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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2.27 위기의 한국영화 ② 언론인가, 나팔수인가? (1)
  2. 2007.11.26 “우리 강지환 오빠의 데뷔작을 보여주세요” (26)


이번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나는 한국영화의 위기상황에 대한 용어정리, 그러니까 한국영화의 위기가 아니라 영화산업의 위기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것의 원인은 무분별하게 판을 키워온 제작자를 비롯한 영화관련 집단 모두에게 있으며, 이들이 한국영화가 곧 망할 것처럼 호들갑 떨면서 위기타개의 수단으로 한국영화를 볼모잡고 있다는 얘기도 했었다. 일부 영화제작자들 중에서 영화자체에는 관심조차 없거니와 흥행하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넋 나간 사람도 있다. 또 스크린 쿼터 수호를 위해서는 ‘문화다양성’을 내세우며 영화를 예술로까지 격상시키지만, 사업영역에 들어서면 흥행에 거품을 무는 이중성이 제작, 배급업자들에게서 발견되는 게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런 절망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계는 더 건강해져야 하고 다양한 형식의 영화들이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어야 한다는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 다만 문제는 재창조마저도 수월치 않다는 것에 있다.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어 함부로 손대기 겁날 정도인 영화판을 어떻게 하면 체질 건강한 모습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까?

지난 글에서는 제작, 배급업자 집단에 초점을 맞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집단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선량한 감시, 전달자로서의 책무에 충실하기는커녕, 시장의 왜곡을 직시하지 못한 채 한국영화위기론의 배후로 전락해버린 언론의 책임 또한 이들과 비교해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즉 부실공사의 책임이 설계, 시공자뿐 아니라 감리자에게도 지워지듯이 부실한 날림 영화를 온전히 비판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입장에 서있었던 언론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영화산업의 부활을 이끌기 위해 영화인의 혁명적 변화 못지않게 언론의 역할 재조정이 필수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례사비평을 날려 온 평단 역시 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므로 이번 글에서는 영화산업과 한국영화를 위한 언론매체의 역할과 책임을 거론하려 한다.

잡지나 일간지 인터넷 신문을 막론한 언론매체에게 영화만큼 매력적이고 상시 공급 가능한 콘텐츠도 드물 것이다. 매체 규모에 따라 영화전문 기자가 있는가 하면, 문화부에서 다루기도 하고, 또 더러는 연예기자가 영화를 담당하기도 한다. 매체 성격상, 사실전달에 비중을 두다보니, 기자 개인의 의견과 사고가 개입될 여지가 줄어들기 마련이고 깊이 있는 기사를 생산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인터넷으로 가면 기사재량권이 조금 더 확대되기는 하나, 2007년 초 뉴시스의 김용호기자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사실전달과 사적의견 개진 사이의 불균형으로 인해 품질 떨어지는 기사를 발견하게 되기 일쑤다. 이런 환경에서 거창하게 영화판을 헤집어보고 한국영화산업의 미래를 논할 여력이 없음은 자명한 일일 테다. 게다가 개별 영화로 대상을 좁히더라도, 매체 또는 기자의 선택권은 그리 많지 않다. 영화관련 매체의 기자들 역시 영화산업 자장 안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거대 제작사와 배급사들이 영화매체와의 친분을 통해 우호적 기사를 유도하거나 혹은 길들이기를 해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터넷 매체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영화전문지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으니, 광고지면이 늘어나면서부터 제작 또는 배급집단과 결별할 수 있는 기회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애초부터 상대가 되질 않는 싸움이었다. 매체와 제작이 나란히 가는 것이 굳이 나쁠 것만도 없고 영화매체가 영화와 싸울 일이 뭐가 있겠냐마는, 문제는 최소한의 비판적 담론조차 허용하지 않는 현실에 있다. 2007년 [디워]와 관련한 쇼박스의 <필름 2.0> 광고 철회라는 더러운 작태가 이를 단적으로 증명해준다. 인터넷 매체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아예 비참할 지경이다. 몇몇 거대 포털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돈 대신 대물변제 형태의 지급조건으로 광고를 받는 경우도 허다하거니와, 자기네 영화에 대해 비판적기사가 올려질라치면 부리나케 전화를 걸어 수정요구를 하기 일쑤다. 이처럼 비판적 기사를 쓸 수 없는 환경 하에서 건강한 영화담론이 생겨날 리 만무하다. 때문에 제 아무리 쓰레기 같은 영화라도 어떻게든 긍정적인 면을 찾아내야만 한다. 그것이 기자의 능력이고 임무요 사명감이다. 급기야 “한국영화 망하는 꼴 보려고 작정한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이 기자의 의무가 된 형국이라 하겠다. 때문인지 한국영화가 힘들다고 하면 기자들은 사심 없이 응원의 기사를 써주곤 했다. 따져보는 것은 나중 일이고 일단 죽어가는 놈 살려놓고 보자는 심정이었을 게다. 자의반 타의반이었는지도 모른다.

