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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11.10 인디스토리 10년, 그 아름다운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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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영




인디스토리 10주년과 ‘오! 인디풀’ 영화제에 부쳐

지금 시대에서야 무의미한 얘기일지 몰라도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했고, 10년은 한 길을 파야 뭐가 되도 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한길로 10년을 버틴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90년대 100대 기업 중 20개 회사만이 현재까지 살아남았다는 통계자료가 있듯이, 회사를 세우고 인력관리를 통한 매출 신장과 잉여가치의 증대, 게다가 국가 사회적 책무까지 감당해야 비로소 성공한 기업이라 인정받는 무한경쟁 시대에 영화산업이라고 예외는 아닐 것이다. 숱한 영화사와 배급사들이 야심차게 세워졌다 무너지기를 반복해온 지난 10년 간 독립영화배급이라는 척박한 시장에 뛰어들어 오늘에 이른 배급사가 있다. 오는 11일로 설립 10년을 맞이하는 인디스토리다.

10년이라! 한국독립영화협회도 올해로 창립 10년이 되었으니 둘은 일란성 쌍둥이라고 봐도 무방할 터이다. 1998년 당시 문화학교서울의 멤버들 중 몇몇이 그해 여름부터 독립영화배급에 대한 논의로 한 달 간의 트레이닝을 가졌고, 찬반양론이 분분한 가운데 해외배급에 관심이 있던 멤버를 모아 11월 경 정식으로 활동을 하게 되었으니, 이것이 인디스토리의 효시이다. 지난 10년간 인디스토리의 필모그래피를 간략하게 짚어보면 독립영화배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이를테면, <대학로에서 매춘하다 토막살해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를 필두로 독립다큐멘터리의 신기원을 이룬 <송환>을 비롯해 <눈부신 하루> <살결> <상어>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 <은하해방전선> <쇼킹패밀리> <궤도> <나의 노래는> <여기보다 어딘가에>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독립장편영화들이 인디스토리의 손을 거쳐 관객과 만났고, 독립단편의 경우는 인디스토리의 배급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형국이다. 또한 배급분야에 머물지 않고 수입과 제작 유통까지 그 영역을 넓혀 왔는데, <눈부신 하루>와 <팔월의 일요일들> <지구에서 사는 법>등을 자체 제작으로, MBC드라마넷과는 합작품 <판타스틱 자살소동>을 내놓기도 하였다. 영화수입으로 눈을 돌리면 <미안해>와 <달빛속삭임> 그리고 수익창출에 톡톡히 기여한 <애프터 미드나잇>을 수입 개봉시킨 바 있다. 이처럼 인디스토리의 역사는 한국독립단편영화 배급의 역사와도 맞물리고 장편 또한 상당한 빚을 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이다.

이렇듯 10년을 쉼 없이 독립영화배급에 힘써온 인디스토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으니 곽용수 대표이다. 사당동 문화학교서울의 사무국장시절 인디스토리를 탄생시킨 그는 전형적인 시네필이었고 스탠리 큐브릭 영화에 열광했던 소위 ‘큐브릭빠’였다. 영화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문화학교서울에서 발간한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곽용수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터인데, 버스터 키튼, 알프레드 히치콕, 프리츠 랑,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소개와 해설을 도맡아 썼을 정도로 그의 영화지식과 안목은 도저(到底)하다. 과거의 시네필에서 오늘의 비즈니스맨으로 변신했지만 여전히 영화보기에 목말라하고 있고, 자신이 좋아하는 감독의 회고전을 보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시네필의 형상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면 적절하려나?

사실 곽용수 대표를 내가 처음 만난 것이 언제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몇 해 전이던가,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해운대의 설렁탕집에서 그를 보았고, 또 전주국제영화제 때는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삼백집’에서 마주치기도 하였다. 물론 인터뷰 석상에서 또는 극장에서 무수히 만나기도 했지만 여전히 그는 배급사 대표보다는 영화광의 이미지를 품고 사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네오이마주 3주년 모임에 참석해 “우리 영화제도 꼭 오라”던 그의 표정에는 기대와 설렘이 담겨있었다. 겉으로는 무덤덤해 보여도 10주년을 맞는 감흥이 왜 남다르지 않겠는가!

인디스토리의 지난 10년이 독립영화전문배급사로 대내외에 이름과 역량을 알리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안정적 배급과 더불어 해외세일즈를 강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팀을 보강한 것도 이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인디스토리가 소망하는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독립영화 네트워크의 조직, 그러니까 서로의 배급관계 또는 공동제작 관계를 만들어내는 일이 가시화된다면 인디스토리의 영토는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독립영화를 배급하는 일이란 단순히 영화를 좋아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뜻은 품었으되 시작조차 함부로 할 수 없는 일이고 마음먹는다고 뜻대로 되는 일도 아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극심한 환경인 때문이다. 한마디로 돈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업수완과 탁월한 시장 판단력 못지않게 끈끈한 인간관계와 영화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영화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과 사회적 사명감이 보태지지 않고서는 첫 발 떼기도 불가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맙게도 인디스토리는 지난 10년의 굴곡을 잘 견뎌주었다. 그래서 오늘이 있고 그것을 자축하는 영화제까지 열 수 있게 되었다. 인디스토리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훗날 20주년 영화제는 곽용수 대표의 바람처럼 자체 극장에서 열리게 되길 바란다. 어쩌면 이 말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덕담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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