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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1 애타게 [로니를 찾아서] (1)

애타게 [로니를 찾아서]

필진 리뷰 2009. 6. 11. 15:40 Posted by woodyh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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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휴머니티와 성장담, 자기 고발 사이의 접점

드디어 한국영화에서도 인종 문제를 통해 휴머니티를 성찰하게끔 하는 영화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개봉할 <로니를 찾아서>, <처음 만난 사람들>, <반두비>가 그 범주에 해당한다. 이들 영화가 반가운 것은 일차적으로 현실을 쫓아가지 못하는 편견과 제도가 여전히 득세한 한국 사회에서 이주노동자, 더 나아가 인종에 대한 문제를 환기시킨다는 점에 있다. 그 중 <로니를 찾아서>는 가장 대중적인 화법과 캐릭터를 가지고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주인공은 안산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평범한 중년 남성 인호(유준상)다. 그가 애타게, 절망적으로, 식음을 전폐하고 싶을 정도로 로니를 찾아 헤매야 할 이유는 간단하다. 한낱 이주노동자 따위가 자존심에 크나큰 생채기를 냈기 때문이다. 1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했던 시범대회에서 듣도 보도 못한 이주노동자 로니와의 대련에서 한 방에 나가떨어진다. 그 후 시범대회 이후 폐인의 나날을 보내던 인호를 일어서게 한 건 어떤 결과를 내든 로니를 한 번 봐야겠다는 일념 하나. 그 와중에 인호는 로니의 친구인 뚜힌을 만나며 또 다른 국면을 접하게 된다.

핵심은 인호의 심리적 궤적이다. 인호는 피부와 눈동자 색이 다른 남자들이 득시글한 우리 동네에서 엉겁결에 방범대 대장으로 잠시 활동한다. 처자식 먹여 살리며 나름 성실하고 모나지 않게 살아왔던 인호는 물론 대한민국 보통 중년 남성의 의식을 대변하는 캐릭터다. 그와 함께 부대끼며 사는 음식점, 오락실 사장이 주요한 조연 캐릭터로 등장하는 것도 이에 다름 아니다. 안산이란 공간적 특수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겠지만 <로니를 찾아서>가 가리키는 바는 별다른 정치의식 없이 당연히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인 평범한 남성이 이주노동자와 갈등을 빚었을 때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래서 보편의 드라마투르기를 따라가는 이 영화는 당연히 예상치 못한 사건에 부딪친 영호가 어떻게 반응하고, 또 어떻게 나아가느냐 하는 감정의 변화에 좀 더 관심이 많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바로 로니의 친구 뚜힌 캐릭터다. 인호와 띠동갑 범띠 사이인 뚜힌은 그간 우리가 지녔던 이주노동자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살짝 벗어난 인물이다. 뚜힌은 유창한 한국어 실력에 반말을 일삼고 게다가 이슬람권 특유의 낙천성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발산하기까지 한다. 나이로 보나 성격으로 보나 인호의 체육관 후배나 다를 것이 없다. 실제로 인호보다 계급적으로 하층인 두 사람이 친구처럼 지낸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하지만 사라진 로니를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뚜힌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던 인호는 몇 번의 육체적 감정적 갈등을 벌이고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나이와 인종을 넘어 오히려 그와 친구가 된다.

물론 그건 예정된 수순일지 모른다. 그러나 인호는 뚜힌과 얽히면서 여러 층위의 이주노동자 문제와 맞닥뜨리게 된다. 술자리 시비로 묘사됐지만 인호는 뚜힌 보다 한국말에 익숙하지 못한 일군의 이주노동자 무리들과 대립하게 된다. 그러나 그건 로니와의 대련과 마찬가지로 그들과의 싸움도 인호가 방범대장으로 활약했을 당시의 폭력과 맞닿아 있다. 이건 꽤나 단순하지만 명쾌한 상징이다. 우리가 먼저 자위적이면서 맹목적인 폭력을 휘둘렀을 때 되돌아오는 것은 어떤 유형이든지 비슷한 폭력일 수밖에 없다. 인호가 친구가 된 '개인' 뚜힌과 대립하게 되는 '다수'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자세는 전혀 다르다. 결국 <로니를 찾아서>는 타자와 소수자라는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적인 관념이 아니라 현실에서의 시선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그들을 우리의 울타리에 집어넣는 것과 경계 밖으로 밀어내는 것에 대한 차이 말이다.

결국 인호는 수치심을 참치 못하고 이주노동자들을 불법체류자로 고발한다. 사실 그건 못 사는 나라에서 온 피부 다른 '미개인'들은 전화 한 방으로 내쫓을 수 있다는 우리의 우월감과 오만, 그리고 이주노동자를 모두 잠재적 불법체류자로 규정하는 우리의 무의식을 스스로 고발하는 셈이다. 그리고 그 고발은 며칠 사이 인호가 유일하게 한국인의 띠동갑과 다르게 소주를 까며 마음을 터놓고 지냈던 뚜힌을 또한 추방하는 결과를 낳는다. 다시 말하자면, 인호의 법적 고발은 우리 안의 배타적 폭력성과 비상식적인 인종적 우월감에 대한 고발인 셈이다.

그렇다고 <로니를 찾아서>를 심각한 사회고발 영화로 오해는 마시라. '휴먼드라마' 장르를 표방한 만큼 영화는 인호의 관점을 그대로 쫓아가는 편안한 드라마다. 게다가 확 깨는 뚜힌 캐릭터를 비롯해 인호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서 오는 웃음을 통해 간간이 코미디와 유머를 전달해 준다. 그러한 영화의 화법은 <로니를 찾아서>를 좀 더 쉽게 인호의 성장담으로 읽게 해 준다. 특히나 감독과 촬영 감독, 배우와 제작 부장, 이렇게 다 네 명이서 방글라데시 로케를 감행했다는 클라이맥스 부분은 그러한 독해를 좀 더 강화시킨다. 그렇기에 더욱 더 뚜힌을 떠나보낸 인호가 과연 이주노동자에 대한 편견을 어느 정도 깰 수 있을까 하는 논리적 물음이 남는다. 그러나 분명 영화의 엔딩, 문을 열고 서 있는 인호, 유준상의 환한 미소는 이 모든 물음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강력한 정서적 휘발성을 탑재하고 있다. 그것이 단순히 영화적 결말로 인식될지, 인호의 진정한 변화를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은 관객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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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xgjsfhjky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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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6.1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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