다시 생각해보자. 언론매체가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던 한국영화위기와 부활의 사이클, 그러니까 오늘 방금 전까지 곧 죽을 것 같던 한국영화가 몇 편의 선전에 힘입어 부활의 전주곡을 울린 후, 다시 몇 편의 블록버스터가 흥행을 주도하며 쌍끌이 작전에 돌입하여 거둔 한국영화의 부활이라는 장엄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 는 더 이상 재미있지 않다. 진부하다 못해 바닥패가 보이는 글로는 더 이상 한국영화 구하기에 나설 수 없다는 얘기다.

나는 한국영화산업의 위기론자들의 머릿속에 상업 장편영화만이 들어있다고 비판해왔다. 언론매체 역시 이들의 논리에 대한 고민 없이 관객에게 전달해왔다. 각 매체의 개봉작 소개는 블록버스터이거나 스타가 출연한 영화거나 아니면 스타 감독의 영화 위주로 이루어졌으며, 화제작, 문제작, 기대작이라는 단어는 스크린 숫자 앞에서 무용지물이었으니, 독립영화나 소자본 영화, 단관 개봉영화들은 관객에게 알릴 기회조차 박탈당하기 일쑤였다. 게다가 거대제작사와 배급, 홍보사가 일치단결하여 십자포화처럼 쏟아 붓는 보도 자료와 물량공세에 굴복한 많은 언론들은 앵무새처럼 읊어대곤 했다. 이처럼 대형상업영화 위주의 보도관행과 밀어주기성 기사는 기어이 ‘좋은 영화는 반드시 관객이 알아본다.’(그러나 속뜻은 흥행영화가 좋은 영화라)는 해괴한 논리를 낳기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언론매체들은, 흥행대박을 주도하며 스크린의 독과점과 관객의 관람권리 박탈을 자행해온 영화자본의 시녀가 되어, 이들이 자생력이 취약한 영화시장을 거점 삼아 한국영화산업의 기형적 성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안전판이 되어준 셈이다.

독립영화인들의 숙원이 전용관 인디스페이스가 지난해 11월 개관했다. 이전과 비교하자면 셋방살이 설움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으니 더 바랄게 없겠으나, 그럼에도 여전히 독립영화는 매체보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매체기사의 95%이상은 장편상업영화와 관련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양수리 종합촬영소가 파리를 날리는 시간에도 도심 어느 골목에선가 독립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 이도 있을 것이다. 작고 볼품없어 눈에 띄지 않을 뿐, 게다가 돈이 없으니 내세워 알리지 못할 뿐, 꿈틀대는 열정과 결기로 치자면 상업 장편에 뒤질 리가 있겠나. 그런데도, 평일저녁 6시 즈음이 되면 인터넷매체의 연예 면은 시사회에 참석한 여배우의 짧은 스커트와 등 파진 드레스 사진으로 도배된다. 그 많은 면을 꼭 모든 매체가 같은 사진과 내용으로 채우는 비생산적인 행위의 끝은 어디일까.

