무 살려버렸다. 5분, 10분짜리 뮤직비디오의 설정을 90분짜리 영화로 늘리려고 했으니 이야기의 빈곤은 새삼 거론해 무엇 하랴. 인물들의 감정의 결이 살아있기는커녕 덕수궁 돌담길, 교토의 벚꽃, 첫눈을 함께 맞으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 등 관습적인 설정들이 난무하는 그림엽서와도 같은 풍경들.

하지만 여기서 거론하고 싶은 것은 영화의 완성도나 작품성의 측면이 아니다. <첫눈>이라는 한류 기획 상품이 기획된 그 연원을 유추하고 싶은 거다. <첫눈>의 제작소식이 들려온 것은 2006년 3월경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검색창에 ‘이준기, 첫눈’을 쳐보라. <왕의 남자>의 ‘공길’로 한창 줏가를 올리던 이준기가 공식적으로 한일합작 영화의 출연을 부인했다는 기사가 눈에 띌 것이다.

당시 언론과 팬들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이준기는 막 <플라이 대디> 촬영에 돌입했었다. 폭발적인 인기 탓에 블루칩으로 떠오른 이준기. <플라이 대디>의 제작사인 다인필름이 <왕의 남자>로 스타덤에 오르기 전에 패키지 계약을 맺었다는 소문이 나돌던 무렵이었다. 과연 소속사에서 공식적으로 부인했던 3월과 달리 9월경 <첫눈>에 미야자키 아오이와 캐스팅됐다는 보도 자료가 배포됐고 간간이 교토에서의 촬영 소식 또한 들려왔다. 제작사는 물론 동일한 다인 필름이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첫눈>의 배급, 투자사가 CJ엔터테인먼트라는 점이다. 우직하게 돈을 긁어모으는데 주력하는 쇼박스와 달리 CJ엔터테인먼트는 인디영화 지원이라든지 중국 시장 모색이라든지 하는 상업 영화 배급 이외에 여러 사업을 벌리기로 유명하다. 한류와 일본 시장에 눈독을 들였으나 공략법을 이리저리 모색했으리란 건 당연지사.

<착신아리 파이널>이란 영화를 기억하는가? 지난해 봄 개봉해 호리키타 마키가 내한 프로모션을 벌였으나 일본이나 국내 모두 흥행에 참패했던 호러 시리즈물이다. 이 영화의 공동제작사가 CJ엔터테인먼트와 가도카와 픽쳐스다. 가도카와 픽쳐스는 출판과 영화를 아우르는 일본의 컨텐츠 그룹으로 영화판에서는 도호나 도에이 등 일본 메이저 영화사를 따라잡으려는 후발 주자라 볼 수 있다.

어쨌건 <착신아리 파이널>에 이은 CJ와 가도카와의 한일합작 프로젝트 2탄이 <첫눈>인 셈이다. <첫눈>은 한국 감독과 제작사, 배우들과 함께 일본의 기술 스탭들이 뭉친 합작 영화임에 틀림없다. 스탭들간의 교류?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다. 한, 일의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거대한 중국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니까.

문제는 한류를 바탕으로 한 졸속 기획으로는 그 성공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충무로에 돈이 넘쳐나던 지난해 초 기획되고 촬영한지 1년을 넘긴 <첫눈>은 일본에서는 지난 5월, 한국에서는 지난주 조촐히 개봉돼 공히 박스오피스 9위에 올랐다. 거대 예산의 영화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초라한 성적임에 틀림없다.

미학적 성취도, 대중들의 지지도 얻지 못한 이 한일 합작 영화를 충무로가 돈 잔치 하던 시절이 낳은 괴물로 취급해야 할까, 한일 교류의 디딤돌로 평가해줘야 할까. 그 답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류에 대한 현지의 인식이 2~3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것 같다. 좀 더 폭넓은 문화교류를 위해서라도 현재의 한류에 대해 한 번쯤 돌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 주연배우 이준기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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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정선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이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출연진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만, 예전 일본여행을 다니다 교토의 매력에 빠져 그곳에서만 두달간 생활을 한 기억때문에 이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솔직히 내용은 졸속이라 말해도 무방하지만, 교토의 그 모습을 하나하나 아름답게 담은 영상만은 솔직히 칭찬해 줄만 했습니다. 교토와 마지막에 잠깐 나오는 고베의 모습을 보면서 예전 그 좋았던 여행을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으니까요. 비판에 대한 반박은 아니고, 오늘 교토에서 만났었던 친구와 함께 본 이 영화는 저희에게는 참으로 좋은 영화였었기에 생각이 나서 이렇게 한줄 적어봅니다.. 영화의 제작과정에 관한 비판은 전혀 틀리신게 없는것 같습니다..^^

    2007.11.09 18:55
  2. Favicon of https://neoimages.tistory.com BlogIcon woodyh98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을 잘 아는 친구들이 몇 있어서 교토의 매력은 종종 들었답니다. 일본의 고풍스러운 멋이 남아있는 도시 중에 하나라면서요? 뭐, 영화를 보고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면 의미가 있는 거 겠죠.

    2007.11.10 02:58 신고
  3. 줄넘기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죽하면 이준기팬을 위한 영화라고 할까요. 저도 이 영화 우연히 봤다가 자고 나왔습니다.

    2007.11.20 21:19
  4. 홍이연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준기팬에게도 엄연히 인권이란 게 있다 라는 평이 생각나네요,문득.

    2007.11.2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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