그럼 뭘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요컨대 솔직하게 보고 느낀 대로 쓰자는 얘기다. 한국영화계가 어려운 것이 진정 안타까워 되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이라면, 그럴 수 록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무조건 한국영화를 많이 보면 한국영화가 살아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에서 뛰쳐나오라는 말이다. 좋은 영화는 아낌없이 칭찬해주고 수준미달인 영화는 그에 맞는 평가를 해주면 된다. 다만 칭찬과 비판 어느 쪽이건 해당영화에 대한 애정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글로써 전달할 수 있다면, 비판이라고 무조건 거북하게 여길 감독과 제작자는 없으리라. 또한 무턱대고 독립영화를 좋아해주자는 말도 아니요 무조건 지지해야 한다는 얘기도 아니다. 단지 예비관객에게 존재를 알릴 기회를, 영화에 대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최소한의 알림의 장을 열어주자는 것이다. 덧붙여 언론과 영화평론가집단을 구분지어 생각하는 관객은 그리 많지 않다. 다시 말해 영화기자나 평론가나 모두 영화전문가 혹은 비평가로 뭉뚱그려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언론이 평단과는 달리 관객의 마음을 읽어낸다는 아전인수식 기사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언론이 평단의 역할까지 해왔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 아니던가.

광고의 핵심은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 상품을 구매하도록 소비자를 부추기는 것에 있다. 남이 모두 가진 제품을 가지지 못했을 때 느끼는 결핍은, 가진 자들과 섞일 수 없으리라는 소외불안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하여 그 틈을 파고드는 것이 광고의 속성이다. 마찬가지로 많은 이가 본 영화를 자신만 보지 못했을 때의 느끼는 소외감, 그것을 본 자들과의 대화에서 소외되리라고 느끼는 불안감을 촉진시키는 것이 영화홍보 전략의 중요한 키워드라면, 언론까지 나서서 동조하여 붐을 일으켜주고 장단에 춤출 이유가 없다. 언론매체는 영화의 개봉사실과 영화에 대한 평을 솔직하게 전달하면 그만이다. 되도 않는 이슈 따위까지 친절하게 기사화함으로써 홍보도우미로 전락해버린 일부 매체와 질 낮은 기자야 말로 한국영화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들이다.

이제부터라도 하나씩 고쳐나가야 한다. 한국영화에 상업 장편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관객에게 알려주어야 하며, 그것들에서 지금껏 한국영화산업의 무수한 인재가 배출되었음을 언급해주어야 한다. 상업영화든 독립영화든 좋은 영화가 많은 관객과 만날 기회를 고루 제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객이 영화를 고를 수 있도록, 언론이 중심을 지켜야 한다. 적어도 언론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배급, 홍보사의 나팔수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말이다. 정직하게 쓰고 홍보성 기사와 일정거리를 유지함과 동시에 영화의 선택권을 관객에게 돌려주자. 선입견 없이 온전히 자유롭게 관객이 영화를 선택하게 만드는 풍토만 언론이 조성해주어도 한국영화계는 지금보다 훨씬 더 건강해질 것이다. 모름지기 언론이 당연히 맡아야 할 중차대한 역할이 있는데, 왜 그것을 포기하고 애써 독배를 받으려하는가.



(추신) 속된 말로 “일이 점점 커지고”있다. 당초 2편에 나누어 끝내려고 했던 것부터가 착오였다. 손을 대면 댈 수 록 많은 분야가 튀어나온다. 어쩔 수 없이 뿌리 뽑기로 했다. 이제는 3편에서 끝이 난다는 보장을 못하겠다. 어느 개그맨 말대로 “그래! 가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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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jryu.tistory.com BlogIcon 목운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독이 오른 우리 언론에 희망은 없다고 봅니다. 좋은 포스팅 잘 읽었습니다.

    2008.02.25 17:27 신고


DC 폐인들이 인공호흡한 <방문자>, DVD 출시로 살아날까?


부산에 사는 대학생 김혜정씨(22세)는 소위 드라마 폐인이다. 지난 8월 종영한 KBS 2TV <경성 스캔들>의 매력덩어리 ‘선우완’에 푹 빠졌고, 이를 연기한 강지환이란 배우까지 사모하게 됐다. 그 이후 그의 출세작 <굳세어라 금순이>를 시작으로 그의 출연작을 하나 둘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해결할 수 없는 궁금증이 생겼다. 포털이 알려준 그의 영화 데뷔작 <방문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온갖 고전들이 컬렉션 되어 있다는 IT 강국 대한민국의 ‘어둠의 경로’에도 지환 오빠의 <방문자>는 알현할 수 없었다. 도대체 이럴 수가 있는 거야? 아니 2006년 가을에 버젓이 극장 개봉도 했고, 인터뷰 기사도 한 두 개가 아니고, 무슨무슨 국제영화제 수상작이라는데. 도대체 왜, 왜, 왜 볼 수가 없는 거야!


지환 오빠의 데뷔작을 보여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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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주부 ‘thebest’님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에 열광하는 10대들에 비하면 한참 늦었지만 그래도 늦게 시작한 ‘팬질’이 무서운 법. 혜정씨의 경로와 비슷하게 공식 팬클럽도 가입하고, 드라마 페인들이 모인다는 DC 인사이드 강지환 갤러리 ‘키쑤갤’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한 가지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어엿하게 주연으로 성장한 강지환의 데뷔작이 DVD로 출시되지 않았다는 미스터리 말이다. 순수하게 영화를 보고 싶다는 호기심은 의문으로 발전했고, 순수한 욕구가 결국 실천을 불러왔다. 지금껏 볼 수 없었다면 우리가 직접 행동에 나서면 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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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 ‘thebest’님은 갤러리에 <방문자>를 보고 싶다는 게시 글을 올렸다. 반응은 나름 폭발적이었다. 공감을 표하는 댓글이 여럿 달렸고, 함께 해보자는 응원군도 생겼다. 그래서 모인 것이 혜정씨와 닉네임 ‘thebest’와 ‘모던땐수’ 3인방. “어떻게 하면 볼 수 있을까, 보고 싶다에 그쳤었는데 이러다가 평생 못 볼 수도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고 학생의 본분(?)을 지키는 한도 내에서 시간을 활용했죠.”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수준이던 막내 혜정씨가 이 사건(?)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된 이유다.


세 사람은 강지환의 소속사에 전화도 걸어보고, 영화진흥위원회 DVD 제작지원프로그램도 알아보고, DVD 판권을 가지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에도 문의를 했다. 오로지 오빠의 데뷔작을 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단, 지환 오빠에게는 비밀로 하고 싶었다. 일이 성사된다면 그야말로 ‘서프라이즈 선물’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 


“처음엔 희망도 안 보이고 막막했어요. 고민 끝에 CJ 측에 이메일도 보내고 전화도 했는데 ‘준비 중이다. 하지만 아직은 출시할 생각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오더라고요.” 혜정씨를 비롯한 3인방은 좌절하지 않았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 격’이라 공식팬클럽의 힘을 빌리기도 쉽지 않았다. 제작진에게 수소문도 해 보고 계속해서 CJ 구매판권 담당자를 귀찮게 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던가. ‘생각 없다’던 CJ측이 ‘팬들을 위해 500매 정도는 선구매를 단서로 제작할 용의가 있다’는 답변이 들려왔다.


마니아 드라마였던 <경성스캔들>도 팬들의 성화에 KBS측이 1,000장 DVD를 발매한 전력도 있었다. 희망이 보였다. 그러는 사이 ‘방문자DVD 카페(http://cafe.daum.net/hostnguest)도 새로 열었다. 고맙게도 강지환의 일본, 중국 팬들도 문의를 해오기 시작했다. ‘서플먼트에 지환 오빠 코멘터리는 꼭 들어가야 되는데’ 하는 욕심 아닌 욕심도 생겼다. 근데 다른 독립 영화 DVD도 이렇게 어렵게 출시되는 거야?


왜 <방문자>는 ‘방문자’ 취급도 못 받았나


2006년 11월 15일 개봉한 <방문자>는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5주간 상영, 단관 개봉으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관
객 점유율과 입소문을 타고 2번에 걸쳐 연장 상영되는 기염을 토했던 작품.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미 호평을 받은 뒤, 베를린 국제영화제를 필두로 시드니, 홍콩 등 20개 가까운 국, 내외 영화제에서 소개됐고 특히 시애틀영화제에서는 뉴디렉터스 경쟁 부문 최고 신인감독-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방문자>는 시니컬한 ‘386’ 영화과 시간강사 호준(김재록)이 반듯한 외모에 모범생인 열혈 ‘신앙 청년’ 계상(강지환)을 만나 변모해 가는 과정을 다룬 이야기. 베를린에서 신동일 감독을 일컬어 ‘한국의 우디 알렌’이라 칭할 정도로 독창적인 유머감각을 인정받으며 해외영화제의 잇따른 러브콜을 받았다. 당시 정치적인 감각과 깊이 있는 캐릭터탐구, 상업영화를 뛰어넘는 전개방식으로 언론의 조명과 함께 독립 영화의 수작이란 평가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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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를 제외한 전세계 모든 대륙에서 소개된 작품을 우리는 왜 지금 볼 수 없을까. 호준을 연기한 김재록 씨가 “사실 촬영 당시만 해도 이 작품이 극장에 개봉할 줄은 몰랐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방문자>는 독립영화 방식으로 촬영됐다.


이후 뒤늦게 작품의 가치를 인정한 당시 LJ필름은 후반 작업 중 제작사로, 그 이후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 배급사로 합류하게 됐다. 그러나 CJ와의 제휴관계가 끝난 LJ필름은 프라임엔터테인먼트로 합병됐고, 그 사이 <방문자>는 CJ엔터테인먼트의 관심밖에 놓인 것처럼 보였다. 친부모를 떠난 아이가 여러 부모에게 입양되면서 서자취급을 받게 된 셈이다.


그 사이 2006년 이미 완성된 신동일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자 프라임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나의 친구, 그의 아내> 또한 그 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소개되어 허문영 프로그래머로부터 ‘드물게 포스트 80년대를 사유하는 감독의 놀라운 영화이자 <방문자>를 뛰어넘는 성취’라는 취지의 평가를 얻어냈다.


아직 미개봉 상태인 이 작품은 2007년 한 해 홍콩, 시애틀, 멜버른, 카를로비 바리, 시카고 등 해외 유수 영화제에 소개되었다. 해외 관객들은 볼 수 있지만 정작 국내 관객들은 볼 수 없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방문자>는 프랑스 주트로페필름(Zootropefilm)에 수출되어 올 12월에 프랑스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극장에서 놓친 작은 영화를 볼 수 있는 권리


그렇다면 강지환의 팬이 아닌 일반 관객들도 <방문자>의 DVD를 볼 수 있는 걸까. 실무를 맡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 측 한 관계자는 “꾸준히 준비를 해오고 있었으나 출시 여건이 안 되서 늦어진 것뿐이다. 검토를 해오던 차에 팬들이 먼저 요청을 해 왔고 원하는 분들이 많다고 해 출시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12월 초가 되면 (출시 여부가) 확정될 것 같다”라는 입장을 조심스레 밝혔다.


하지만 팬들의 말은 조금 다르다. “수소문 끝에 먼저 담당 이사님하고 통화를 했어요. 출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며 확답을 해줬지만 출장 중이던 실무자가 돌아오니 차일피일 미루고 또 달라지더군요.” 그래서 혜정씨 3인방이 제안한 것이 바로 영화 DVD로는 이례가 없던 ‘500장 선구매’ 출시다.


뒤늦게 카페 개설과 DVD 출시 관련 소식을 접하게 된 신동일 감독은 “강지환 씨의 팬들이 이렇게 나서 준 것이 대해 고마울 따름이다. 사실 <방문자>가 외국에서 상영 될 때마다 관객들로부터 DVD로도 다시 보고 싶다는 바람을 많이 들었다. 다양성 영화들이 더 넓게 관객과 소통할 수 없는, 얼핏 화려한 규모지만 실상은 척박한 국내 영화 시장이 안타까울 따름이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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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불법 다운로드 때문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2차 부가판권 시장. 그 첫 번째 희생양도 물론 독립 영화, 작은 영화들이다. 단관 혹은 조촐한 규모로 짧게 극장 상영을 마쳤더라도 DVD 출시가 쉽지 않은 상태라 뒤늦게 개별 작품을 발견한 관객들이라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요원해 지고 있다. 


“10명의 관객이라도 작품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관계를 원한다”는 <괜찮아, 울지마>의 민병훈 감독이 지난 8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거대 배급사에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는 영화인들을 꼬집으며, “다양성이 인정되는 좋은 영화는 DVD 2만 장 정도를 보급”하고구민회관이나 공공, 학교도서관 같은 시설에 “판권을 해결해 무료로 틀 수 있게끔 하라”는 대안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DVD 숍은커녕 케이블 채널에서도 볼 수 없는 허망한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인 셈이다.  곧 개봉을 앞둔 독립 장편 <은하해방전선>의 윤성호 감독이 “극장 개봉도 중요하지만 1만 명 정도 동원을 해서 케이블이든 DVD든 인터넷이든 많이들 볼 수 있는 통로가 열렸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표현한 것도 작금과 같은 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에는 한겨레교육문화센터가 국가인권위와 함께 마련한 ‘영화로 인권 보기, 인권으로 영화보기’ 강좌가 열렸다. 수소문 끝에 <방문자>의 일부 장면을 확보, 수강생들과 함께 본 경북대 법학과 김두식 교수는 강의 중 “다양한 종교들 속에서 어떻게 상호 존중하며 기본권을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를 설명하는데 <방문자>만큼 적합한 영화가 없었다. 국제 영화제 수상작을 이런 식으로 구해 봐야 하는 나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천만 관객 시대, ‘빈익빈 부익부’로 치달아가는 영화판이지만 작은 영화, 다양한 영화에 대한 수요는 분명 존재한다. 문제는 결국 ‘영화는 산업’이라는 미명하에 흥행성을 최우선 척도로 내세우며 점점 할리우드를 닮아가려고 하는 영화계 내부에 있다. 지환 오빠의 데뷔작을 보고 싶다는 순수한 이유로 시작한 ‘혜정씨 3인방’의 노력이 의미 있고 특별한 이유도 작금의 영화계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영화계를 자극할 수 있는 하는 가장 큰 동인은 바로 작고 다양한 영화를 성원해주는 관객들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독립 영화는 독립 영화고, 내용이 어려운 내용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관심도 없고 봐도 그만 좋은 거면 보는 거였죠. 하지만 이제는 작은 영화도 존중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독립 영화의 조용한 방문자인 ‘혜정씨 3인방’의 활약이 더 이상 불필요할 때. 그때야 말로 우리 영화계의 건강성이 회복되고 작은 영화들이 존중받는 ‘그 날’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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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부산국도예술영화관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부산국도예술관에서 보았습니다.
    강지환씨 보다 김재록씨 연기가 압권입니다.
    그리고 재미있습니다.
    부산 분이시면, 부산국도예술영화관아시곘네요

    2007.11.26 14:06
  3. 방혜빈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할 당시에 못봐서 작년 겨울 수능 치고 난뒤 국도예술관에서 보았답니다. 극본이나 연기 구성이 괜찮았던 영화였습니다. 전 되려 이 영화를 보고 강지환씨의 팬이 되었더랬죠

    2007.11.26 14:37
  4. 조선아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문자>를 보려고 광주에서 서울까지 다녀왔습니다.. 독립영화의 난해함도 있긴 하지만 이 영화는 남들이 잘 다루지 않는 주제인 것 말고는 이해하기 어렵고 그런것도 없었습니다.. 특히 지환씨의 연기가 일품.. 저에겐 게인적으로 '금순이에서 구재희'로만 알고 있었던 강지환에게 호감을 갖게 된 의미있는 영화입니다 ^^

    2007.11.26 15:09
  5. 방자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시네큐브에서 본거 같은데요, 그때 김재록씨 사인도 받았었다는 ㅎㅎ
    강지환씨도 연기 좋았구요, 영화자체가 뛰어난 작품이라 일반 관객들도 많이 봐줘야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재도 좋았구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시선도 깊이 있었어요.

    2007.11.26 16:36
  6. 이거야!!ㅠㅠ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언론(?)도 관리를 해줘야 뜨는거죠..ㅠㅠ 경성때 관리 잘했음 제대로 떳을 텐데..ㅠㅠㅠ경성이 얼마나 재미있었다구요..ㅠㅠㅠㅠㅠㅠㅠㅠ

    2007.11.26 17:15
  7. 저도 어렵게 봤어요  수정/삭제  댓글쓰기

    90일드라마를 보고 방문자를 보고싶었는데 마침 서울큐브 상영관에서 하루에 한번 상영해주던군여 쉽게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예요~ 화이팅!! 저도 꼭 나오길 빕니다

    2007.11.26 17:32
  8. 호서전문학교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서전문학교 우리동네에 있는데...ㅋ

    나랑 마주쳤을 수도 있겠네..ㅋㅋ

    학벌위조는 왜 한거니?ㅋㅋ

    2007.11.26 18:11
  9. 방문자! 정말 굿인 영화  수정/삭제  댓글쓰기

    씨네큐브에서 개봉할 때 보았습니다. 강지환이란 배우도 새삼 주목하게 됐을 뿐 아니라, 넘넘 좋은 영화여서 주변사람들에게 추천했지만 극장에서 막을 내릴 후로는 볼 수 없다고 하더군요. 꼭 많은 사람들이 보기를 바라는 영화입니다. 영화 보면서 이런 유머를 구사할 수 있는 감독이 있다는 게 너무 반가웠던 작품이었습니다. 작품이 갖고 있는 묵직한 의식도 추천할 만하구요.... 강지환 연기도 정말 방문자라는 영화에 그야말로 딱이었습니다.
    꼭 DVD로 출시돼서 많은 사람들이 좋은 영화와 함께 호흡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2007.11.26 18:13
  10. 멋짐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력에 박수를~!

    2007.11.26 20:33
  11. 극장에서 봤던..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직접 극장에서 봤었는데요
    가족끼리 보기엔 좀 민망한 장면도 없잖아 있었지만
    내용이 너무 좋았어요 :)
    참 사람이 참하게 나와서 좋았는데 ㅋㅋ

    2007.11.26 21:06
  12. 솔고래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 부산국도예술관(부평동)에서도 상영을 했던 작품입니다.
    스코어를 떠나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2007.11.26 21:15
  13. 하핳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 참 보면볼수록 신기한 나라란 말이야...

    2007.11.26 21:46
  14. 키쑤갤러들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멋진 능동적인 팬들을 가진 배우님은 팬들이 자랑스럽겠어요.
    포기하지 않고 결국 이루어 내는 모습 감동인데요?

    근데 요즈음은 완전 어디가나 CJ 의 횡포가 장난이 아니군요.

    2007.11.26 21:52
  15. ㅎㅎㅎ  수정/삭제  댓글쓰기

    강지환이 출연하는 홍길동 방영이 코앞에 다가오니...

    올리브나인의 언플은 여기서도 빛을 발하네요...ㅋㅋㅋ

    2007.11.26 22:38
  16. 하요;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히 이거 대학로갔다가 봤었는데,
    글쎄요;; 상업영화가 아니라서 내용자체는 그냥..
    미지근합니다 ㅎㅎ;;
    다만 기억나는건 감독이 부시를 매우 씹어주셨다는 정도? ㅎㅎ

    2007.11.26 23:49
  17. thebest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 '방문자' DVD 기사를 깊게 다루어주신 기자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좋은 영화를 알아봐 주시고, 저희 노력에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ㅎㅎㅎ님 언플이라니오?? 하기자님 기사는 올리브나인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2007.11.27 00:05
  18. trtry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신동일 감독님 2번째 장편인 "나의친구, 그의 아내" 스텝입니다.
    영화 준비 단계부터 끝날때 까지.. 개인적으로 참 행복한 작업이였습니다.
    영화스텝으로 일하면서 갠적으로 참 마음에 드는 좋은 영화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2006년 6월부터 9월까지 촬영 하고 9월 마무리. 지난 부산영화제까지 출품까지 했는데..아직도 개봉하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촬영마무리하고 다른 회사로 옮겨 그후 회사내부사정이 어떤지는 잘은 모르지만....
    분명한건. 회사가 일부러 개봉하지 않는것 아니라는 것입니다. 촬영시 분명히 많은 돈을 들여서 제작했는데.어떤 회사가 돈들여 만든 영화를 묵히고 싶겠습니까.

    꼭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2007.11.27 01:28
  19. mfhw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에 누구시죠? 저도 그 영화스탭이였는데, 반갑네요. 부디 방문자도 꼭 dvd출시되고
    나의 친구,그의 아내도 개봉하게 되서 오랜만에 스탭들 만나서 개봉파티했으면 좋겠네요!

    2007.11.27 01:49
  20. 씨제이홈쇼핑  수정/삭제  댓글쓰기

    씨제이는 설탕이나 팔아먹어라.

    2007.11.27 07:54
  21. Mission Possible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좋은 영화가 관객과 만날 기회를 갖지 못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하루 빨리 출시되어서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2007.11.2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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